추천도서
2018년 1월 사서추천도서
2018년 1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저자 크리스토퍼 헤이즈는 미국의 정치평론가로, 누구에게나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본인의 노력에 따라 보상받는 ‘능력주의’의 맹점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능력주의를 통해 생겨난 상위 1% 엘리트 집단과 능력주의를 신봉하여 엘리트 집단의 결정에 의심 없이 동조하는 나머지 99%의 사람들에게 능력주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책은 다양한 예시를 들어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여졌던 능력주의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가령 시험제도를 보자. 열심히 노력하여 높은 점수를 받으면 좋은 대학, 직업, 부를 얻는다는 것이 통상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유 있는 학부모가 자녀의 성적이 부진하면 사교육을 제공한다. 학교는 부모가 해당 학교의 동문인 경우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고, 기여금을 많이 낸 학생에게 가산점을 준다. 기회는 평등하다지만 과연 출발선이 평등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기회의 평등에만 관심을 두고 결과의 타당한 평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회는 기회마저 불평등한 사회과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더불어 결과의 실질적 평등과 사회복지, 노력을 통한 계층이동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할 점이라고 조언한다.
역사는 역사를 저술하는 개인의 기억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역사는 가능한 한 다양한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조명되어야 한다. 이 책은 역사 논쟁을 입체적인 시각에서 조명한 10편의 논문 모음집이다. 양재혁은 피에르 노라의 ‘기억의 장소’를 분석하여 기억과 역사 간의 관계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 박준철은 독일 종교개혁을 분석하여 종교개혁이 신앙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는 과정을 말하고 있다. 서지원은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기념관을 통해 민간 기념물의 가치를 설명하며, 육영수는 독일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이후 세계사적 딜레마로 남은 냉전체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기억은 망각과 함께하기 때문에 기억에 대한 논의는 다차원적인 역사 인식을 위한 첫 걸음이다. 따라서 역사의 다양성과 현재성을 인정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 이해와 교육에 토대가 되어줄 것이다.
말의 힘은 강력하다. 고대 그리스부터 이미 사람들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 웅변술을 활용하였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등장한 명연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저자는 1908년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한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연설부터 2016년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며 발표한 테레사 메이의 성명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의 굵직한 장면들을 대표하는 연설 50건을 선정하여 이 책에 담았다. 각 연설은 전쟁의 시작과 끝을 선포하거나, 독립 혹은 평화를 주창하며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과 존 F. 케네디는 연설을 통해 공산주의와 자유주의, 양극단에 위치한 각자의 이념을 설파한다. 인종차별에 대해 마틴 루서 킹과 맬컴 X가 내는 연설의 어조가 극명히 다른 것도 흥미롭다. 끔찍했던 테러 사건에 대한 조지 W. 부시와 오사마 빈 라덴이 표한 입장 차이는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연설의 주제는 다양하고 관점도 각기 다르지만 하나같이 뜨거운 목소리를 담고 있다. 당시 상황과 배경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어서 읽다 보면 그 생생한 현장감도 맛볼 수 있다
‘우연’이란 일정한 법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 불규칙하고 무작위적인, 의도하지 않은 일들을 말한다. 이 책에서 마크 뷰캐넌을 비롯한 23인의 과학 저술가들은 우주가 탄생하고 지속되는 과정에서 우연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우리가 ‘기적 같은 우연’이라고 믿는 일에는 어떤 힘이 작용하는지, 흔히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운을 손에 넣었는지, 우주 안에서 벌어지는 우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나간다. 일례로 심리학자인 리처드 와이즈먼은 ‘행운의 과학’을 연구해보기로 했다. 신문에 광고를 실어 자기가 특히 운이 좋거나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모집해서, 그들에게 로또처럼 무작위로 일어나는 사건의 결과를 예측해보도록 했다. 운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점수는 차이가 없고 확률과 일치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후 계속된 실험 결과, 운이 좋다는 사람들은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뜻하지 않은 발견과 행운은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살짝 벗어나 약간의 모험을 추구하는 순간 만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일상을 살아가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 그리고 그 세상의 바탕이 되는 우주라는 공간에 대해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에서 비롯되었고 이 세계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이 책은 예일대학교에서 지구물리학을 가르쳐온 저자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진행한 세미나의 내용을 엮은 것이다. 최초 우주의 탄생을 다룬 1장부터 오늘날 인류와 문명을 기술한 8장까지 원인과 결과의 순차적 형태로 전개되어 있다. 빅뱅으로 우주가 생성된 후 별과 행성, 그것들의 집단인 은하가 만들어지는 모습과 그 과정으로 생겨난 태양계, 그 구성원인 지구를 다룬 후, 지구 내부에서 생명체가 태어나게 되는 메커니즘, 그리고 현 시대 지구의 주인을 자처하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138억년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우주물리학으로 출발한 여정은 지구의 내핵까지 깊숙이 다룬 후 생물학적, 화학적 분석을 거쳐 지금 이 책을 읽는 우리의 실존 근거까지 설명한다. 아득한 우주의 먼지로부터 만들어져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찰나의 존재이지만, 이 ‘모든 것’을 깨우친 인류의 일원임을 새삼 자각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공저자의 한 명인 하노 벡은 독일 최고 언론인상을 두 번이나 받았던 경제기자 출신의 경제학자이다 . 책은 인플레이션의 개념과 역사를 실제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설명한다 . 제목의 어려운 느낌과 달리 책은 쉽게 읽힌다 . 인플레이션은 2000 년 화폐의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 통치자나 중앙정부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쉽게 통화량 증가 정책을 택했고 , 현금을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소시민들이 늘 인플레이션의 최대 피해자가 되었다 . 1920 년대 독일에서 발생한 초인플레이션은 중산층 전체를 무너뜨렸다 . 노후를 대비해 평생 모은 돈 10 만 마르크로 전차 티켓 한 장도 살 수 없었다 . 결국 독일 사람들은 히틀러를 받아들였다 . 인플레이션이 소시민의 삶과 경제 , 세계역사를 움직인 것이다 . 누군가는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흐름 속에서 부를 거머쥐기도 한다 . 그들이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이용했을까 ? 이 책은 우리가 과거에 대한 지식으로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제 2 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구스타프의 소년시절부터 노년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구스타프의 아버지는 ‘ 영웅 ’ 이었지만 일찍 사망하여 얼굴도 알지 못했고 , 어머니는 평생 아들에게 냉담하고 무관심하였다 . 어머니와 어렵게 살아가던 어린 구스타프는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부유한 유대인 안톤을 만난다 . 사랑의 결핍이 있는 구스타프와 무대 공포증으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안톤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우정을 나누면서 성장한다 . 책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유대인 난민 유입 , 경제적 빈곤 , 전쟁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중립국으로서의 고민 등 당시 스위스 상황도 엿볼 수 있다 . 작가는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 구스타프와 주변 인물들이 사건과 갈등을 겪는 모습을 그리지만 , 사랑과 우정으로 극복해 가는 과정을 통해 삶과 인간에 대한 ‘ 희망 ’ 을 보여준다
88 년생 김지혜 ’ 라는 개인의 일상을 통해 , 부당한 권위를 이용해 세상을 뻣뻣하게 만드는 군상들을 바라본 소설이다 . 이름만큼 평범한 삶을 살아온 그녀가 아카데미 인턴과 우쿨렐레 수업을 통해 알게 된 3 명의 인물들과 함께 ‘ 사회적 불합리 ’ 에 대해 반기를 드는 상황을 드라마의 에피소드처럼 그려냈다 . 박 교수 , 김 부장 , 한 의원 등 소위 힘 있는 이들에 대한 골탕 먹이기를 통해 김지혜와 함께한 이들은 그들만의 ‘ 전복 ’ 을 꿈꾼다 . “ 내가 세상 전체는 못 바꾸더라도 , 작은 부당함 하나에 일침을 놓을 수는 있다고 믿는 것 . 그런 가치의 전복이요 .” 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들은 힘없는 다수지만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이들이 되기를 소망했다 . 주인공 김지혜는 사랑을 꿈꾸는 평범한 여자이기도 하다 . 그녀와 같은 인턴이자 일탈의 동지였던 규옥과의 로맨스는 서로에게 가식적인 모습만을 보인 끝에 둘에게는 자괴감과 부끄러움 어린 후회만을 남기게 된다 . 하지만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는 김지혜가 되었을 때 다시 만난 그들은 비밀스럽고 은밀한 동지의식을 공유하고 영원히 멈추지 않는 노래를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