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3월 22일 '세계 물의 날'
왕배푸른숲도서관
3월 22일 세계 물의 날
왕배푸른숲도서관의 2022년 테마 북큐레이션 '기념일로 보는 환경' 3월 테마를 소개합니다. 바로 '3월 22일 세계 물의 날'로 이 날은 물 부족 및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UN이 지정한 날입니다. 세계 인구 중 14억 명이 식수 부족을 겪고 있는 만큼 물을 아껴야 할 때인 거 같은데요, 이를 일깨워주는 추천도서를 소개하오니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시고 운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린이 추천도서
『오염물이 터졌다!』
송수혜 지음 | 미세기 | 2020년
수질 오염은 왜 생기고,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어떻게 없앨까?
우리가 만든 오염, 생활 하수의 시작과 끝을 총망라한 환경 정보 그림책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일 약 280리터의 물을 씁니다. 인류 절반 가까이는 100리터 미만의 물을 쓰고요. 우리나라의 물 사용량은 주요 나라들과 비교해도 무척 많고, 그만큼 다른 나라에게 비해 많은 물을 오염시킵니다. 우리가 한 번이라도 쓴 물은 오염된 물이 되어 하수 처리장으로 가거든요.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물을 오염시키고 있을까요?
《오염물이 터졌다!》는 오염된 물을 오염물이라는 캐릭터로 만들어 수질 오염의 발생 원인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 주는 책입니다. 철이가 쓴 깨끗한 물은 오염물로 바뀝니다. 철이네 가족이 설거지를 하고, 세탁물을 돌리고, 욕실 청소를 하면, 오염물은 점점 하수도 가득 차오릅니다. 그러고는 마침내 집 안에서 빵 터져 버립니다. 철이네가 많은 물을 쓰고 오염물을 많이 만든 탓이에요.
철이네 가족처럼 우리가 만들어 내는 생활 하수는 매일 배출되는 하수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합니다. 그 엄청난 양의 생활 하수는 어떻게 처리될까요? 깨끗한 물로 다시 태어날까요? 아니면 어딘가에서 새로운 피해를 만들고 있을까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수질 오염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오염된 하수의 재탄생 과정까지 꼼꼼히 알려 줍니다. 덧붙인 정보 페이지에 하수 처리장에서 하수를 어떻게 깨끗한 물로 만드는지, 하수 처리장으로 가지 못한 일부가 강으로 배출되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우리나라가 왜 물 스트레스 국가이고 물 발자국은 무엇인지 등 물과 관련된 확장 정보까지 재미있는 만화로 담뿍 담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만든 오염인 생활 하수의 시작과 끝을 귀여운 철이네 가족의 이야기로 만나는 환경 그림책입니다. 책을 다 읽으면 어느덧 철이처럼 에코 지능이 높은 어린이가 될 수 있을 거예요!
『H2O: 에이치 투 오』
엔리케 아도니스 지음, 배상희 옮김, 헤수스 엔리케 힐 그림 | 머스트비 | 2018년
물만 빼고 모든 게 다 있는 미래 사회,
모두에게 잊혀져 가는 ‘물’을 되살리기 위한
에스카만드로 박사와 마리나 부녀의 간절한 꿈과 열망이 담긴 SF동화
물만 빼고 모든 게 다 있는 미래 사회, 모두에게 잊혀져 가는 ‘물’을 되살리기 위한 에스카만드로 박사와 마리나 부녀의 간절한 꿈과 열망이 담긴 SF동화 『H2O(에이치 투 오)』. 내일 당장 물이 사라진다면 인간들은 어떻게 될까요? 즉시 생존이 불가하게 될까요? 아니면 물을 대신할 다른 대체제를 만들어 낼까요? 이 책의 주인공 마리나가 사는 미래는 모든 물이 오염되어 버려 마실 수 있는 물이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물을 대신해 ‘트로페’라는 대체 물질을 만들어 내지요. 사람들은 수분과 산소를 공급해 주는 트로페 주머니를 태어날 때부터 차고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존재한 적이나 있었냐는 듯 물을 까맣게 잊어가고, 이제는 인류가 날 때부터 트로페 주머니를 차고 살아 왔던 것처럼 느끼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나의 아빠이자 물 정화 연구소장인 에스카만드로 박사는 인류의 삶 속에 물을 되찾아오기 위해 연구를 계속해 나갑니다. 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가득한 마리나와 박사의 충실한 조수 포르시스도 박사를 열심히 돕지요. 그러던 어느 날, 에스카만드로 박사는 마침내 물을 정화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물을 맞이할 희망에 부풀게 됩니다. 그러나 포르시스가 전 세계 사람들 앞에서 ‘물’을 정화한 후 마시는 시연을 보이다가 목숨을 잃게 되고, 물에 대한 희망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이고 맙니다. 정말 이 세계에서 사람들은 다시 생명이 넘치는 물을 마시며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가 큰 울림을 주는 이유는 인류에게 다시 ‘물’을 되돌려 주기 위해 에스카만드로 박사와 마리나 그리고 죽음으로 대신한 포르시스의 희생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희망을 버린 사람들 사이에서 신념과 확신을 지키며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죠. 또한 박사의 뒤를 잇는 마리나와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는 뜻 깊은 결말은 또 다른 아름다운 미래를 예고해 줍니다. 더불어 “다음 세대를 위해 일하는 게 너의 책임, 온 인류의 책임이란다.”라는 에스카만드로 박사 이 한 마디는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자산은 우리만의 것이 아닙니다. 박사와 마리나가 그랬듯이 우리 역시 후손들에게 남겨질 미래를 위해 소중한 모든 가치를 지켜 나가야 하며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집 물 도둑을 잡아라』
최형미 지음, 소복이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아이들도 할 수 있는 물 절약 비법이 가득!
‘지구를 살리는 어린이’는 우리의 작은 실천과 노력으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려주는 환경 시리즈입니다. 놓치고 있던 주변 환경 문제를 눈앞에 펼쳐 놓아 우리와는 먼 얘기라고 여겼던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미래를 살아가는데 더불어 사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 준다. 또 환경 실천을 하고 싶어도 그 방법을 알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환경 실천법을 제시하여 실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우리가 늘 입고 있는 옷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착한 옷을 입어요》와 먹을거리에 대해 다룬 《고기왕 가족의 나쁜 식탁》, 하루에도 수십 개씩 버리는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우리 집 쓰레기통 좀 말려 줘》,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고통 받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토끼는 화장품을 미워해》에 이어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이 심각한 시대에 물 자원의 소중함과 생활 속 물 활용법 등을 다룬 《우리 집 물 도둑을 잡아라》를 출간하였다. 이후에도 우리 일상에서 전기가 사라진다는 가정으로 깨닫게 되는 전기 절약의 중요성과 대체 에너지 개발 관련한 이야기 등이 시리즈 후속으로 준비 중입니다.
「지구를 살리는 어린이」 제3권 『우리 집 물 도둑을 잡아라』는 깔끔쟁이 도해네 가족을 통해 물 자원의 낭비와 오염, 소중함에 대해 유쾌하게 풀어낸 책입니다. 지구상에 물이 얼마나 부족한지, 물이 부족하면 생길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물과 비용이 필요한지 등 사회적 문제로도 이슈화 되고 있는 오염된 수자원과 물 부족 문제를 아이들의 눈높이로 배울 수 있습니다.
도해네 가족은 매일 쓸고 닦고, 깔끔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집입니다. 결국 새로 오신 경비 할아버지가 물 낭비가 심하다며 잔소리를 시작하고, 도해네 가족과 사사건건 부딪히게 됩니다. 그러다 여행 간 사이에 아파트 단수가 되어 물을 미처 받아두지 못한 도해 네는 생수를 사다가 생활 속 모든 물을 해결하게 되면서, 그간 얼마나 물을 낭비하고 살았는지 깨닫게 되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시대에 물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려 줍니다.
『워터 프로텍터: 생명의 물을 지키는 사람들 이야기』
캐롤 린드스트롬 지음, 노은정 옮김, 미카엘라 고드 그림 | 대교북스 주니어 | 2021년
혼이 담긴 그림으로 전하는 고결한 생명의 메시지
2021년 칼데콧 대상을 받은 〈워터 프로텍터〉를 만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림의 매력에 빠져듭니다. 칼데콧 수상작답게 마치 자연의 색으로 물들인 듯한 색채의 아름다움에, 혼이 담긴 듯한 깊이가 느껴지는 그림에 감탄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워터 프로텍터〉는 뱀으로 비유된 송유관이 파괴하려는 물을 지키려고 나선 인디언 소녀의 이야기로 고결한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이 파괴되고, 자연이 아파하고, 생명들이 죽어갑니다. 그러자 자연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폭우에 의한 홍수로, 불타오르는 태양에서 내리쬐는 따가운 햇볕으로 인한 폭염으로, 거대한 바다 쓰레기에 오염된 죽은 물고기를 토해내며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하죠.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으니까요. 아파하는 생명들을 위해, 지구를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워터 프로텍터〉의 인디언 소녀가 용기 내어 일어섰듯, 우리도 스스로를 일으켜 어머니처럼 우리를 품어 주었던 대자연을 돌보고, 자연에 담긴 생명을 지켜야 합니다.
미카엘라 고드 작가는 그림 속에 오지브웨 부족의 특색을 살려 주인공 소녀의 치마 밑단에 가로줄 무늬를 넣었을 뿐만 아니라, 아니쉬나베 민화에서 영감을 받은 꽃무늬들을 반복적으로 등장시켜 북미 원주민의 정신을 그림 속에 담고자 하였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이어져 있다. 날개가 있는 동물도, 기어 다니는 동물도, 다리가 넷인 동물도, 다리가 둘인 동물도, 풀, 나무, 강, 호수도, 이 지구까지도. 지구에 사는 생명들이 서로 이어져 있음을 표현한 미카엘라 고드 작가의 깊은 울림이 있는 그림 속에서 우리는 모두가 하나로 이어진 존재임을 느끼게 됩니다.
일반 추천도서
『시간과 물에 대하여』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역사상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구 이야기
빙하의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온 절박한 전보, 더없이 개인적이면서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대한 탐사, 기후변화에 대한 의미심장하고 강렬하며 아름다운 논픽션. 마침내 기후변화가 우리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기가 오고 말았다. 이 심각함은 적절히 표현할 언어를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다. 어떤 말과 글로 다가가야 사람들이 마음을 움직여 행동에 나서게 될까?
과학자들이 느끼는 현실적 위기를 독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동시대 아이슬란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마그나손은 과학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번역하기로 한다. 저자는 시간을 여행하면서, 신화와 역사, 개인적 일화와 대화, 과학자들과의 인터뷰, 달라이 라마와의 대담 등을 들려준다. 우리 시대 중요한 빙하학자, 해양학자, 지리학자들의 인터뷰와 조언을 기초로 했기에 과학적 근거도 명료하다.
그렇게 다양한 결의 글들이 어우러져 눈부신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저자가 10년 동안 준비한 이 책은 기획 및 집필 과정에서부터 기후 위기에 대한 더없이 아름답고 호소력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아,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27개국에서 출간을 결정했다. 또한 출간 후 리베카 솔닛, 대런 애러노프스키, 파올로 조르다노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일약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기후변화에 관한 책이지만 무엇보다 이야기를 엮어 소화해내는 인간의 내적 힘에 대해 다루는 책이다. 기후변화 인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선보이는 철학적인 책이면서 시간을 통과하는 여행기이기도 하다. 하여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독자들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풍경과 장면이 스쳐갈 것이다. 아름다운 언어를 짚어나가며 기분이 고조될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의 절박한 제언을 외면할 수 없어 가슴 아플 수도 있다. 저자가 책 곳곳에서 던지는 질문이 앞으로 어떤 답으로 되돌아오게 될까. 그것은 책을 읽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플라스틱 바다: 지구의 바다를 점령한 인간의 창조물』
찰스 무어 , 커샌드라 필립스 지음, 이지연 옮김 | 미지북스 | 2013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플라스틱 해양 오염의 실상을 파헤친다!
북태평양 한가운데, 고기압의 영향 아래 바람과 파도가 잔잔한 곳. 배들도 기피하는 이 외딴 바다에 수십 톤의 플라스틱 조각이 수프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1997년 북태평양을 항해하던 찰스 무어 선장은 우연히 아름다운 수면 아래 플라스틱 조각이 흩뿌려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무어 선장에 의해 이제 곧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라고 이름 붙여질, 지구 상에서 가장 큰 쓰레기장을 발견한 것이다. 이곳에 존재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무게로 따질 때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를 이루는 동물성 플랑크톤보다 여섯 배나 많았다.
『플라스틱 바다』에서 무어 선장은 자신이 발견한 불길한 내용에 관해, 플라스틱의 숨겨진 속성과 위험한 결말에 관해 상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유 통에서 병뚜껑, 인간의 피부에 침투할 수 있는 미세 분자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은 오늘날 단지 환경을 더럽히는 물질에 그치지 않고 해양 생물과 그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다. 무어 선장의 연구 결과 플라스틱이 바다에 녹아 있는 독성 물질을 흡수하고 있으며 바닷속 물고기들이 플라스틱을 먹잇감으로 오인하여 섭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무어 선장은 바다가 처한 곤경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과학적 신뢰성을 획득하려고 분투했던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바다를 사랑한 한 평범한 시민이 해양 과학자이자 환경 운동가가 되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까지의 여정이 이 책에 생생히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무어 선장은 연구를 통해 플라스틱이 비활성 물질이라는 것에 관한 재평가를 촉발했다. 플라스틱은 해양 먹이 사슬과 인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묻는다. 플라스틱은 포장재와 건축 자재로서 그 양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모두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하며 사용한 물건을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경제구조가 바뀌어야 함을 주장한다.
『물: 생명의 근원, 권력의 상징』
베로니카 스트랭 지음, 하윤숙 옮김 | 반니 | 2015년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에서,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되기까지
과학과 역사, 문화로 살펴보는 물과 인간의 관계!
엄청난 양의 물을 가둬놓고 있음에도 몇몇 지역에서 물 부 족을 겪고 있다는 것은 거의 10억 명의 사람이 안정적인 식수 공급을 받지 못하고 그보다 두 배나 많은 사람이 깨끗한 위생 시설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의 흐름을 바꾸어 인간 활동에 전용한 결과 수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세계의 가난한 자들, 대개는 아이들, 매일 1만 명에서 1만 4천 명의 사람이 수인성 질병으로 죽고 있다. 물이 다른 물질을 분해하고 운반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오염의 폐해도 함께 입는다는 의미이다. 댐과 관개 사업 때문에 가장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생태학적 문제는 토양의 염류화다. 많은 관개 사업은 지하수를 펌프로 끌어올리는 데 의존한다. 낮아진 강물의 수위도 오염을 악화시킨다. 이전에는 강물이 불어나 급류를 일으키면서 쓰레기나 퇴적된 침전토, 무거운 오염물질을 바다로 내보냈지만, 물을 가둬놓거나 과도하게 끌어다 쓰면서는 이런 작용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의 끝에는 바다가 있다. 그런 바다가 앓고 있다. 인간 사회와 생태계를 거치면서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는 물의 흐름이 무질서해졌다는 것은 곳곳에서 나타나는 자연재해로 엿볼 수 있다. 엄청난 크기의 쓰나미, 도시를 강타하는 지진, 건조 지역에 더 길어진 가뭄에서도 보인다. 20세기 후반기에 인류는 깨달은 바가 있다. 담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시장 원칙에 따르는 신자유주의에 충실 하느라 세계 곳곳에서 급속하게 수자원이 민영화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민영화로 5년 사이에 수도료가 60퍼센트 인상되었으며, 비가 내리는데도 기반 시설의 투자 부족으로 나라 전체가 긴 ‘가뭄’을 겪어야 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시장 지배가 정부 지배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어왔다. 이는 당연히 수혜자들이 한 이야기다. 승자와 패자 모두를 낳는 경쟁체제에서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사회는 물이 정말 무엇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중요한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물은 인류와 지구상의 모든 유기체 사이를 흐르며 이어주는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물은 생명을 만들어내고 유지시키는 창조적, 생성적 바다이며, 살아 있는 물은 정체성이 담긴 물질, 영혼이 담긴 물질, 자아가 담긴 물질이다. 이제라도 실용주의적인 환원주의를 버려야 한다. 변하지 않고 이대로 나아간다면, 인류는 향후 20년 안에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을 것이다.
『드라이(Dry)』
닐 셔스터먼 , 재러드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창비 | 2019년
한 모금의 물을 위해서라면 어떤 아귀다툼도 불사하는 워터좀비가 되어버린 사람들!
가뭄을 다룬 본격 재난소설 『드라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가뭄이라는 재앙을 다룬 소설로, 재난 앞에서 취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10대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손에 땀을 쥐는 생존기를 펼쳐 보인다. 제 몸만 사리는 주지사 및 관계자들, 대규모 시위와 폭동을 경계하며 계엄령을 내리는 정부 당국, 힘이 약한 아이들을 이용하고 약탈하려는 어른 등 잔인하고 냉혹한 세계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장 약자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어느 날 갑자기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디에서도 물을 구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 가뭄이 계속되었다. 설상가상 애리조나주 등 몇몇 주가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물길을 차단하면서 캘리포니아에는 단수가 야기된다. 6월 4일 오후 1시 32분. 열여섯 살 얼리사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멈춘 시각을 확인한다. 얼리사의 예감처럼 단수는 하루 이틀 일로 끝나지 않는다. 마트에서 생수와 음료가 동나고, 갓난아기가 있는 집은 물이 없어 분유도 먹이지 못하며, 처리되지 못한 배변들로 집집마다 고약한 냄새가 퍼진다.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해 온 반려견이 물을 구하기 위해 집을 버리고 떠나듯, 사람들은 그동안 품어 왔던 인간성을 하나둘 저버리기 시작한다. 한 모금의 물을 위해서라면 어떤 아귀다툼도 불사하는 ‘워터좀비’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얼리사의 옆집 켈턴네만은 사정이 다르다. 켈턴의 가족은 프레퍼족, 즉 지구 종말을 대비해 생존법을 익히고 준비해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정전이 된 상황에서도 켈턴의 가족은 자체 전력 시스템으로 불을 밝히고 비축해 둔 물로 생활을 이어 간다.
얼리사의 부모님은 물을 구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다. 자기 목도 타는 마당에 얼리사는 열 살밖에 안 된 동생 개릿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한다. 켈턴은 이 위기를 기회 삼아 그동안 좋아해 온 얼리사와 친해지려 하며, 틈틈이 얼리사를 돕는다. 평소 재수 없는 괴짜로 생각했던 켈턴이지만, 얼리사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도움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얼리사와 개릿이 켈턴의 집으로 잠시 몸을 피한 그날 밤, 사건이 벌어진다. 워터좀비가 되어 버린 이웃들이 섬뜩한 얼굴로 켈턴의 집 앞에 모여드는데… 악화되는 혼란, 워터좀비가 되어 버린 사람들!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출처 : 왕배푸른숲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