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그림책 추천도서

눈이 놓친 것들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

지은이 : - 출판사 : - 발행일 : 2022.04.20 등록일 : 2022.04.20


눈이 놓친 것들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


추운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왔습니다. 봄이 찾아오면 꽃이 피듯 겨울에는 눈을 볼 수 있는데요, 이 눈이 놓친 것들을 일깨워 주는 도서들이 있습니다. 눈이 놓친 것들이 무엇인지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확인하시고 운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눈이 많던 겨울을 보내며

엄청난 눈


박현민 지음, 박현민 그림 | 달그림 | 2020년

흰 종이가 그대로 눈이 되는 엄청난 그림책!

상상의 스케일을 확장시키다!

이 책은 흰 여백이 주를 이루는 책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눈으로 바꾸어 상상했을 때 엄청난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된다. 상상력을 발휘하면 책 너머의 이미지까지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인쇄에서는 흰색 잉크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 종이가 눈이 되고, 눈사람이 된다. 그때 눈사람의 크기는 각자 상상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다. 내 키 높이 정도일 수도 있고, 나무 높이만 할 수도 있다. 어쩌면 하늘까지 닿을 정도로 큰 눈사람을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작가는 배경을 극도로 줄여 그림책 안에서 원근감과 스케일을 느끼게 작업했다. 배경이 되는 흰색 외에 파랑과 노랑, 두 가지 색만으로 주인공 캐릭터와 그 동작에 주목하게 했다. 엄청난 눈이 내린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전해 주는 그림책이다.

코끝이 얼 정도로 춥디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사람들이 가장 기다리는 게 뭘까? 바로 세상을 하얗게 덮어 버릴 눈이 아닐까?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기도 한 <엄청난 눈>은 바로 그 ‘눈’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다. 집이 온통 눈에 파묻힐 만큼 엄청난 눈이 내린 날의 아침 풍경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인 두 아이는 문도 간신히 열 만큼 엄청나게 쌓인 눈을 삽으로 치우기 시작한다. 끝없이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해 불도저까지 동원한다. 눈 속을 헤치고 올라온 아이들은 곧 눈싸움을 시작한다. 작가는 흰 눈뭉치로 얼굴을 정통으로 맞았을 때의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잠시 얼굴을 사라지게 만들어 웃음을 준다. 실컷 눈싸움을 한 두 아이는 곧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만드는 눈사람은 얼마나 큰 눈사람일까?

이 책은 흰 여백이 주를 이루는 책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눈으로 바꾸어 상상했을 때 엄청난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된다. 상상력을 발휘하면 책 너머의 이미지까지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인쇄에서는 흰색 잉크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 종이가 눈이 되고, 눈사람이 된다. 그때 눈사람의 크기는 각자 상상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다. 내 키 높이 정도일 수도 있고, 나무 높이만 할 수도 있다. 어쩌면 하늘까지 닿을 정도로 큰 눈사람을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작가는 배경을 극도로 줄여 그림책 안에서 원근감과 스케일을 느끼게 작업했다. 배경이 되는 흰색 외에 파랑과 노랑, 두 가지 색만으로 주인공 캐릭터와 그 동작에 주목하게 했다. 엄청난 눈이 내린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전해 주는 그림책이다.




눈이 오면


이희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눈을 기다리고 즐기는 이들의 연쇄적 상상을 그려낸 그림책

어린아이들에게나 나이든 어른에게나 눈은 특별한 추억과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순백의 흰 빛깔이며, 부슬부슬 피어 있다 스르르 녹아 버리는 촉감이며, 차가울 걸 알면서도 자꾸만 만지고 싶어지게 만드는 모양새까지, ‘눈’ 한 글자에 담긴 심상은 실로 다양하다. 첫눈 내릴 때까지 손톱의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처럼 콕 박혀 주문이 된지 오래다.

〈눈이 오면〉은 눈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을 엮고 엮어 아기자기하게 펼쳐 놓은 그림책이다.

막연히 바라고 구하던 눈이 마침내 한 송이씩 땅에 닿은 그날, ‘눈이 오면 무얼 할까’에서 시작된 작은 생각들은 눈사람 만들기나 눈싸움 같은 일상적인 놀이를 벗어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뻗어 나간다. 누군가는 눈을 통해 사람을 기억하고, 또 누군가는 시간의 흐름을 자각하고, 또 어떤 아이는 일 년 내내 기다려 온 놀이에 대한 기대감을 펼칠 테다.

〈눈이 오면〉은 눈을 매개로 상상의 세계를 펼치며 눈에 대한 오감의 기억, 추억과 기다림, 감성을 소환하는 그림책이다.

〈눈이 오면〉 속 아이는 눈을 보며 흰 가루 마법을 연상했다. 마법에 걸린 듯 눈이 온통 세상을 하얗게 뒤덮으면 아이는 해 보고 싶은 일이 참 많다. 눈이 만들어 준 하얀 눈밭을 맘껏 뛰며 발자국을 콕콕 찍어 보고, 세상에서 가장 긴 미끄럼틀도 신나게 타고, 아끼는 친구 토리에게 엄마 눈사람도 만들어 주고 싶다.

아이의 상상은 한껏 더 부풀어 올라, 눈구름 비행기를 타고 얼음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펭귄 친구들과 빙하가 가득한 얼음 마을에선 세상에서 가장 빠른 펭귄 썰매도 용기를 내어 타 보고, 얼음이 녹아 슬퍼하는 친구들에게 얼음산도 선물해서 펭귄 친구들을 기쁘게 하고 싶은 마음 한 가득이다. 아이는 흰 가루 병정을 따라 비밀의 다리를 건너, 드디어 눈꽃 맛 아이스크림이 가득한 흰 가루 왕국에 도착한다. 흰 가루 왕국은 어떤 추억을 안겨 줄까?

〈눈이 오면〉의 상상의 고리는 아이의 붉은 모자로 연결된다. 모자는 눈구름 비행기의 일부가 되고, 낙하산이 되었다가, 밧줄이 되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펭귄 썰매가 되고 흰 가루 왕국 여왕님의 생일 선물이 되기도 한다. 세상의 이야기들은 이렇듯 우리 안의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리라. 〈눈이 오면〉을 매개로 잠자고 있던 기억과 바람들을 살포시 꺼내어 소중한 이야기들을 추억해 보는 건 어떨까.




동물의 눈으로 보았을 때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


루리 지음 | 비룡소 | 2020년

그러니까ㆍㆍㆍ

당신들은 열심히 살았는데도 할 일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제26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루리 작가의 첫 그림책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이 그림책은 그림형제의 「브레멘 음악대」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독특한 화면 구성과 세련된 일러스트로 풀어낸 수작이다. 다소 무겁고 우울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위트와 재치로 재미를 더했다.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는 표지에서부터 당나귀, 개, 고양이, 그리고 닭이 각자의 위치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면 분할 구성으로 눈길을 잡아 끈다. 대중적으로 친숙한 「브레멘 음악대」는 버림 받은 동물들이 각자 특기를 살려 브레멘에 가서 음악대가 되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이 그림책은 「브레멘 음악대」의 결말을 이미 제목에서부터 강렬하게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앞뒤 면지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앞면지는 네 동물과 도둑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그려내 숨은그림찾기 하듯 등장인물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또 앞으로 닥칠 암울한 이야기를 예시하듯 흑백으로 처리했다. 첫 장을 넘기면 모범 택시 운전수 당나귀가 늙었다는 이유로 택시 회사에서 해고 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기존의 〈브레멘 음악대〉의 큰 이야기 틀을 유지하면서 현대적 배경과 소재를 개성 있게 각색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인상이 험상궂다는 이유로 해고 당한 고양이, 길에서 두부를 팔다 쫓겨난 닭, 그리고 일하던 가게가 이사를 하게 되어 일자리를 잃은 개까지. 모두 제 각각의 사연으로 갈 곳을 잃는다. 그렇게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난 그들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채 함께 내려 터벅터벅 걸어 가다가 도둑들이 있는 집 앞에 멈춰 선다. 그리고 도둑들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다. “아니, 열심히 살았는데도 할 일이 없어졌다고? 열심히 살아도 소용 없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소중하고도 마지막 남은 단 한가지 음식과 식기를 모아 함께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 상상해 본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힘을 합쳐 김치찌개 가게를 차렸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면 열심히 김치찌개 가게를 준비하는 도둑들과 동물들의 모습이 뒷면지에서 이어진다. 또 흑백이었던 앞면지와 다르게 면지가 형형색색 색깔을 입고 있어 희망찬 느낌을 준다.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는 요즘 현세대가 겪고 있는 고충을 담고 있어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독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이다. 점점 어려워지는 취업 문에 늘어나는 취업 준비생, 코로나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 등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원작의 브레멘 음악대는 그렇게 결국 아무도 브레멘 음악 대원이 되지 못했다로 끝나지만,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는 모두가 힘들고 지치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하며 우리를 위로해 준다. 그들은 결국 브레멘이 가지 못했지만 희망은 남는다.




일하는 개들: Time of Dogs


안승하 지음 | 책읽는곰 | 2020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직업견의 세계,

위풍당당 네 발로 출근하는 개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림책 《일하는 개들: Time of Dogs》는 사람과 어울려 일하며 살아가는 개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도록 돕는 독서 도우미견,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사람에게 일상의 소리를 전하는 청각 도우미견, 사람의 날숨이나 땀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병이 더 커지지 않도록 미리 알리는 의학견, 산에서 조난당하거나 바다에 빠진 사람들을 구조하는 구조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직업견의 가상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실제 일하는 현장을 담은 생생한 이미지와 개들이 직접 자신의 일에 대해 들려주는 가상 인터뷰를 통해 사람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을 충실히 수행하는 개들의 진면모를 보여 줍니다. 각 직업견마다 견종과 그 특성을 표기해 해당 직업에서 요구되는 능력이 무엇인지도 한눈에 파악하게 해 줍니다. 아울러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으나 동물 복지권의 개념이 형성되면서 동물 학대 논란의 대상이 된 투견과 경견, 그리고 공혈견의 이야기까지 다루어 동물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와 더 나은 공존에 대해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이 책에서 인터뷰를 담당하는 고양이 냐냐는 잡지사의 편집장입니다. 앞집에 사는 닥스훈트 해피 씨가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선다는 사실을 깨닫고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냐냐 편집장은 해피 씨를 통해 사람과 어울려 일하며 살아가는 개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들을 취재하게 됩니다.

이 책은 지식 정보 그림책이자 고양이 냐냐 편집장이 만든 한 권의 인터뷰 잡지이기도 합니다. 잡지 〈Time〉을 패러디한 빨간 테두리의 표지부터 본문의 구성까지 잡지의 형식을 취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합니다. 잡지의 특집 기사라 할 수 있는 ‘위풍당당하게’ 꼭지에서는 개 코 중의 개코라 불리는 최고의 탐지견들, 자연재해나 범죄 현장에 이르기까지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출동하는 최고의 구조견들을 다루었습니다. 인터뷰 꼭지 ‘이 개를 주목하게’. ‘나누며 살게’, ‘오늘도 달리게’는 문답 형식으로 꾸려져 실제 직업견의 이야기를 듣는 듯 생동감을 더합니다.

《일하는 개들: Time of Dogs》는 안승하 작가가 쓰고 그린 첫 그림책입니다. 안승하 작가는 반려인들의 의뢰를 받아 반려동물과 함께한 시간을 펠트 작품에 담는 작업을 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동물에 대한 애정도 더욱 깊어졌고 그 모습과 기억을 생생하게 기록하는 펠트 작업의 매력에도 더욱 더 빠져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 담긴 직업견의 이미지를 펠트로 작업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펠트로 한 올 한 올 빚어낸 직업견들의 모습은 물론이고, 펠트 작업과 종이 콜라주 작업이 대비를 이룬 전체 이미지도 인상적입니다. 첫 그림책에서부터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구현해 낸 안승하 작가가 앞으로 펼칠 작품 세계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낯선 존재와의 만남이 가져오는 변화

동굴 안에 뭐야?


김상근 지음 | 한림출판사 | 2020년

동굴 안에는 신비로움이 가득! 이야기가 가득!

빨간 가방을 메고 바삐 뛰어가던 엄마 개구리가 우리 곁에 돌아왔다.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두 번째 이야기 『동굴 안에 뭐야?』는 동굴 안에 들어간 어린 개구리들의 모험담을 담고 있다.

어린 개구리들이 동굴 안에서 반짝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길로 엄마에게 달려가 동굴 안에 들어가 보자고 하지만 엄마는 동굴 안은 어두워서 위험한 곳이고, 뿔이 정말 많고 덩치도 엄청 큰 데다 꼬마 개구리쯤은 한입에 꿀꺽 삼키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한다. 엄마의 말에 어린 개구리들은 동굴 안이 더욱 궁금해진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괴물 이야기뿐이다. 다른 어른들에게 물어봐도 뾰족한 답을 들을 수 없다. “있잖아, 우리가 한번 들어가 볼래?” 그렇게 동굴 앞으로 발걸음을 돌린 어린 개구리들. 막상 동굴을 마주하고 보니 망설여진다. 엄마가 위험하다고 했는데…… 진짜로 괴물이 있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그 순간 동굴 안에서 무언가 또 반짝한다. 자꾸만 눈에 띄는 동굴 안 반짝이들은 마치 어린 개구리들을 동굴 안으로 초대하는 것만 같다. 무언가에 홀린 듯, 두려움보다 궁금함이 앞선 어린 개구리들은 졸졸졸 줄을 지어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꼬마 개구리들은 과연 반짝이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까? 정말 엄마 말대로 동굴 안에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린 개구리들은 동굴 안의 반짝이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직접 찾아 나선다. 어른들에게 물어봐도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어린 개구리들이 알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거나, 어쩌면 동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른으로서의 체면 때문에 아는 것처럼 말한 것일 수도 있고, 얼핏 위험해 보이니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으로 가면 안 된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영 틀린 답을 준 것은 아닐 테지만, 만약 어른들이 어린 개구리들의 호기심과 흥미에 진심으로 호응해 주었다면 어땠을까?

어쨌든 어린 개구리들은 덕분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하게 된다. 아직 알지 못하는 세계를 알기 위해서 스스로 모험에 나서 답을 찾아내게 된 것이다. 책을 보는 독자들도 개구리들의 모험에 함께하며 스스로 답을 찾는 즐거움을 느꼈다면, 그 역시 소중한 경험을 공유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미지의 세계, 동굴로 떠난 모험은 어린 개구리들과 책을 본 독자들끼리의 비밀로 하고, 어른들에게 슬쩍 한번 물어보자. “동굴 안에 뭐가 있는지 알아요?” 과연 어른들은 뭐라고 할까? 우리는 어른들의 대답을 통해 진짜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는 어른이 누구인지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카피바라가 왔어요


알프레도 소데르기트 지음, 문주선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한국, 브라질, 스페인, 프랑스 출간

네덜란드, 독일, 영국, 중국 출간 예정

전 세계가 주목하는 화제의 그림책!

독일 뮌헨국제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꼽는 세계적인 어린이책 리스트 ‘2021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작 『카피바라가 왔어요』(미디어창비)가 출간되었다. 이 그림책은 해외 출간 직후 뉴욕공공도서관 좋은 어린이책에 선정되었고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 전 세계 10개국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카피바라가 왔어요』는 커다란 몸집과 다르게 유순한 성격을 지닌 카피바라가 한 농장에 도착하면서 편견과 차별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피바라는 초원의 지배자란 뜻의 강인한 이름을 가졌지만, 정작 얼굴은 토끼를 닮은 아주 귀여운 동물이다. 천성이 착한 카피바라는 야생 동물이라며 농장 동물에게 배척당하면서도 다른 이를 도와주고, 결국 농장 동물들이 먼저 마음을 활짝 열게 만든다. 글과 그림을 선명하게 대조시킨 반어법과 유쾌한 풍자로 풀어 가는 이야기는 한 편의 통렬한 블랙 코미디를 연상시킨다. 열린 마음과 선한 행동이 가져오는 긍정적 결과와 다름에 대한 이해, 공생과 연대의 메시지가 묵직하게 전해지는 수작이다.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우루과이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아동문학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받은 알프레도 소데르기트의 그림책으로, 카피바라가 가진 성격과 습성을 주인공 캐릭터에 꼭 맞춰 섬세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카피바라가 왔어요』는 그림책을 열자마자 강렬한 색감의 대조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들을 이야기에 푹 빠지게 만든다. 애니메이션 〈내 이름은 아닌아〉로 한국에 처음 이름을 알린 우루과이 영화감독이자, 그림책 작가 알프레도 소데르기트는 영화 기법과 그림책 기법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독자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알프레도는 카메라 앵글처럼 다양한 크기의 테두리와 여백을 적절히 활용했다. 동물들을 꽉 가두는 네모난 테두리는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둥글게 변하고, 크고 작은 테두리를 나열한 만화식 구성으로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또한 평화롭고 아늑하다는 글과 다르게 닭장 창문은 절대 탈출할 수 없는 창살로 매워졌고, 닭들이 자는 빽빽한 공간은 번호가 매겨져 있다. 농장 주변으로는 높고 단단한 철조망이 둘러싸여 있고 사나운 개가 이들을 지킨다. 짙은 주황색과 흑백을 주조로 한 그림은 영리하게 이 책의 주제를 전한다. 억압을 상징하는 닭장의 지붕과 닭 볏, 개의 목줄과 사냥꾼들의 모자만 주황색으로 채웠다. 하지만 아기 동물인 병아리의 부리는 아직 붉게 물들지 않은 노란색으로 희망을 전한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그림과 대조시킨 짧고 간결한 글과 색조의 대비는 독자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또 닭들에게 이방인으로 낯선 존재였던 카피바라는 자세히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우며 귀엽다. 시시각각 다양하게 변하는 동물들의 표정을 관찰하는 것도 이 책이 담고 있는 또 하나의 재미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명징하게 직조된 이야기는 선명하게 주제를 드러내면서도 결코 흔하거나 단조롭지 않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뜨끔하게 하기도, 유쾌하고 기분 좋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한다.




더 넓은 세상, 더 아름다운 미래가 담긴 책들

우리가 잠든 사이에


믹 잭슨 | 봄볕 | 2020년

한밤중 세상을 움직이는 모든 존재들에게 전하는 헌사!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모두 연결되어 있는 연대의 공동체이며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전하는 연대와 평화 메시지!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며 살다가,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나니 그제야 멈춰 서서 잊고 있던 많은 것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 혼자만이 안 아프다고 괜찮은 세상도 아니었고, 나의 온전한 삶을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는 봄볕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온그림책’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온그림책은 ‘모두의’라는 뜻을 가진 ‘온’의 말을 살려 1세부터 100세까지 볼 수 있는 그림책을 지향한다. 이 그림책은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간절하게 그리워하는 평범하고 따뜻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잠든 사이에’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과 자연 속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무해한 세상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어른과 아이 모두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줄 그림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이전에는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다르게 세상이 변화해가고 있다. 메르스 정도로 끝나겠지 싶었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지난 50년을 통 틀어 전 세계가 동시에 가장 전쟁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팬데믹 사태를 맞고 보니 우리가 얼마나 인간 중심으로만 살아 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동물들의 세계를 침범해서 인간 위주로 바꿔 놓았고, 석유를 써대며 하늘을 날아 열 몇 시간 차이가 나는 먼 나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여행을 하곤 했다.

자연스러워지고 나면 사람들은 잊는다. 이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가 누구 덕분에 편하게 지낼 수 있는지, 불과 몇 십 년 전에는 없던 것들을 넘치게 누리고 낭비하며 산다는 것 모두를 다 잊었다. 그에 대한 대가로 우리는 전 세계를 공포로 뒤덮은 바이러스를 얻었다. 당연한 것들이 이제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

초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렇게 오랜 시간 전 세계를 잠식해나갈 거라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확진자 증가로 인해 사람들은 각자의 집에서 잠시 멈추게 되었다. 도시가, 나라가, 세계가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이 멈췄다. 그러고 나니 새로운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숲에 살던 동물들이 마을로 내려오기도 했고, 부옇던 베네치아 앞 바닷물이 맑아져 해파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택배로 사야 할 물건이 어마어마하게 늘었고 그로 인해 택배 기사들이 고된 노동으로 고통 받는 것도 선명하게 목도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내가 온전히 편하게 살기 위해서는 세상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야 하고, 나를 위해 누군가가 어둡고 힘든 시간에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만 편안하게 살 것이 아니라 나와 더불어 사는 모든 존재들이 온전해야 나 역시 온전할 수 있다는 자명한 사실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도토리랑 콩콩


윤지회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20년

세상 모든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윤지회 작가의 분홍 메시지

윤지회 작가의 일곱 번째 그림책『도토리랑 콩콩』. 노란 모자를 쓴 도토리가 엄마한테 할 말이 있나 봅니다. 아마, ‘친구’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모양입니다. 힘센 친구 아몬드부터 배려 깊은 쌀이, 아픈 자신을 걱정해 주는 마음 따뜻한 친구 마카다미아까지,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새로운 누군가와 관계를 맺게 되는 ‘첫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귀여운 견과류들로 사랑스럽고 특별하게, 여유 있으면서도 다정하게 보여 줍니다.

세련된 화면 구성과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다수의 그림책을 짓고 그린 그림책 작가이자, 네 살 아들의 엄마, 윤지회. 어느 날 갑자기 위암 4기 선고를 받고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악착 발랄 위암 투병일기를 인스타그램에 연재하여 14만 팔로워의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는 윤지회 작가가 근 1년 만에 새로운 그림책 《도토리랑 콩콩》으로 독자를 찾아왔습니다.

노란 모자를 쓴 도토리가 엄마한테 할 말이 있나 봅니다. 아마, ‘친구’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모양입니다. 힘센 친구 아몬드부터 배려 깊은 쌀이, 아픈 자신을 걱정해 주는 마음 따뜻한 친구 마카다미아까지,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새로운 누군가와 관계를 맺게 되는 ‘첫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귀여운 견과류들로 사랑스럽고 특별하게, 여유 있으면서도 다정하게 보여 줍니다.

윤지회 작가는 더욱 성장해 나갈 하나뿐인 아들을 생각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끝까지 완성하고 지켜보았습니다. 작품 속 도토리처럼, 여러 친구와 함께 울고 웃으며 위로받고, 싸우다가 화해도 하면서 자랄 테지요.

세상 모든 그림책이 그럴 테지만, 이번 윤지회 작가의 일곱 번째 그림책 《도토리랑 콩콩》은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책 속 이야기의 모든 글을 작가 자신의 필체로 한 글자 한 글자 직접 적어 넣었을 정도로, 책 곳곳에 작가의 손길이 가득 담겨 있지요.

책 뒤표지에 쓰여 있는 글귀인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생각나는 친구. 같이 놀자, 콩콩.”은 윤지회 작가가 이 책을 읽는 ‘친구’ 같은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작가가 태어나서 지금껏 알고 지냈던 수많은 사람들, 자신이 직접 쓰고 그려 왔던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 준 사람들, 그리고 SNS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서 무한한 격려와 용기의 메시지를 보내 준 고마운 사람들…….

작가는 이렇게 알게 된 세상 모든 사람들을 ‘친구’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에게 이 책을 건네며 자신의 새 이야기 속으로 초대합니다. “같이 놀자, 콩콩.” 하고 말 건네면서요.

그렇게 친구가 된 우리가 책을 펴고, 함께 이야기 속에서 뛰놀다 보면, 작품 후반부에 등장하는 뭉클한 글귀에 잠시 눈물이 핑 돌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까지 꼭 넘겨 보길 바랍니다. 그래야 소중한 친구들을 위해 준비한 작가의 따뜻한 그림 한 컷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출처 : 창비어린이 제19권 제1호(통권 제72호), 신수진 (창비어린이 편집자)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10533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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