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부산광역시립연산도서관 4월 추천도서

인공지능 북큐레이션

지은이 : - 출판사 : - 발행일 : 2022.04.18 등록일 : 2022.04.18

부산광역시립연산도서관

인공지능 북큐레이션


부산광역시립연산도서관의 2022년 4월 북큐레이션인 '인공지능' 주제의 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12권 중 6권만 추천하였으니,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시고 운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예술과 인공지능


이재박 지음 | MID | 2021년

앞으로의 예술은 어떤 모습일까?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과 함께 예술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대결에서 이세돌을 이긴 지 벌써 5년, 그 사이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상 깊숙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인공지능을 스피커나 로봇청소기처럼 우리의 삶을 도와주는 ‘조력자’, 또는 알파고나 슈퍼컴퓨터처럼 우리가 할 수 없는 고도의 계산을 해낼 ‘최첨단 기계’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미 인공지능이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창의적’인 일, 한마디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에까지 그 걸음을 내딛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놀랍게도 인공지능은 창의성이 응집된 영역이라 여겨지는 ‘예술’에 까지 자신의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이 작곡한 음악이나 미술, 글은 이미 인간이 창작한 것인지 기계가 창작한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힘들 정도다.

과학과 기술을 배제한 예술이 존재할 수 있을까? 예술가가 과학기술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예술에까지 진출한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인공지능으로 많은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 예상되는 지금, 예술가들도 인공지능 예술가에게 그 자리를 내주어야만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러한 시대에서 예술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과학과 기술에 대한 예술가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예술을 물과 기름 같은 존재로 여긴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술가들마저도 과학을 예술의 범주 바깥에 있는 것이라 여기며, 특히 기계에게서는 창의성을 발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술과 인공지능〉은 이와 같은 통념에 대해 정면 반박한다. ‘창의성’이 결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과학과 기술이 예술의 ‘도구’로서 충분히 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더 나아가 인간만큼 예술성을 담아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음악 한 곡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악기와 미디[midi] 등의 도구가 필요하고, 작곡가가 그 작동원리를 파악하고 있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역시 과학과 기술의 영역이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이 예술마저 위협하는 것 같은 현재, 예술가가 인공지능의 작동원리에 대한 지식을 갖춘다면 오히려 이를 예술가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예술가가 인공지능과 함께 한다면 인공지능만이 가진 ‘기계적 창의성’과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학습 능력’을 활용해 더 나은 예술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예술가가 과학기술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며, 이 책이 예술가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AI 101,인공지능 비즈니스의 모든 것


정지훈 지음 | 틔움출판 | 2021년

인공지능은 곧 인터넷과 같은 길을 걷게 된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인공지능이 도대체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자조 섞인 질문으로 바뀌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앞으로 5년 이내에 모든 기술 데이터와 인프라가 AI 기반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2010년 전후 모바일에 적응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구분했던 것처럼,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AI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느냐, 못하느냐로 구분되는 시기가 도래했다.

AI 기술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없이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는 이유다. 이 책은 AI의 역사에서 시작하여 핵심 기술과 비즈니스, AI의 창의성과 공정성, 그리고 인간과의 상호작용까지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또한 단순한 트렌드 분석을 넘어 신기술 분야 투자에 대한 통찰과 기술 스타트업의 관점까지를 모두 다루고 있어 AI에 관심이 있는 초보자에서부터 AI 관련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 모두에게 유용하다. 또한 글로벌 AI 전문가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는 이 책의 가치를 더한다.

AI는 이미 두 차례 겨울을 지냈다. 1950년 중반 적어도 20년 내에는 AI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계산 기능과 논리체계의 한계로 70년대 들어 첫 번째 AI의 겨울이 찾아 왔다. 그리도 10년이 지난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화되면서 다시 한번 AI의 붐이 일었으나,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여 성과가 지지부진 하면서 다시 두 번째 AI 겨울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2010년을 지나면서 강력한 그래픽처리장치를 바탕으로 빠른 행렬 계산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고, 스마트폰 보급으로 방대한 학습 자료가 생기면서 세 번째 AI의 붐을 이루게 되었다. 이어 AI가 퀴즈쇼와 체스, 바둑 등에서 인간을 보기 좋게 이기면서 그 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세 번째라고 할 수 있는 이번 ‘AI의 붐’은 과거와 다르다. 너무나 많은 사용처와 검증된 기술들이 이미 보급되어 있어서 과거와 같은 혹독한 겨울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AI 기술이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와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알려서 산들바람이 느껴지는 가을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이 기술의 긍정적인 발전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

AI는 강력하면서 한계가 있다. 이런 현실이 잘 알려진다면 지나치게 과열된 AI의 여름 뒤에 다가올 가을을 원만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AI의 활용도는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며, 인터넷과 같이 우리는 부지불식중에 AI의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늘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AI로 모든 것이 바뀌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AI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에 낙관론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지나친 낙관론도 지나친 비관론도 아닌,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AI를 민낯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AI도 결국 인간이 활용하는 도구다. 인간에 대한 배려와 사회적인 이슈에 관한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 AI를 공부하고자 하는 개인이나 AI를 도입하려고 하는 기업 모두 이런 현실에 바탕을 두고 AI를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한계를 아는 순간 쓸모는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


스티븐 핑커, 맥스 테그마크, 존 브록만 지음, 김보은 옮김 | 프시케의숲 | 2021년

인공지능의 최전선, 그리고 장기 전망

우리 시대 최고의 과학사상가 총출동

이 책은 당대 최고로 평가받는 과학사상가 25인이 인공지능에 관해 궁구한 결과물로서, 장기적인 안목의 비범한 통찰들이 가득 담겨 있다. 가장 첨단의 과학 테크놀로지이자 미래 산업을 견인하는 막강한 엔진인 인공지능 기술의 가능성과 위험 및 한계를 철저하게 짚어본다.

스티븐 핑커, 프랭크 윌첵, 대니얼 데닛, 맥스 테그마크, 톰 그리피스, 스튜어트 러셀 등 한국 독자들에게도 알려져 있는 석학은 물론, 각 분야에서 뼈를 때리는 활약을 해온 쟁쟁한 인물들이 필진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현재 각광받는 ‘딥러닝’ 인공지능을 차분히 점검할 뿐 아니라, 앞으로 도래할 ‘초지능’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를 이어나간다. 온라인 지식살롱 ‘엣지’를 이끄는 엮은이 존 브록만의 5년 만의 셀렉션으로, 그는 이 책의 필진을 과학자, 프로그래머, 공학자, 사상가, 예술가 등 다채로운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해 AI를 구심점으로 지식의 통섭을 도모한다.

특징적인 것은 이 책이 인공지능 전반을 다룬다는 점이다. 현재 각광받는 ‘딥러닝’ 인공지능은 물론, 앞으로 도래할 ‘초지능’ 인공지능까지 아우른다. 또한 오늘날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정, 즉 폰 노이만과 클로드 섀넌에서부터 시작되는 초기 역사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짚어나간다. 말하자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안을 바라보며, 목전의 이슈에 휘둘리지 않고 균형감 있는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한 매체는 “독자들이 이보다 더 좋은 인공지능 입문서를 찾지 못할 것이다”(커커스)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25명이라는 필자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관점이 담겨 있다. 섣불리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을 만큼 팽팽한 논의가 펼쳐진다. 단 하나 공통되는 것은 논의의 출발점이다. 엮은이 존 브록만은, 일찍이 사이버네틱스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그 위험성을 강력하게 경고한 인물인 ‘노버트 위너’를 화두로 제시했다. 사이버네틱스는 오늘날의 인공지능 개념을 선취했으며, 더욱이 노버트 위너는 마치 핵폭탄을 우려하듯 사이버네틱스의 지배를 두려워했다. 이것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집필자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펼치는 것이 이 책의 탄생 배경이다.

어떤 필자는 그러한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에 동조하고, 어떤 필자는 디스토피아적 상상을 선호하는 인류의 고질적인 습성이라며 그러한 두려움을 일축한다. 또 다수의 필자는 그러한 찬반 구도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매혹적인 인공지능론을 펼쳐나간다. 그렇게 마련된 25개의 조각들로 독자들은 저마다의 모자이크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함께 할수 있을까?


조성배 지음, 신병근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1년

낯설고 어려운 AI가 만만해진다!

연세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원장 조성배 교수에게 배우는 AI에 관한 모든 것!!

질문하는 과학 9권. 국내 최고의 인공지능 전문가 연세대학교 조성배 교수가 청소년을 위해 쓴 AI 교과서이다. 우리 생활에 부쩍 가까워진 인공지능의 정확한 개념에서부터 기계는 어떤 원리로 학습을 하는지, 빅데이터가 인공지능에 필수적인 이유, 생활 속 인공지능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등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 알기 쉽게 조목조목 알려 주고 있다.

거실에서는 인공지능 청소기가 바닥을 청소하고 있고, 인공지능 스피커가 오늘의 날씨를 들려준다. 인터넷을 켜면 쇼핑몰에서 좋아할 만한 물건을 추천해 주고, 자동차를 타고 주차장으로 들어서면 카메라로 자동차 번호판을 인식해서 문을 열어준다. 이런 것들을 통해 인공지능이 언젠가부터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인공지능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누리지만, 바둑에서 인공지능에게 뜻밖의 패배를 당한 뒤부터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 봐 오던 인공지능 로봇에 지배당하는 암울한 미래가 올 수도 있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인공지능을 제대로 알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니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은 더더욱 인공지능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 인공지능의 정의부터 시작해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만드는 기계학습의 원리, 딥러닝 같은 요즘의 인공지능에 사용되는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기기(IoT)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본다. 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 가져오고 있는 4차 산업 혁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의 현재를 돌아보고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전개될지 살펴봄으로써 놀라운 인공지능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인공지능의 ‘지능’은 과연 인간의 것과 같을까 다를까. 사실 오래전부터 인간의 지능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시각이나 청각처럼 보고 듣는 지능의 원리는 일부 밝혀냈지만, 의사결정이나 동기, 의식 같은 고차원적인 지능에 대한 것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다. 인공지능에 관한 지식이 척박했던 30년 전부터 인공지능을 연구해 온 저자는 인간의 지능을 똑같이 만들어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어떻게 인간의 지능을 인공적으로 구현해 왔는지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먼저 1956년 여름, 몇몇 과학자들이 모여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공식적으로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흔히 ‘인공지능의 겨울’이라고 부르는 두 번의 시련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에 대한 간략한 역사를 들려주며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면서 인간의 지능이 무엇인지, 인공지능은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지능을 따라 하는지 등 인공지능의 기본적인 원리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딥러닝 등 최신 연구 동향까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시험성적 예측 모형 등의 예시를 통해 인공지능의 원리를 설명하는 대목에선누구라도 인공지능의 원리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쉽게 접하는 인공지능 스피커, 인공지능 번역기 등의 원리는 무엇인지, 현재 어느 수준까지 이르렀는지를 알려 주는 동시에 인공지능이 주는 생활의 편리함에 수반되는 인권 침해와 빅브러더의 위험성 등 부작용들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




좀 이상하지만 재미있는 녀석들


저넬 셰인 지음, 이지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 2020년

말콤 글래드웰, 수전 케인, 애덤 그랜트 추천

AI로 세계 최고의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을까?

AI가 쓴 《해리 포터》 팬 픽션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매일 수백 개의 기사를 장식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독감 발병을 질병통제예방센터보다 빠르게 예측하고, 렘브란트의 화풍으로 그림을 뚝딱 만들어내 헤드라인을 도배한다. 누구보다도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어, 마침내 우리에게서 일자리를 모두 뺏어갈 것이라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들이 누구냐고? 바로 인공지능, AI다. 이런 기사를 보면 누구나 영화 〈터미네이터〉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할 법한 오싹한 AI를 떠올릴 것이다.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가장 창의적인 100인’ 가운데 한 명인 저자의 유명 블로그, 〈AI 위어드니스〉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세계적인 컴퓨터 과학자이자 TED 인기 강연자인 저자는 AI가 단지 어렵고 두렵기만 한 미지의 존재가 아니라, 훨씬 더 흥미로운 존재라고 말한다. 심지어 웃기기까지 한다(편집자는 커다란 사무실에서 다섯 번이나 숨넘어가도록 웃었다)!

이 책은 자극적인 기사와 불투명한 미래 예측이 만들어낸 AI에 대한 선입견을 모조리 깨부순다. ‘AI가 이성한테 수작 거는 법’, ‘AI의 아재 개그’, ‘전례 없는 새로운 조리법’을 포함해 저자의 블로그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게시물을 다듬고 보충한 것으로, 진짜 AI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친절하게 소개한다. 저자가 그린 귀여운 일러스트는 덤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명한 유전학자인 에릭 토폴의 말처럼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책들 가운데 최고다.”

인공지능 과학자들이 가장 희열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해결책을 AI가 발견할 때다. 로봇의 몸으로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라는 과제를 주었을 때, 사람들은 보통 A에서 B까지 두 발로 걸어가는 로봇을 떠올린다. 반면 AI는 정말이지 온갖 종류의 로봇을 만들어낸다. 탑을 쌓아 넘어뜨리는 로봇, 공중제비를 도는 로봇, 큰 원을 그리며 나아가는 로봇 등 끝도 없다. 정말 놀라운 것은 AI가 발견한 창의적인 전략들이 나중에 동식물들에게서 발견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기계학습 연구자들은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서 살아간다.”

그러나 AI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모방한다. 편견과 선입견이 담긴 데이터로 훈련한 AI는, 사람들이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은밀히 행하는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지역 차별주의를 여실히 드러낸다. 단순히 인종을 기준으로 위험성을 판단하거나, 여성 지원자에게 페널티를 주고, 특정 지역을 근거 없이 범죄와 결부시킨다.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공학자들의 격언으로부터 AI도 결코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통해 인간에 대해서도 많은 걸 알려준다.”




인공지능과 흙


김동훈 지음 | 민음사 | 2021년

물질과 감각에 주목하라!

AI 시대 인문학 최신 코드

대안적 인문학을 추구하는 『인공지능과 흙』은 상상과 현실화의 문제를 시대별로 되짚어본다. 르네상스인들은 흑사병과 전쟁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현실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그들은 그리스·로마로부터 상상력의 보화를 캐내어 현실에 적합한 대안을 하나씩 만들어 나갔다. 그 밑바탕에는 ‘몸’에 대한 강조가 돋보인다. 몸에 대한 관심은 이후 인간을 ‘물질’과 관련시키는 길을 열었다. 물질까지 끌어안는 인문학은,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불안하고 지친 우리 삶에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힘을 공급해 줄 것이다.

21세기 AI 시대 인문학의 최신 경향은 물질과 감각에 주목한다. 좁게는 환경인문학, 사물인문학 등으로 시작되었으나,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폭넓게 ‘물질인문학’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학이 물질과 감각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은 상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생긴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를 쓰면서도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현실감각을 잊어버리게 되는 금융자본주의 구조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학이 물질과 감각에 주목하는 이유는, 점점 벌어지는 이 틈을 메우려는 무의식적 몸부림과도 같다. 더 이상 인문학은 현실을 배제한 가상의 공간에만 갇혀 있을 수 없다.

과잉소비를 위해 현실의 물질성보다는 가상화에 관심을 기울인 현대 자본주의는 자신의 시녀로 인문학을 끌어들였다. 이런 비판적 평가는 그동안 인문학이 사유와 교양의 수준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다. 인문학에 대한 거부 운동은 프랑스에서 일어난 68혁명 이후 서유럽 대학에서 본격화되었다. 그동안 서구 사회는 자본주의의 도구가 된 인문학을 전지구적 문제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해 왔다. 하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비난의 표적이었던 인문학은 ‘포스트휴머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거듭나게 된다. 이때의 인문학은 ‘사유’만이 아니라 자연, 장소, 인공물, 과학기술 등을 사회의 핵심적 구성 요소로 파악하는 새로운 ‘물질’관을 포함하게 된다. 학계에서는 이것을 ‘환경인문학’이나 ‘생태인문학’이라 부르지만, 나는 이것을 ‘포스트인문학’ 또는 ‘물질인문학’이라 부르려고 한다.

‘물질인문학’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현실의 세계와 어떻게 접할 것인가를 다룬다. 그래서 ‘물질인문학’은 인간의 신체를 물질로 받아들이고 거기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신체와 감각의 복권에 대해 주목한다. 그러니까 인문학은 감각을 깨워 몸을 살리고, 몸이 살아 감각을 연마하는 발견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 눈뜬 자들이여,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라고 사라마구가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던진 질문은 ‘포스트인문학’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출처 : 부산광역시립연산도서관

https://home.pen.go.kr/yeonsanlib/na/ntt/selectNttInfo.do?mi=13426&bbsId=3701&nttSn=679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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