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2021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도서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추천 도서 목록
2021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도서
2020년 한 해 출간된 어린이 책 중 2,227종을 검토하여 그림책, 시, 동화, 지식책, 소설, 만화 129종을 골라 소개합니다.
연령은 ‘1~3세, 4~5세, 6~7세, 8~9세, 10~11세, 12~13세, 13세부터, 16세부터’로 구분하였습니다. 유아는 어른이 읽어주는 나이가 기준이고, 초등학생은 스스로 읽는 나이가 기준입니다. 여기에 실린 책을 고를 때에는 연령 구분을 따르지 않아도 좋습니다. 어린이의 선택을 존중해주시면 됩니다. 혼자 읽게 하기보다는 어른이 함께 읽고 읽어주고 나누면 책의 즐거움이 더 커집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어린이도서연구회는 1980년부터 어린이 독서문화운동을 펼친 비영리 시민단체입니다. 우리나라 작가의 좋은 동화를 알리고 마을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고 독서 안내 자료를 펴내며 독서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책 선정 원칙
1. 작품성이 뛰어난 책을 고릅니다.
2. 어린이가 독서의 기쁨과 의미를 맛볼 수 있는 책을 고릅니다.
3. 두고두고 빛이 바래지 않는 책과, 환경과 문화의 변화에 민감한 책을 두루 고릅니다.
1~3세
『밤톨이』
“쉿! 밤톨이가 잠들었어요.” 곤히 잠든 밤톨이와 동물 친구들의 즐거운 몸놀이 시간이 시작된다. 부엉이, 판다, 두더지, 강치, 펭귄, 고릴라, 코끼리, 토끼, 고래, 펠리컨을 따라 밤톨이의 귀여운 몸짓이 펼쳐진다. 한바탕 놀고 나니 동물 친구들은 모두 엄마와 함께이다. 밤톨이 엄마는 어디 있을까? 꿈꾸면서 자라는 우리 아이를 닮은 『밤톨이』는 재미있는 몸짓과 말소리로 자연스러운 몸놀이와 말놀이를 유도하는 보드북 아기 그림책이다.
『상자가 좋아』
하나를 가지고 여러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응용력을 길러 줍니다.
여기 상자가 하나 있습니다. 상자 속에는 상자를 뒤집어 쓴 아기가 있습니다. 아기는 상자를 손으로 두드리고, 발로 밟으며 놀기 시작합니다. 한쪽이 뚫려 있고, 한쪽이 막혔던 상자는 양쪽이 뚫려 까꿍놀이도 할 수 있게 됩니다. 형아가 오면 숨어서 장난을 칠 수도 있지요. 사물 하나를 가지고 여러 변형된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이 책은 아기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여러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응용력을 길러 줄 것입니다.
창의력 쑥쑥 기르기!
심심한 상태가 있어야 창의력이 길러진다고 합니다. 생각할 겨를이 없이 무언가가 계속 주어진다면, 아기는 스스로 생각할 틈을 만들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책 속 아기에게는 상자, 인형, 장난감 자동차가 있습니다. 아기는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합니다. 이 상자로 할 수 있는 것들, 놀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을요. 때로는 인형이나 장난감 자동차가 결합해 또 다른 응용력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딩동!’ 하는 소리와 함께 형아가 오는 것을 알고 있는 아기는 상자 속에 숨고 형아는 똑똑, 상자를 두드리고 아기도 형아도 즐거운 놀이를 합니다. 형제나 친구가 있다면 또 다른 상상력과 창의력을 펼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아기가 자유로운 놀이로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4~5세
『네 박자 자장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동화작가) 저 이지원 역 논장 2020.10.05
이렇게 말똥말똥 깨어 있는데 어떻게 잠이 드는 걸까요?
묵직한 주제를 깊이 천착하는 동시에 어린 독자와 놀이하듯 소통하는 상상력으로 ‘철학적 사유와 감성의 결합’이라는 평가를 받는 세계적인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신작 그림책. 시적인 언어와 리듬 있는 운율로 속삭이듯 편안하게 들려주는 자장가 그림책! 어젯밤 기억이 이토록 생생한데 딱 눈을 뜨고 보니 어느덧 아침이라면, 정말 어떻게 잠이 든 걸까, 생각할수록 이상하지요. 『네 박자 자장가』는 그렇게 잠이 드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리는 귀여운 그림책이에요.
『빨간 스웨터』
이와무라 카즈오 저 김영주 역 웅진주니어 2019.12.23
자연을 닮은 캐릭터, 자연의 드라마를 노래하는 그림책
이와무라 카즈오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담은 그림책으로 전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의 그림책 작가입니다. 지금까지 100여 권의 그림책을 출간했으며, 그의 대표작인 ‘14마리 시리즈’는 전 세계적에서 900만부가 팔릴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일본 그림책상,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고단샤 출판문화상 등 일본에서 각종 그림책 관련 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프랑스 예술과 문학 분야에 세운 공헌을 인정하는 기사장(슈벨리에) 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1975년부터 작은 마을 도치기현으로 이사한 후, 쥐, 다람쥐, 개구리, 토끼 등 자연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작은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따뜻한 이야기들을 발표해 왔습니다. 그의 그림책을 읽다 보면, 작은 동물들의 사랑스러운 움직임에 미소 짓게 되고, 자연에 순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감동하곤 합니다.
“우리와 가까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 거기에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 그리고 드라마가 있어 내 마음을 뒤흔듭니다. 그 감동은 이윽고 풍부한 감정이 되어 내 안으로 퍼져나가고, 이야기의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어 줍니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자연과 생명이 이와무라 카즈오에게 이야기의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어 주었듯, 〈눈 오는 날〉은 오늘을 사는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이야기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 줄 것입니다.
아기 다람쥐 파로, 피코, 포로의 엉뚱 발랄 사계절 에피소드 모음 그림책
‘아기 다람쥐 시리즈’는 기운 넘치는 아기 다람쥐 파로, 피코, 포로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숲에서 맞으며 겪는 에피소드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아기 다람쥐 친구들은 휘파람새의 맑은 소리가 공기를 채우고, 눈 녹은 물이 노래 부르며 모여 드는 숲에 살아요. 이 앙증맞은 아기 다람쥐들은 봄이 오면 눈이 땅으로, 바다로,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고, 굵은 소나기를 함께 피하며 소나기 친구가 되고, 밤에는 왜 꼭 자야 할까 고민도 하고, 가을 찬바람에 엄마가 떠 준 빨간 스웨터와 똑같은 빨강을 숲에서 찾고 발견하며 즐거워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어린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이 이와무라 카즈오의 따스한 시선을 만나 그야말로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는 여섯 권의 그림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아기 다람쥐와 함께하는 늦가을 숲속 여행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늦가을 어느 날, 숲속의 다람쥐 가족은 겨울 준비가 한창입니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 파로, 피코, 포로를 위해 빨간 스웨터를 떴어요. 신이 난 다람쥐 삼 남매는 스웨터를 입고 숲으로 나갔지요. 곧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날아간다는 아기 새와 엄마 새를 만나 예쁜 빨간 스웨터를 한껏 자랑하지요. 다람쥐 삼 남매는 숲속에서 빨간색 찾기 놀이를 시작합니다. 다람쥐 가족과 똑같은 수의 다섯 개의 빨간 버섯도 발견하고, 얼마 전까지 초록색이었다가 빨갛게 물든 열매도 발견하지요. 빨갛게 물든 나뭇잎도 보고, 겨울잠을 위해 빨갛게 익은 감을 잔뜩 먹고 있는 곰도 만나요. 그러다 숲 건너편에서 새빨갛게 물든 무언가를 발견하지요. 혹시 불이 난 게 아닐까 걱정할 정도로 빨간 무언가를요. 과연 삼남매가 발견한 건 무엇일까요? 〈빨간 스웨터〉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자연을 무대로 겨울을 준비하는 다람쥐 가족의모습이 담긴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6~7세
『곰이 강을 따라갔을 때』
리처드 T. 모리스 저 이상희 역 소원나무 2020.03.30
숲을 가로지르는 기나긴 강이 있습니다. 강은 밤에도 낮에도 흘렀지만, 아무도 강이 어디로 흐르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강 자신조차도 말이지요. 어느 날, 강이 어디로 흐르는지 궁금했던 곰 한 마리가 강을 따라갔습니다. 그러다 철버덩! 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통나무배를 타고 강을 둥둥 떠다니던 곰 앞에 개구리, 거북이, 비버, 너구리, 오리가 나타나고, 이후 그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닥쳐올지 알 수 없는 모험을 함께하게 됩니다. 그렇게 통나무배는 강의 하류로 계속 흘러가고, 마침내 거센 폭포를 마주칩니다. 강을 따라나선 숲속 동물들은 무사히 모험을 마칠 수 있을까요? 그들은 강 끝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요?
『껌』
* 꿈같은 놀이는 지루한 기다림을 즐겁게 만듭니다!
* 누구나 한 번쯤 씹어 본 껌의 웃지 못할 두 얼굴!
* 껌이 꿈이 되는 환상을 안겨주는 웜뱃과 고릴라에 빠져 보세요!
그림책향 시리즈 아홉 번째 그림책 《껌》은 기다리던 버스를 놓치고 나서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웜뱃과 고릴라에게 껌 때문에 생긴 웃지 못할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표지부터 향긋달콤한 풍선껌이 톡톡 튀어나올 것만 같지요? 이 표지를 벗겨 내면 커다란 풍선이 본 표지에 가득합니다. 표지뿐 아니라 본문도 신경 좀 썼습니다. 책을 넘기는 내내 화려한 별색 오렌지와 핑크 풍선, 매력 넘치는 연필 드로잉이 우리 눈을 즐겁게 합니다. 이제 웜뱃과 고릴라처럼 껌을 씹는 상상을 해 보세요. 그리고 그림책을 펼쳐 보세요. 웃음과 감동 가득한 연극 한 편이 방 안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 지루한 기다림이 별것도 아닌 껌 하나 덕분에 즐거운 기다림으로 바뀌는 요술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8~9세
『3 2 1』
마리 칸스타 욘센 저 손화수 역 책빛 2020.05.15
3, 2, 1! 풍부한 예술의 세계에서 놀며 즐기는 숫자 책!
수를 세고, 숫자를 찾으며, 찾기 놀이의 마법에 빠지는 그림책!
3, 2, 1! 안나의 첫 번째 아르바이트가 시작됩니다!
안나는 아르바이트를 잘 마치고, 토끼 인형을 품에 안을 수 있을까요?
3, 2, 1! 드디어 여름방학이 시작됩니다. 여름 방학을 집에서만 보내게 된 안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토끼 인형을 발견합니다. 토끼 인형을 사고 싶어 하는 안나에게 할머니는 신나는 아르바이트를 제안합니다. 휴가를 떠난 동네 사람들의 집에 남아 있는 뱀 1마리, 토끼 2마리, 앵무새 3마리, 토마토 4개, 물고기 5마리를 돌보는 일입니다. 과연 안나는 아르바이트를 잘 마치고, 토끼 인형을 품에 안을 수 있을까요?
《3 2 1》은 수를 세고 숫자를 찾는 즐거움이 있는 그림책입니다. 숫자는 페이지마다 강조되고, 안나는 작은 손가락으로 열심히 수를 셉니다. 안나의 일터는 호기심 많은 어린이를 위한 흥미로운 보물로 가득합니다. 안나가 돌봐야 할 사랑스러운 동물들이 기다리고, 옷장에는 신기한 옷과 구두가, 냉장고에는 맛있는 음식이 꽉 차 있습니다. 마리 칸스타 욘센 작가는 강렬하고 화려한 색감의 풍부하고 압도적인 예술 세계를 보여주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법처럼 신나는 찾기 놀이에 빠져들게 합니다.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물질보다 소중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며, 세상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지만, 모두 이런 과정을 견디고 겪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가치관을 보여 줍니다. 2019년 최고의 노르웨이 문학상(BRAGE PRIZE)에 올랐습니다.
『그래도 넌 내 친구!』
호주, 영국, 미국 동시 출간 이후 10개 언어로 번역된 화제작
성과 우정에 관한 너와 나, 우리 이야기!
매일매일 함께 노는 친구 에롤과 토마스, 그 둘의 친구 에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이 되는 것,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친구’의 중요성을 다정한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최고의 친구란 어떤 친구인지 생각해 보고, 그림에 숨어 있는 상징과 변화를 찾아보며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돌아볼 수 있다. 나아가 세상에는 생물학적인 성별과 다른 마음의 성별을 지닌 사람들이 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아부터 어린이, 청소년들과 성 역할과 다양성,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더없이 좋은 그림책이다.
글을 쓴 제시카 월턴은 어린 아들에게 성 다양성에 대해 쉽게 이야기해 주고자 글을 쓰고 그림책 출간을 위해 킥스타터 펀딩을 했다. 그 결과 열렬한 호응을 받아 두걸 맥퍼슨의 사랑스러운 그림에 담겨 호주, 영국, 미국에서 동시 출간된 뒤 10개 언어로 출간되었다. 이 책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 다 같이 행복한 삶에 한 발 더 다가가길 소망한다.
10~11세
『같은 시간 다른 우리』
전쟁을 겪는 어린 한 소녀가 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평화로운 삶을 사는 한 소년이 있지요. 이 두 아이는 같은 말을 하지만, 그 말 속에는 다른 감정이 녹아 있어요. 한쪽에는 기대와 설렘이, 다른 한쪽에는 불안과 공포가. 같은 시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소년과 소녀 모두에게 평화가 올 수 있을까요?
『괜찮을 거야』
전 세계 평단과 독자들을 사로잡은 최고의 화제작!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 작가
시드니 스미스가 쓰고 그린 첫 그림책 거대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작은 존재들에게 보내는 찬가!
전 세계 평단과 독자들의 호평을 받아 온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 작가 시드니 스미스의 첫 창작 그림책 《괜찮을 거야》가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의 번역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괜찮을 거야》는 에즈라 잭 키츠상을 비롯해 캐나다 총독 문학상, 뉴욕타임즈ㆍ뉴욕공립도서관ㆍ워싱턴포스트ㆍ퍼블리셔스위클리ㆍ커커스리뷰ㆍ스쿨라이브러리저널ㆍ혼북 올해의 그림책 등을 수상하며 전 세계 최고의 화제작으로 손꼽혔습니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 낯선 도시를 헤매는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거대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격려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 냅니다. 소중한 존재가 안녕하기를 바라는 아이의 마음을 담은 섬세한 글과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12~13세
『63일』
『63일』은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에 관한 그림책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예뻐하는 나의 가족, ○○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그 ‘출생의 비밀’은 실로 충격적입니다. 허정윤 작가는 반려견인 루루와 함께 살면서 좀 더 깊숙이 그들의 태어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펫샵에서 집으로 온 루루를 통해, 인간의 욕망으로 만들어지는 강아지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될수록 미안해지고, 알리고 싶어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63일』은 마치 완구 공장에서 강아지 인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처럼, ‘인간의 손에서 태어나는 강아지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판화의 기법 중 하나인 에칭(etching)으로 표현한 그림들은, 생명을 경시하는 인간의 태도를 차가운 금속성 위에 새겨 넣고자 한 고정순 작가의 의도로 엿보입니다. 실제 고정순 작가는 작업을 하며 그런 마음이 들어 괴로운 시간이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등대소년』
막스 뒤코스 글.그림, 류재화 저 류재화 역 국민서관 2020.11.26
그림으로 들어간 소년이 등대에 갇힌 소년을 만나다
질풍노도 시기를 겪고 있는 알리제 누나와 다툰 후, 티모테는 방으로 돌아와 누나에게 보여 주려던 배 그림을 벽에서 떼어 낸다. 그런데 찢어진 벽지 뒤에 그림이 있는 게 아닌가? 큰 바위와 나무가 보이고, 그곳에서 불어오는 듯한 뜨거운 바람과 끼룩대는 갈매기 울음소리까지. 분명 벽지 뒤에 있는 그림인데,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티모테는 참지 못하고 그림 속으로 뛰어들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그는 벽을 너머 미지의 세계로 들어갔다.
미지의 세계는 바위 언덕과 등대가 전부였다. 등대로 가는 길에 한 소년을 만난다. 그의 이름은 모르간. 그는 오래전 포로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티모테는 모르간이 바위 언덕에 오게 된 기나긴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고향인 오를레앙드섬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바다 아래에 사는 괴물 때문에 가지 못한다고 한다. 추분이 오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일각돌고래는 큰일을 당할지도 모른다. 티모테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고향으로 갈 수 있게 돕겠다고 말한다. “나에게 계획이 있어!” 있는 거라곤 외로운 등대뿐인 바위 언덕에서 모르간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3세부터
『달 밝은 밤』
가정이 흩어지고 돌봐 줄 주변의 어른도, 마음을 나눌 친구도 없는 혹독한 상황에 있는 어린이에게 뭐라고 말해 줄 수 있을까. 전미화 작가가 주변의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그림책 『달 밝은 밤』이 출간되었다. 십여 년 간 꾸준히 결핍되고 소외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그려 온 작가가 이번에는 알코올 중독인 아빠와 집을 나간 엄마로 인해 고단한 삶을 온몸으로 겪어야 하는 어린이의 편에 섰다. 그러나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불행에 갇히지 않고 “나를 믿”으며 달과 같이 밝고 환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하는 주인공의 얼굴은 새롭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어른에게는 무거운 경종을 울리며 어린이에게는 진심을 담은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
[줄거리]
‘나’는 초등학생이다. 아빠는 밥 대신 술을 마신다. 엄마는 밤늦게 집에 들어와 잠만 잔다. 엄마 아빠가 싸우는 밤이면 나는 밖으로 나와 달을 올려다본다. 내가 달을 올려다보는 날이 많아질수록 달은 점점 커지고 환해져 나를 감싸 안는다…….
『달에서 아침을』
모르는 척하는 데 익숙한 세상의 모든 곰들에게 전하는 이수연 작가의 묵직한 메시지
『달에서 아침을(Breakfast On The Moon)』은 친구 관계에 예민하고 고민이 많은 사춘기 어린이 혹은 청소년의 예민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잘 집어낸 섬세한 그림책이다. 왕따를 당하는 토끼와 하나뿐인 친구이자 방관자인 곰의 이야기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환상적인 분위기가 교차 편집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폭력 문제가 길고양이를 향한 무차별 폭력 문제에 빗대어 그려지고 있다. 여러 층위의 이야기가 치밀하게 조직되어 있는 이 그림책의 화자는 놀랍게도 곰이다. 방관자 곰이 모르는 척하는 데 익숙한 세상의 모든 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곰과 토끼는 옆집 살고 같은 학교, 같은 반이다. 매일 아침 학교를 같이 가고 잘 때까지 문자로 수다 떠는 친구이지만 곰은 반 아이들 앞에서는 토끼를 모르는 척한다. 토끼를 따돌리는 비둘기들과 친하게 지내고, 토끼가 폭력적인 상황에 놓여도 모르는 척한다. 토끼를 바라보는 곰의 마음도 편하지 않지만, 토끼에게 말을 걸면 아이들이 수군댈까 봐, 비둘기들이 곰도 괴롭힐까 봐 모르는 척한다. 심지어, “너는 그게 문제야. 왜 그렇게 쌀쌀맞아? 애들한테 조금 더 친근하게 대해 봐.”라며 따돌림의 원인을 토끼에게 돌린다. 그러던 어느날 곰과 토끼는 누군가에게 무차별 폭력을 당하는 길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길고양이를 향한 폭력에 분노하고, 길고양이를 보호해 주고자 한다. 길고양이에게 행해지는 폭력은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폭력과 너무나도 닮았다. 토끼의 무서움과 외로움을 마주하는 사건을 겪으면서 이제 곰은 방관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16세부터
『블레즈씨에게 일어난 일』
라파엘 프리에 저 이하나 역 그림책공작소 2020.10.17
"어쨌든 학원에는 가야 하니까."
"어쨌든 회사에는 가야 하니까."
오늘 혹시 이런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면 황당하고 불안하고 슬퍼지다 결국에는 행복해지는, 블레즈씨에게 일어난 일을 확인해 보자!
블레즈씨에게 일어난 일
평범한 회사원 블레즈씨는 오늘도 일찍 일어났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발이 곰처럼 변해 있는 게 아닌가! 어안이 벙벙했지만 어쨌든 회사에는 가야하니까 얼른 장화를 신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물론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다. 화요일도 수요일도 목요일도… 점점 곰으로 변해가는 블레즈씨는 과연 어떻게 될까?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어느 날 갑자기 곰이 된다니 말도 안 돼! 어떤 아이들은 블레즈씨의 변신 소동을 즐겁게 볼 수도 있을 테지만 사람들, 특히 대부분의 어른들은 절대 이런 일은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곰으로 변하기 전에 블레즈씨는 누구보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게다가 하루하루 지날수록 곰으로 변하면서도, “내일이면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삶의 자세 또한 평범한 우리 모습과 결코 다르지 않다. 급기야 온몸이 곰처럼 변한 아침에도 지각을 걱정하며 헐렁한 옷을 입고 서둘러 집을 나서는 블레즈씨라니. 맙소사! 이쯤이면 왠지 익숙한 모습 아닌가?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삶을 살아간다. 곰으로 변하는 블레즈씨도 당연히 처음에는 놀랐지만 다행히도 그는 일상 속에서 항상, 내면의 자아를 끊임없이 갈망해 왔다. 마치 깊은 숲 속처럼 꾸민 욕실 인테리어, 온통 풀빛이 감도는 벽지와 이불 게다가 욕조 다리, 주방과 사무실에 있는 꿀단지까지… 그렇다! 블레즈씨는 도시가 아닌 숲을 동경했고, 회사원이 아닌 풀밭을 뒹구는 자유로운 곰(존재)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 지금 모습에 행복한가? 바쁜 일상에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회적 눈치를 보느라 정녕 내 안에 존재하는 자아를 장화 속에 감추고 있는 건 아닐런지. 블레즈씨처럼 우리는 분명 색과 맛과 향기 또는 휴대하는 소품이나 사소한 습관을 통해 내재된 자아를 드러내고 있을 것이다. 아직 알아채지 못했다면 조금 더 세심하게 마주해 보자.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인 나를! 그래야 예측 불가능한 이 삶에 어떤 일이 닥쳐도 어떤 나를 만나더라도 의연하게, 나아가 기꺼이 감당할 수 있을 테니. 결국 모든 게 괜찮아진 블레즈씨처럼!
『이상한 나라의 그림사전』
인간과 동물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존은 가능할까요?
간결함 속에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담아내
인간의 이중성을 꼬집는 그림책!
우리 함께 잘 살아가는 건 어때요?
평범하고 일상적인 단어들과 인간과 동물의 입장이 뒤바뀐 그림들. 책을 펼치자마자 독자들은 적잖이 당황하거나 어쩌면 심기가 불편할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단어의 주체가 아닌 수동적 존재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죠. 그림책의 제목처럼 ‘이상한 나라’에서나 볼 법한 그림들이 도발하듯 인간들을 맞이합니다. 상식적인 단어의 뜻풀이와 달리 다소 불온해 보이는 그림은 기다렸다는 듯이 인간 중심의 사고를 날카롭게 꼬집으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정말 친구 맞아요?” “나를 보는 게 재미있나요?” “내가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하죠?” “우리, 가족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알아요?” “나에게도 감정과 오감이 있다구요!” 냉소적이거나 행복해 보이는 동물들의 표정에는 무수한 질문들이 담겨 있습니다. 물음에 미처 뭐라 대답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뭔가를 들켜 버린 것만 같으니까요.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며 굳이 뜻풀이가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일상의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진지하게 곱씹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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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http://childbook.org/new3/netc.html?html=netc_main1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