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나를 위한 밥상
의왕시중앙도서관 책마루 컬렉션
나를 위한 밥상
가을은 누가 뭐라해도 풍성한 수확의 계절입니다. 황금빛 들녘이 넘실거리고, 신선한 수확물로 가득찬 가을은 살찌는 계절이기도 하죠. 의왕시도서관에서는 가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음식 관련 도서를 선정했습니다. 요즘 트렌드가 되고 있는 혼밥은 물론이고 영혼까지 살찌울 수 있는 도서들을 소개합니다.
『통조림을 열지 마시오』
알렉스 쉬어러 저 정현정 역 미래인 2011.11.20
『통조림을 열지 마시오』는 라벨 없는 통조림의 수수께끼를 둘러싼 이상한 모험을 그리며, 통조림으로 상징되는 현대사회에 대해 엽기적으로 풍자한 소설이다. 우연히 구입한 라벨 없는 통조림에서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발견하고 그 수수께끼를 찾아나가는 퍼갈과 샬롯의 모험을 담았다. 영국에서 '아동·청소년 모험소설의 왕'으로 불리는 알렉스 쉬어러의 기발한 그로테스크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요리는 감이여』
51명의 충청도 할매들 저 창비교육 2019.08.19
할머니들이 전하는 한평생 손맛 이야기!
『요리는 감이여』는 한글학교에 다니는 충청도 할머니들이 손 글씨로 쓴 요리법을 엮은 책이다. 충청남도 교육청 평생 교육원에서 진행한 ‘세대 공감 인생 레시피’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책으로,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워 요리법을 쓰고, 여기에 중고등학생과 자원 봉사자가 재능 기부로 그림과 채록에 참여해 완성되었다. 질문할 거리를 만들어 여쭙고 녹음하는 과정을 거치며 할머니들이 쓰시는 충청도 사투리까지 꼼꼼히 받아 적은 덕분에 할머니들의 인생과 요리가 기록으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김치와 장아찌, 국·찌개와 반찬, 요리, 간식의 4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떡이나 된장처럼 지금은 흔해진 음식도 있고 병어볶음, 참외장아찌처럼 생소한 음식도 들어 있다. 먼 길 가는 아들에게 들려 보내는 이순례표 질겅이장아찌, 같이 모여서 나눠 먹는 조재용표 돼지배추김치찌개, 일 끝나고 남편과 소주 한잔하며 먹는 김입분표 돼지껍데기무침 등 51명의 충청도 할머니들의 삶과 시중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요리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당신을 기억하는 밥』
돼지 불고기, 달래 된장찌개, 미나리 전, 가지올리브유절임……
인생극장을 공연 중인 ‘심야식당’
일본 후쿠오카에서 두 시간 남짓 달려, 다시 택시를 타고 10여 분 들어가면 오카와치야마라는 자그마한 마을이 나온다. 임진왜란 이후 끌려온 조선 도공들이 터를 잡은 이곳은 기술을 전수받은 이 지역 장인들이 대를 이어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장인촌이다. 이색적이면서도 친근감이 가는 소박한 자기들 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오래 붙잡은 것이 있었으니 청색 기운이 도는 투명한 백자 밥공기였다. 저기에 따뜻한 쌀밥을 담아 명란을 얹어 먹고 싶은 마음에 냉큼 구입했다. 햇살을 받아 투명해진 도자기 속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밥. 그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은 따뜻해진다.
『생각보다 잘지내는 중입니다』
든든한 아들과 조금은 특별한 딸을 키우며 작은 것에 소소한 행복을 찾는 혼밥 혼술 아재의 힐링스토리
산티아고라는 이름으로 SNS와 팟캐스트 방송을 해온 저자가 작가로서의 전업을 선언하고 쓴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어려움 없이 자라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 탄탄대로를 걷던 중 당시 광풍처럼 불던 IT 웹개발 벤처회사를 설립, 실패를 맛보았다. 이후 마케팅 프리랜서로 활동했지만 이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 남편으로 살아오다 실패라는 큰 벽에 부딪쳤던 저자는 자신의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실패를 경험하고 여기에다 심근경색으로 5분 차이로 생명을 건진 뒤 ‘덤으로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면 더는 시험 안 치르고 살아갈 줄 알았는데, 인생은 오히려 삶의 한복판에서 진짜 문제를 내주더라고요. 학교에 다니면서 수학공식 잘 외우고 영어 문법 잘 익혀서 시험 성적이 잘 나오는 바람에 저는 저 자신이 대단히 잘난 인간인 줄 알고 착각하며 지냈습니다. 젊은 시절, 한 때는 높이 비상도 했지만, 끝도 없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자존감은 뭉개지고 하루하루 의미도 없고 활기도 없는 그런 날들을 십 년이 넘도록 보내기도 했고요.” 저자는 아내와 사이가 벌어져 숙려기간을 갖고 있고 아들과 장애를 가진 딸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자신의 일상을 특유의 감성어린 필치로 촘촘히 써 내려가고 있다. 아울러 에세이가 끝나는 말미에 당시의 심정을 표현한 시(詩)들을 곁들여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주고 있다.
『나홀로 미식 수업』
먹는 행위로 진짜 ‘나’를 알아가는 과정!
가라타니 고진을 잇는 사상가이자 문예평론가 후쿠다 가즈야가 책《가끔은 까칠하게 말할 것》에 이어 『나 홀로 미식수업』을 출간했다. 전작 《가끔은 까칠하게 말할 것》에서는 타인과의 의식적인 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식, 즉 먹는 행위’와 ‘미식’에 대해 말하며 먹는 행위를 통해 진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식 스타일’을 알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혼자 식사하기’ 라고 말한다.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과 즐거움을 나누면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을 식사의 이상형이라고 한다면, 그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반드시 혼자서 식사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는 여럿이 식사를 하다 보면 개인의 취향이 무시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혼자 식사하는 일을 무척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그런 두려움을 없애고, 혼자 당당하게 식사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우선 혼자 식사하기 좋은 식당을 알려주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법, 책과 함께 식사하는 법, 단골손님이 되는 법 등 책속에 세세한 정보를 담아냈다.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아마추어 요리사 줄리언 반스의 음식에 관한 지적이고 위트 있는 에세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시대의 지성, 줄리언 반스의 요리에 대한 에세이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어려서 요리를 배울 기회가 충분치 않았던 줄리언 반스가 문학 에이전트로서 수많은 영국 작가들의 문학적 파트너였으며 자신의 뮤즈이자 아내 팻 캐바나를 위해 뒤늦게 낯선 영역이었던 부엌에 들어서서 요리를 책으로 배우며 고군분투 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그의 목표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 친구들을 독살하지 않을 요리를 만드는 것, 즐겁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조금씩 쌓아가는 것. 그는 레시피대로 하면 맛있는 음식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완벽주의를 고수하지만, 이상하게도 요리는 늘 어딘가에서 실패한다. 백 권이 넘는 요리책을 사 모으며 요리 경험과 교훈을 쌓아나가고, 요리책에서 인생에도 적용 가능한 혜안을 얻었고, 마침내 두려운 장소였던 부엌은 점차 즐거운 긴장감이 기다리는 장소로 변해간다. 요리를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일의 의미를 되짚은 이 책에는 팻 캐바나가 살아 있는 동안 그와 함께했던 소중한 일상이 박제되어 있다. 손님으로 온 해군 제독이 줄리언 반스가 요리하는 동안 팻 캐바나에게 은밀히 추파를 던질 때 시기적절하게 냄비에서 폭발해버린 캐러멜 소스 이야기, 레시피 속 ‘커런트 한 스푼’이라는 표현을 두고 ‘찰랑찰랑하게’ 한 스푼인지, ‘수북이’ 한 스푼인지 아내와 벌이는 논쟁, 요리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를 외쳐도 단순히 배경음악의 하나로 여기는 아내의 태평함까지,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오래된 부부의 편안하고 안정적인 일상을 만나볼 수 있다.
『친구의 디저트』
사시사철 변화하는 계절의 맛을 닮은 디저트!
사계절 맛과 향을 담은 달콤한 식탁『친구의 디저트』. 《친구의 식탁》으로 맛있는 주말 상차림을 제안했던 ‘마지’가 이번에는 사계절에 어울리는 디저트 레시피 56가지를 소개한다. 디저트 하면 떠오르는 복잡한 조리 과정과 이름도 어려운 재료 대신 쉬운 설명과 구하기 쉬운 재료를 사용하여 카페 디저트 부럽지 않은 달콤함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매 장마다 디저트 요리에 필요한 베이직 레시피를 수록하여 책에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디저트도 스스로 응용할 수 있도록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벚꽃 구경을 가서 남자친구와 다툰 이야기, 정성껏 구운 새일 케이크에 소녀처럼 기뻐하는 엄마의 모습 등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깃거리들까지 듬뿍 담아 읽는 재미를 더했다.
『미식견문록』
요네하라 마리(통역사) 저 이현진 역 마음산책 2009.07.01
'요미우리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에세이스트, 러시아 주요인사의 방일 때마다 수행 통역한 일류 동시통역사, 하루에 7권씩 읽어치운 책들을 기록한 서평집 <대단한 책>의 저자, 스탈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올가의 반어법>을 쓴 소설가……. 게다가 어느 한 가지 정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 방대한 이력에 독특함을 더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어린 시절의 경험이다. 요네하라 마리는 1960년대, 공산당 간부였던 아버지를 따라 프라하로 이주해 외국인 친구가 대다수인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이異문화를 접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적 차이를 깊이 있게 통찰한 글을 써왔다. 그리고 이 책 <미식견문록>의 출간으로 저자는 ‘미식 에세이스트’라는 이력을 하나 더 보태게 되었다. 이 책은 음식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저자가, 자신의 경험은 물론 음식에 관한 동서고금의 얘깃거리와 속담, 문화사까지 아우른 37편의 음식론이다. 책 곳곳에 스며든 저자 특유의 농담에 쿡쿡 웃음을 터트리다가도, 이 대단한 독서가가 꼼꼼히 안내하는 지식에 마음이 든든해진다. ‘읽어치우기’에 탐닉하던 지식여행자가 이번에는 ‘먹어치우기’를 주제로 인문학적인 지식을 곁들여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저자가 전하고 싶어하는 것은 에피소드를 넘어, 음식 한 그릇에 담긴 삶의 서사와 시대의 풍경이다. 요네하라 마리는 사람의 정치 성향에 따라 미지의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간파하며, 보드카가 러시아 문화에 가져온 변화를 관찰한다. 음식이야말로 사람과 시대를 이해하는 가장 재미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이 매력적인 저자는 유쾌하게 증명해낸다.
『하루의 맛』
나가오 도모코 저 임윤정 역 앨리스 2017.08.23
일상에 새로운 리듬을 만드는 미식 이야기!
먹는 즐거움을 제대로 누릴 줄 아는 미식가이자 전 세계에서 맛의 바탕을 좇는 행동가 나가오 도모코가 들려주는 일상의 평범하고 단순한 음식이 주는 위력에 대한 이야기 『하루의 맛』. 맛있는 것이란 곧 특별한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특별한 것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매일의 음식에서,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재료에서 섬세하게 진짜 맛을 포착하는 것이 평범한 하루의 맛 속에 깃든 특별함이기 때문이다. 요리를 하더라도 본디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 원점을 모르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제철의 식재료부터 저마다 매력적인 쓰임새가 있는 요리 도구에 이르기까지 자기만의 맛과 취향을 어떻게 구축해 나갔는지 이 책에서 풀어놓는다. 한 끼 식사를 만들기 위한 수고와 시간, 제철의 재료를 대하는 태도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지혜란 곧 평범한 일상에서 비롯된다는 오래된 깨달음을 되새기게 한다.
출처 : 의왕시중앙도서관 책마루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