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문화 다양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주는 책 7
충남도서관 추천
문화 다양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주는 책 7
충남도서관에서 문화 다양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정립과 거부감 해소를 위해 문화 다양성 관련 추천도서를 선정했습니다. 여성과 소수자, 공동체, 이주민, 난민, 장애인, 젠더, 청소년, 가족 등을 주제로 하는 7권의 책과 함께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기회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1. 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스웨덴, 삶이 그래야 하는 모습
삶을 매만지고 다시 가꾸어나가는 스웨덴에 사는 한국인의 평범한 삶 이야기
이십이 년째 스웨덴에 살고 있다. 공부하고 일하다 보니 노련한 직장인이 되었고, 더 마음에 가깝게 살려고 애쓰다 보니 싱글맘이 되었다. 어디서 어떻게 살아도 어떤 일은 피할 수 없었다. 설사 그곳이 스웨덴이라 할지라도. 중요한 건 그다음. 다시 괜찮아질 수 있을까?
개인 간의 거리감이 멀다고 알려진 스웨덴 사람들이지만, 이 책에서 묘사되는 스웨덴 사람들은 좀 다르다. 시내의 도넛 가게 아저씨는 아이가 좋아하는 도넛이 다 떨어졌으면 즉석에서라도 다시 튀겨주고, 이웃은 선뜻 웃자란 내 정원을 가지치기 해주겠다고 가위를 잡는다.
한편 하지 행사를 즐기겠다고 비 맞아가면서 바비큐를 하기도 하고 이웃집 사과나무를 몰래 털어가는 것도 스웨덴 사람들이다.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끔찍한 데이트를 연속으로 하며 좌절하기도 하고, 잘 가꾼 정원을 지키겠다고 여름이면 두 시간씩 민달팽이를 잡으며 분투하는 이 사람들의 이야기는 친근하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조금만 관찰한다면 느낄 수 있다. 이 사람들의 여유, 성숙함과 배려는 타인을 신뢰할 수 있고 그 신뢰를 뒷받침해주는 사회가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그 어느 다큐멘터리를 보았을 때보다 당장 스웨덴 이민 신청서를 쓰고 싶어진다.
2. 네 이웃의 식탁 오늘의 젊은 작가 19
‘공동’이라는 이름이 유난히 강조되는 그곳, 실험공동주택에 모인 네 이웃의 이야기
문학성과 다양성, 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열아홉 번째 작품 『네 이웃의 식탁』. 장르의 구분을 무색케 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한 작가 구병모의 이번 소설은 세 자녀를 갖는 조건으로 입주가 허용되는 공동 주택에 모인 각기 다른 사정의 네 이웃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기반 시설이 갖춰지기 전인 경기도 외곽 지역, ‘꿈미래실험공동주택’에 네 부부가 이웃이 된다. 요진과 은오, 단희와 재강, 효내와 상낙, 교원과 여산 그리고 그들의 어린아이들. 각자 다른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이웃이라는 이름의 공동체로 묶인 이들은 더 나아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라는 투박한 범주화를 통해 공동 육아를 꿈꾼다.
비슷한 위치의 직장이기에 자가용을 함께 쓰고, 공동생활이기에 생활쓰레기 분리배출도 함께해야 한다. 그런 그들의 삶은 신축 빌라처럼 깔끔할까? 공동 식탁의 상판처럼 매끈할 수 있을까? 그렇게 최소한의 상식과 도리를 다하려는 네 이웃의 식탁 아래에서 공동체의 허위, 돌봄 노동의 허무가 폭로된다.
3.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쁘리모 레비의 삶과 죽음을 살펴보는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재일조선인 작가 서경식이 쁘리모 레비의 삶과 사상, 죽음의 의미를 반추하러 떠난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 폭력의 시대를 증언하고 경고하는 표상인 레비를 통해 경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현대 증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쁘리모 레비는 유대계 이탈리아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아우슈비츠에 수용되었다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우리 시대의 지옥을 경험했지만 항상 삶을 긍정하던 조용한 낙관주의자였던 레비는 돌연 1987년에 자살했다. 저자는 이러한 급작스러운 그의 죽음에 이끌려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 책은 쁘리모 레비의 삶을 '아우슈비츠 이전'과 '아우슈비츠 이후'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유대계 이탈리아인과 재일조선인, 태어나고 자란 사회에서 주변부에 위치한 그들의 민족, 추방과 박해, 이산의 경험 등 30여 년이라는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점을 가진 레비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풀어낸다.
4.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실격당한 인생이라 불리는 이들도 그 자체로 존엄하고 매력적인 존재다
1급 지체장애인인 변호사 김원영이 우리 사회에서 잘못된 삶, 실격당한 인생이라 낙인찍힌 이들의 삶을 변론하는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는 소수자들이 삶에서 만나는 연극적인 순간들, 즉 차별과 배제, 수치와 모욕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노련하게 맞받아치고 우아하게 대응하는 태도가 놓인 딜레마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저자는 거짓된 연극을 집어치우라고 하기보다는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과 인류학자 김현경의 논의를 빌려와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연극적인 상호작용이 인간의 존엄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홀로 고통을 감내하던 개인이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존엄한 인간으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부모, 형제자매, 친구, 연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신이 존엄한 인간임을 확인한 소수자들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변호사이자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관으로 일했던 저자는 법의 문지기로서 차별당하는 이들을 만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법과 제도가 보호와 치료, 복지라는 이름으로 인간 존엄의 가장 기본적 전제인 개개인의 고유한 서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한 사람이 자신의 신체와 정신을 온전히 지닌 채 써온 인생의 이야기를 오랜 시간 지켜봐 줄 수 있는 시선이 있다면, 그런 무대가 모두에게 주어진다면 실격당한 존재들도 아름답고 매력적일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5. 어른이 되면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보낸 시설 밖 400일의 일상
장애인과 비장애인, 우리 모두는 스스로의 노력만이 아닌 주변의 도움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과의 시설 밖 생존일기 『어른이 되면』. 유명 유튜버이며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한 장혜영이 18년간 시설에서 살았던 발달장애인 동생을 시설 밖으로 데리고 나와 함께 살면서 겪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400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중증 장애인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격리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배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편견의 울타리를 뛰어넘지 못한 채, 열세 살 되던 날부터 18년 동안을 시설에서 살게 된 저자의 한 살 어린 여동생 혜정.
어느 순간 동생이 자신의 삶을 한 번도 스스로 선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그때부터 동생이 시설에서 사는 것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시설에서 느끼고 경험한 부조리한 상황이 쌓여갈 즈음 동생을 시설에서 데리고 나오기로 결심했다. 동생과 함께 지내는 동안 저자는 동생에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어 관계를 맺게 하고 그 과정에서 실제로 동생의 친구가 된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처럼 책에는 발달장애로 차별을 당했던 동생 혜정씨의 어린 시절부터 그녀가 시설에서 나와 함께 살게 된 과정, 함께 살며 겪는 좌충우돌 동거 이야기, 사회로 나온 혜정 씨의 일상 적응기 등이 담겨있다. 더불어 이 사회에 여전히 만연해 있는 차별, 사회복지서비스의 문제점, 친절한 차별주의자 이야기, 돌봄이란 무엇인가 등에 관한 묵직하고 불편한 내용을 통해 지금 이 사회와 내가 알게 모르게 저지르고 있는 차별의 언어와 행동을 되돌아보게 한다.
6.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를 바라보는 한 여자 예술, 성 그리고 마음을 바라보는 시선
예술, 성, 그리고 마음을 바라보는 강렬하고도 매혹적인 시선
이 책은 뮤진트리가 일곱 권 째 작품으로 펴내는 작가 시리 허스트베트의 에세이다. 인문학자이고 소설가이며 예술비평가인 시리 허스트베트는 문학과 인문학뿐만 아니라 정신의학을 비롯한 과학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예술, 성 그리고 마음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이 책은 예술과 성, 마음에 관한 11편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저자는 특유의 명징함으로 화가의 그림에 표현된 여성을 바라보고, 예술작품의 가치에 대해 논하고, 이 시대의 포르노그래피를 생각하고, 문학에 표현된 젠더의 문제를 고찰한다.
각각이 매우 흥미로운 논점을 제시하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허스트베트는 시각예술과 예술가들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며, 특정한 예술작품들뿐만 아니라 예술, 문학, 그리고 세상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좌우하는 편견들을 비롯한 인간의 인식 자체를 탐구한다. 피카소, 데 쿠닝, 루이즈 부르주아, 안젤름 키퍼, 수전 손택, 로버트 매플소프, 카를 오베 크나우스고르와 같은 예술가와 작가들이 허스트베트의 강도 높은 검증을 거친다. 인문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심도 깊은 지식으로 어쩔 수 없이 불명확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가히 모범적일 만큼 분명하게 글로 표현하는 시리 허스트베트만의 지적 여행이 돋보이는 책이다.
7. 이상한 정상가족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가족’이란 이름으로 아동의 인권은 어떻게 짓밟혀왔는가
그동안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은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많이 제기되어왔지만 『이상한 정상가족』에서 저자는 가족 내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인 아이를 중심에 두고 우리의 가족, 가족주의가 불러오는 세상의 문제들을 바라보고자 한다. 가부장제를 근간으로 한 한국의 가족주의와 특정한 가족 형태만을 정상으로 여기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면서 이러한 가족을 둘러싼 문제로 아이들 또한 고통받고 있음을 차근하게 이야기한다.
어른을 때리면 폭행죄로 처벌받지만 가족 안에서 이루어진 체벌은 왜 괜찮다고 용인되는 것일까? 저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거나 포장되어온 다양한 유형의 폭력을 중심으로 가족의 문제를 들여다보면서 그 기저에 한국의 가족주의가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 제도의 사례를 통해 밝히면서 가족 안팎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나는 인간성과 도덕성, 질서,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