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다른 시간을 사는 나를 만났습니다
오늘의 청소년책 북토크
다른 시간을 사는 나를 만났습니다
오늘의 청소년책 북토크 '다른 시간을 사는 나를 만났습니다'를 소개합니다. 청소년 대상의 추천도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현재의 ‘나’가 과거의 ‘나’를 만나 ‘내면 아이’를 마주하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함께 보았다. 타입 슬립을 소재로 한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중점으로, 『노을 건너기』 등 비슷한 소재를 다룬 소설을 두루 살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에서 주인공 은유가 또 다른 세계에 사는 은유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우체통 때문이었다. 드라마 <시그널>과 영화 <동감>에서는 무전기가, 드라마 <나인>에서는 향초가,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서는 우물을 통해 이동이 이뤄진다. 앞으로 또 어떤 작품에서 어떤 장치가 쓰일까? 북토크를 하며 우리도 그런 도구를 갖고 싶다는 말을 나누었다. }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꽃님 저자 | 문학동네 | 2021년
두 사람의 진심이 하나의 진실을 향해 가는 동안 쌓아 올린 먹먹한 감동
“나에게. 아빠가 쓰라고 해서 쓰는 거야.” 첫 문장으로 시작한 편지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라는 마지막 문장에 닿기까지, 두 사람의 진심이 하나의 진실을 향해 가는 동안 쌓아올린 감동은 많은 독자들에게 울음을 울게 만들었다.
‘은유’라는 똑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이 시공간을 초월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펼쳐지는 이 코끝 찡한 이야기는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 중이며, 현재 일본, 대만, 태국, 러시아에 판권이 수출되었다. 멈출 수 없는 이야기, 눈치챘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엉 울고 만 결말, 소중한 시간을 놓치고 있는 당신에게 권하는 책, 내 곁의 존재를 어루만져 보게 한 책…… 등 ‘감동’과 ‘눈물’이 언급되는 평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 책은 청소년을 넘어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단숨에 몰입시키며 폭 넓은 지지와 공감을 끌어내었다. 또래 친구에게 추천하는 책, 자녀에게 추천하는 책, 부모에게 권하는 책, 최애작으로 독자들이 손꼽는 이유는 여타 수식을 제거하고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위로받았다’는 것. 평범한 우리 일상을, 우리 자신을 기적이라 여기게 되는 힘을, 먼 거리에 놓여 다가설 수 없을 것만 같은 서로를 좀 더 이해해 보려는 힘을 이 책 안에서 발견하게 되어서가 아닐까.
2016년, 아빠의 재혼을 앞두고 은유는 마음이 어수선하다. 한 번도 가진 적 없었던 엄마라는 존재가 생길 예정이지만, 자신을 낳아 준 엄마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 세상에 존재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만큼 비밀에 싸인 엄마. 게다가 아빠는 부재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새엄마가 될 ‘그 여자’의 존재는 껄끄럽다. 그런 은유에게 아빠는 1년 뒤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 보라고 제안한다. 은유의 그 편지는 엉뚱하게도 34년의 시간을 거슬러 1982년에 사는 또 다른 은유에게 도착한다. 신조어들이 잔뜩 쓰인 은유의 편지를 받고 간첩이라고 의심하는 과거의 은유와 누군가 장난으로 답장을 보내고 있다고 오해한 현재의 은유. 삐걱이며 시작된 둘의 관계는 ‘행운의 동전’을 시작으로 점차 오해가 풀리며 고민과 비밀을 터놓는 사이로 발전한다.
『노을 건너기』
천선란 저자 · 리툰 일러스트 | 창비 | 2023년
가장 외로웠던 나를 만나러 간다.
“한 번은 꼭 끌어안아 주어야 해.”
나의 뿌리이자 상처, 그것을 끝끝내 사랑하기 위하여
흔들리는 세계 속에서도 스러지지 않는 사랑과 연대를 그리며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천선란의 신작 소설 『노을 건너기』가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서른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스스로의 무의식으로 들어가 과거의 ‘나’를 만나는 우주 비행사 ‘공효’의 이야기다. ‘외롭고 힘들었던 시절의 나를 만나면 어떤 말을 해 줘야 할까’라는 고민에 대한 따스한 답이 읽는 이의 마음 곁에 다정히 머무른다. 또한 투명하게 빛나는 일러스트레이터 리툰의 그림은 노을이 펼쳐진 환상 세계로 독자를 이끌며 아름다움을 더한다. 자신의 과거를 안아 주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성장의 통증을 오롯이 감당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커다란 감동이 될 작품이다.
우주 비행사 공효는 자아 안정 훈련을 시작한다. 자신의 기억에 따라 구현된 가상의 공간에서 어린 ‘나’를 만나 목적지에 도달하는 훈련이다. 잠에 빠지듯 도착한 곳은 창밖으로 진눈깨비가 흩날리는데도 지상에서는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는, 다소 개연성 없어 보이는 공간. 그곳을 가득 채우는 붉은 노을이 공효의 기억을 깨운다.
친구의 차가운 한마디, 엄마의 무심한 눈길 같은 작은 일로도 쉽게 생채기가 나는 청소년기에는 상처를 준 타인보다 오히려 내가 싫어지는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그런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싫은 나’에게도 고개를 끄덕여 주는 마음일 테다. 물론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는 요술봉”(50면)이 현실에서 마법처럼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효와 어린 공효의 짧은 모험을 따라 『노을 건너기』의 책장을 넘길 때, 한 번은 상처 입은 ‘나’를 꼭 끌어안아 줄 기회가 다가올 것이다. 마음속 흉터를 지닌 모든 이들에게 애틋한 포옹을 건넬 작품이다.
『이별에 보내는 편지』
브리지드 케머러 저자 · 이은선 번역 | 창비 | 2022년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의 모든 이별을 뜨겁게 끌어안는 성장 로맨스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 브리지드 케머러의 장편소설 『이별에 보내는 편지』가 창비청소년문학 116권으로 출간되었다. 소설은 뺑소니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줄리엣과 아버지의 음주운전으로 동생을 잃고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디클랜이 익명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사람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그리움과 죄책감을 토로하고 서로의 아픔을 쓰다듬으면서, 다시 삶을 이끌어 나갈 따듯한 용기를 나누어 가지며 함께 성장한다. 한편 현실에서는 정체를 모르는 두 사람이 오해로 인해 학교에서 마주칠 때마다 앙숙처럼 으르렁대면서도 서로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는 장면들은 성장 로맨스만이 줄 수 있는 영어덜트 소설 특유의 재미와 설렘을 선사한다.
어머니와의 이별로 슬픔에 잠겨 있는 줄리엣. 어머니의 무덤가에 편지를 놓아두는 것만이 줄리엣이 이별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두운 과거와 이별하려 애쓰는 디클랜은 우연히 줄리엣의 편지를 읽고 답장을 보내게 된다. 두 사람은 익명의 편지를 이어가며 상실의 아픔을 나누고 함께 성장해나간다. 하지만 현실에서 두 사람은 앙숙으로 학교에서 마주칠 때마다 오해만 쌓여간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편지와 엮이면서 줄리엣과 디클랜은 이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진실을 발견하기에 이르는데…….
줄리엣과 디클랜이 이러한 고통과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망각이나 회피가 아니라 이해에서 시작한다. 『이별에 보내는 편지』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한 사람, 나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한 사람에서부터 삶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너도 나를 이해하는 것 같고.”라는 줄리엣의 말로 인해 디클랜은 위로를 받는 것을 넘어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줄리엣 또한 이러한 이해로부터 자신을 이해하고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오백 년째 열다섯』
김혜정 저자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돌이켜 보면 같은 삶은 없었다.
새로운 인연을 만나면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우리 신화와 옛이야기에서 탄생한 매력적인 K 판타지
나쁜 어른들로부터 어린이를 지키는 히어로물 『헌터걸』 로 어린이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김혜정 작가가 우리 신화와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빚어낸 판타지 장편소설 『오백 년째 열다섯』으로 돌아왔다. 환웅이 내려와 신시를 세웠을 때 인간이 되고 싶었던 곰과 범과 달리 인간이 되길 거절했던 여우가 단군을 도와 달라는 웅녀의 부탁으로 최초 구슬을 받고 야호족을 이루었다는 기발한 상상에 ‘여우 누이’, ‘은혜 갚은 까치', '호랑이 형님' 등 우리 옛이야기를 더해 오백 년 동안 열다섯 살로 살아온 여자아이의 비밀스러운 운명을 담았다.
이 책의 주인공 가을은 오백 년 전 열다섯 살에 최초의 야호 령에게 구슬을 받아 종야호가 된다. 야호가 되면 육체의 시간이 멈추기 때문에 구슬을 있는 한 영원한 삶을 살게 된다. 영원을 산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가을은 오백 년을 살면서 계속되는 삶에 대한 회의, 매번 정체를 밝힐 수 없어서 마음을 나눈 사람들을 떠나야 했던 슬픔, 인간에게도 야호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벽을 만든 채 외롭게 살아간다.
하지만 사람이든 야호든 마음이 있는 존재이기에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부정할 수가 없다. 가을은 열다섯 서희였던 시절에 덫에 걸린 하얀 여우를 구했고, 하얀 여우로 변신했던 령은 서희를 살리기 위해 소중한 구슬을 기꺼이 나눠 주었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맞닿아 이어진 인연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운명을 만들어 낸다. 인간과 호랑 사이에서 태어나 야호가 된 아이가 바로 가을이다. 완전한 인간도 완전한 야호도 아니라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정했던 가을은 여러 삶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을 통해 울고 웃으며 서서히 자신의 운명과 역할을 깨달아 간다. 마침내 최초 구슬을 둘러싼 야호족과 호랑족의 전쟁 한가운데 서게 된 가을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하며 눈부신 성장을 한다. 독자들도 자신의 벽을 깨고 날아오르는 가을의 성장을 통해 어쩌면 평생 마주해야 할 성장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판타스틱 걸』
김혜정 저자 | 비룡소 | 2011년
조금 쉽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청춘들에게 당돌 소녀 오예슬이
달려와 날리는 한 방 펀치! “당신 왜 그렇게 살아요?”
『하이킹 걸즈』로 제1회 블루픽션상(2008)을 수상한 김혜정의 신작 소설 『판타스틱 걸』이 비룡소 청소년 문학 시리즈 ‘블루픽션’의 50번째 타이틀로 출간되었다. 이미 『하이킹 걸즈』, 『닌자 걸스』로 상큼하고 발랄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던지며 10대들의 대변자가 되어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김혜정 작가는 이번 신작 『판타스틱 걸』에서 다시 한 번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가슴 통통 튀는 감성을 선보인다. 이번 이야기는 모델을 꿈꾸는 ‘자칭 최고 퀸카 소녀’ 17세 주인공 오예슬이 어느 날 10년 뒤로 날아가 미래의 나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성장 판타지 소설이다. 장밋빛 미래만을 꿈꾸던 오예슬은 10년 뒤 27살이 된 ‘오예슬’이 자기가 꿈꾸던 미래가 아닌 아주 초라한 모습이자, 그에 실망한다. 그러고는 미래의 나에게 “당신 왜 그렇게 살아요?”라며 당돌한 질문을 던진다. 꿈을 향해 매진했던 자신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자신의 미래 모습을 바꾸기 위한 고군분투 대작전에 들어간다. 17살 오예슬과 27살 오예슬의 이야기가 각 장마다 번갈아 진행되는 이야기 속엔, 그 나이만큼의 삶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실제로 20대인 작가는 ‘걸’ 시리즈 3부작 중 세 번째 책인 이번 소설을 쓸 때 십 년 전 고등학교 시절 일기를 보며, 자신의 10대를 떠올렸다고 한다. “힘들 때, 난 미래의 내가 되어 나에게 편지를 쓴다. 지나 보니 괜찮다며…….”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 속엔 늘 ‘나는 누굴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함께 한다. 시행착오를 겪든, 멋지게 성공하든 늘 자신을 토닥토닥해 줄 수 있는 10대 친구들의 좋은 파트너가 되고 싶은 작가의 바람이 담겨 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미래가 아니라면’이라는 질문 속에 조금 쉽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10대들에게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끔 한다.
『열네 살』
다니구치 지로 저자 · 양억관 번역 | 샘터(샘터사) | 2004년
꽃이 지기 전, 나는 봄으로 돌아갔다
'열네 살'은 구성이 아주 탄탄한 한 편의 소설같은 만화다. 40대 후반 중년의 한 남자가 어느날 자신의 '14세' 시절로 돌아간다. 그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 예전 14세 때 아버지는 가족들 몰래 집을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 다시 14세의 소년이 된 주인공은 이미 그 일을 알고 집을 나가는 아버지를 붙잡으려 애쓴다. 그러나 과거를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새로운 시간 속에서 주인공은 본래의 시간의 흐름을 바꾸지 못한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시절의 애틋한 추억들을 다시 만나고, 또 그 시절엔 깨닫지 못한 우리 삶에 대한 여러 비밀들을 새롭게 깨닫는다. 만화도 이토록 긴 여운을 줄 수 있는 것이다.(_소설가 이순원)
48세의 회사원으로 두 딸과 아내를 둔 나카하라 씨. 어느 날 출장을 갔다 오던 길, 어머니의 묘지에서 이상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48세의 의식은 그대로인 채 그의 몸이 열네 살의 중학생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아버지도 돌아가신 할머니와 어머니도 살아있다. 예전 행복했던 과거가 눈앞에 다시 펼쳐진 것이다.
다니구치 지로는 국내에서는 매우 낯선 만화가이다.『K 케이』라는 산악 만화가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지만 그의 본격적인 작품을 만날 기회는 없었다. 주류 만화의 기법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자질구레한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보다는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품을 그려온 작가에게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서 '베스트 시나리오상'을 안겨준 바로 그 작품이다. 리얼리즘을 추구하고, 문학적인 색채가 농후한, 그리고 아시아적인 향토성을 드러내는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을 만나보자.
출처 : 학교도서관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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