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책 속의 나무
오창도서관
책 속의 나무
오창도서관의 2023년 4월 추천도서 '책 속의 나무'를 소개합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어디서나 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나무들은 우리의 삶에서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와 모습으로 공생하며 살아오고 있다. 이런 소중한 나무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계기를 가지고자 책 속에 있는 '나무'를 주제로 한 도서를 선정하고 소개한다.>
나무와 관련된 일반 도서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나무의 노래』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저자, 노승영 번역 | 에이도스 | 2018년
“과학적 시각에서 자연을 서술한 최근 서적 중에서 이처럼 유려하고 설득력 있고 풍요로운 책은 찾기 힘들다.”
『숲에서 우주를 보다』의 작가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의 두 번째 책. ‘우리 시대 최상급 자연문학 작가’로 평가받는 지은이가 아마존 열대우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지역, 스코틀랜드, 동아시아 일본 등 전 세계의 열두 종의 나무를 관찰하고 기록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인간과 자연, 사회, 역사 그리고 철학적 통찰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서술한다. 생명의 기원과 역사에서 인간과 자연은 서로 거대한 연결망을 형성하고 있다는 지은이의 통찰은 우리 시대의 개인주의와 윤리적 허무주의, 인간 대 자연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새로운 윤리를 모색하기에 이른다. 차분하고 치밀한 과학적 탐구 못지않게 시적이고 우아한 문장 그리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눈부신 통찰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에콰도르 야수니 생태보호구역의 케이폭나무에서부터 바닷가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자라는 사발야자나무, 스코틀랜드의 개암나무, 덴버 강변의 미루나무, 맨해튼 도심의 콩배나무, 이스라엘의 올리브나무, 일본의 섬잣나무 등 전 세계 열두 종의 나무를 수 년에 걸쳐 관찰하고 기록한 이 책은 차분하고 예리한 생물학자의 시선과 시적 감수성으로 충만하다. ‘가설을 검증하는 과학자라기보다는 선승처럼 열린 마음으로 자연을 바라보는’(뉴욕 타임스) 지은이가 케이폭나무의 숲지붕에 비계를 타고 올라가 살펴보고, 죽은 나무에 돋보기를 갖다 대고, 맨해튼 가로수인 콩배나무에 전자장비를 부착해 나무의 소리를 들으면서 발견한 것은 바로 거대한 생명의 그물망이다. 나무는 혼자 외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균과 균류, 동식물과 미생물, 그리고 인간이 서로 대화하며 소통하는 이 생명의 연결망을 형성한다. 이런 생명의 그물망은 수십만 년 전 생명이 탄생한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열대우림과 한대림 그리고 사막지역과 온대림을 넘나들며 전 지구적 공동체를 이룬다. 이 생명 그물망에 당연히 인간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선사시대 화덕의 개암나무 숯에는 인류의 생존과 나무가 긴밀하게 얽혀 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남아 있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의 올리브나무는 로마시대 이후로 숱은 정치적 갈등과 분쟁을 겪으면서 인간과 함께한 역사가 있으며, 일본의 섬잣나무 분재에는 자연과 함께하려는 예술적 욕망과 문화가 담겨 있다. 지은이는 단순히 나무의 생태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철학을 발견한다.
『세상을 바꾼 경이로운 나무들』
크리스티나 해리슨, 토니 커크햄 저자, 김경미 번역, 이상태 감수 | 사람의무늬 | 2020년
영국 큐 왕립식물원의 아름다운 삽화로 만나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전 세계의 나무 이야기
나무는 자연이 가진 소중한 자산이자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존재였다. 이는 비단 나무가 가진 아름다움과 특성 때문은 아니다. 예로부터 나무는 인류의 생존에 있어 여러 면에서 중심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모든 나무는 저마다의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여기 큐 왕립식물원의 두 전문가가 선정한,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와 연관성을 지닌 60종 이상의 나무는 각각 세계의 주요 서식지 대부분을 대표하는 것들이다. 확실한 과학적 기반을 토대로 생생한 문화와 역사적 서사가 결합된 묘사를 통해, 저자는 세계 각지의 나무들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중 일부는 우리에게도 익숙하지만, 일부는 서식지를 제외하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건축과 창작을 위해 목재를 사용하며, 어떤 나무의 열매와 씨앗이 맛있는지, 어떤 나무가 독이 되고, 약이 되는지 알게 되었다. 더불어 어떤 종이 인류의 삶에 색채와 영성을 더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목재로 쓰는 좋은 마호가니, 초콜릿과 석류가 가진 풍미라든지, 약효를 지닌 멜라루카에서 치명적인 만치닐나무, 향기로운 유향나무부터 높은 가치를 지닌 용혈수까지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많은 나무들은 여러 시대를 거치며 숭배의 대상이 되어왔고, 수세기에 걸쳐 예술가와 식물학자들에게 똑같이 영감을 주었다. 큐 왕립식물원이 보유한 독보적인 컬렉션에서 선정된 다양하고 아름다운 나무 이미지들이 삽화 역할을 해준 덕분에 이 매혹적인 책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지난 시리즈 『세상을 바꾼 경이로운 식물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특히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친 전 세계 나무들에 대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무의 경이로움과 중요성을 깨닫고 전 세계에 얼마나 다양한 나무가 있는지 헤아려 보기를 바란다. 이 책을 보면 나무가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는 것과 우리가 왜 나무를 돌보아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나무는 우리의 삶과 문화, 우리의 과거와 미래에 모두 깊숙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무처럼 생각하기』
자크 타상 저자, 구영옥 번역 | 더숲 | 2019년
“우리의 몸과 마음에는 나무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나무로부터 벗어나면서 인간은 무엇을 잃었을까?
‘시인이자 철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 식물학자의 나무에 관한 사려 깊은 탐구 기록 《나무처럼 생각하기》가 출간되었다. 깊이 있는 통찰로 2018년 프랑스에서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가 된 책으로, 나무를 알아가며 우리 삶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이끄는 철학적인 과학책이다.
작가는 책에서 인간의 몸과 마음에는 나무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예로부터 인간은 나무와 함께 살아왔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이 나무를 벗어나면서부터 많은 괴로움을 겪게 되었고, 다시 나무를 곁에 두기 위해 나무를 제대로 알아가야 한다고 전한다. 즉 나무를 다시 가까이하기 위해서 나무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장 곳곳에서 드러나는 나무에 대한 깊은 애정을 통해 우리는 나무의 진면목을 만나게 된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이렇게 말했다. “숲의 나무여, 너는 내 영혼을 아는구나.” 그렇다면 우리는 나무에 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이 책에 따르면 나무는 우리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법을 가르쳤다. 하지만 나뭇가지를 올라타고 열매를 구하며 나무 주변에서 살아가던 인류는 나무를 떠난 이후, 나무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가진 채 우리의 몸과 마음에 남아 있는 나무의 흔적과 나무의 소중함을 잃고 말았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나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다시 나무와 마주하는 법을 알려준다. 인간은 다시 자연이라는 샘에서 물을 긷기를 열망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무의 행성인 지구에서 나무와 함께했던 기억을 잃은 채 살아가는 거대한 영장류에게 자상하게 조언한다. 나무처럼 생각할 때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올바로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와 자연의 관계에 대해 다시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말이다. 나무를 다각도로 바라보고픈 독자에게 색다른 재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길고 긴 나무의 삶』
피오나 스태퍼드 저자, 강경이 번역 | 클 | 2019년
문학, 신화, 예술을 통해 알아보는 나무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피오나 스태퍼드가 시대와 지역, 장르를 넘나들며 문헌에서 발굴해낸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일상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열일곱 가지 나무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길고 긴 나무의 삶』. 길고 긴 세월 인류와 함께해온 나무는 오랜 역사가 녹아 있는 문학, 신화, 예술 속에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신곡》의 ‘지옥’편에는 단테가 어둡고, 무성한 나무 가운데서 가지 하나를 부러뜨리자 검붉은 피를 급류처럼 쏟아내는 장면이 있다. 주목은 놀랍도록 피와 닮은 짙은 붉은색 수액을 흘리는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죽음에 비유되는 경우가 많았다. 구약성경에서는 인류의 문화사에서 올리브가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장면이 등장한다. 대홍수의 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올리브 가지를 물고 온 흰 비둘기가 노아의 방주에 앉는다. 이는 평화로운 미래의 첫 징표였고, 올리브 가지 문양과 비둘기는 희망과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나무 한 그루에서 비롯된 위대한 발견도 있다. 1665년 아이작 뉴턴은 전염병 때문에 케임브리지를 떠나 링컨셔의 가족 농장으로 돌아와야 했는데, 그런 그에게 무겁게 열매를 달고 서 있는 사과나무가 완전히 새롭게 보였다. 사과나무 아래에서 보내는 평화로운 시간이 계시와 혁명의 순간이이 된 것이다. 이처럼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다채롭고도 풍성한 이야기는 호기심 넘치는 독자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에서는 피오나 스태퍼드의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이야기의 향연 속에서도 각각을 이어주는 섬세하고 적확한 문장들은 하나의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하는 이 책은, 아름다운 숲길을 함께 여행할 친구로도 좋고, 쉼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건넬 따뜻한 선물로도 좋다. 머리맡에 두었다가 잠들기 전 아이들과 같이 한 장씩 아껴 읽어도 좋겠다.
『노르웨이의 나무』
라르스 뮈팅 저자, 노승영 번역 | 열린책들 | 2017년
유럽을 열광시킨, 노르웨이의 나무
최근 북유럽 출판에서 가장 놀라운 현상은 스티그 라르손 유의 스릴러 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2011년 노르웨이에서 출간된, 장작을 쪼개고 쌓고 때는 일에 관한 책이다. 『노르웨이의 나무Hel Ved』는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30만 부가 넘게 팔렸고,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라르스 뮈팅(49)은 자신의 첫 논픽션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목차를 살펴보면, 책은 어쨌든 일종의 실용 매뉴얼로 보인다. 그러나 실용적 목적의 책이 얼마나 우아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놀라운 사례이기도 하다. 이 책을 펼칠 독자들 중에 장작을 패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지 모르지만. 책을 덮을 쯤이면 누구라도 도끼를 든 자기 모습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북유럽인들의 나무 사랑은 알아줘야 한다. 특히 땔나무에 대한 애착은 놀라울 따름이다. 『노르웨이의 나무』는 이 열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분명히 보여 준다. 관련해서 재미 있는 일화가 있다. 책의 파급 효과의 하나로, 2013년 연초에 노르웨이 공영 방송 NRK가 편성한 특집 방송 하나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금요일 밤 황금 시간대에 벽난로에서 장작이 타는 모습을 12시간 연속 방영한 것이다. 20%라는 적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방송이 나가는 동안 들어온 컴플레인들이었다. 불만은 딱 두 종류였다. 한 부류는 불 속의 장작 껍질이 위쪽을 향했다고 불평했고, 다른 한쪽은 껍질이 아래쪽을 향했다고 불평했다.
이 책은 북유럽에서 전승되고, 체득하고, 새롭게 밝혀 낸 땔나무에 대한 모든 지식을 종합한다. 그러나 그뿐이라면 책은 단지 매뉴얼에 그쳤을 것이다. 뮈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시와 문학, 철학을 동원해 이 독특한 문화가 북유럽적 삶의 한 방식임을 보여 준다. 장작불이 우리의 몸을 강렬하게 데우듯, 『노르웨이의 나무』는 숲과 나무와 도끼와 장작더미와 난로가 함께하는 삶에 대한 우리의 열망을 깨운다.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저자, 김경온 번역, 최수연 그림 | 두레 | 2018년
폐허의 땅에 끊임없이 나무를 심은 한 노인이 만들어낸 기적!
전 세계 25개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이 단편소설은 장 지오노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장 지오노는 오트-프로방스를 여행하다가 한 특별한 사람을 만났다. 혼자 사는 양치기였는데, 끊임없이 나무를 심어 황폐한 땅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작가는 여기에서 큰 감명을 받아 이 작품의 초고를 썼으며, 그 후 약 20년에 걸쳐 글을 다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거룩한 뜻을 품고 그것을 실천하면 누구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을 심어준다. 누구나 ‘평범한 삶’을 ‘비범한 삶’으로 바꾸어놓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또한 우리가 존경해야 할 진짜 영웅이 누구인지를 새삼 깨우쳐준다. 참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 세계를 아름답게 바꾸어놓는 사람은 권력이나 부나 명성을 누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남을 위해 소리 없이 일하는 사람, 침묵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말없이, 서두르지 않고, 속도를 숭배하지 않고, 자기를 희생하며 굽힘 없이 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우쳐준다.
한편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세계적인 화가 프레데릭 백이 그림을 그리고, 캐나다 국영방송이 제작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은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상뿐만 아니라, 안시, 로스앤젤스, 루아양, 히로시마, 바야돌리드, 오타와 영화제 등 수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그의 소설이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물질을 숭배하는 현대문명의 위기에서 지오노의 자연주의 사상이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환경오염과 지구의 파괴, 인간정신의 황폐화와 인간의 물질화 등으로 인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근대문명을 유지해왔던 낡은 세계관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가리켜 오늘의 문명의 위기 속에서, 썩어가는 물질문명의 타락 속에서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켜주고 새롭게 눈뜨게 해주는 한 편의 묵상자료라고 평가한다.
『슈베르트와 나무』
고규홍 저자 | 휴머니스트 | 2016년
지금까지 나무는 장애물이었던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와
나무 앞에만 서면 가슴 설레는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
함께 나무를 느끼고 나무의 참모습을 찾는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된다
피아니스트 김예지. 그녀는 숙명여대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피바디 음대 석사학위, 위스콘신대 음대 박사학위를 받았다. 육영음악콩쿠르 전체대상,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상(명예 대통령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며, 독주회·연주회·하우스콘서트 및 오케스트라 협연 등 왕성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뛰어난 연주자다. 그런데 김예지가 다른 피아니스트와 사뭇 다른 점이 있다. 두 살 때 당한 사고로 시력을 잃어버린 시각장애인이라는 점이다. 악보를 봐야 하는 피아니스트로서 심각한 장애다. 하지만 그녀는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대학교에 입학하는 등 당당히 자신의 연주 실력을 증명하며 피아니스트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와 함께 나무를 바라보는 대담한 도전을 한 사람이 있다. 이십 년 가까운 세월 동안 나무를 찾아다니며 우리에게 나무 이야기, 나무와 함께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다. 그가 이 프로젝트를 마음먹은 건 오래전이다. 나무를 찾아다니면서도 나무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십수 년 전,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다녀온 맹학교 선생님의 사연을 듣게 된다.(본문 4~7쪽)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해 뜰 무렵 석굴암 풍경을 세심하게 묘사한 선생님, 그리고 선생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침내 부처님의 미소가 ‘보인다’고 대답한 시각장애인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고규홍은 이 사연을 들은 후 나무를 관찰하고 체험하는 자세와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고 언젠가는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대상을 느끼는 사람과 함께 나무를 바라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 인문학자의 나무 체험 프로젝트는 이렇게 오래전부터 준비되었다.
나무를 보지 않고도 나무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까? 그동안 나무 이야기, 그리고 나무와 더불어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와 함께 나무 바라보기를 시도한다. 지금까지 나무는 ‘장애물’이었다고 말하는 김예지와 나무 앞에만 서면 가슴 설레는 고규홍. 그 둘이 함께 나무를 느끼고 나무의 참모습을 찾는 과정이 진솔하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펼쳐진다. 사계절 동안 도시와 시골, 수목원을 오가며 이어진 두 사람의 나무 답사는 우리에게 나무가 어떤 존재인지, 나무를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돌아보게 해줄 것이다.
출처 : 청주시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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