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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를 위한 글로벌 가이드]스마트 도서관(Smart Library)
사서를 위한 글로벌 가이드
도서관의 똑똑한 변화 스마트 도서관(Smart Library)
최근 세계 유수의 도서관과 관련 업계에서 '스마트 도서관(Smart Library)'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스마트 도서관을 새로운 혁신 기술을 접목한 도서관으로 해석하지만 아직까지 스마트 도서관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내려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스마트 도서관이란 대체 어떤 곳일까. 본 편에서는 도서관의 기술적 측면과 공간의 유용성에 초점을 맞춰 스마트 도서관을 소개한다.
스마트 도서관을 향한 발걸음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사회 각 부문에서 첨단 기술의 접목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다양한 신기술은 인간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이러한 흐름은 도서관 서비스와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공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식정보 기관이라는 도서관 본연의 기능과 역할 외에 새로운 정보 제공 방법과 서비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국내 도서관의 경우 디지털 시대를 반영한 공간 구성 은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공공도서관에 디지털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은 마련돼 있지만, 디지털 기기 보급이 크게 확대된 현재 별도의 공간보다는 도서관 내 어디서든 디지털 자원이나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여러 도서관이 좌석마다 디지털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를 마련하거나 무료 와이파이, 전자 기기 충전기 대여 등을 필수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바깥에서도 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 전자책 등의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웹 또는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도서관 역시 스마트 도서관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거나, 스마트 도서관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스마트 도서관이 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덴마크의 오르후스 도서관(AARHUS BIBLIOTEKERNE)에서는 스마트 도서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도서관 이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서관 내에서 어떻게 이용자 경험, 인테리어, 개장 시간, 시설, 프로그램, 서비스 등을 최적화할 것인지를 연구한다. DTU 스마트 도서관 역시 도서관을 더욱 창의적 · 혁신적인 열린 공간으로 변화시켰고 이에 따라 학생, 교수, 연구자, 기업들은 도서관을 통해 각종 스마트 기술을 테스트, 개발, 제안할 수 있게 되었다.
도서관의 '스마트'한 변화
일반적으로 '스마트하다'는 용어는 기술적인 측면으로 해석된다.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한 작업 효율성 향상이 이에 해당한다. 스마트한 도서관이 사서의 업무나 이용자의 정보 추구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이용 효율성과 편리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찾고, 접근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런 요구에 발맞춰 도서관 역시 스마트 기기를 도입하고 도서관의 내외부 공간에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디지털 기기를 통한 도서관 마케팅은 물론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도서관의 디지털 사이니지 활용 모습(출처 : https://www.libraryjournal.com/?datailStory=signs-of-the-time-product-spotlight)
그중 공간의 혁신적 변화를 선도하는 사물인터넷(IoT) 은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다. 날로 진화하는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도서관은 디지털 사이 니지(Digital Signage;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스크린이나 프로젝터에 영상과 정보를 표시하고 네트워크로 원격 관리하는 융합 플랫폼), 비콘(Beacon Technology; 근거리 통신기술),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도서관 환경에서 비콘의 사용은 주목할 만하며, 디지털 사이니지 또한 미래의 스마트 도서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서관은 디지털 사이 니지와 비콘 서비스에 광고를 게재해 예산을 확보할 수도 있으며, 도서관을 이용하는 젊은 세대와 의사소통하는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반화된 도서관 이용자에게 이러한 기술은 새로운 방식으로 도서관의 자원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통로인 셈이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역시 도서관 이용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도서관에서 사물인터넷과 모바일 앱을 사용할 때 긍정적인 점은 다음과 같다.
스마트 도서관 서비스 풀버전(출처: https://www.xisenda.com/solution/Smart-Library-Solution.html)
1. 이용자 방문 유도(Target) : 도서관은 SMS(Short Message Service) 또는 비콘 시스템을 통해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회원과 비회원에게 연락하거나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이용자가 도서관에 들어오면 딪디털 사이니지를 설치한 접수처 스크린을 통해 환영 메시지를 보여줄 수 있다.
2. 안내(Navigation): 디지털 사이니지는 이용자가 도서관을 찾으면 각각의 이용자에게 어디로 이동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비콘은 도서관에 입장한 사람이 회원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역할을 하며, 원하는 도서를 찾을 수 있게 돕거나 이용자의 선호도가 축적된 빅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도서 추천 및 안내 기능까지 지원해줄 수 있다.
3. 자체 가이드 투어(A self-guided virtual tour): 비콘은 도서관의 어느 곳에나 비치될 수 있으며, 이용자가 도서관의 다양한 공간을 혼자 투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콘이 설치된 위치에 이용자가 도착하면 휴대폰 등 스마트 기기를 통해 비디오, 도서관 이용 설명서 등 해당 영역에 입력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도서관과 일본의 사배도서관은 이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가 스스로 책을 찾고 도서관을 탐색하는 데 성공했다.
4. 비대면 결제(Contactless fine payment): 비콘은 도서관 이용자가 도서 대출 연체료를 납부해야 할 때 도서관 카운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기다리지 않고도 얼마를 지불애햐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5. 유효성(Availability): 비콘은 이용자가 도서관에 들어오면 휴대폰을 통해 도서관 내부의 PC, 스캐너, 도서 등의 활용 가능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학교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이 빈자리를 찾거나 학습 자료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해당 기술을 활용해 제공하고 있다.
6. 도서 세부 정보 제공(More details of the book): 이용자는 도서관 내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책의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비콘은 선반에 있는 특정 책에 대한 정보를 화면으로 보여준다. 도서관의 통합 라이브러리 시스템(ILS)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도서관 이용자가 책 제목을 누르면, 화면에 책의 전반적인 개요, 책의 리뷰 그리고 위치와 이용 가능 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똑똑한 도서관이란 무엇인가? ‘스마트 라이브러리’ 기술을 접목한 도서관은 직원이 없어도 도서관 이용자에게 얼마든지 개방할 수 있고, 다양한 기술은 자동문, 조명, 셀프서비스 키오스크, 공용 컴퓨터 등 도서관 건물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사서는 이용자를 위해 보다 전문적인 맞춤형 서비스, 프로그램 기획 등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 도서관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셀프서비스 키오스크(self-service kiosks)를 이용하여 도서관 자료를 대여, 반납, 갱신, 요금 지불 등을 수행할 수 있다.
● 자료를 예약 또는 예약된 자료를 셀프서비스 키오스크를 이용하여 대여할 수 있다.
● 공용 PC 및 무료 라이브러리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 공용 PC에서 인쇄, 복사 및 스캔을 할 수 있다.
● 공용 PC에서 공용 라이브러리 카탈로그에 액세스 및 검색을 할 수 있다.
● 열린 도서관 공간에서 무상으로 그룹 활동을 할 수 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공간으로써의 스마트 도서관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도서관 공간의 변화를 통한 스마트 전략도 논의되고 있다. 최근 도서관은 편안한 소파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공간, 커피 향이 나는 도서관, 자유분방하고 사람들의 말소리가 나는 도서관 등 이전관느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단순히 자료를 제공하고 보관하는 공간이 아닌, 도서관을 가용 자원으로 보는 것이다. 이용자는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것은 물론 전시, 놀이, 여가 등을 즐기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거나, 각종 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도서관은 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마트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문화 공간의 기능을 한다. 다양한 탐구와 놀이를 장려하는 능동적인 학습을 제공하여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연계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 유연성(Flexibility): 기능적 측면에서 도서관의 유연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도서관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하며, 실제 용도에 적합하게 설계 되어야 한다. 도서관 설계 시 '이 공간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는가? 어떻게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전제가 필수이다.
미국의 도서관 관계자, 대학의 출판사 편집인, 교수 등이 모인 '삼각 연구단지 도서관 네트워크(Triangle Research Libraries Network, TRLN)'에 참여하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헌트 도서관(Hunt Library of the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은 연구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 중 하나를 디지털 도구와 미디어로 작업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 구축으로 꼽는다. 여기에는 통계, 매핑, 시각화 도구 등 다양한 작업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디지털 랩을 구현하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행사의 성격에 따라 가구를 재조립하거나 공간을 재배치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러한 유연한 가구 사용과 별도로 색채를 통해 높은 수준의 편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독일 콘스탄츠 대학에서 개발한 허들램프 (출처: https://elephantinthelab.org/smart-libraries/)
◎ 협력적 활동 및 프레젠테이션(Collaborative Working & Presentation): 도서관의 협력적 학습(Collaborative Learning)이나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도서관을 어떻게 설계해야 이용자의 대면적 상호작용(Face-to-Face Interactions)을 촉진할 수 있는지도 화두다. 혁신적인 신기술을 바탕으로 도서관이 능동적 학습 공간(Active Learning Spaces)이 되는 것, 미디어 프로덕션(Media Productions)이자 가상 회의 공간(Virtual Meeting Spaces)이 되기 위해 공간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지능형 가구(Intelligent Furniture)는 공동 작업 과정을 용이하게 하며, 도서관 소장품이나 디지털 문화 유물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혁신적 변화를 제공 한다. 디지털 책상은 도서관뿐 아니라 박물관에서도 멀티미디어 자료의 일반적인 가구이자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무선주파수를 이용하여 대상을 식별하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로 작동하는 무인 도서 대출기도 이에 해당한다.
아날로그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를 동시에 표시하고 검색할 수 있는 혼합 선반 (출처: https://elephantinthelab.org/smart-libraries)
그룹 작업을 위해서 독일 콘스탄츠 대학은 '허들램프 (HuddleLamp)'를 개발하였는데, 이 램프는 카메라를 통해 테이블 위에 놓인 모든 모바일 기기를 인식해 분할된 화면으로 보여주거나, 화면 간의 내용을 쉽게 전송 및 이동시킬 수 있어 임시 회의를 할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아날로그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를 동시에 표시하고 검색할 수 있는 '혼합 선반(Blended Shelf)'은 가상의 선반을 생성하여 이용자가 도서관의 모든 자료(인쇄 및 디지털)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가상 선반의 책 배열은 검색 모드에 따라 인쇄 및 전자 도서가 주제별로 혹은 제목 또는 저자 등에 따라서 배열될 수 있다. 오픈 소스 버전의 코드는 깃허브 (GitHub: 컴퓨터 프로그램 소스를 공유하고 협업하여 개발할 수 있는 버전 관리 시스템인 Git에 프로젝트 관리 지원 기능을 확장하여 제공하는 웹 호스팅 서비스) 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스마트하다' 라는 용어는 기술적 측 면이 부각되고 있지만, 스마트 도서관은 결국 기술 사용의 일반화를 통해 효율성 향상은 물론, 원활한 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한 프로세스의 자동화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도서관의 스마트함은 사서의 업무나 이용자의 정보 추구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효율성과 편리함을 증가시키며, 단순히 기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혁신적 기술이 반영된 공간을 포함한 다양한 측면에서도 '스마트한 전략이 논의되고 있다.
/ 자료조사 및 번역 노지윤 건국대학교 지식콘텐츠연구소 선임 연구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도서관이야기> 제13권 07호 통권 12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