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프로그램
[메타버스에서 온책읽기] 로블록스 게임 세상에서 만나는 책
[메타버스에서 온책읽기]
로블록스 게임 세상에서 만나는 책
메타버스는 쉽게 말해 현실의 나를 대리하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로 만든 일종의 3D 그래픽 맵이지만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유저들이 현실과 유사하게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실제로 가본 적 없는 나라와 장소에 놀러 가거나 각종 이벤트에 참여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현실과 달리 이곳에서는 민얼굴로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누고 놀이를 즐기며 여유롭게 일상을 보낼 수 있다. 또 플랫폼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게임 등을 만들어 생산자의 역할을 하고 실제 현실 세계로의 수익화도 가능하다.
이런 메타버스의 대표적 플랫폼으로 ‘로블록스’가 있다. 로블록스는 전 세계적인 인기 게임 플랫폼으로 특히 코로나 사태에 힘입어 폭발적인 유저 확산세로 이슈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16세 미만의 아이들 중 약 절반 이상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하니 그 인기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어린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게임 구조와 단순한 플레이어에서 벗어나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로 활동하는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게임에 누구든 초대하여 함께 게임을 즐기고 소통하는 소셜 기능이 뛰어나다는 점 등이 인기의 주요 요인이 아닐까 한다.
가상공간 활용한 독서교육
이렇게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 메타버스 공간에서 학생들의 몰입도와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을 이용해 교육에 활용해보면 어떨까? 필자는 이와 같은 아이디어로 로블록스 공간에서 재미있는 독서교육을 실천해보았다.
함께 읽어본 책은 ‘코딩과학동화’ 시리즈 중 『팜 1 : 지하 농장』 편이다. 주인공 거니와 주니가 사는 지하 농장에 갑자기 나타난 정체 모를 ‘알’이 부화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코딩과 과학의 원리를 적용해 해결해가는 이야기이다.
먼저 학생들에게 수업 전에 책을 읽고 오도록 하여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공간적 배경인 지하 농장의 구조에 대해 이해하고, 어떤 인물과 사건이 일어나는지 인지하도록 한다. 이를 바탕으로 로블록스 스튜디오에서 주인공들이 사는 지하 농장이라는 가상 세계를 만들어본다. 지형 만들기의 생성, 가져오기, 지우기 등의 기능을 이용하면 산, 모래언덕, 습곡, 빙하, 용암 등 원하는 지형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만드는 방법 또한 간단하고 쉬워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처음 사용하는 유저들도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다.
지형을 다 만들었다면 그 속에 필요한 플레이어와 다양한 파트를 구성해야 한다. 『팜 1 : 지하 농장 』 편 핵심 사건의 시작은 알의 등장이므로 기본 파트를 추가해 직접 알의 모양을 디자인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다양한 알 모델 중 하나를 선택해 추가한 뒤 속성에서 색깔이나 크기, 효과 등을 바꿔주면 된다. 주인공 거니와 주니, 그리고 다양한 동물과 식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필요한 인물이나 플레이어들을 추가한다.
이렇게 배경을 만들고 등장인물과 소품을 추가한 뒤 각 플레이어들이 가상공간을 돌아다니고 간단한 효과 등을 추가하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 친구들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보다 디테일한 가상공간으로 구성하느냐의 차이일 뿐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다. 따라서 저학년에서 고학년까지 모두 가능하되, 저학년 선생님들이라면 이 정도 선까지만 해도 충분히 원하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독서교육을 실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공간에서 플레이어들이 돌아다니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 즉 게임의 요소를 투입해 적을 물리쳤을 때 점수를 얻고 다음 레벨로 올라가는 등의 장치를 추가하려면 코딩이 필요하다. 로블록스는 ‘루아’라는 텍스트 언어를 사용해 코드를 작성하고 플레이어들이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텍스트 언어이기 때문에 문법을 지켜 영어로 명령문을 작성해야 하므로 저학년 학생들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비교적 쉬운 문법을 사용하므로 고학년 학생들이라면 선생님과 함께 코드를 하나씩 작성해보는 경험도 좋다. 자신이 짠 코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시간으로 게임 세상의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흥미를 가지고 잘 따라온다.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독서교육의 모습도 다양한 변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책으로 된 책을 읽고, 독서장을 기록하던 독서교육도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디지털 그릇에 담긴 책을 읽고 가상공간에서 책 속 주인공을 직접 만나보는 경험은 어쩌면 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야기를 변형해가는 즐거움을 맛보도록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교육을 하는 데 당연히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시행착오조차 우리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자 새로운 세상의 발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 이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책 속 주인공이 사는 가상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행복한아침독서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2/04/01/2022040109005114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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