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독서토론]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지식 중심 수업의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지식이 지혜로 변환되어 자신의 논리로 재구성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려면 교실 수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그동안 인류가 축적해온 지식의 구조뿐만 아니라 매체나 표현 방법 또한 중요한 시대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교과 속에서 창의적 상상력과 공감력을 키울 수 있는 수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종이 봉지 공주』(로버트 문치 글 / 마이클 마첸코 그림 / 김태희 옮김 / 비룡소)는 전형적인 왕자와 공주 이야기에서 약간 비껴간 위트 있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무시무시한 용이 나타나 엘리자베스 공주의 성과 옷을 다 태워버리고 정혼한 로널드 왕자를 잡아갑니다. 왕자를 구하기 위해 공주는 지혜를 발휘하여 용이 스스로 지쳐 쓰러지게 합니다. 그러나 로널드 왕자는 지저분한 종이 봉지를 걸친 엘리자베스에게 대뜸 이렇게 말합니다. “너 꼴이 엉망이구나, 진짜 공주처럼 챙겨 입고 다시 와.”

우리는 대체로 눈에 보이는 겉모습으로 판단하고 평가합니다. 그 사람이 처한 상황과 맥락, 과정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으로 미루어 짐작하며 섣부른 판단을 할 때가 많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로널드 왕자는 무엇을 놓친 걸까요?

『종이 봉지 공주』를 활용한 수업 과정
소크라틱 세미나 토론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그림책을 간략히 소개하고 천천히 읽습니다. 글작가와 그림작가,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림책의 앞뒤 표지를 보여주며 간략히 서지 정보를 소개합니다. 그림책을 읽을 때에는 조용히 집중하게 하고 천천히 읽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그림책을 보면서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게 되고 글, 그림과 함께 등장인물, 스토리 구조, 함축된 주제, 결말 등을 파악하는 시간이 됩니다.

둘째, 소크라틱 세미나형으로 자리를 배치하고 토의 규칙을 설명합니다. 토론은 자리 배치가 중요합니다. 세미나형, 강의형, 토론형, 회의형 자리 배치에 따라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지므로 토론이나 세미나에서 자리 배치는 선결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크라틱 세미나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기초로 대화를 통해 글 속의 맥락과 의미를 알아가는 토론 기법을 말합니다. 서너 명이 한 모둠이 되어 아래 그림과 같이 자리가 배치됩니다. 세 명이 한 모둠인 경우 한 명은 안쪽 서클에서 발언권을 갖고 토의할 수 있으며, 나머지 두 명은 바깥쪽 서클에서 토의 내용을 경청하며 기록합니다. 언제라도 발언을 원할 경우 세미나 규칙을 통해 안쪽 서클에 참여하여 발언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셋째, 서클 모둠과 함께 질문을 만들어봅니다. 읽기 후 각자 한두 개 질문을 만들고, 서클 모둠원과 함께 토의하며 두세 개 모둠 질문을 선정합니다. 그림책의 글 한 문장, 한 문장을 분석하며 궁금한 점을 질문으로 만들 수 있고, 그림 장면으로도 질문이 도출되며, 전체 그림책의 주제와 연관하여 질문을 만들어봅니다. 이때 교사는 활동지 두 장(글·그림 텍스트지, 토의 내용 기록지)을 나누어줍니다

넷째, 소크라틱 세미나를 합니다. 안쪽 서클에 있는 학생은 텍스트에 근거하여 모둠의 질문을 바탕으로 상호 질의하며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관점, 이유와 주장, 반론과 지지 등 다양하게 의견을 교환하여 토의를 진행합니다. 이때 교사는 발언자의 의도, 토론의 흐름, 주제, 핵심 쟁점을 칠판에 기록해놓으면 추후 피드백이나 전체 토론을 정리할 때 유용합니다. 학생들의 모둠 질문과 토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외모는 결혼이나 연애의 제1조건인가요? 이번 토론 수업은 외모 지상주의 문제점부터 성평등, 환경문제와 작가의 의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책을 바라보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출처 : 행복한아침독서

권현숙_남양주 호평고 교사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0/06/01/2020060110120014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