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프로그램
[도서관이야기]텃밭 가꾸기, 다양한 숲 체험으로 즐기는 도서관 친환경프로그램
[도서관이야기]
텃밭 가꾸기, 다양한 숲 체험으로 즐기는 도서관 친환경프로그램
진접푸른숲도서관은 작은 숲이 있는 곳에 위치해있다. 도서관에서 봄에 새싹이 나고, 여름에 나무가 자라고,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에 눈이 내리는 모습 등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고 호기심 많은 고라니가 도서관을 찾아오곤 한다. 이런 친환경적인 환경을 활용한 도서관 프로그램을 안내하고자 한다.
꼬마 농부들 모여라!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은 장갑과 장화를 신고 꼬마 농부로 변신한 후 도서관에 모여든다.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텃밭 프로그램 '초록장화 친환경 꼬마 농부'에 참여한다. 텃밭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도서관 안에 작은 텃밭을 조성하였다. 이 텃밭은 도서관 어린이실에서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어 수업이 없는 날에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도 항상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곤 한다.
수업 첫날에는 서로 인사를 하고 아이들과 무엇을 심으면 좋을지 상의해 텃밭을 설계한다. 고름을 뿌리고 삽, 긁게, 괭이, 호미로 섞어서 이랑과 고랑을 만든 후 절기에 맞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상추, 노랑꽃이 피는 쑥갓, 토마토, 오이, 땅콩, 흰 꽃이 피는 딸기, 고추, 보라색 꽃이 피는 감자, 가지, 분홍 꽃이 피는 콩 등 다양한 농작물을 심고 키우며 텃밭의 성장을 경험한다. 아이들은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알록달록한 꽃을 보며 텃밭에 날아온 곤충을 관찰한다. 꼬마 농부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은 물뿌리개로 식물에 물주는 시간이다. 물에 의해 반죽된 흙을 이요해 잡초를 올려 케이크를 만들면서 아이들은 흙, 햇빛, 물의 고마움을 알아간다. 텃밭에 있는 농작물을 수확할 때가 되면 아이들은 자신이 키운 농작물을 놀라워하며 집으로 가져간다.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자랑하고 어떻게 요리해 먹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을이 다가오면 무 씨앗을 뿌리고 배추 모종을 심어 정성껏 키운다. 가을걷이한 채소들로는 다 함께 김장을 한다. 고무 장갑에 앞치마를 하고 깍두기와 배추김치를 담근 후 맛있다고 먹고 또 먹어 본다.
'초록장화 친환경 꼬마 농부' 프로그램은 접수 첫날에 항상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친구들은 계속 수업을 듣고 싶어 한다. 이 프로그램은 초등 저학년 수업인데 고학년이 된 친구들은 더 이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며 아쉬워한다. 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어린이가 너무 재미있었다며 동생에게 추천해 형제가 함께 다음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참여 어린이 어머니는 "아이가 채소를 먹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스스로 키우고 수확한 채소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이 프로그램을 참여하기를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네 숲에서 놀아요~
토요일 아침이면 아이들은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설레는 표정으로 도서관 앞에 모인다. 우리 동네 숲에서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과 그 속에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 친구들을 만나보는 '엄마! 아빠! 숲으로 떠나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래동요 '동동 동대문을 열어라'를 '숲숲 숲대문을 열어라'로 변형해 숲으로 들어가기 전 숲속 친구들에게 똑, 똑, 똑 문을 두드리며 동의를 얻는 대문 놀이를 하면서 입장한다. 숲 대문이 덜커덩 닫히면 친구들은 숲속 나무로 변신하고 숲 대문이 점점 커지면서 나무가 많아지면 숲이 넓어지고 탄소가 줄어듦을 알 수 있다.
아직 봄이 오지 않는 주말 아침, 아이들이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친구들을 만나러 떠난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로제트 식물을 찾아보고 어떻게 추운 겨울을 보냈는지 체험해본다. 로제트 식물은 추운 겨울바람을 피가 위해 땅에 바짝 붙어 있으며 햇볕을 잘 받기 위해 사방에 잎을 펼쳐놓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로제트 식물처럼 햇볕을 받기 위해 몸을 쫙 펼쳐보기도 하고 어떤 식물이 로제트 식물인지 찾아본 후 이름이 무엇인지 퀴즈를 낸다. 숲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무심코 지나가던 내 발아래 작은 식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다.
숲에 초록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과 알록달록한 꽃들을 보며 아이들은 봄이 왔음을 경험하고 도서관 옆 습지에서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개굴개굴 우는 모습과 꼬물꼬물 움직이는 올챙이를 관찰한다. 점점 따뜻한 바람이 불고 나무가 우거지면 아이들은 초록 숲에 사는 식물들과 곤충들을 살펴보러 떠난다. 나무에 피는 꽃(철쭉, 진달래, 개나리, 벚나무, 목련, 조팝나무 등)과 야생화(민들레, 제비꽃, 애기똥풀, 냉이꽃마리, 별꽃 등)를 찾아 향기, 모양, 질감, 색깔 등 오감으로 꽃을 체험한다. 숲속에서 네모, 세모, 동그라미, 하트, 주걱 모양의 꽃을 찾는 보물찾기 놀이를 하고 엄마, 아빠와 함께 꽃의 이름표를 만들어 기억한다. 여름엔느 풀벌레들의 합창 소리를 들으며 우는 이유를 알아보고 잠자리의 사냥 기술, 사마귀와 메뚜기의 생존 전략 등을 관찰한다. 또 산초나무의 호랑나비 애벌레와 무당거미의 생태를 함께 관찰하고 이야기한다. 동네 숲에서 잠자리, 호랑나비, 네발나비, 애사슴벌레, 큰광대노린재 등 곤충들을 만난며 숲이 주는 헤택과 소중함을 느낀다. 이 밖에도 동네 숲에 있는 새 둥지를 찾아보고 관찰한다. 엄마, 아빠와 새가 되어 새둥지를 만들어보고 보호색으로 위장한 애벌레를 찾아보며 새의 먹이 활동을 체험해본다. 안대로 눈을 가린 후 둘만이 정한 새소리로 엄마, 아빠를 찾아보기도 한다.
놀이 후에는 새가 숲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초록숲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바뀌면 단풍잎의 비밀을 친구들과 찾아보고, 서로 다른 단풍잎을 찾아 어떤 나무의 나뭇잎인지 맞혀보며 우리 동네에 어떤 나무가 자라고 있는지 알아본다. 가을이 되면 나무는 월동 준비를 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린다. 이 과정에서 엽록소가 파괴되고 대신 엽록소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색소가 나타나 나뭇잎이 노랗게 보이거나 붉게 보이게 된다. 이렇듯 단풍 색깔에 따라 나뭇잎 속 색소를 알아보았다. 또 잎의 뒷면을 관찰해 도토리나무 종류와 열매를 단풍으로 구별해 보고 도토리를 굴리거나 맞추기, 손가락에 도토리 모자 씌우기 등의 놀이를 통해 평소 무심코 지나던 숲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숲은 단풍이 지고 나면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아이들과 숲 산책을 하며 씨앗 채취를 하고 어떤 씨앗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씨앗은 어떻게 이동을 할까?"라고 선생님이 물으면 아이들은 "물을 따라서요!","바람이 부는 대로 이동해요!","동물의 털에 붙어서 가요!","개미가 물고가요!","스스로 팡팡 터져서요!" 등 저마다 창의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며 햇빛과 바람, 구름 등을 관찰하면서 숲의 헤택을 알아보았다. 숲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이야기 나눠보았다. 산책하듯 도서관 옆 작은 숲속 길을 다니면서 변화된 숲을 만나보고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전략가 곤충과 신물의 지혜를 알아보며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배웠다.
자연과 어우러져 노는 아이들
도서관에서 운영한 텃밭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평소 잘 먹지 않는 채소를 키워봄으로써 채소와 친근감을 형성하고 먹을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텃밭에서 만나는 풀, 벌레가 모두 친구가 되고 텃밭 놀이로 땀의 의미와 수확의 기쁨을 알게 되는데 이는 아이들 손으로 직접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김을 베고, 수확을 해 봄으로써 생명을 순환을 경험해보는 것이다. 또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연을 오감으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도서관에서 텃밭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연장하고 또 연장하다 결국 취소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체험' 형식의 프로그램이라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등 계절의 변화를 느낄 때면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느끼고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2021년에는 꼭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도서관 서비스를 위하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 현재는 아이들과 시민을 위한 도서관 이용 방법으로 전자책 소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전자책 독후감 공모전을 실시해 휴관 및 부분 개관으로 독서 생활에 목마른 이용자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에게 책을 통한 위로와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참여자들은 "언택스 시기에 책으로 연결되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기에 이번 행사가 저에게 더욱 의미 있습니다"라며 참여 소감을 전했다.
앞으로 도서관 서비스를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기존에 진행해왔던 서비스와는 다른 새로운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런 고민이 계속된다면 이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서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도서관이야기 제14권 8호 통권140호
박수경 남양주시 평생학습원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