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광복절에 꼭 읽어야 할 책 5
광복절 추천도서
광복절에 꼭 읽어야 할 책 5
다가오는 8월 15일은 제73주년 광복절입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자 대한민국 정부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지요. 이에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책 5권을 모아보았습니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삶을 희생했던 선조들의 삶을 통해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For Adult _ 꿈긷는도서관 추천
덕혜옹주
덕혜옹주의 비극적 삶을 그리다
가장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가장 외롭게 생을 마감했던 덕혜옹주의 삶을 그린 권비영의 소설『덕혜옹주』. 고종황제의 막내딸, 조선 최후의 황족, 덕수궁의 꽃이라 불렸던 덕혜옹주는 태어난 순간부터 철저히 정치적 희생자로 살아가게 된다.
어린 나이에 고종황제의 죽음을 목격한 후, 일본으로 끌려가 냉대와 감시로 점철된 십 대 시절을 보낸 그녀는 일본 남자와의 강제결혼, 10년 이상의 정신병원 감금생활, 딸의 자살 등을 겪으면서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쇠약해진다. 그 치욕스러운 시간 속에서 그녀를 붙들었던 건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삶의 터전을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뿐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조국은 해방 후에 그녀를 찾지 않는다. ‘왕정복고’를 두려워한 권력층은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황족들을 외면했고, 덕혜옹주는 국적도 없이 오랑캐의 땅에서 유령처럼 떠돌았다. 결국 37년이 지나서야 그녀는 쓸쓸히 조국 땅을 밟는다.
그녀는 비극적인 운명 앞에서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저항하고, 때로는 체념했지만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조국을 잊지 못했다. 그런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여성 작가 특유의 세밀한 필체로 그려내었다.
안중근 불멸의 기억
잊지 못할 안중근의 삶, 역사적 그날을 기억하다
안중근의 삶과 내면세계를 추적한 역사 다큐 팩션『안중근 불멸의 기억』. 안중근 의사가 의거한지 100주년이 되는 기념으로 출판된 이 책은, 저자 이수광이 2007년부터 3년 동안 러시아와 중국, 일본 현장을 답사하고 자료를 조사하여 완성한 것이다. 사형이 집행되기 전날, 안중근이 자신의 전 생애를 되돌아보며 떠올리는 기억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청계동, 동학군을 토벌하고 천주 복음을 전파했던 일, 아내를 맞아 생에 가장 빛나던 시간을 보내던 시절, 항일 투쟁에 나간 계기, 일본군 수비대를 맞아 전투를 치르고 참패하여 12일 동안 굶주림 속에 생사를 오갔던 나날,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준비하고 거사를 실행했던 순간들, 이어서 재판을 받으며 마지막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장면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역사 기행과 팩션을 결합한 구성이다. 저자가 속초-자루비노-크라스키노-블라디보스토크-훈춘-하얼빈-여순-인천으로 이어지는 ‘안중근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느낀 기록에 안중근이 직접 집필한《이응철 역사》를 원본으로 하여 완성되었다. 특히 항일 투쟁과 이토 히로부미 저격 등 역사적 고비마다 안중근이 맞닥뜨린 고뇌와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그동안 민족적 영웅으로만 여겨졌던 안중근을 보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검은 꽃
『검은 꽃』은 멕시코의 에네켄 농장으로 팔려가 조선 최초의 멕시코 이민자 1033명 중 11명의 이야기를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그들이 태평양을 건너 이국에서 죽음을 맞이하기까지를 무거우면서도 경쾌하고, 광활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문체로 따라간다.
기울어져가는 대한제국의 패권을 놓고 러시아와 일본이 전쟁에 돌입한 1905년 4월 영국 소속 일포드 호는 조선인 1033명을 싣고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로 향한다. 출신은 저마다 달라도 재산이 없다는 공통점을 지닌 그들은 멕시코에 가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딜쿠샤의 추억 서울시 종로구 행촌동 1번지 아주 특별한 집
처음 지어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딜쿠샤는 늘 그 자리에서 서울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주권을 찾으려 애쓰는 한국인들의 모습, 1945년 8월 15일 무자비한 일제에게서 벗어나 광복을 맞이한 모습, 1960년 여름, 남한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 거리가 잿더미로 변한 모습, 1960년대 전쟁의 흔적을 지우고 빠르게 개발되는 모습 등. 이 많은 일들 속에서 딜쿠샤는 살아남았습니다. 이제 아흔다섯 살이 된 할머니 집 딜쿠샤는 자신이 보고 겪은 것들을 독자들에게 찬찬히 들려줍니다.
꽃할머니
꽃할머니는 열세 살 무렵 언니와 함께 나물을 캐러 갔다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에게 끌려갔습니다. 트럭에서 배로 옮겨져 며칠을 걸려 도착한 곳은 대만이었지요. 그곳에서 열세 살 꽃할머니는 차마 말 못 할,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성폭력의 고통을 당했습니다. 꽃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였던 것입니다. 싫다고 반항하면 군인들이 때렸습니다. 몸은 엉망이 되어갔고, 한 번 당할 때마다 마음도 한 번씩 죽어 갔습니다. 고통을 못 이겨 놓아버린 정신을 그나마 지탱해 준 것은 엄마가 매어주던 꽃댕기의 추억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해가 흐르고, 전쟁이 끝나자 일본군은 꽃할머니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만신창이가 된 꽃할머니를 누군가가 고국으로 데려와 절에 맡겼습니다. 그곳에서 마치 소설처럼 동생을 만났지요. 온갖 정성을 다해 돌봐 주던 동생이 먼저 세상을 뜨고서야 꽃할머니는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홀로 남은 꽃할머니를 반겨주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습니다. 꽃할머니는 밤마다 무서운 꿈을 꾸었습니다. 군인들이 달려들고 때렸습니다. 집 밖을 나서면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것 같았습니다. 꽃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가슴속에 꼭꼭 묻어 두었습니다.
50년 세월이 흐른 어느 날, 꽃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꽃할머니의 아픔을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꽃할머니는 그제야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았습니다. “지금 세상에는 그런 일 없어야지. 나 같은 사람 다시는 없어야지. 내 잘못도 아닌데 일생을 다 잃어버리고......”
꽃할머니는 지금 몸이 아픈 이웃 할머니도 돕고, 일주일에 하루는 찾아오는 원예치료사와 함께 꽃누르미를 하며 지냅니다. 이름 쓰는 법을 배워서 꽃누르미 작품을 만들고 나면 사인도 하십니다. “난 꽃이 좋아. 사람들이 꽃 보고 좋아하듯이 그렇게 서로 좋아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하며 웃을 때 꽃할머니는 꼭 열세 살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