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대표작
충주시립도서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대표작
충주시립도서관이 추천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어른과 청소년을 위한 추천도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많은 추천도서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글 | 문학동네 | 2021년
이상하지, 눈은.
어떻게 하늘에서 저런 게 내려오지.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인선의 집에서, 경하는 칠십 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얽힌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하게 된다. 온 가족을 잃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십오 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아버지와, 부모와 동생을 한날한시에 잃고 오빠마저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채로 언니와 둘이 남겨진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와 함께, 학살 이후의 시간을 살아내며 오빠의 행적을 찾는 일에 수십 년을 바쳐 끝까지 포기하기를 택하지 않았던 인선의 어머니 정심의 고요한 싸움이, 폭설로 고립된 외딴집의 어둠 속에서 희미한 촛불 아래 떠오른다. 빛과 어둠 사이를 가르며 영원처럼 느리게 하강하는 수천수만의 무심한 눈송이들 속에서, 이곳에 있지 않은 사람을 간절히 생각하는 마음이 그렇게 정심에게서 인선에게로, 인선에게서 경하에게로 스며든다.
이렇게 눈이 내리면 생각나. 내가 직접 본 것도 아닌데, 그 학교 운동장을 저녁까지 헤매 다녔다는 여자애가. 열일곱 살 먹은 언니가 어른인 줄 알고 그 소맷자락에,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고 그 팔에 매달려 걸었다는 열세 살 아이가.(87쪽)
『소년이 온다』
한강 글 | 창비 | 2014년
책장을 덮어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이야기
끝나지 않는 오월, 피지 못한 아이들의 영혼을 위한 간절한 노래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어린 새' 한마리가 빠져나간 것 같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글 · 박은정 번역 | 문학동네 | 2015년
제2차세계대전 중에 백만 명이 넘는 여성이 전쟁에 가담하여 싸웠다.
이 책은 전쟁에 참전했던 200여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여성들은 참전하여 저격수가 되거나 탱크를 몰기도 했고, 병원에서 일을 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전쟁의 일부가 되지 못한다. 전쟁을 겪은 여성들에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들은 전쟁 이후 어떻게 변했으며, 사람을 죽이는 법을 배우는 건 어떤 체험이었나?
이 책에서 입을 연 여성들은 거의 대부분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전쟁 가담 경험을 털어놓는다. 여성이 털어놓는 전쟁 회고담은 전쟁 베테랑 군인이나 남성이 털어놓는 전쟁 회고담에서는 철저히 배제되어온 이야기이다.
『방랑자들』
올가 토카르추크 글 · 최성은 번역 | 민음사 | 2019년
“우리가 사는 장소, 우리가 지닌 이름은 잊혀도 무방한,
아무 의미 없는 귀속의 수단일 뿐이다.”
『방랑자들』은 여행, 그리고 떠남과 관련된 100여 편이 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기록한 짧은 글들의 모음집이다. 어딘가로부터, 무엇인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혹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사람들, 아니면 어딘가를, 무엇을, 누군가를, 혹은 자기 자신을 향해 다다르려 애쓰는 사람들, 이렇듯 끊임없이 움직이고, 이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진다.
이 책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여행이란 단순히 바다를 건너고, 대륙을 횡단하는 물리적인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내면을 향한 여행, 묻어 두었던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시도, 시련과 고통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이 방대한 여정에 포함된다.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통해 직접 가 보지 못한, 머나먼 타국의 이국적인 장소들을 간접적으로 방문해 보고,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되는 것, 지구촌 곳곳에서 여러 흥미로운 인물들과 그들의 생의 단면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일종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닷가에서』
압둘라자크 구르나 글 · 황유원 번역 | 문학동네 | 2022년
“난민은 어디에나 있다. 아프리카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탈식민주의를 넘어, 인간 보편의 이야기로
‘난민=아프리카인’이라는 도식을 깬 것과 마찬가지로, 도식화된 관계를 해체하는 장면은 소설 여러 곳에서 관찰된다. 예를 들어 앞서 서술한 고향과 새 이주지 사이의 관계가 그렇다. 상실한 고향, 아프리카가 파라다이스로 묘사되는 것도 아니고 새로 터를 잡고 살게 된 유럽, 영국이 부정적으로만 그려지지도 않는다. 라티프가 영국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적대감, ‘블랙어무어’라는 말로 상징되는 그 차별과 혐오를 살레 오마르는 고향에서 겪어 이미 알고 있다. 친구의 구자라트인 가족에게 멸시를 당한 적도 있고, 반대로 케냐에서 놀라운 환대를 경험한 적도 있다. 라티프가 동독의 펜팔 친구 엘레케의 집에서 받은 환대가 이에 비견할 만하다. 이처럼 세상이 이분법적인 구도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은 오마르와 라티프 모두 알고 있는 듯하고, 그렇기에 번갈아 서술자를 자처하는 그들의 이야기 또한 놀랄 만큼 공정하다. 오마르는 자신을 돕는 난민기구 활동가 레이철을 정확하게 관찰한다. 자선적인 태도에 비아냥이 드는 것을 감추지 못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호의에는 충분히 감사할 줄 안다. 엘레케 가족을 바라보는 라티프의 시선 또한 냉철하다. 모자母子의 환대에 무조건적인 호의로 응하는 대신 그들이 보여주는 자신감에는 응당의 의문을 표하면서, 어쩌면 일정한 경험에 바탕하지 않고는 확보할 수 없었을 비판적 거리감에 근거해 세상을 바라본다. 소설의 두 주인공은 세상의 중심에 선 자들이 결코 가지지 못한 관점을 내재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그들의 시선에서 써내려간 이야기에 더욱 귀기울일 필요가 생긴다.
『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글 · 곽명단 번역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세심한 관찰을 통해 촘촘하게 묘사한
우리 주변 사람들의 삶 이야기
표제작인 「행복한 그림자의 춤」은 집에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마살레스 선생님이주최한 파티의 하루를 담았다. 그 파티는 교습반의 학생들과 학부모를 초대하여, 학생들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는 정기적인 연주회다. 아이들의 엄마들도 마살레스 할머니에게 피아노를 배웠을 만큼, 파티는 여느 날과 조금도 다름없이 진행된다. 음식, 장식, 선물 등 모든 게 너무나 똑같아서, 엄마들이나 아이들에게나 조금은 성가시고 특별할 것 없이 의례적으로 느껴지는 그날 파티에 누구도 예기치 못한 손님들이 참석한다. 마살레스 선생님의 또 다른 학생들, 그들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었다.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자 엄마들은 입을 다물었고 마살레스 선생님만이 미소를 지은 채 그들의 연주를 감상한다.
출처 : 충주시립도서관
책소개 출처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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