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다정한 세상
서귀포도서관
다정한 세상
서귀포도서관의 2023년 8월 이달의 추천도서 '다정한 세상'을 소개합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도서로 나뉘어 2권씩 추천하였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어린이 추천도서
『인사』
김성미 저자 | 책읽는곰 | 2020년
과연 누가 먼저 인사할 것인가?
오늘도 시작된 너와 나의 눈치 게임!
늑대 아저씨네 옆집에 여우 가족이 이사를 왔습니다. 늑대 아저씨와 여우는 서로 눈이 마주치지만, 첫인사를 나누지 못하고 못 본 척 돌아섭니다. 늑대 아저씨는 고장 난 시계 때문에 늦잠을 자서, 여우는 아침부터 엄마에게 혼이 나서 기분이 좋지 않았거든요. ‘다음에는 꼭 인사해야지!’ 다짐하지만 번번이 머뭇거리다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잠깐 멈춰 서서 인사할 걸 그랬나 후회하다가도 다음에 또 보겠지 하는 마음에 그냥 지나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우는 길을 가다가 저 멀리서 걸어오는 늑대 아저씨를 보았습니다. 오늘은 꼭 인사해야지 단단히 마음먹고 용기 내어 먼저 인사를 건넸지요. 그런데 여우가 공손히 고개를 숙인 순간, 누군가 여우 앞으로 휙 튀어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사자 씨가 오랜만에 늑대 아저씨를 보고 반가운 나머지 성큼 다가가 인사를 건넨 것이지요. 늑대 아저씨는 미처 여우를 보지 못했지만, 여우는 아저씨가 자기를 무시했다고 오해하고 맙니다. 늑대 아저씨는 이런 여우 맘도 모르고 며칠 뒤 동네에서 마주치자 반갑게 알은척을 합니다. 마침 빵집에서 나오던 터라 여우가 좋아할 만한 빵을 골라 들고 인사를 건넸지요. 하지만 단단히 삐친 여우는 눈길도 안 주고 쌩 지나쳐 버립니다. 늑대 아저씨는 그런 여우가 괘씸하기 짝이 없습니다. 둘 사이의 오해가 쌓이는 만큼 불편한 마음도 커져만 가지요. 지금이라도 확 인사해 버릴까 싶지만 내가 먼저 인사하면 지는 것 같아서, 이제 와서 인사하면 너무 이상하니까, 서로 눈치만 보는데……. 과연 이 숨 막히는 눈치 게임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곁눈질로 서로 눈치만 살피던 늑대 아저씨와 여우는 시간이 흐른 뒤 건널목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어쩐지 낯익은 얼굴에 엉겁결에 인사를 건네고는 처음으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지요. 오랜 눈치 게임이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인사는 상대방을 향해 마음으로 내딛는 첫걸음이라고 합니다. 모든 처음에는 용기가 필요한 법이지요. 하지만 망설임과 두려움을 넘어 첫걸음을 떼고 나면 서로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일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아무네 가게』
정유소영 저자 · 모예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들어가며 당신의 아픔을 아물게 해 줄 특별한 물건을 팝니다
위로와 응원의 힘을 나누는 공간, 아무네 가게. 점잖은 가게 주인 아무어르신과 삽살개 종업원 아무개가 함께하는 이곳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 눈에만 보입니다. 아무네 가게에서 파는 물건은 어려움을 극복한 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특별한 물건들입니다. 모두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당신의 아픔을 아물게 해 줄 마법 같은 물건들이지요.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무나’는 어떤 특정인이 아닌 모든 사람을 지칭합니다. 또한 아물다는 뜻도 가지고 있지요. 지금 힘들다면 아무나 환영하고 아픔을 아물게 도와주는 곳이 바로 아무네 가게입니다.〉
아무나 친구가 되는 곳, 아무네 가게! 아무네 가게가 보이시나요? 그러면 망설이지 말고 문을 열고 들어오세요. 아무개가 반겨 줄 거예요. 우리는 서로에게 아무나가 아니니까요.
이 작품은 반려동물의 죽음, 학교 폭력, 가정 폭력, 유기견, 치매 노인 등 총 7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인물들은 아무네 가게 상품을 매개체로 하여, 서로 치유와 극복의 힘을 주고받고 성장해 나갑니다.
『아무게 가게』는 재미있고 상상력도 기발합니다.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은 것은,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 때문입니다. 반려동물의 죽음, 학교 폭력, 가정 폭력, 유기견, 치매 노인 등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유쾌하게 잘 풀어 내 반가웠습니다. 무엇보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상품을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상품’을 매개로 세상은 이렇듯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모르게 우리는 서로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으니까요.
청소년 추천도서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꽃님 저자 | 문학동네 | 2021년
두 사람의 진심이 하나의 진실을 향해 가는 동안 쌓아 올린 먹먹한 감동
이꽃님 작가의 장편소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나에게. 아빠가 쓰라고 해서 쓰는 거야.” 첫 문장으로 시작한 편지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라는 마지막 문장에 닿기까지, 두 사람의 진심이 하나의 진실을 향해 가는 동안 쌓아올린 감동은 많은 독자들에게 울음을 울게 만들었다.
‘은유’라는 똑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이 시공간을 초월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펼쳐지는 이 코끝 찡한 이야기는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 중이며, 현재 일본, 대만, 태국, 러시아에 판권이 수출되었다. 멈출 수 없는 이야기, 눈치챘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엉 울고 만 결말, 소중한 시간을 놓치고 있는 당신에게 권하는 책, 내 곁의 존재를 어루만져 보게 한 책…… 등 ‘감동’과 ‘눈물’이 언급되는 평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 책은 청소년을 넘어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단숨에 몰입시키며 폭 넓은 지지와 공감을 끌어내었다. 또래 친구에게 추천하는 책, 자녀에게 추천하는 책, 부모에게 권하는 책, 최애작으로 독자들이 손꼽는 이유는 여타 수식을 제거하고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위로받았다’는 것. 평범한 우리 일상을, 우리 자신을 기적이라 여기게 되는 힘을, 먼 거리에 놓여 다가설 수 없을 것만 같은 서로를 좀 더 이해해 보려는 힘을 이 책 안에서 발견하게 되어서가 아닐까.
‘초딩’으로 시작됐던 호칭이 너, 언니, 이모 등으로 바뀌어 가는 동안,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두 은유는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사는 이들보다 더 가까이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그 모든 호칭을 초월한 우정을 나눈다. 정작 현실에서는 듣기 어려운 “넌 어때? 잘 지내고 있는 거야?”라는 안부인사를 전하며, 짝사랑 실패담이나 미래의 꿈을 이야기하며, 창피하고 즐겁고 속상했던 일들을 털어놓으며, 둘의 편지는 2002년 은유가 태어난 해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둘의 세계가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 두 은유는 그들에게 어떤 기적이 찾아왔는지 알게 되고, 독자들은 두 은유의 편지가 먼 시간을 건너 서로에게 도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너만 모르는 진실』
김하연 저자 | 특별한서재 | 2022년
“다정함은 오늘을 버티게 하는 강렬한 힘이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심리 분석 결과,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는 이들 중 94%는 미리 ‘위험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이 신호를 알아차리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자살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제갈윤’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보냈는가.
『너만 모르는 진실』도 한 아이의 비극으로 시작된다. 누가 죽은 제갈윤의 편지를 퍼뜨렸는지, 이 폭로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건지 아무것도 풀리지 않은 채 미스터리하게 흘러가는 편지 사건과 남은 자들의 이야기는 줄곧 담담하고 서늘한 문장으로 묘사된다. 한 사람이 떠나갔음에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 거짓으로 변명하기 급급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제갈윤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했거나 알아채고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외면한 등장인물들은 모두 우리의 모습을 닮았다.
그러나 김하연 작가가 가진 글의 힘은 ‘사람에 대한 믿음’에서 우러난다. 극의 긴장감을 끌어내는 건조한 분위기 속에서도 인간이 지녀야 할 사랑과 다정함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비정하고 씁쓸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서도 ‘포기하고 싶은 오늘을 버티게 하는 건 그저 약간의 다정함’이라는 희망을 목격하게 된다.
영화 동아리 ‘엔지 시네마’의 지도 교사이자 제갈윤의 담임을 맡았던 나현진 선생님은 이 일에 대한 조사를 맡게 된다. 제갈윤을 몰래 좋아했지만 마음을 거절당한 성규, 제갈윤과 비밀 연애를 했던 우진, 겉으로는 제갈윤과 단짝이었으나 이면은 그렇지 않았던 소영, 제갈윤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사건의 목격자였던 동호. 제갈윤은 왜 죽음을 택했는가? 누가 편지를 썼고, 이를 폭로했는가? 의문투성이 편지 사건과 한 아이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에 관한 이야기.
성인 추천도서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이야기』
신하영 저자 | 딥앤와이드 | 2022년
도시의 삶에 지친 당신이 반드시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에세이
〈당신만 괜찮다면 이 보잘것없는 내가〉와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로 많은 독자들에게 온기를 전했던 신하영 작가가 3년 만의 신작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낭만과 순수를 잃고 살아가는 어른을 위해 쓴 이 책은 사랑과 사람으로 아파하는 이들을 위한 진실한 위로가 담겨 있다.
신하영 작가는 꾸밈없는 문장과 섬세한 표현으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책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과 이별〉 〈울지 못하는 삶〉 〈보통의 인간〉으로 챕터를 구성해 숲처럼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만약, 당신이 신파적이고 뻔한 말보단 동질감이 필요한 위로를 원한다면 이 책이 그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매일 똑같은 하루, 사랑의 실패, 잦은 우울로 자존을 잃은 어른이 많은 세상. 지금 우리에겐 다정함이 필요하다.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이야기〉라는 제목은 메말라가는 어른들에게 동화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그가 선사하는 이야기 숲에서 안식을 취하다 보면 어느새 당신도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삶이 텁텁하거나, 따듯한 온정이 필요할 때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지금 우리에겐 제대로 된 휴식과 사색이 필요하다. 멈춤을 모르면 자신의 속도를 가늠할 수 없으니 삶을 어디로 흘러가는지 갈피 잡지 못하는 것이다. 그 갈래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을 잃어가고 있다. 낮은 자존감은 사랑을 실패하게 만들고, 하던 일을 망치게끔 한다. 그렇게 점점 심해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되돌아갈 수 없는 마음의 병을 얻게 된다. 그런 우리에게는 퀴퀴한 도시보단 숲이라는 안식이 필요하다. 남은 순수함을 다시 살릴 수 있고, 다시 낭만을 꿈꿀 수 있다면 불안정했던 호흡은 제자리를 찾게 되고 패색이 짙던 얼굴에도 생기가 돌 것이다.
『여우와 나』
캐서린 레이븐 저자 · 노승영 번역 | 북하우스 | 2022년
거칠고 메마른 황무지에 홀로 사는 생물학자와 그녀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어버린 여우
인간과 자연을 가르는 깊은 협곡을 뛰어넘어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회복해나가는 황홀한 여정!
『파이 이야기』의 얀 마텔로부터 “소로가 『어린 왕자』를 읽었다면 『여우와 나』를 썼을 것”이라는 극찬을 받은 책. 한 무명의 생물학자가 쓴 이 회고록은 PEN 에드워드 윌슨상과 노틸러스 북어워드 금메달 외 다수의 출판상을 휩쓸었고 유수 언론사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꼽히며 과학적 성취와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황무지의 작은 생태 틈바구니 하나도 놓치지 않는 치밀한 관찰력과 문학적 비유의 절묘한 조화, 그리고 서로 다른 두 세계의 기적 같은 마주침에 대한 시적인 묘사는 자연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히며 강렬한 데뷔작이 되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란 저자의 바람은 “실온에서는 증발하여 보이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고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수은이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레인저(국립공원 관리인)가 되어 글레이셔, 레이니어산, 노스캐스케이즈, 보이어저스, 옐로스톤을 떠돌았다. 세상에서 사라지려고 할수록 자연은 더 강한 힘으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황무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홀로 살아가기 시작했을 때, 저자가 마주한 것은 엄청난 생명력을 자랑하면서도 자신보다 훨씬 수월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매일 같은 시간 오두막을 방문하는 여우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어린 왕자』를 읽어주기 시작한다. 이들을 길들이려는 저자의 모든 시도는 그녀의 유머처럼 조금씩 엇나가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을 가르는 깊고 넓은 협곡의 틈새를 의식하면서 동시에 거침없고 다정한 야생 그 자체를 경이로운 마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공공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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