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여름철 빙수처럼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
금산도서관
여름철 빙수처럼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
충청남도금산교육지원청금산도서관의 7월 북큐레이션 '여름철 빙수처럼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을 소개합니다. 일반 도서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녹는 온도』
정이현 저자 · 신다혜 사진 | 달 | 2017년
녹을 줄 알면서도 저마다의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정이현 소설의 감각적이고도 치밀한 문장과 산문의 서늘하면서도 다정한 생각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우리가 녹는 온도』. 《풍선》 《작별》 이후 꼭 10년 만에 책을 통해 정이현의 산문을 만나본다. 주위의 사연을 듣거나, 저자 자신이 겪었거나, 혹은 머릿속에서 상상해 가공한 짧은 이야기 형태의 ‘그들은,’과 그에 덧붙여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개인적 속마음을 담은 ‘나는,’에 담긴 모두 열 편의 이야기+산문을 만나볼 수 있다.
언제나 다 괜찮다고 말하는 연인이었던 ‘은’과 ‘그’. 다시 만난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괜찮다는 말, 괜찮지 않다는 말》, 전혀 다른 취향의 두 친구 ‘윤’과 ‘선’의 이야기 《여행의 기초》, 오랜 시간 강아지를 키워온 소년의 이야기 《화요일의 기린》, 부평역 지하상가에서 만나 아슬하지만 견고한 사랑을 키워온 연인의 이야기 《지상의 유일한 방》 등의 이야기에 이어지는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 저자의 사랑, 여행, 우정, 결혼, 가족을 비롯한 저자 주변에 놓인 것들에 대한 생각 그리고 소설가로서의 삶과 태도 등을 엿볼 수 있다.
소설 쓰기가 고통이었을 때, 산문 쓰기는 고통을 다독여주는 사랑스러운 알약이었다고 이야기했던 저자는 이번 책에서 그러한 고통과 치유를 한데 선보인다. 언젠가는 무너지겠지만 애써 마음을 다독거리고, 안 괜찮아지는 날도 오겠지만 괜찮아지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그렇게 수고로움을 자처하며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일생을 차곡차곡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이어지는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 저자가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바라보는지 엿보고, 소설 너머에 존재하는 저자의 일상과 생각을 오롯이 가늠해볼 수 있다.
『미드나잇 뮤지엄: 파리』
박송이 저자 | 빅피시 | 2023년
낮보다 아름다운 밤의 미술관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유난히 지치는 날, 타인의 무신경한 말에 쉽게 상처받는 날, 어떻게든 애써 보지만 힘이 나지 않는 날이 있다. 100여 년 전에도 지금의 나처럼 좌절과 싸운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바로 빈센트 반 고흐. 밝은 낮보다 어두운 밤이 아름답다 여겼던 그는 슬픔 속에서도 영원한 명작을 남겼고, 그의 그림은 지금의 우리에게 말보다 더 큰 위로를 전해준다.
“괜찮아. 슬픔도, 고통도 모두 다 힘이 된단다. 때로 늦은 것 같아 불안하고,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 초조해질 때도 있겠지. 그래도 너의 시간을 걸을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마음처럼 되지 않아도, 혼자인 것 같아도 네 인생은 꽤 괜찮을 거란다.”
미드나잇 뮤지엄에는 오래전 불안과 희망, 고뇌와 확신 사이에서 묵묵히 그림을 그려온 화가들의 명작이 전시되어 있다. 이제 조용히 이곳의 문을 열어 보면 어떨까. 용기만 낸다면, 당신이 기대한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파리의 미술관은 늘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 같은 주요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깊은 감동을 받는 동시에 약간의 아쉬움도 느낀다.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들을 조용하고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만을 위해 작품을 해설해주는 도슨트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미드나잇 뮤지엄: 파리》는 바로 이런 아쉬움에서 탄생한 책이다.
깊은 밤, 나만을 위해 열린 미드나잇 뮤지엄에서 매일 환상적인 명작들을 만나 보자.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의 매혹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꼭 알아야 할 작품과 작가들을 자연스럽게 기억할 수 있다.
『수영일기』
오영은 저자 · 오영은 그림 | 들녘 | 2017년
인스타툰이 왔다! 일상툰을 넘은 수영툰, 웹툰이 아닌 인스타툰의 등장!
물안경도, 수영모자도 없이, 어떤 영법인지도 모를 움직임으로 물속을 자유로이 누비는 그들. 그들이 부러웠다. 나도 그렇게 수영을 하고 싶었다, 아니 헤엄을 치고 싶었다! 외국의 수영장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수영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수영 왕초보가 서울에 돌아와 수영장에 등록하고 점점 물에 익숙해지며 수영人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림 에세이로 담았다. <인스타일>, <엘르걸> 등의 패션 잡지에 패션 일러스트를 그려온 일러스트레이터 오영은의 첫 번째 책 『수영일기』이다. 처음 수영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소소한 수영장의 풍경과 수영과 함께하는 일상의 에피소드를 그린 컷들을 하나씩 인스타그램에 올려 팔로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몇 년에 걸쳐 해온 작업이 ‘수영일기’라는 이름의 책으로 묶였다.
수영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물이 가득 담긴 풀에서 몸을 빼내 밖으로 나오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수영장에 다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여자들(이 경우에는)이 가득한 샤워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바쁜 아침 시간 헤어드라이어를 기다리는 줄이 얼마나 긴지! 오영은은 유쾌함과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그리고 수영에의 흥미도 잃지 않고) 몇 년간의 수영라이프를 잘 꾸려나간다. 그 과정이 『수영일기』에 담겨 있다.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저 재밌고, 수영장에 다녀본 사람들은 공감할 ‘수영장 사람들’ ‘수영人의 하루’ 챕터는 물론 수영장의 풍경을 담고 있지만, 그 외에 현직 수영강사의 조언을 받아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스타트와 턴을 완성해나가는 과정도 그림으로 담았다.
물빛이 가득한! 파란색이 가득한! 수면의 일렁임을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이 책은 물론 여름에 즐기기에 제격이다. 하지만 실내 수영장은 누구에게나 사시사철 개방되어 있는 법, 어느 계절에나 『수영일기』를 집어 들고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노니는 듯한 자유로움을 즐겨보기를 권한다.
『퇴근 후 한 잔』
마지 저자 | 지콜론북 | 2019년
고민 없이 준비 없이 뚝딱 만드는 맛있는 반주 라이프
편한 옷차림과 적당한 술, 그리고 맛있는 안주와 함께하는 혼술 라이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 있다. 바로 “오늘 저녁 뭐 먹지?” 냉장고를 열면 이것저것 재료들은 가득한데 대체 뭘 해먹으면 좋을지 몰라 까마득할 때가 의외로 많다. 『퇴근 후 한 잔』은 맛있는 술 한 잔과 함께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한 끼를 궁리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주 레시피 북이다. 20만 팔로어가 인정한 푸드스타일리스트 마지(maji)가 아끼는 반주 레시피를 차곡차곡 이 책 안에 풀어놓았다. 『퇴근 후 한 잔』에는 지은이가 자주 해먹는 쉽고 맛있는 한 그릇 요리부터, 최근 방송에 등장해 유행하는 인기 아이템과 유명 맛집의 대표 메뉴를 집에서 만들어 먹어볼 수 있도록, 취향별 반주 라이프를 제시한다.
마지의 레시피는 세 가지로 요약 가능하다. 우선 쉽다. 삶아두거나 미리 불려야 하는 안주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요리를 20분 안에 만들 수 있다. 둘째로 레시피 상의 재료가 없거나 모자라도 얼마든지 집에 있는 다른 재료로 대체 가능하다. 냉장고 털이 용으로 남은 야채를 사용하기도 좋고, 한 번 만들어둔 다음 내일의 다른 메뉴에 응용하기도 좋다. 세 번째로, 맛별로 분류되어 먹고 싶은 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퇴근하자마자 집 앞 편의점에서 사온 ‘네 캔에 만 원 맥주’를 잠깐 냉장고에 넣어두고 20분 안에 만드는 식사 겸 한 그릇 반주. 든든하면서도 건강한 음식을 만들면서 오늘 하루 고생한 나에게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는, 든든하고 맛있는 술상 레시피 북이다.
『달까지 가자』
장류진 저자 | 창비 | 2021년
월급만으로는 부족해!
우리에겐 일확천금이 필요하다!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창비 2019)으로 평단의 주목과 독자의 환호를 동시에 받은 소설가 장류진이 첫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를 야심차게 선보인다. “2020년대를 이끌어갈 한국문학의 얼굴”, 문단의 “대형 신인” 등의 찬사를 받은 장류진의 이번 작품은 생생한 인물 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연재 당시(2020~21년 3월 창비 〈문학3〉 웹진과 ‘스위치’)부터 이삼십대 젊은 독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특히 단순한 현실 반영이 아니라 작가적이고 개성적인 현실의 구축을 꿈꾼 ‘하이퍼 리얼리즘’이라 평가받는 장류진의 현실감 넘치는 배경 설정과 대사는 한층 더 구체적이고 섬세해졌다. 작품 속 소소한 소재까지 “다 내 얘기” 같게 그려내는 솜씨가 탁월한 장류진의 이번 작품은 최근 사회적 이슈인 ‘가상화폐’로 눈을 돌려 그 흡인력을 증폭하는데 작금의 사회현실과 세대를 작가 특유의 빼어난 감각으로 클로즈업하되, 결코 읽기에 만만한 세태소설에 그치지 않는다. 이름난 기업에 입사하고도 단칸방을 벗어날 수 없는 ‘흙수저 여성 3인방’의 ‘코인열차 탑승기’는 만성화된 저성장 국면과 세습 자본주의를 단숨에 관통하며 독자들을 이입시키는데,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독자는 함께 코인열차의 ‘롤러코스터’를 오르내리며 이 주인공들을 응원하게 된다. 동시대, 동세대의 현실을 반영하되 새롭고 신선한 그만의 세계를 확장해가는 작가 장류진의 행보를 인정할 수밖에 없으며 다시 한번 독자들의 열광을 이끌어낼 것으로 믿는다.
『한국 괴물 백과』
곽재식 저자 · 이강훈 그림 | 워크룸프레스 | 2018년
괴물을 둘러싼 상상력의 기원을 찾다!
2007년부터 ‘게렉터(gerecter)’라는 필명으로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의 괴물을 채집해 공개했던 SF 작가 곽재식. 그저 취미처럼 시작한 일이 올해로 11년째가 되었는데, 그동안 그의 블로그는 민속학 연구자, 소설가, 게임 및 웹툰 시나리오 작가, 졸업 작품을 준비하는 학생 등의 참고 자료로 활용되면서 암암리에 온라인 괴물 소굴로 알려져 왔다. 『한국 괴물 백과』는 그가 채집한 한국 괴물 가운데 282종을 이강훈의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엮은 책으로, 진짜 한국 괴물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다. 곽재식은 오늘날 널리 알려진 괴물들에 관한 묘사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에게 도깨비는 모름지기 정수리에 뿔이 돋아나 있고 거적 비슷한 천을 몸에 두른 채 울퉁불퉁한 방망이를 손에 들고 있어야 한다. 구미호는 풀어헤친 머리에 소복을 입고 둔부 근처에 여우 꼬리 아홉 개가 달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정확한 근거 없이 평소에 대중매체를 통해 접한 경우가 제법 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곽재식은 괴물을 채집하기 전에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용재총화』, 『어우야담』, 『삼국사기』, 『삼국유사』, 『동문선』, 『대동야승』 등 18세기 이전의 기록으로 남아 있는 괴물로 한정하고, 괴물을 소개할 때 되도록 자의적 해석을 배제했다. 괴물의 이름이 불분명한 경우, 임의로 이름을 붙이는 대신 괴물이 기록된 문헌의 특징적 구절을 이름으로 삼고, 괴물을 설명할 때는 괴물이 기록된 문헌이나 괴물을 묘사한 공예품 등을 참고했다. 그 이후에 기록된 괴물, 작자가 불분명한 문헌에 기록된 괴물, 소설 속에만 등장하는 괴물, 기록 없이 구전된 괴물은 배제했다. 성격이 비슷한 괴물은 한데 합치고, 이름이 같더라도 모습과 성격이 다르면 다른 괴물로 분리했다. 괴물을 묘사한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곽재식이 정리한 자료에 기반을 두었다. 어떤 면에서 ‘괴물’보다는 ‘한국’에 방점이 찍힌 이 책은 괴물을 둘러싼 상상력의 기원을 찾아보려 한 결과물 또는 궤적이다.
출처 : 충청남도금산교육지원청금산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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