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경기도 사서들이 권하는 책
서평쓰기에 정석이 있을까요?
같은 책을 읽고 쓴 서평이라도 사람마다 당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니 정석은 없습니다. 그런데 잘 쓰고 싶다면?
사서들의 서평을 보시면 됩니다. 사서들의 책 추천을 보면 예비 독자들에게 간단명료하면서도, 필요한 내용(작가, 수상경력 등, 배경소개, 누가 왜 좋아할지, 줄거리, 책속명장면 or 인상적인 문장)이 다 담겨 있어, '잘 쓴'(예비 독자를 배려하는) 서평이 어떤 건지 감을 잡을 수 있게 해줍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는 경기도 각지의 도서관 사서들의 서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서 개개인의 개성에 따라 서평 구성에 조금씩 차이가 있으면서도, 한결같이 '잘 쓴'서평이라, 서평을 쓰는 법을 배워보고 싶으신 분들은 챙겨 읽기만해도 도움이 되실겁니다.
2016년 3월~4월에 소개된 '사서들의 책이야기' 10편을 가져왔습니다.
#원문_경기도사이버도서관 블로그_http://golibrary.tistory.com/
누구도 완벽하지 않아!
수원 북수원지식정보도서관 이연수
선생님은 몬스터! / 피터 브라운 글• 그림 /서애경 옮김/사계절
이 그림책은 2013년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 피터브라운의 작품으로 주인공은 학생인 바비와 담임선생님인 커비 선생님과의 이야기를 다뤘다.
표지 그림은 학생 바비는 책상위에 벌을 서며 “선생님은 몬스터”라고 말을 하고 다소 무섭게 생긴 선생님은 불만스런 표정으로 “아니라니까” 라며 대꾸를 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독자로 하여금 ‘왜 바비는 선생님을 몬스터라고 했을까?’라는 호기심을 갖게 하여 책을 읽고 싶게 한다.
바비에게, 커비선생님은 목소리도 발소리도 모두 크고 쩌렁쩌렁하여, 잘못을 저지르면 부드럽게 감싸기보다는 큰 목소리로 지적을 하는 선생님으로 맘에 들지않는 불편한 존재였다.
어느 날 바비는 자주 가던 공원에서 커비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공원은 커비선생님도 자주 오는 쉬러오는 공원이였다. 바비도 커비선생님도 서로 어색한 첫 만남에 어쩔줄 몰라 쩔쩔매던 때, 선생님이 아끼는 모자가 바람에 날라 가게 되고, 바비는 바람에 날라다니는 모자를 잡아주려고 노력한 끝에 모자를 무사히 찾게 해주었다.
이것을 계기로 선생님과 친하게 되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바비는 학교에서 봤던 선생님 모습이 자기가 알았던 선생님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바비와 가까워질수록 선생님 모습은 불편한 몬스터에서 점점 아름답게 달라지게 된다. 이 그림책이 지닌 가장 멋지고 독특했던 장면들이 바비와 커비선생님이 친해지면서 변화되는 선생님의 모습이였다.
푸르스르한 점박이 얼굴과 째진 눈, 갈퀴같은 손들은 바비와 소통하면서 핑크색 얼굴, 동그란 눈, 둥근 손으로 바뀌어가는 것 장면은, 동화와 다르게 작가의 뜻을 그림으로 전달하는 그림책 특유의 특성을 살린 장면이서 인상적이였다.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라도 그림을 보며 이해를 할 수 있는 그림책의 본연의 의도가 돋보였다. 몬스터에서 다정하게 변화된 선생님의 모습은 바비 마음속에 선생님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일 것이다.
여전히 선생님의 목소리와 발소리는 크고 쩌렁쩌렁했지만. 바비 마음속에 선생님은 예전의 괴팍한 선생님이 아니였다.
학교 다니는 아이들에게 담임선생님은 편안한 존재는 아니다. 아이 입장에서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은 어려운 교과목을 가르쳐주는 학습 지도 선생님과 더불어 관찰하고 통제하는 감시관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담임선생님이 학생과 잘 맞으면 행복한 시간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학교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된다. 학생과 선생님이 잘 맞으려면 서로에 대하여 알아가는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바비와 커비선생님이 공원에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기에 서로에 대하여 오해하였던 부분들이 줄어들고 이해하는 마음이 생긴 것처럼...
이 그림책은 서로간의 소통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지를 알려주고 배경 그림과 주인공의 모습이 단순하게 반복되며 조금씩 변화되는 커비선생님과 바비의 모습이 재미를 더해준다.
책 뒷 표제지에 피터 브라운처럼 보이는 남자는 “나도 가끔은 몬스터가 돼. 누구도 완벽하지않아 ”라는 말 속에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알려주고싶은지 그림으로 그린 점도 재미있다
내가 이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싶냐고 물으면 난 대답할 것이다.
스승의 날 아이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선생님, 아이들에게 이해받고 싶어하는 선생님
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다르게 생각하기
발이 더러운 왕 | 김중철 지음 | 신지수 그림 | 웅진주니어 | 2013
ISBN 9788901159249(8901159244)
분야- 그림책
추천대상- 유아
이민혜 (양평군 용문도서관)
왕은 마치 미운 4살 아이 같다. 씻기 싫어하는 왕을 억지로 씻기니 이제 발이 더럽다고 투정을 부린다. 누구보다 더러웠던 왕이 몸을 씻고 나니 점점 결벽증에 걸린 왕으로 변신하여 당황스럽지만 나름 기상천외한 방법을 고안해 내는 것은 꽤 귀엽게 느껴진다.
갑자기 왕이 명령을 내린다.
“바닥을 깨끗이 하라!”
착한 백성들은 왕이 시키는 모든 것을 착실히 수행한다.
왕은 처음으로 바닥을 깨끗이 하기위해 바닥의 모든 먼지를 쓸라고 한다. 그러자 사방이 먼지투성이 되어버렸고 왕은 다시 모든 바닥에 물을 뿌리라 명령을 하였다. 그러자 마을이 모두 물에 잠기게 되었다. 왕은 이쯤에서 더욱 기이한 방법을 생각해낸다. 마을의 모든 것을 가죽으로 덮는 것이다. 철없는 왕의 명령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의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안쓰럽기만 하다. 그때 한 기특한 아이가 왕의 발에 맞는 가죽신을 만들어 주게 되면서 왕의 발에는 더 이상 더러운 먼지가 묻지 않게 되었다.
간단히 읽어봐도 이 그림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순수한 아이를 등장시킴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작가는 이 책을 읽는 아이로 하여금 앞으로 이 아이처럼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회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 책이 사용하고 있는 색상의 종류는 검은색, 황토색, 하늘색으로 3가지의 색으로만 그림을 표현했다. 단조로운 색 표현이 어찌보면 얄밉기도 하고 폭군으로 비춰질 수 있는 왕의 모습을 만화적으로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귀여운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그림책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 모르나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표현하기에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이 책의 장점은 어린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권력을 가지고 제멋대로 휘두르는 왕의 모습을 보면 흡사 우리의 행동을 거울로 보고 있는 듯 한 착각을 들게 한다. 책을 읽는 어린이이게는 신발을 만든 아이에 자신을 이입하여 창의적이고 용감한 생각을 하고자 다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어른은 왕의 역할에 이입하여 자신만을 생각하며 이기적이게 행동한 적은 없나 반성할 기회를 갖게 해줄 것이다.
과자를 또 먹고 싶어, 건드리지 마
안 돼, 내 과자야! / 백주희 글·그림. 책읽는곰. 2014.
ISBN 979-11-85564-18-0
그림책
5세 ~ 7세
공정자(안성시 진사도서관)
표지의 남자 주인공이 ‘안 돼, 내 과자야!’라고 외치는 장면과 크기가 다르고 보통 상단에 있지 않고 중간에 있는 글씨체가 과자가 내 것이라는 것을 더욱 강조한다.
주인공은 아빠가 사온 과자가 너무 맛있어서 더 먹고 싶다. 학교에 간 사이 동생이 남은 과자 3개를 다 먹을까 걱정이다. 집에 도착해 과자를 갖고 있는 동생에게 화를 버럭 낸 주인공은 부끄럽다. 작가는 어렸을 때 아빠가 해외출장에 돌아오면서 사온 과자를 몰래 꺼내먹던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인물을 세밀하게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과자를 너무 먹고 싶어하는 남자 주인공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 수학시간에 과자 생각에 군침을 흘리고 빨리 집에 가기 위해 달리는 주인공의 모습이 현실감있게 그려져 있다. 빨강색, 파란색, 노랑색, 주황색 등 다양한 색깔로 주인공의 심리를 잘 표현한 그림도 인상적이다.
맛있는 과자를 또 먹고 싶은 마음, 과자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오빠의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마음이어서 책을 보면서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여동생도 과자를 먹고 싶었겠지만, 오빠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나 하나, 동생 하나, 나머지는 동생과 반으로 나눠먹는 끝 장면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윤지회의 ‘뽕가맨’에서 온통 로봇에 마음이 빼앗겨서 모든 것이 뽕가맨으로 보였던 어린이의 마음과 같이 과자를 먹고 싶은 어린이의 간절한 마음을 공감할 수 있게 잘 표현했다. 어린이들에게 읽어주기에도 좋은 책이다.
내 일기는 보여주지 않을래요
정영춘 부천시원미도서관 사서
일기 몬스터 /김해등 글 ; 경하 그림 : 주니어김영사. 2015
‘오늘 하루는’ 으로 시작했던 일기 쓰기는 학창시절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마지못해 써야만 했던 일이 잦아서 즐겁지 않은 일로 기억하고 있다. 방학동안 제일 난감한 것이 한꺼번에 휘몰아 쓰던 일기숙제가 아니었을까. 한 페이지를 채우기 위해 하루는 동시 베껴쓰기, 신문기사 오려 붙이기, 또 어떤 날은 첫눈이 왔다고 날씨 이야기만 주구장창 늘어놓던 에피소드는 풀어놓으면 한보따리다.
올해 1월 도서관에서 ‘일기는 사소한 숙제가 아니다’ 주제특강을 한 적이 있다. 강의실에 빼곡하게 들어찬 학부모들을 보면서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일기를 써야 하는 이유, 일기쓰기 습관, 일기를 쓸 때 알아두면 좋은 점에 대한 내용으로 기억하고 있다. 일기가 결국엔 엄마들 숙제구나 생각했던 것은 비단 나뿐이었을까? 이 글을 쓰신 김해등 선생님은 일기쓰기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했다.
동구네 반 아이들은 매주 화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매주 한 번 일기 검사 후 선생님은 일기를 가장 잘 쓴 아이에게 살다 살다 칭찬을 해주시기 때문이다.모든 관심과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살다 살다 칭찬 주인공은 태우가 된다. 태우는 “나는 오늘”이란 표현을 한 번도 쓰지 않고도 길고양이를 구해 준 이야기를 실감나게 잘 썼단다. 반면 동구는 글씨도 삐뚤빼툴 엉망진창에 ‘나는 오늘’ 밖에 없는 일기로 선생님의 댓글만 잔뜩 달린 일기를 돌려받고 기운이 없다. 그도 그럴것이 동구는 일기만 쓰려면 지우개를 먹는 먹보 몬스터, 연필심을 부러뜨리는 이빨 몬스터, 소리를 지르는 악기 몬스터가 나타나 괴롭히기 때문이다. 뭐든 먹는 것처럼만 하라는 엄마의 불호령에 급기야 친구 태우에게 일기쓰기 과외를 받게 되고 . . .
작가님은 한때 글방에서 아이를 가르친 적이 있다고 한다. 매일 일기 검사를 하고 가르쳐주어도 실력이 늘지 않던 아이가 스스로 쓰고 싶을 때 하게끔 내버려뒀더니 오히려 더 잘해내는 경험을 했단다.
살다 살다 칭찬을 한 번만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 잘하고 싶은데 잘하지 못해서 웅크려드는 마음, 일기 몬스터 때문에 괴로운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어른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너나 나나 하루하루 똑같은 일뿐이잖아. 학교, 집, 학원, 학교, 집, 학원...그렇다고 일기에다 똑같은 일만 쓸 수도 없잖아. 난 뭐든 잘하는 애로 소문났으니까 일기까지 잘 쓴다는 칭찬이 듣고 싶었단 말이야 ” 학교, 학원, 집을 오가는 아이의 되풀이되는 일상에서 비밀스런 공간 하나쯤은 허락하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일기쓰기가 가능하다고, 그것이 너를 멋지게 성장시킬 거라고 가르쳐 주고 싶다.
일기 몬스터와 싸워야 하는 아이와 일기쓰기 비법이 있다고 믿는 어른들이 읽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미소는 세계 어디나 아름다웠다.
얘들아, 학교가자 / 안 부앵 글, 상드린. 알랭 모레노 사진. 선선 옮김 - 푸른숲. 2006.
ISBN 89-7184-582-1
지식전달책
초등 3학년 이상
유향숙(성남시중앙도서관)
1) 이 책은 다큐 형식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의 30개 나라의 작은 동네를 찾아다니며 아이들의 학교와 수업과 문화를 읽을 수 있도록 사진작가 10명의 시각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어린이 책이지만 그림책이 아니고 지식 전달을 위한 우리주변의 현실을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책이다.
2) 세계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린이들의 학교생활을 통해 읽을 수 있다.
30개 나라의 오지라 할 수 있는 곳에 어린이들의 촐망촐망한 눈망울을 봤다. 그 아이들의 눈 속에는 학교는 지식을 습득하고,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산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세계는 다 똑같이 살고 있지 않다. 가난한 나라, 잘사는 나라, 전쟁이 있는 나라, 남.여 차별이 있는 나라, 추운나라, 더운나라.... . 자연과 역사와 사회의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어린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어 하고 학교에서 세상을 배운다. 학교는 기본적으로 배움의 산실이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자연재해나 전쟁을 피하는 대비실이며, 병원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힘든 노동을 피해 잠시 쉴 수 있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학교는 나라에 따라 조금씩 의미는 다르지만 꼭 필요하며, 누구에게나 도움을 주는 공공시설이라는 점은 같다. 또한 사진에 나오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은 눈과 웃음은 이 책에 쏙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3) 우리의 공부 환경이 얼마나 좋은지를 인식하고 성실하고 진실되게 공부해야 겠다.
개인적인 말을 하자면 우리아이는 식사시간에 밥을 잘 안 먹는다. 그리고 많이 남기기도 한다. 그럴때 마다 아빠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데려가야 겠다. 그 아이들이 보면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알 수 있을 테니..” 하며 아이를 적당히 타박하고 훈계를 한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의 아이들에게는 학교는 얼마나 절박한 바램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편협한 시각을 벗어나 다양한 문화속에서 적응하며 사는 아이들을 보며 “틀림”이 아니고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관점을 갖어 주었으면 한다.
4) 글쓰신 샘과 사진을 찍은 작가님은 모두 프랑스 사람이다.
이글은 작가를 포함하여 사진작가까지 모두 11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동 작업을 통해 만들어 냈으며, 그 시각이 객관적이고 평등한것 같다. 학교를 소재로 한 것도 그렇지만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기를 통해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들을 잘 포착했다. 사진속에는 현실이 힘겨워도 아이들이 미래와 꿈을 놓치지 않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으며, 그 시기에 누구나 소중한 친구의 우정을 키우는 모습을 보았고, 아이들에게는 불평등 같은 것은 어른들의 세계인 냥, 순수하고 아름다운 초기의 인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모두 사진작가님과 글을 써주신 선생님의 시각을 간접적으로 보게 된 것이다.
갈매기야, 바삭바삭이 맛있지(?)
바삭바삭갈매기 / 전민걸 글, 그림. - 한림출판사. 2014년.
그림책
안성시립도서관 사서 박지원
한 번 쯤 배를 타거나, 바닷가에 갔을 때 갈매기에게 과자를 주면 갈매기들이 우리 곁에 머무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 모습이 즐거워 계속 주고 바다에도 던져주었었다. 특별히 깊은 생각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행동들인데 그림책을 읽게 되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이 그림책은 바위섬에서 물고기를 먹으며 살던 갈매기가 바삭바삭 맛있는 과자가 좋아 바다를 버리고 사람들 곁으로 오는 이야기로, 애니메이션 콘셉트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작가의 개성이 묻어난 작품이다.
바삭바삭 맛있는 과자에 빠져드는 갈매기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욕망과 자유에 대해, 또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인간은 자극적이고 간편한 음식들을 끝내 발명해냈다. 햄버거, 팝콘, 과자 등... 사람들은 그 자극적이고 간편한 것들을 들고 어디든 다녔다. 인간이 만든 화합물 덩어리를 먹은 동물들은 시름시름 앓고, 병에 걸려서 죽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 세계의 수많은 동물들이 죽어나갔고, 사람들은 이 행동이 잘못 됐다는 것을 깨닫고 동물들에게 인간의 먹거리를 주는 것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동물들에게 자신의 먹거리를 내어준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예 중 하나인 갈매기에 대해 썼다. 갈매기가 사람들이 주는 과자에 길들여지고 시름시름 앓는 이야기인데, 다른 딱딱한 환경 문제에 대한 책이 아니라 어린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환경 동화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동화 한 편을 읽게 되는 동시에 환경문제에 저절로 생각하게 되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친숙하고 귀여운 그림책 또한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이야기에 더 빠져들게 한다. 더불어 갈매기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책을 읽는 자신 또한 갈매기의 입장에 동화되어 동물들의 입장에서의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키워 환경문제를 더 키우지 않고 조금 더 자연친화적이게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아들아, 너 자신을 믿어라 !
만약에 / 러디어드 키플링 시, 조반니 만나 그림, 최영진 옮김. - 푸른숲. 2015.
그림책 / 초등고학년부터
남양주시 오남도서관 사서 이은주
모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지만 삶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고,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과 역경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 기댈 수 있는 부모님의 말씀이 있다면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의 시인 러디어드 키플링이 1910년에 12세가 된 아들에게 보내는 형식으로 발표된 시 『 IF 』(만약에) 가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성을 읽고 너를 탓할 때
네 자신을 믿을 수 있다면
네 주위의 사람들이 너를 믿지 않더라도
네 자신을 믿으며
그들의 의심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다면
·
·
·
그러면 온 세상과 세상 모든 것이
다 너의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네가 진정한 인간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의 아들아.
이 책에는 삶을 살아가는데 힘이 될 주옥같은 글들이 실려 있다. 이 시는 영국에서 가장 애송되는 시로 이 시가 적힌 액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선물된다고 한다.
표지의 그림을 살펴보면, 한 아이가 높은 산을 홀로 오르고 있다. 구름 사이로 여러 개의 산봉우리가 보인다. 산을 오르는 것은 우리의 삶일 것이다. 정상에 올랐다 생각하면 또 다른 산봉우리가 나타난다.
안데르센 상 수상 화가 ‘조반니 만나’가 그린 그림은 아들의 어린 시절 순수함을 그림에 녹여 내어 키플링의 사랑이 가득한 노래를 부드러운 묘사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은 『정글북』을 쓰고,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도 유명하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내용이 인생에 대한 철학을 담아 다소 어려울 수 도 있어 초등고학년이나 청소년에게 적합할 것 같고, 아빠와 함께 보며, 아빠가 읽어준다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후 내 자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시로 작성해 보면 어떨까?
봄을 찾은 할아버지
봄을 찾은 할아버지 / 한태희 글, 그림. - 한림. 2014
그림책
성남시 중앙도서관 사서 유향숙
그림이 예쁜 책이다. 이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은 2월이다. 나 역시 봄을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지 제목에 마음이 끌렸다.
『봄을 찾은 할아버지』
긴 겨울을 보내며 우리는 봄을 기다린다. 세상만사 모든 만물이 봄을 기다리는 듯하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사람이나, 지루한 겨울을 보낸 사람이나 겨울은 참으로 긴 것 같다. 바깥 활동보다는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우리는 더욱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우리는 이렇게 봄을 기다리고 있는데 할아버지는 봄을 찾아 나섰나 보다. 무엇이 할아버지를 움직이게 했을까? 어떻게 봄을 찾았을까?
할머니께서 문득 던진 말 “빨리 봄이 와서 환하게 핀 꽃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 말에 할아버지는 봄을 찾아 나선다. 할머니에게 어여쁜 꽃이 핀 봄을 안겨주고 싶었나보다.
할아버지의 봄을 찾는 모험은 힘겹기만 했다. 추운 겨울, 어디에도 봄을 찾을 길이 없었다. 개울가나 언덕에 올라도 눈보라만 칠 뿐. 겨울잠을 자는 곰에게 물어보고, 꿩에게 물어봐도 모두들 모르겠다는 대답뿐이다. 강에서 천년을 살아 지혜로울 것 같은 이무기 역시 봄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채 얼음이 녹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할아버지는 봄을 찾다 지쳐 쓰러져 잠이 들고 말았다. 그때, 꽃향기가 어디선가 풍겨왔다. 뺨이 발그레한 소년과 함께....,. 할아버지는 봄을 찾은 걸까?
우리의 인생도 이렇듯 무엇인가를 간절히 찾아 헤매다 결국 지쳐 포기상태가 되었을 때 바라는 바가 슬며시 다가옴을 깨딸을 때가 있다.
예쁜 그림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은 작가가 궁금해졌다. 한태희 작가는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어린이 그림 작업을 해오고 있다. 1998년 『도솔산 선운사』, 『대별왕 소별왕』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작가는 우리처럼 긴 긴 겨울이 지루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봄을 소재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든 건 아닐까?
생태계 속의 너와 나, 콩과 사람
콩 농사짓는 마을에 가 볼래요? / 노정임 글, 안경자 그림, 안정보 감수. - 아이세움. 2013.
지식정보책 / 초등저학년
평택시 팽성도서관 사서 이가영
어린 시절, 나는 콩을 참 싫어했다. 엄마가 콩밥이라도 짓는 날에는 내 밥그릇에 있는 콩을 모조리 다 골라내 엄마의 밥공기에 덜어놓곤 했다. 이런 나의 습관이 변한 계기는 다국적 종묘회사인 몬산토와 GMO 작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난 이후였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세계적으로 작물변형이라는 것이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들이 우리의 식탁에 어떻게 올라오게 되고,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토종농작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던 것 같다.
이 책의 이야기도 내가 보았던 다큐멘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콩을 주제로 콩의 모양과 콩의 종류, 콩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을 이야기 하면서 사람들의 삶과 농작물의 관계,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식량문제 등을 함께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나쁘지 않은 수입 GMO콩을 사 먹는 단순한 행위가 장기적 우리 토종 농작물의 터전을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려준다. 유전자가 변형된 작물을 공격하는 병해충이 생겨나거나 값이 오르게 되었을 때는 우리가 현상을 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에 곡물 자급률이나 토종 작물 보호가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초등학생들이 수입 장벽이 사라져 가는 현실에서 ‘곡물자주권’, ‘곡물자급율’ 등의 개념을 배우고. 토종작물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무조건적인 개방에서 지혜롭고, 필요한 개방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콩’이라는 작은 농작물을 통해 생태계에서 공존하며 살아가는 우리를 알게 해준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 자연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깊은 관계를 맺고 사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욕심이 과한 로봇 귀신
수상한 로봇 가게 / 정재은 글, 김중석 그림. - 주니어김영사. 2014.
동화책 / 초등학생
성남시 중앙도서관 사서 유향숙
열 살 탐정을 꿈꾸는 진진이의 부모님은 공학자다. 아빠는 로봇공학자로 ‘진진로봇병원’을 운영하고, 엄마는 로봇 관리를 위해 화성 탐사를 갔다. 첨단과학을 연구하는 과자인인 아빠는 망치, 톱, 대패질을 좋아한다. 질 좋은 원목을 만나면 반가워서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러면서도 역동적 운동을 좋아하여 그 바람에 사고로 다리 한쪽은 로봇으로 교체되었다.
엄마는 화성 탐사를 떠나기 전에 진진이를 위해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 줄 “봇맘”을 만들어 줬다. 로봇에는 말투와 자상한 마음까지 모두 엄마를 닮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엄마가 화성에 간지 3년이나 되었지만 봇맘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그리움을 덜 느끼며 씩씩하게 지내고 있다.
진진이의 친구 로미는 로봇강아지를 갖고 싶어 한다. 어느 날 로봇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이상한 아저씨의 중고가게에서 강제적으로 로미는 로봇 강아지를 사게 되었다. 가게 아저씨는 괴팍한데다가 둔한 사람귀 보다는 1km밖에서 흉보는 소리도 들을 수 있는 ‘로봇 귀’나 작은 입자도 볼 수 있는 ‘로봇 눈’으로 자신의 귀와 눈을 교체하고 싶어 한다.
그러던 어느날 중고가계 아저씨(그 아저씨의 이름은 싸이몬이다)와와 아빠, 봇맘이 부딪치는 사고가 났고, 진진로봇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싸이몬은 다양한 억지를 부려 진진이네 가족에게 골칫거리가 되는 사건이 생긴다. 진진이는 멋진 기지를 발휘해서 문제를 해결해 간다..
로봇이 우리의 일상에 밀접하게 들어오는 삶은 멀지 않은 미래일 것이다. 현재는 로봇은 산업현장에서는 생산효과를 높이거나 위험한 폭탄제거, 심해자원 연구 등 일선에서 인간의 일을 돕고 있으나 곧 머지않아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을 개발하여 일상생활에 우리의 삶을 돕는 로봇이 판매 되지 않을까 한다. 그 모든 편리함에 앞서 우리가 로봇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가 더욱 중요함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현재의 빠른 과학적 발전과 편리성은 우리가 그것에 대한 올바를 사고를 정립하기도 전에 우리의 생활에 깊이 들어온다. 이 책에서 처럼 로봇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거나 동경하다 보면 싸이몬 같이 자신의 몸을 모두 로봇화 하려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 로봇뿐 아니라 급격히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사용하는 가치 기준을 잘 분별하자는 뜻에서 이 책을 소개한다. 편리함 속에 부작용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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