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7개 분야별 1월 추천도서
책나눔위원회
7개 분야별 1월 추천도서
책나눔위원회는 인문예술/사회과학/자연과학/실용일반/그림책+동화/청소년/문학 등 7개의 분야별로 이달의 추천도서를 매달 추천합니다. 신작들로 구성된 1월의 7가지 분야별 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시기 바랍니다.
인문예술
『검은 턴테이블 위의 영혼들』
박형주 저자 | 나름북스 | 2022년
“곧 우리는 누가 진짜 혁명가들인지 알게 되겠지”
힙합이 사랑한 혁명가들, 랩 가사에 스민 흑인운동의 유산
힙합에 나타난 급진적 흑인운동의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단순히 즐거움을 얻기 위한 대중문화로서의 힙합이 아닌 정치와 사회를 다루는 힙합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와 관련된 흑인운동의 주요 사건과 인물을 다뤄 급진적 흑인운동의 역사와 사상적 경향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특히 힙합의 황금기로 불리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등장한 래퍼들과 이들이 최근까지 만든 힙합 곡들의 배경을 서술하면서 힙합 뮤지션이 20세기에 나타난 급진적 흑인운동의 전통을 받아들인 방식을 세심하게 들여다보았다. 랩 가사에 흑인운동의 유산을 반영하며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답하고자 한 예술가들, 흑인을 억압하는 체제와 타협하지 않고 맞선 운동가들이라는 두 주체 사이를 가로지르며 이들의 활동과 생애를 조명한 새로운 시도는 힙합 음악의 메시지를 알고 더 깊이 즐기는 동시에 흑인운동의 과거와 현재를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힙합 애호가도 잘 알지 못했던 뒷이야기나 시대와 지역을 넘어 다양하게 얽힌 의외의 인연에 관한 에피소드 또한 이 책을 읽는 재미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마오쩌둥이 처음으로 만난 미국인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로 하버드 박사학위를 받은 듀보이스라는 이야기, 마커스 가비의 강의를 들었던 호찌민이 흑인 학생운동가에게 이를 말했고 이 학생이 훗날 아프리카 혁명가 콰메 투레로 활동한 이야기, 독재자 무가베와 친밀했던 김일성이 1980년 짐바브웨에 106명의 북한 장교를 파견해 학살을 주도한 이야기, 일본을 본받자고 한 가비의 해운회사 ‘블랙스타’를 팀명으로 지은 야신 베이의 랩이 한국 래퍼 가리온에 의해 2017년 대통령 탄핵 후 축가로 불린 이야기, 세네갈 출신 엠시 솔라가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성만 등을 위해 “Pour Kim Song-Man”(김성만을 위하여)을 발표한 이야기 등은 역사 속에서 우리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과거의 인물이 남긴 흔적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실감케 한다.
사회과학
『일상은 얼마나 가볍고 또 무거운가』
조은 저자 | 파이돈 | 2022년
우리는 일상에서 어떤 이야기와 만날까?
사회학자의 일상 읽기는 소설 같기도 하고 로드 무비 같기도 하다.
칼럼보다 노트에 더 눈길을 머물게 한다.
사회학자 조은 교수(동국대 명예교수)가 2017년 1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모아 펴내면서 한 편의 긴 노트와 다섯 편의 짧은 노트를 붙였다. 학문과 장르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글을 써 온 저자가 칼럼 앞에 붙인 ‘긴 노트’는 50년 만에 고향을 방문하면서 시작한 귀향소설 같은 현장 일지다. 로드 무비 같기도 하다. 저자의 사유의 공간에 똬리를 틀고 앉아 칼럼을 수시로 간섭하고 사유의 궤적을 드러낸다. 칼럼 앞에 노트를 붙인 이유다.
조은 교수의 칼럼은 연재 내내 독자들에게 잔잔한 파장과 감동,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시기와 무관하게 지금 읽어도 공감과 흡입력을 자아내는 저자의 글은 시사적인 문제나 소수자의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여러 단면에 대해 글쓴이 특유의 식견과 안목을 발휘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의 단서를 열어 준다. 따뜻하고 진솔하지만 예각이 있는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겸허함과 공감대를 자아내는 글쓰기는 책 전체를 관통하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이 사실 “얼마나 가볍고 또 무거운가”라는 문제의식을 환기시킨다. 아울러 “공통된 의미 지평을 잃어버린 통약 불가능한 비극적 공동체로 가는 징후”로서의 지금, 현재를 진단한다.
스물다섯 편의 칼럼 중 다섯 편에 붙은 ‘짧은 노트’는 칼럼에 미처 담지 못한 사유의 회로와 더 짚어야 할 담론 거리들을 담았다. 현장 연구자의 감수성을 드러내면서 읽기와 쓰기가 지식인의 실천의 영역임을 거침없이 짚는다. 특히 2장의 칼럼 〈여성들의 혁명은 일상에서 시작한다〉에 붙인 노트는 역사 추리 소설 같은 제목으로 역사학계에 질문을 던지고 지식권력의 장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을 요청한다. 3장의 〈장산곶매 이야기 좀 빌려도 될까요〉라는 칼럼에 붙은 노트 〈문제적 칼럼이 돠다〉는 하나의 글이 ‘문제적’이 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메모로 드러낸다. 독자들에게 사유와 성찰의 공간으로 열어놓은 계산된 여백의 글이다.
자연과학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전영우 저자 | 조계종출판사 | 2022년
왜 울창했던 조선의 산림이 민둥산으로 변했을까?
250년간의 산림 황폐사를 낱낱이 추적한 역작
조선시대에는 산림이 울창하고 숲이 깊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짐작과 달리 중기 이후 조선의 숲은 황폐화로 치달아 한일 병탄 직전 조선 산림은 삼남 지방 대부분이 민둥산이었다. 은퇴한 산림학자가 조선의 숲이 사라진 이유와 과정을 탐구했다.
임진왜란 당시만 해도 단기간에 수십 척의 전함을 건조할 수 있을 만큼 풍성했던 조선의 산림은 무려 250년 동안 황폐화가 계속된다. 조정의 미봉적인 소나무 중심의 산림 정책, 왕가와 권문세족의 이기적인 산림 사점과 남벌, 소빙기로 인한 한반도 전역의 온돌 보급과 땔감의 급증, 산림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벌목 등이 조선의 숲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저자는 조선시대 공식 기록물은 물론 사대부의 문집과 향리에 낙향한 무신의 일기까지 뒤져 조선의 산림이 황폐화된 과정을 추적했다. 부족한 양묘 및 조림 기술, 수목의 가치에 대한 지도층의 인식 부재, 부실한 제재 도구와 목재 운송 수단 등 지금까지 학계에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기술적, 사상적 후진성까지 이 추적 과정에서 드러난다.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산림의 효용과 가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되는 요즈음 조선시대 산림의 참혹한 파괴 역사를 충실하게 톺아낸 이 책은 역사를 거울로 삼아 산림 관리의 중요성과 방법론을 일깨워주는 생태사, 미시사 분야의 걸작이다.
저자에 따르면 조선 숲의 황폐화는 적게 잡아도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말까지 250여 년 동안 진행되었다. 정밀한 연구에 바탕을 둔 추정을 통해 저자는 조선 건국 초기(1400년)에 비해 조선 남부 5도의 임목 축적량이 1700년에 이미 절반으로, 1900년에는 1/3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인구 증가까지 감안하면 정조 시대였던 1800년 1인당 임목 축적량은 건국 당시의 9%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250년에 걸친 조선 숲의 황폐사를 책은 절절한 마음으로 담아낸다.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는 이처럼 평생을 우리 숲 연구에 바친 노학자가 집념으로 써내려간 역작이며 역사, 생태학, 산림학 분야의 귀중한 성취이다. 푸르른 우리 강산을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서도 이 책이 찾아낸 역사의 교훈을 소중히 돌아보아야 하겠다.
실용일반
『우리말 어원 사전』
조항범 저자 | 태학사 | 2022년
아주 색다른 우리말 공부!
에세이처럼 읽고, 사전처럼 활용하는 200가지 어원 이야기
‘말’이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이 탄생과 소멸, 변천의 과정을 겪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과 시대상이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가족 호칭 중 ‘누나’라는 말은 19세기 이후 문헌에나 나타나는 새 낱말인데, 초기에는 지금과 달리 손위는 물론이고 손아래 누이(여동생)도 모두 ‘누나’라 불렀다고 한다. 이러한 호칭법은 20세기 초까지도 이어졌으나 현재는 적용 범위가 축소된 것인데, 손아랫사람에 대한 예법이 퇴색하면서 ‘누나’라는 말에도 의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또한 ‘동생’과 ‘아우’도 원래는 서로 다른 개념이었는데, ‘동생’(同生)은 16세기에는 한자 뜻 그대로 ‘함께 태어난’이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동생아우’라 하면 ‘한배에서 태어난 아우’ 곧 ‘친아우’를 가리켰고, ‘동생형’이라 하면 ‘한배에서 태어난 형’ 곧 ‘친형’을 가리켰다. 이 외에도 몇 가지 흥미로운 대목들을 소개한다.
왜 영어 단어는 어원까지 외워가며 공부하는데, 우리말 어원에 대해서는 그만큼의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걸까? 그래서 평생을 우리말 어원 연구에 바쳐온 국어학자 조항범 교수가 대중 독자를 위해 작심하고 이 책을 썼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어휘들은 어떻게 생겨 나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 말들은 지난 수십, 수백 년 동안 어떻게 변해왔을까? 우리 ‘말’들의 탄생과 소멸, 그 다채로운 히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엮어낸 책.
이 책은 우리 말글살이를 10개의 범주로 나눠, 200개의 낱말을 가려 뽑아 엮었다. 각 낱말의 어원뿐 아니라, 그와 유사한 친족 낱말의 어원까지 이해를 확장시킨다. 그 과정에서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과 시대상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또한 사람들에게 잘못 알려진 근거 없는 어원설을 바로잡는 데도 공을 들였다.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우리말 어원의 그 신비롭고 무한한 세계로 들어가 보자.
그림책+동화
『큰별 작은별』
일곱 글/그림 | 킨더랜드 | 2022년
일곱 글/그림 | 킨더랜드 | 2022년
“어쩌면 우리도 마법사였을지도 몰라.”
마법 같이 찾아온 순간이 아니라, 우리가 찾아갔을지도 모르는 특별한 만남
누군가와 처음 만날 때,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첫 만남을 시작으로 그 관계가 이어지게 되면 그때부터 그들만의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단순한 만남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 ‘관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관계가 갑작스럽게, 미리 알지 못한 채 시작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부모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갑자기 찾아온 아이일 때도 있고, 아이 갖기를 오랫동안 준비할 때도 있지만, 어떤 아이를 만나게 될지 우리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그 아이를 만나게 되고 부모가 되면서 인생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니까요.
일곱 작가는 어른이 되고, 그림책 작업을 하는 동안 부모님, 특히 아버지에 관해 생각했던 지난 날들을 이 이야기에 담았습니다. 오랫동안 품으며 만들어낸 이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일어났고, 일어날 마법 같은 일이 아닐까요.
어느 날 갑자기 ‘부모’라는 마법사 역할이 주어집니다. 나와 비슷한 아이가 낯설지 않고, 아이는 이 마법사가 싫지 않습니다. 아이는 마법사를 ‘큰별’이라고 부릅니다.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하고요. 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마법사는 아이에게 많은 것을 해주려고 합니다. 같이 시간을 보내고, 필요한 것들, 알려주고 싶었던 것을 가르쳐줍니다. 아이가 더 넓을 세상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바라면서요.
아이가 ‘엄마’‘아빠’를 처음 말할 때,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싶을 때, 아이가 성장하면서 아무탈 없이 자라기를 바랄 때, 같이 있어줄 때……. 그 모든 순간들이 담겨 있는 그림책입니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 같은 이 책은, 우리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꼭 가족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고마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 고마움은 아마도 묵묵히 나를 위한 상대의 배려와 이해에 대한 보답의 마음일 겁니다.
이 그림책이 여러분의 ‘큰별’과 ‘작은별’에게 전하는 인사이기를 바래 봅니다.
청소년
『멘토 셰익스피어』
한기정 저자 | 그린비 | 2022년
셰익스피어가 던진 인생의 질문
셰익스피어에게서 찾는 인생의 해답
하느님 다음으로 많은 인물을 창조한 사람이 셰익스피어라고 한 제임스 조이스는 그의 작품 『율리시스』 곳곳에 셰익스피어를 인용하였다. 조이스뿐 아니라 현대의 수많은 작가들이 수많은 분야와 장르에서 셰익스피어를 끊임없이 인용하고 있다. 22~23세기가 배경인 SF 시리즈 「스타트렉」에도 16세기의 셰익스피어가 인용되어 있다.
만화, 영화, 드라마, 광고를 넘어 셰익스피어가 인용되고 활용되는 분야와 장르는 그 경계를 가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렇듯 서구 문화에서 셰익스피어의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 즉 셰익스피어를 읽는다는 것은 인류의 교양을 읽는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 세계가 활약의 무대가 될 청소년들의 멘토로 셰익스피어만큼 적절한 인물이 어디 있을까.
셰익스피어 ‘덕후’인 저자 한기정이 쉽고 재밌게 풀어 쓴 『멘토 셰익스피어』에서는 샤일록과 포샤, 클레오파트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하여 유명 화가들이 남긴 셰익스피어 작품 속 인물들도 만날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처럼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을 광범위하고도 깊게 다룬 작가는 드물다. 선과 악, 사랑, 복수, 야망, 질투, 우정, 명예, 권력, 위선, 배신, 기만, 양심, 고통, 정의, 성공, 그리고 실패. 셰익스피어는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인간의 문제를 개성 넘치면서도 보편적인 등장인물을 통해 절묘한 언어 배합으로 얘기한다.
수 세기 동안 부동의 최고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셰익스피어. 『멘토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통찰한 인간과 그 관계를 젊은 독자층이 이해하기 쉽게 짚어 낸 한편,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내용들을 압축하여 담고 있다. 복잡하고도 미묘한 인간의 심리와 그로 인해 빚어진 풀기 어려운 인간관계에 맞닥뜨렸을 때, 셰익스피어가 던져 준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복잡하고 힘든 인생에 대한 빛나는 지혜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보편이 고민해 온 문제를 뛰어나게 다룬 셰익스피어에게 매료되어, 전공자가 아님에도 그의 작품을 모조리 탐독한 저자의 다정한 가이드인 『멘토 셰익스피어』는 또한 셰익스피어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입문서로도 손색없다.
문학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
강창래 저자 | 교유서가 | 2022년
세계문학사의 주요 작품과 흐름, 최신 문학이론까지
강창래의 본격 인문학 강의 첫번째 책
우리가 오늘날 문학이라고 부르는 예술의 한 분야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과연 무엇을 문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저자가 마치 신호탄처럼 쏘아올린 이 한 줄의 질문은 350쪽에 달하는 책 한 권의 뼈대를 이룬다. 프랑스와 영국, 미국과 러시아 각국의 근대문학을 장마다 훑어보고, 그 앞뒤로 문예사조나 문학이론의 개념과 각종 인문학 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내어 문학의 정수에 좀더 깊이 다가가고자 하는 독자들이 선뜻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 책은 실로 친절하고도 감동적인 한 권의 문학 강의로, 문학사와 그에 얽힌 세계 정치·경제사를 함께 풀어내는 둘도 없는 입문서다.
저자는 D. H. 로렌스의 문제작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 불러일으킨, 문학의 정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움직임으로 책을 시작한다. 문학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문학을 정의하려 노력한 과정을 따라가며, 그 배경이 되는 사회·문화사를 돌아본다. 문학이 근대의 형성에 끼친 영향을 살피면서, 독자는 지금 우리가 향유하는 문학의 자리매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3장부터 6장까지, 네 개의 장에 걸쳐 프랑스와 영국, 미국, 러시아의 문학사를 대략적으로 살펴본다. 굵직한 작품들과 그 저자들에 대한 명쾌하고도 세세한 해설을 통해 넓은 범위의 지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주요한 문예사조의 특징과 탄생 배경까지 찬찬히 살펴봄은 물론이다.
후반부에서는 모더니즘 시와 소설을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소설 중에서는 조이스와 울프, 프루스트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찬찬히 살피며, 이러한 문학적 시도가 갖는 의미와 그 성과에 대해 알아본다. 마지막 10장에 이르러서는 문학이론 중에서도 해석학, 정신분석학, 해체론을 짚어보며 어떤 인문학 텍스트와 맞닥뜨리더라도 자신 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도록 든든한 설명으로 마무리한다.
역사에 길이 남은 문학작품을 살피며 그 각각의 가치와 문학사적 의미를 짚어내는 작업은, 저자가 방대한 참고문헌을 섭렵하며 몸소 공부하고 읽어낸 지난한 시간이 아니었다면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또한 인용된 작품을 통해 그 조각조각을 직접 살피며 마치 강의실에 앉아 한 편의 충만한 강의를 듣듯 체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지금껏 그 누구도 감히 엄두 내지 못했던 근대문학 입문 교양서를 읽으며 독자들은 재미와 감동, 지식과 교양을 쌓게 될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이 책의 독자들이 수많은 인문학 텍스트를 척척 읽어낼 수 있는, 교양 있는 독자로서 진정으로 문학을 즐기고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출처 : 독서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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