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7월 11일 '세계 인구의 날'
왕배푸른숲도서관
7월 11일 '세계 인구의 날'
왕배푸른숲도서관의 2022년 테마 북큐레이션 '기념일로 보는 환경' 7월 테마를 소개합니다. 바로 '7월 11일 세계 인구의 날'로 이 날은 1987년 7월 11일 세계 인구가 50억명이 돌파한 것을 기념한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1989년 UN개발계획이 인구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환기하고자 매년 7월 11일을 세계 인구의 날로 제정하였습니다. 세계 인구의 날을 맞아 인구 증가로부터 오는 다양한 환경의 문제를 담은 도서를 소개하오니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시고 운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청소년, 일반 추천도서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 김영사 | 2020년
먹고 소비하는 우리의 삶은 지난 50년간 지구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여성 지구과학자가 풀어내는 자신의 삶과 지구, 풍요에 관한 이야기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위협과 두려움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누려왔고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원제 ‘The Story of More’가 암시하듯 이 책은 더 많이 빨리 소비하는 생활이 만들어낸 심각한 문제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더 안전하고 편리해진 삶, 나아가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는 풍요로운 삶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떻게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지구 환경의 지속성을 망치지 않을 수 있을까? 호프 자런은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지구의 변화를 이야기하기 위한 주요 소재로 호프 자런이 선택한 것은 바로 자신의 삶이다. 《랩 걸》을 통해 과학자-여성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현재형의 삶을 탁월하게 그려냈던 저자가 이번에는 과학적 사실과 역사, 자신의 삶을 유려하게 엮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그로 인해 위태로워진 행성 사이의 연결고리를 밝힌다. 견고한 사실과 수치에 기초해 있지만 따듯한 유머가 빛을 발하는 글을 통해 독자를 새로운 이해, 즉 모두가 충분히 풍요로울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새로운 사유로 초대한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밑도 끝도 없이 겁을 주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누려왔던 것들과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우리 자신이라는 자원으로 생태 위기를 개선해나갈 수 있다고 믿는 현실주의자의 책이다. 부록 ‘지구의 풍요를 위하여’(원서의 제목으로는 ‘The Story of Less’)에는 우리가 각자의 방식으로 생태계를 고려하며 살도록 돕는 조언이 제시된다. 그러므로 이것은 실천 지침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삶을 더 폭넓은 전망과 더불어 새로이 계획하도록 돕는 안내문이라 할 수 있겠다. 덧붙여 지난 50년간 지구에 일어난 변화를 간단하게 정리한 ‘환경 교리문답’도 실어놓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작가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특별히 보내온 서문에서 말했듯 “우리는 그렇게 해야만 할 때,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자신의 이름처럼 희망Hope을 선물하고 싶어하는 과학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이다.
『인간 없는 세상』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 2020년
인간이 사라진 이튿날, 자연은 일제히 집 청소를 시작한다
인류세 이후 새롭게 기록될 지구의 역사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이 모두 사라진다면,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도발적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을 그린 문제작 《인간 없는 세상》이 새 옷을 입고 개정판으로 돌아온다. 2007년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유수의 논픽션 상을 휩쓴 이 책은 출간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얻으며 살아 있는 고전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는 2020년 현재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의 창궐,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 빗물 흡수를 막는 아스팔트 탓에 매년 겪게 되는 물난리 등 일찍이 이 책에서 예견했던 내용들이 현실에서 속속 그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인 우리가 ‘인간 없는 세상’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광경이 지구 곳곳에 출몰하기 시작했다.
몇 년간 ‘하늘색’이 무슨 색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만큼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했던 아시아 지역의 하늘이 다시금 청명해졌다. 도시의 진동과 소음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호주에서는 캥거루가 차도를 질주하고, 칠레에서는 퓨마가 도심 한복판을 대낮부터 어슬렁거리고, 웨일스에서는 산양 떼가 시내 상점을 기웃거린다.
어떻게 된 일일까. 바로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급격히 바깥활동을 줄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더욱 놀라운 건 이것이, 팬데믹 상황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2020년 현재의 일이라는 점이다. 인류가 그저 활동을 줄이는 것만으로 지구가 무서운 속도로 자기치유를 해나간다는 사실이 분명히 입증된 셈이다.
이번 《인간 없는 세상》 개정판에서 감수를 맡은 최재천 교수도 이러한 풍경들을 나열하면서, “지구는 끄떡없다. (…) 우리가 사라지면 공기와 물이 다시 맑아지며 지구는 훨씬 살기 좋은 곳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런 점에서 앨런 와이즈먼이 2007년 집필한 《인간 없는 세상》은 인류에게 일종의 계시록과도 같은 책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 사라진 후 자연은 바로 다음 날부터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집 청소에 들어간다. 그렇게 불과 이틀 만에 뉴욕 지하철역이 침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도시가 숲으로 변하고 건물이 붕괴되고 농작물이 야생 상태로 돌아가는 등 웬만한 인간의 흔적이 사라지는 데 채 1세기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플라스틱이나 청동 조각품 등은 더 긴 세월을 버티겠지만, 결국 영원히 남는 것은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 전파 정도라는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인류세: 인간의 시대』
최평순,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팀 지음 | 해나무 | 2020년
지구의 정복자 인간.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너무나 강력해진 나머지 자기 자신을 포함한 지구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갖게 된 한 생물종이 지배하는 시대, 인류세. 인류세의 인간과 자연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 시대는 어떻게 최후를 맞이할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남기게 될까? EBS 다큐프라임 제작진은 이 질문들의 답을 찾아서 전 세계 곳곳을 방문하고 에드워드 윌슨, 재러드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석학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그렇게 2년의 제작 기간, 10개국 현지 촬영 끝에 3부작 다큐멘터리 〈인류세〉가 탄생했다. 『인류세: 인간의 시대』는 〈인류세〉 제작진이 한국을 비롯하여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며 목격한 생생한 현장의 기록, 분량상 담지 못했던 과학적인 내용, 촬영의 뒷이야기, 그리고 인류세 현장과 인간의 미래를 마주하면서 느낀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
제작진은 덴마크 닐스보어 연구소의 냉동고의 빙하코어와 인도 마우물루 동굴의 석순에서 지질시대의 경계를 결정하는 증거를 찾는다. 영국에서는 닭 뼈를 연구하는 지질학자를 만나고, 멸종위기 동물을 보존하는 냉동방주를 방문한다. 말레이시아 정글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과 그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연구자들을 취재하고, 하와이에서 인류세가 낳은 새로운 암석을 발견한다. 캘리포니아 해변에서는 인류가 생산한 모든 플라스틱의 운명을 연구한 과학자의 이야기를 듣고, 샌프란시스코 바다에서는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청소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네덜란드 청년을 인터뷰한다.
제작진은 또한 ‘지구를 일억분의 일로 축소한 미니어처’인 인도네시아의 붕인섬을 취재한다. 붕인섬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섬 중 하나로, 9헥타르 면적에 3400여 명의 사람들이 살아간다. 주민 대부분이 어부인 낙후된 섬이지만, 인류세를 살아가는 인간과 자연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집약된 인류세의 축소판이다. 파괴적인 남획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산호 훼손으로 어획량은 점점 줄어들고, 땅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구가 폭증하고 마을이 무질서하게 확장되면서 재난재해에 취약해졌다. 대책 없이 쓰레기를 버려댄 탓에 근해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하다. 취재진의 카메라는 붕인섬의 평범한 소년 안드레의 일상을 따라간다. 어부의 아들로 태어나 자신 역시 어부가 되기를 꿈꾸는 소년 안드레. 과연 안드레도 아버지처럼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붕인섬은 지속 가능하게 바뀔 수 있을까?
아동 추천도서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65: 인구 문제 (숫자일까, 인권일까?)』
필립 스틸 지음, 정민규 옮김 | 내인생의책 | 2019년
“인구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강경한 자세가 필요하다.”
vs
“인구 문제의 본질은 인권이다.
인권을 도외시한다면 인구 조절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한국 사회 곳곳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국가적 난제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러나 저출산과 고령화는 세계적으로 보자면 일부 주요국의 현실이고, 인구 문제의 한 요소일 뿐입니다. 인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대부분 경제 성장을 위해 생산과 수요를 늘리기 위함이 주목적입니다. 하지만 인구 문제의 실상을 보면 해법이 결코 간단치 않습니다. 사회, 문화, 경제, 환경 요인이 긴밀하게 작용하기 때문이죠. 그만큼 인구 문제의 양상과 영향, 대안을 살펴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인구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시야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각국의 상황을 포함해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인구 문제를 다루지요. 모든 나라가 서로 동떨어진 채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난민 문제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1950년 26억 명이던 세계 인구는 현재 76억 명까지 늘어났습니다. 폭발적인 증가세입니다. 개발도상국의 출산율은 베이비붐이라 부를 만큼 높습니다. 그렇다면 급격한 인구 증가에 걸맞은 충분한 식량이 배분되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굶주림 때문에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2017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아프리카 인구의 6분의 1이 넘는 2억 4,300만 명이 기아에 시달린다고 추산했습니다.
이 책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교육이 개발도상국의 인구 증가율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이 가정의 생계 문제를 걱정하게 하는 대신, 바깥세상과 직업, 기회에 관해 더 많이 배우게 하는 것이죠. 교육받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장차 수입과 국제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 갈 테니까요.
한편, 1800년대 산업화의 첫발을 뗀 이후로 환경오염은 지구를 위협하는 가장 큰 골칫거리입니다. 산업화는 무분별한 도시화, 지방 소멸이라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지구가 몸살을 앓는 이유는 땅덩어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비좁은 도시에 너무 많은 인구가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온실가스, 미세 먼지, 교통 체증 등 부작용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이 책은 기아와 환경오염 외에도 난민 문제, 인구 정책, 공정무역, 유전학 등 인구 문제의 주요 쟁점을 다룹니다. 특히 인구 문제가 과학, 경제, 정치, 윤리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살핍니다. 우리가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논의할 모든 것을 다루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인류가 다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해 보기를 바랍니다.
『인류만이 남기는 흔적, 쓰레기』
박상곤 지음, 이경국 그림 | 미래아이 | 2018년
오직 인간만이 남긴다!
지구의 숨통을 조이는 쓰레기에 관한 모든 것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환경을 위협하는 온갖 종류의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 쓰레기로 생태계가 망가지고 인류의 삶이 위협받고 있는 오늘날, 쓰레기의 정의와 그 역사부터, 인류의 미래를 위해 쓰레기를 줄여 건강한 지구를 되살릴 방법을 찾아본다.
이 책 ≪인류만이 남기는 흔적, 쓰레기≫는 분뇨 처리가 큰 골칫거리였던 과거부터 환경에 치명적인 미세 플라스틱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쓰레기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어린이들에게 전달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처음부터 쓰레기와 함께 해왔다고 할 정도로 인간과 쓰레기의 관계는 밀접합니다. 사람이 있는 곳엔 항상 쓰레기가 생겨나기 마련이어서, 선사 시대의 조개더미는 선조들의 생활 모습을 잘 보여 주는 쓰레기장이지요. 조개를 먹고 버린 껍데기가 무덤처럼 쌓여 만들어진 조개 무덤에는 부서진 석기나 토기 등도 많이 남아 있어서, 문자가 없던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쓰레기는 꼭 처리해야 하는 대상이었지요. 산업 발달로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생겨나기 이전에는 분뇨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19세기 영국의 배관공 토머스 크래퍼가 근대적 수세식 변기를 개발하기 전까지, 유럽의 도시는 온갖 오물이 넘쳐났고 거리에는 악취가 진동했지요. 몸에서 나는 악취를 가리려고 향수가 발달하고, 오물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하이힐을 신거나 양산을 쓸 정도였습니다. 20세기 들어 수세식 변기가 널리 보급되고 근대적인 오물 처리 체계가 갖추어지면서 편리하고 위생적인 생활이 가능해졌지만, 엄청난 물 낭비와 함께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기도 했답니다. 급속한 인구 증가와 산업 혁명 이후 산업의 발전은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인류를 위협하는 위험한 쓰레기는 없었지만,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나 위험한 방사성 쓰레기 등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유형의 쓰레기들이 생겨나면서 지구는 서서히 쓰레기로 몸살을 앓기 시작합니다. 바다로 흘러든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 동물에게 해를 끼치고 다시 인간에게 재앙이 되어 돌아오는 것처럼, 쓰레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물론이고 인간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쓰레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야말로 지구를 위하고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길이라는 것을 이 책은 알려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빨대 하나, 비닐봉지 한 장이 바다동물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물건이 되곤 합니다. 어린이 독자들에게 이 책은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작은 노력의 출발점이 되어 줄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쓰레기를 만들어요』
장성익 지음, 송하완 그림 | 풀빛미디어 | 2018년
쓰레기를 통해 세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시야를 넓히는 책
쓰레기는 우리 삶의 거울이자 문명의 발자국입니다. 쓰레기는 사람과 자연과 사회를 서로 연결해주는 매개체입니다.
그래서 쓰레기를 둘러싼 이야기는 개인 차원의 생활양식이나 일상의 습관에 관한 것으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환경, 경제, 정치, 에너지, 기후, 민주주의, 불평등, 문화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 또한 복잡하게 뒤얽혀 있습니다.
모든 개인은 쓰레기와 함께 살아갑니다. 쓰레기 없는 생활이란 상상할 수 없습니다. 먹고 입고 일하고 노는 것 등을 비롯해 무엇을 하든 쓰레기가 나옵니다. 또한 그 쓰레기를 치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 얽힌 쓰레기라는 창(窓)으로 우리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쓰레기의 ‘뿌리’와 쓰레기에 관련된 이 세상의 ‘구조’를 더 깊이 탐구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개인적인 생활 차원의 실천으로는 온전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 각자가 생활습관을 바꾸는 건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끝도 없이 만들어냄으로써만 유지되고 번창하는 세상을 바꾸는 일입니다.
쓰레기를 많이 만들어내는 삶을 끊임없이 부추기고 구조적으로 강요하는 세상을 바꾸어야 합니다. 쓰레기에 대한 틀에 박힌 생각을 넘어서야 합니다. 소비사회와 성장사회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각별히 주목해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쓰레기에는 오늘날 이 세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산업 문명의 기둥을 이루는 소비사회와 성장사회의 특성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습니다.
소비사회란 많이 가지고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걸 떠받드는 사회입니다. 성장사회란 양적인 경제성장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입니다. 이 둘은 쌍둥이입니다.
이 사회는 대량생산, 대량유통, 대량소비, 대량폐기 시스템을 동력으로 하여 굴러갑니다. 수많은 사람을 소비와 소유의 노예로 전락시킵니다. 인간과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기보다는 돈과 물질의 논리를 앞세웁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적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느 것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그의 제자 루크레티우스 또한 이렇게 충고했습니다. “만약 네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계속 욕망한다면 너는 자신이 가진 것을 멸시할 것이요, 네 삶은 충만함도 매력도 없이 흘러가 버릴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자신과 후손을 위해 넘쳐나는 쓰레기 더미를 줄이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할 것입니다.
출처 : 왕배푸른숲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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