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유아, 어린이, 청소년 사서추천도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유아, 어린이, 청소년 사서추천도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추천도서는 어린이, 청소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공감할 수 있는 도서를 선정하고 유아, 초등저학년, 초등고학년, 청소년으로 대상을 구분하여 매월 책 내용과 함께 누리집에 공개합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6월 사서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유아, 초등저학년, 초등고학년, 청소년 순으로 총 6권을 추천하였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시고 운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아 추천도서
『곰이 왔어!』
조수경 지음 | 조수경 그림 | 올리 | 2021년
곰들이 마을에 내려왔다! 왜?
《곰이 왔어!》는 곰들이 마을로 내려오면서 시작됩니다. 곰들이 왜 마을에 내려왔는지는 보여 주지 않아요. ‘아주 오래전’이라고, 시기만 말해 줄 뿐입니다. 먹을 음식이 떨어져서 그럴 수도 있고, 살던 곳이 황폐해졌을지도 몰라요.
우리는 실제로 다양한 이유로 삶의 터전을 이동합니다. 이사를 하고 전학을 가고 멀리는 해외로 유학을 가거나 이민을 가기도 합니다. 또 정치적인 이유로, 종교적인 이유로 사회 문제와 더불어 다른 나라 혹은 다른 마을로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책 속의 곰들은 왜 마을로 내려와야 했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상상해 보세요. 경험에 빗대어, 읽었던 책 속 내용이나 뉴스의 내용을 떠올리면서요. 곰들이 무슨 이유로 마을에 내려왔는지에 따라 책의 내용이 다르게 읽힐 수 있거든요.
곰들이 마을에 내려왔을 때, 사람들은 탐탁지 않았어요. 곰들이 사람처럼 사는 것도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똑똑하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던 곰들은 사람의 말과 글을 배우며 사람 마을에 적응해 갔어요. 마침내 곰과 사람이 어우러져 활기찬 마을이 되었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곰들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어요. 왠지 뭔가를 빼앗긴 것 같고 불공평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결국 사람들은 높은 장벽을 세우고 곰들을 내쫓았어요. 곰들은 다시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 사정도 해 보고 갖은 노력을 다 기울여 봤지만 소용없었어요. 곰들의 입장에서는 삶의 터전을 빼앗긴 셈이었죠. 원래 살던 곳에서 살아 보려고도 했지만 할 수 없었어요. 인간처럼 사는 것에 익숙해졌거든요. 곰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곰이 왔어!》에는 곰들이 사람 마을에 적응하다가 결국은 갈등을 겪게 되는 과정이 잘 담겨져 있습니다.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갈등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갈등이 생겼을 때 지혜롭게 풀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갈등을 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곰과 사람은 함께 살 수 없는 걸까요? 《곰이 왔어!》를 읽으며 다양한 질문을 떠올려 보고 그에 맞는 답을 찾아보세요. 책 속에 담긴 QR 코드를 통해 수업자료와 활동자료를 다운로드 받으면 더욱 풍성하게 그림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초등저학년 추천도서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박혜선 지음, 장준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할아버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올해 팔십오 세인 할아버지는 70여 년 전 기억에 매여 지금도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의 기억은 어느 한때에 머물러 있는데 바로 열다섯 살, 소년병이었던 그때입니다. 치매로 많은 기억을 지웠지만, 그때의 일은 잊지 못합니다. 엄마를 잊고 아빠를 잊고 자신마저 잊었지만, 그날의 기억은 점점 또렷해집니다. 제대로 이유도 모른 채 전쟁의 한복판에 서게 되었고, 사람을 향해 총을 쏘았던 소년은 여전히 겁에 질려 있습니다.
올해 팔십오 세인 할아버지는 70여 년 전 기억에 매여 지금도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의 기억은 어느 한때에 머물러 있는데 바로 열다섯 살, 소년병이었던 그때입니다. 치매로 많은 기억을 지웠지만, 그때의 일은 잊지 못합니다. 엄마를 잊고 아빠를 잊고 자신마저 잊었지만, 그날의 기억은 점점 또렷해집니다. 제대로 이유도 모른 채 전쟁의 한복판에 서게 되었고, 사람을 향해 총을 쏘았던 소년은 여전히 겁에 질려 있습니다.
전쟁은 멈추었고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 상처만은 여전히 현재형이라는 것을 박혜선 작가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냅니다. 열다섯 살 소년들이 느꼈을 고통과 남은 상처는 우리가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의 엷은 미소를 띤 할아버지는 전쟁 따위 상관도 없을 듯 평온한 모습이지만, 장준영 작가는 그런 할아버지와 걱정 가득한 소년병을 자연스럽게 배치하면서 당시의 소년이 느꼈을 두려움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그러나 힘든 시간을 견뎠을 할아버지에 대한 따뜻한 시선만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우리에게 ‘전쟁’은 남의 나라의 먼 이야기로만 들립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쟁이 일어났다고 교과서에서 배웠고 텔레비전에서 다른 나라의 전쟁 화면을 본 적은 있지만, 우리에게 ‘전쟁’은 그저 하나의 단어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곁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전쟁을 경험했고 그때의 아픈 기억으로 현재까지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는 전면적으로 소년병의 이야기를 다루기보다는 현재의 가족을 통해 전쟁의 상처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현재의 독자들에게 전쟁이 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집 이야기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공감을 줍니다.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 친구가 되어 그날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전쟁을 평화로 바꾸는 방법』
루이즈 암스트롱 지음, 서애경 옮김, 서현 그림 | 평화를품은책 | 2015년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평화에 이르는 길
인간은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은 사실 불가능한 유토피아적인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지금 바로, 혹은 가까운 미래에 전 세계가 완전한 평화를 누리는 사회를 꿈꾸지요. 그러나 꿈꾸는 와중에도 엄연한 현실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불가피하게 전쟁이 발발했을지라도, 곧바로 평화로 되돌리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쟁을 평화로 바꾸는 방법》은, 전쟁의 참상과 비극성을 알리기보다는, 그보다 먼저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를 질문하면서 동시에 평화에 이르는 길을 아이들과 함께 고민함으로써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그리는 그림책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싸움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싸우면서 놀면서 자랍니다. 타일러도 막지 못하지요. 한 세대 이전인 1970년대 서구 사회에서 가정 내 아동 성폭행 근절 활동으로 사회가의 대모 노릇을 했던 루이즈 암스트롱 여사는 성폭행을 다룬 책이나 활동을 넘어서서 아이들이 맞닥뜨리는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줄곧 해왔습니다. 그녀는 이번에는 그림책 속 아이들 놀이 현장으로 곧장 들어가서, 싸우면서 노는 놀이를, 싸우지만 화해하면서 노는 놀이로 바꿉니다. 더하여 어려운 한자어로 된 군사 용어에 대한 설명을 글 속에 풀어냄으로써 개념을 파악하도록 돕습니다. 저자가 아이들에게 제안하는 평화로 이르는 해결책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특히나 이 그림책 속에서 두 주인공 아이가 선택하는 해결책이 ‘평화 통일’이라는 점이,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한국 독자들에게 각별히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전쟁을 평화로 바꾸는 방법》은 독자들에게 “네가~” 하고 말을 걸어옵니다. 주인공 아이의 이름이 따로 없지요. 독자들은 바로 모래성을 쌓고 있는 ‘너’라는 캐릭터에 자신을 대입해 수지와 만나게 됩니다. 아이들 누구나 친구랑 놀면서 사소한 일로 다툰 경험 모두 하나쯤 있을 거예요. 이처럼 국가 간에도 아주 사소한 일이 원인이 되어 전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지가 제 모래성을 만들면서 퍼낸 모래를 내 모래성에 튀기고, 삽을 위협적으로 치켜들어 ‘선전 포고’를 하고, ‘기습 공격’까지 했다면... 어린 독자는 이와 유사한 자기 경험을 불러와 쉽게 공감하고 책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거꾸로 이 책에서 알게 된 ‘침략’ ‘전략’ ‘전투 재개’ ‘외교’ ‘무장 해제’ 같은 개념어들로 자기 경험을 설명하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초등고학년 추천도서
『무기 팔지 마세요!』
위기철 지음, 이희재 그림 | 현북스 | 2020년
세상을 바꾸는 어린이들의 힘!
평화를 바라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무기 팔지 마세요!》가 현북스에서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장난감 권총으로 쏜 플라스틱 비비탄을 얼굴에 맞고 친구들과 ‘평화 모임’을 만든 대한민국 보미의 이야기와, 무기 판매 금지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는 미국 제니의 이야기입니다. 독자들은 세계 평화를 위한 두 아이의 당찬 활동을 함께하면서 세상에서 무기가 사라질 날을 꿈꾸게 될 것입니다.
어느 날, 교실로 들어서던 보미는 경민이가 장난감 총으로 쏜 비비탄을 얼굴에 맞습니다. 보미는 항의하지만, 경민이를 비롯한 남자아이들은 막무가내입니다. 보미는 ‘평화 모임’을 만들고, 선생님 허락을 받아 학교에 ‘장난감 무기 수거함’을 설치합니다. 보미와 평화 모임 친구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힘을 얻어, 나중에는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학교 앞 문방구를 돌며 장난감 무기를 팔지 말라는 시위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보미의 행동은 신문에 실려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냉소적이었던 경민이와 다른 남자아이들도 뜻을 함께해 ‘평화 모임’ 홈페이지까지 만들게 됩니다.
학교에서 발표할 숙제 때문에 인터넷을 뒤지던 제니는 낯선 글자가 쓰인 푯말을 들고 있는 한국 어린이를 보게 됩니다. 그 푯말에 ‘무기 팔지 마세요’라는 내용이 쓰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제니는 감동을 받습니다. 너무 자주 총기 사고가 일어나는 미국에서도 보지 못한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제니는 학교에서 무기 판매 금지를 내용으로 발표를 합니다. 제니의 발표 내용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마침내 제니는 유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됩니다. 무기를 판매하지 말라는 제니의 주장은 미국 전체로 퍼져 나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됩니다.
마냥 즐겁기만 할 것 같은, 그리고 즐거워야만 하는 어린이들의 일상에도 무기와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코소보나 아프리카 내전 지역 등에서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실제 총과 똑같은 모양의 장난감 총으로 친구들에게 총알을 쏘는 장난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해마다 수많은 총기 사고가 일어나고, 횟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쟁은 놀이가 될 수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총 가운데는 이름은 물론 모양까지 실제 전쟁에서 쓰는 무기들과 똑같은 것들도 있다고 합니다. 여전히 전쟁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장난감 무기 판매는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한편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사실적이고, 익살스럽게 묘사한 이희재 선생님의 그림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청소년 추천도서
『살아남는다는 것!』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 박종대 옮김 | 봄볕 | 2022년
죽음과 같은 상황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살아남는다는 것!(?berleben!)》은 평화와 인권을 사랑한 작가 구드룬 파우제방(1928~2020)의 청소년소설이다. 2005년 일흔여섯 살에 발표한 이 소설에서 파우제방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생명의 존귀함과 살아남기 위한 용기와 의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나치 독일이 패망하기 석 달 전인 1945년 2월, 연합군의 공중 폭격으로 지하 방공호 화장실에 매몰된 다섯 아이들이 어둠과 배고픔, 공포와 고립감과 싸우며 끝내 살아남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여섯 번째 생일을 며칠 앞둔 여자아이 기젤은 고향 니더슐레지엔에 소개 명령이 떨어지자 할머니와 만삭의 엄마와 세 남동생과 함께 피난 기차에 오른다. 할아버지는 전쟁 중에 죽었고, 아빠는 전쟁에 나간 뒤 생사를 모른다. 엄마는 기차에 오르고 얼마 뒤 갑작스러운 진통으로 들것에 실려 가고, 할머니는 대피 사이렌이 울리는 북새통 속에 손주들과 엇갈린다. 어른들과 떨어진 기젤은 동생들은 물론 일곱 살 고아 소녀 로테까지 데리고 방공호로 대피한다.
대피령이 해제된 뒤 기젤과 네 아이는 볼일을 보려고 화장실을 찾는다. 그 순간, 거대한 굉음과 함께 건물이 요동치고 전기가 나간다. 아이들은 벽 너머 남자 화장실에 부상을 입고 홀로 갇힌 군인 로켈과 파이프를 통해 소통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다. 부족한 음식을 합리적으로 나누어 먹고, 지상으로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소설의 맨 앞과 뒤에는, 60년 후 일흔여섯 살이 된 기젤이 손녀딸에게 보내는 편지가 실려 있다. 기젤이 당시 자신처럼 열여섯 살이 된 손녀에게 이렇게 당부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모든 전쟁은 범죄야. 그 일을 겪은 뒤로 나는 전쟁이 다시는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어. 우리는 살아남았어. 중요한 건 오직 그거야.”
독일의 작가이자 언론인 쿠르트 투홀스키는 “모든 전쟁은 패배다. 생명을 파괴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평생 반전·반핵 메시지를 작품 속에 담아 온 파우제방은 《살아남는다는 것!》에서, 승자가 존재할 수 없고 오로지 파괴만이 존재하는 전쟁의 잔혹함을 어린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 준다. 전쟁사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가장 많이 낸 비극적인 사건들 중 하나로 기록된 ‘드레스덴 폭격’이 이 소설의 배경이다.
청소년들에게 전쟁은 게임이나 뉴스에 나오는 남의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과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게다가 한국 전쟁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불안하게 멈춰 서 있을 뿐이다. 이 책은 끝나지 않은 전쟁의 영향력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현실을 체감하지 못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전쟁의 잔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천국으로의 70마일』
로베르트 클레멘트 지음, 함미라 옮김 | 단비청소년 | 2015년
우리는 사람이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지중해는 사랑과 낭만이지만,
우리에게 지중해는 삶과 죽음의 경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로베르트 클레멘트 소설 《천국으로의 70마일》. 시아드는 폭격으로 아내와 큰딸아이를 잃자 소말리아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는 도주 방조업자들에게 거금을 주고 배에 앉을 자리 두 자리를 산다. 그리고 고대하던 그날이 왔다. 사람들은 기뻐했고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천국이라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기대했다. 하지만 밀항을 알선했던 그들은 예정되어 있던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태웠다. 그리고 하물며 그 배는 다 허물어져 가는 고기잡이배였다. 게다가 선장이라고 소개된 사람은 알고 보니 배를 몰아 본 적도 없는 난민 중의 한 사람이었다.
《천국으로의 70마일》은 소말리아 소녀 샤라와 아빠 시아드가 그들이 천국으로 생각하는 유럽으로 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유럽에 도착한 뒤의 이야기다.
그들은 이 배를 타고 고국을 벗어나 유럽으로만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유럽에만 도착하면 그 다음은 천국과도 같은 생활일 것이라고 믿었다. 목숨을 걸고 천국을 찾아 국경을 넘는 그들의 모습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가 수많은 아프리카 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소설 속의 장소들, 튀니지, 람페두사, 나폴리 등을 철저히 답사하고 조사한 뒤에 쓴 것이다.
2006년에 처음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였던 《천국으로의 70마일》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여 년이 지났지만 난민 문제는 여전하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유럽으로 향하지만, 정작 유럽에 와서는 그저 불법 입국자일 뿐이다. 임시 수용소는 190명이 정원인데, 900명이 생활하고 있다. 수용소장은 어떻게 해서든 불법 입국자들을 다시 제 나라로 보내려고 한다. 수용소를 나와서도 그들은 여전히 불법 노동자일 뿐이다. 가축우리에서 생활을 하고 뙤약볕에서 일을 한다. 그러고는 받은 돈에서 얼마를 마피아들에게 내야 한다.
《천국으로의 70마일》은 지독히도 현실적이다. 정말 이런 삶이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이 책은 자기 자신만 바라보는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주위를 둘러보는 시선을 가질 수 있다. 대두되고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서 인식하고 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출처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https://www.nlcy.go.kr/NLCY/contents/C10600000000.do?schOpt2=2022-06&schM=list&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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