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우리 곁을 떠난 두 대문호의 남긴 작품들

굿바이 움베르토 에코, 굿바이 하퍼 리

지은이 : - 출판사 : - 발행일 : 2016.02.22 등록일 : 2016.02.29

#원문_북DB_글. 주혜진_http://bookdb.co.kr/bdb/IssueStory.do?_method=detail&sc.page=1&sc.row=10&sc.webzNo=25176&sc.order=&sc.orderTp=1&sc.like=&listPage=1&listRow=10&type=IssueStory


‘지식계 T-Rex(티라노사우르스)’ 움베르토 에코 별세

“나는 철학자다. 오로지 주말에만 소설을 쓴다.”

‘20세기 최고의 지성’, 움베르토 에코가 지난 20일 향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는 2년 여간의 암투병 중이었다. 그의 별명이 증명하듯 에코는 생전 누구보다 방대하고 왕성한 지식활동을 펼친 학자다. 갑작스레 들려온 비보에 전 세계 지식인과 그의 팬들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를 잃음에 대한 슬픔과 아쉬움을 표했다.

움베르토 에코는 1932년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리아에서 출생해 해석기호학에서 가장 중요한 접근을 설립·발전시켰다. 기호학, 중세 미학, 언어학, 철학에 관해 지속적으로 글을 발표했다.

에코라는 이름을 세계에 떨치게 한 계기는 1980년에 발표된 <장미의 이름>이었다. 이 소설은 14세기 중세 수도원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두 수도사의 이야기다. 고전과 역사를 기반으로 대중적인 흥미를 끌 수 있는 미스터리적 요소를 첨가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고, 1천만 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거뒀다.

1988년의 후속작 <푸코의 진자> 또한 독자들의 찬사와 교황청의 비난을 받으며 기대를 이어갔다. 이후에도 <전날의 섬>, <바우돌리노>,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등의 소설을 발표했으며, <미의 역사>, <추의 역사>, <궁극의 리스트>같은 이론서들도 펴냈다.

그의 문화비평서들은 대중과 학계의 경계에 선 그의 통찰력이 발휘되는 지점이었다. 국내에는 <애석하지만 출판할 수 없습니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칸트와 오리너구리> 등이 출판되어 있다.

그의 마지막 소설 <창간준비호(Numero Zero)>가 오는 6월 출간을 앞둔 상태로, 팬들이 기다림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전무후무한 기록의 작가’ 하퍼 리, 조용하지만 격렬했던 삶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Harper Lee)는 19일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가 태어나고 평생을 머무른 앨러배머 주의 먼로빌에서의 죽음이었다. 그녀의 히트작이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던 만큼 미국 현지에서는 법조계, 교육계, 작가들의 각별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미국의 인기 방송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도 그의 트위터에 #RIPHarperLee태그를 달아 애도의 뜻을 표하며 ‘하퍼 리는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작가였어요. 나는 언제나 그녀를 인터뷰하고 싶어했어요. 그러면 그녀는 말했어요. “내가 해야 할 말은 이미 다 했다”고요’라는 메시지를 남겨 아쉬움을 표했다.

1926년 4월 28일 출생한 하퍼 리(Harper Lee)는 그녀가 34세가 되던 1960년에 발표한 <앵무새 죽이기>로 이른 스타 자리를 거머쥔다. 이듬해 4월엔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그 다음해에는 각색작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으니 그야말로 돌풍과도 같은 인기였다. 여기에 더해 거대한 히트 이후로 그녀의 작품은 단 한 번의 절판 없이 팔리고 읽히고 있다는 점이 ‘완벽한 성공’의 표본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로써 <앵무새 죽이기>는 전세계에서 4천만 부가 넘게 팔렸고, 미국인이 쓴 소설 중 역대 최대로 사랑 받은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기적적인 성공 이후 작가는 어떠한 인터뷰도 거절한 채 55년간 침묵을 지키며 조용히 살았다. 아무도 후속작이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게 될 무렵, 그녀의 존재를 다시 상기시킨 사건이 작년 일어났다. 미국 출판사 하퍼 콜린스가 ‘1950년대 중반 하퍼 리가 쓴 미발표 작품이 발견되어 출간 예정’이라는 발표를 한 것이다. 또 그 작품이 <앵무새 죽이기>보다 전에 쓰여졌다는 사실은 독자들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문제의 작품인 <파수꾼>은 2015년 7월 국내에도 발간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렇게 단 두 작품으로 전설이 된 하퍼 리, 작품을 통해 인권 유린에 경종을 울림으로써 소설의 힘이 얼마나 센지, 인권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주었다. 매우 조용하지만 격렬한 생을 산 그녀를 팬들은 아주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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