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새로 바라보는 '사진책'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추천 사진책 목록
글_최종규 (사진책도서관 관장,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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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사진책이란?
‘사진책’은 한국말사전에 오르지 않아서 흔히 ‘사진 책’처럼 띄어서 쓰는 분이 많습니다. 만화책이나 그림책보다 뒤늦게 시작됐고, 한국에서는 아직 사진책 문화가 너무 얕아서 ‘사진책’을 제대로 살피는 눈길도 매우 얕습니다.
'사진책'이란,
첫째, 사진을 이야기하는 책
둘째, 사진을 보여주는 책
셋째, 사진과 얽힌 삶을 들려주는 책
넷째, 사진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얼거리인 책
다섯째, 어떤 행사나 모습이나 주제를 사진으로 밝히는 책
이렇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사진은 ‘문화’라는 말조차 넘어설 만큼 사람들 누구한테나 ‘삶’으로 깊이 스며들어 있지요. 저희는 전남 고흥이라는 시골에서 사진책도서관을 합니다만, 이 시골에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손전화 기계에 이녁 손자 사진을 찍어서 곧잘 들여다보십니다. 작가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진을 즐겨요. 도시에서는 어디에서나 사진이 아주 흔하고, 광고뿐 아니라 여느 자리에서도 아주 널리 주고받는 것이 바로 사진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사진을 한결 넓고 깊이 살피면서 재미나게 즐기는 길을 돌아보는 사진책을 곁에 둘 수 있다면, 삶도 사람도 사랑도 아름답게 새로 바라보는 마음을 기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진책이 가진 남다른 가치가 있다면 바로 이 대목이라고 하겠지요. 시집에 시로만 들려주는 숨결이 흐르듯, 사진책은 사진만이 들려줄 수 있는 노래 같은 숨결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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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사진책도서관이 추천하는 사진책 10권
→ 수많은 사진책 가운데 열 권만 꼽기는 참으로 어려운 노릇입니다만, 사진을 사랑하거나 좋아하고 싶은 이웃님께 추천한다는 마음으로 다음의 열 권을 먼저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ㄱ. 골목안 풍경 전집
저자 김기찬
출판 눈빛
발매 2011.08.27.
: 걷는 여행과 문화가 차츰 살아나면서, 골목마을을 되돌아보려는 몸짓이 새삼스레 나타납니다. 지난날에는 거의 모두 누구나 작은 마을 작은 집에서 살았다고 할 만하기에 골목안 이야기는 ‘따로 사진으로 안 찍어도 늘 누리던 삶’이었으나, 이제는 이러한 삶이 차츰 흐려집니다. 다큐나 출사로서가 아니라, 살가운 이웃을 마주하는 이야기가 흐르는 골목 사진을 찍은 사랑스러운 사진책입니다.
출판 한스그라픽
발매 2015.04.30.
ㄷ. 서울 염소
출판 효형출판
발매 2015.05.01.
출판 눈빛
발매 2011.01.20.
: 사진은 참말을 하느냐, 아니면 사진은 거짓말을 하느냐, 이 두 가지를 놓고서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 님은 ‘사진 한 장 안 찍’고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사진’을 놓고서 사진이란 무엇인가 하는 실마리를 풉니다. 사진 한 장에 숨은 이야기를 사람들이 스스로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사진 한 장이 감추려고 하는 참모습이 무엇인가를 비평가 아닌 여느 사람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때에 어리석은 전쟁이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다고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출판 호미
발매 2004.01.15.
출판 논장
발매 2013.02.20.
: 어릴 적부터 가슴에 품은 꿈을 찾아서 ‘학교’ 아닌 ‘알래스카’에서 삶을 보낸 호시노 미치오 님이 ‘왜 알래스카에서 굳이 살면서 그곳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가?’라고 하는 이야기를 어린이한테 들려주려고 엮은 ‘어린이 사진책’입니다. 어린이 눈높이로 사진과 삶과 알래스카와 겨울과 눈과 북극곰과 숲 이야기를 그야말로 노래처럼 들려줍니다. 호시노 미치오라고 하는 분이 쓰는 글하고 찍는 사진은 언제나 노래와 같습니다.
출판 눈빛
발매 2013.04.16.
: 전북 진안에 있는 정미소를 ‘공동체박물관’으로 고쳐서 꾸리던 김지연 님이 ‘정미소’를 둘러싼 삶과 사람과 마을이 무엇인가를 사진으로 밝혀서 보여주는 책입니다. 정미소를 고쳐서 박물관이자 사진관이자 전시관으로 꾸미고, 정미소를 둘러싼 시골자락에서 수수한 시골사람이 빚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갈무리합니다. 참으로 작은 유산이지만, 이 작은 유산이 작은 씨앗이 되어 생각을 밝히는 실마리를 알려줍니다.
: 목숨을 걸고 보도사진을 찍던 사람들 발자국이 흐르는 사진책입니다. 이 책을 함께 쓴 사람들은 총이 아닌 사진기를 목에 걸고서 총알이 빗발치는 곳을 누빕니다. 이러다가 총에 맞아서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그러나, 죽고 죽이는 끔찍한 짓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터전이 있다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지구별 다른 곳에서는 도무지 모르기 때문에, 참말 목숨을 걸고서 사진을 찍습니다. 평화를 바라기에, 사랑을 꿈꾸기에, 사진으로 어깨동무할 이웃을 생각하기에, ‘뱅뱅클럽’ 사진가는 총 한 자루 없이 필름과 사진기만 챙겨서 사진을 찍습니다.
ㅈ. 소꿉 Children's Playing House
출판 고래가그랬어
발매 2009.07.01.
: 아이들은 어떻게 놀면서 하루를 아름답게 누리는가 하는 실마리를 ‘소꿉’에서 찾는 사진책입니다. 이 사진책을 선보인 편해문 님은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놀이를 사랑하는 여느 어버이입니다. 아이들이 놀이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꿈으로 ‘노는 아이들’을 만나려 하고, 노는 아이들하고 만날 적에 사진도 살짝 찍어서 이 같이 멋진 ‘꿈 같은 놀이’를 따사로이 보여줍니다.
ㅊ. Minamata (유진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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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사진책을 더 재미있게 보는 Tip~!
→ 사진책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도서관은 아직 한국에 없습니다. 사진책은 유독 희귀본, 고가본, 절판본이 많아 더 그렇습니다. 그것이 사진책이 많은 큰 규모 도서관의 매력이 되기도 하지만, 그런 도서관은 많지 않고, 책방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사진책을 더 재미있게 보고 싶은 분들께 제가 권하는 노하우는 '사진책을 장만'하는 겁니다. 사진책 한 권 값이 비싸다면, 카메라 렌즈를 팔아서라도 장만하면 됩니다. 사진에 입문하며 장비욕심으로 갖추는 렌즈 하나만 안 써도 사진책을 넉넉히 장만해서 읽을 만합니다. 사진을 매우 좋아하는 분이라면 카메라나 렌즈 몇 개쯤 팔아서 사진책을 장만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사진을 조금 좋아하는 분이라면 ‘사진을 좋아하는 이웃’한테 사진기나 렌즈를 팔아서 좋은 사진책을 장만하도록 부추긴 다음, 이 이웃이나 동무한테서 사진책을 빌려서 읽어 보셔요.
- 소소하지만 즐거운 발견 -
당신의 세렌디피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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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를 소개합니다.
→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는 2007년 4월에 인천 배다리에서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혼자서 좋아하며 그러모은 책으로 연 사립도서관입니다. 개인도서관을 열면서 ‘어떤 주제’로 남다른 도서관으로 꾸릴까 하고 생각했는데, 이때에 ‘한국에서 가장 안 읽히는 책’을 개인도서관 주제로 삼으면 좋겠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사진책도서관이 태어났습니다.
2011년, 전남 고흥으로 도서관 터를 옮겼습니다. 시골에서 푸른 숲을 누리면서 살아야 살림살이를 아름다이 건사하리라 생각했고, 문화공간이 거의 없는 시골에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도시에 사진책도서관을 그대로 두면 사진책을 좋아하는 분들께 크게 도움이 되리라 여겼지만, 일부러 시골까지 찾아와 주시기를 바랐습니다. 책은 그저 책일 뿐 아니라, ‘숲에서 자라던 나무를 베어서 빚은 이야기꾸러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골로 찾아와서 시골에서 흐르는 숲내음과 숲바람을 쐬며 책도 살며시 손에 쥘 때에 책을 더 깊고 넓게 맞아들일 만하리라 여겼습니다.
사진책도서관은 개인도서관이기에 지자체나 기관에서 아직 아무런 지원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제 개인 비용으로 운영비를 대고, ‘도서관 지킴이’가 되는 이웃님들이 다달이(또는 한 해에 한 번, 또는 한 번에 목돈으로) 도움삯(후원금)을 보내 주십니다. 저는 도서관을 꾸리기위해 바지런히 글을 쓰고 책을 내기도 합니다.
사진책도서관이 너무 멀어서 찾아오지 못하는 분들도 많기에, 도서관의 책을 소개하는 글을 꾸준히 부지런히 써서 네이버블로그, 알라딘서재, 예스24서재, 네이버카페에 올립니다. 그 책을 직접 읽지 못해도, 그 글을 읽으면서 책을 만나서 누릴 수 있길, 그래서 직접 책을 찾아 읽는 것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2015년 하루 평균 5000∼10000 분이 인터넷을 통해 사진책도서관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에 직접 찾아오시는 어느 누구나 도서관의 모든 책을 손으로 만질 수 있습니다. 100년이 넘은 책도 저희 도서관에서는 그 자리에서 펼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대여는 하지 않습니다. 인천에서 도서관을 할 적에 몇 차례 대여를 해 드린 적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빌려가신 분 가운데 책을 돌려주신 분이 드뭅니다. 그 중엔 시중에서 자취를 감춘 귀한 책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 안에서만 보실 수 있도록 합니다.
도서관 운영비를 벌려고 더러 다른 고장으로 강연을 다니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른 고장으로 자리를 비울 때를 빼고는 늘 시골집에 있기에 미리 전화를 하거나 쪽글을 보내시면 언제라도 도서관 나들이를 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전남 고흥 도화면 신호리에 있는 폐교에서 교실 넉 칸을 빌려서 사진책도서관으로 씁니다. 교실만 빌려서 쓰기에 운영하며 어려운 대목이 많아서, 앞으로는 독립된 사진책도서관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글_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최종규 관장
전라남도 고흥군 동백마을에서 삽니다. ‘보리 국어사전’을 편집하는 일을 했고, 이오덕 선생님 유고와 일기를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누구나 한국말을 슬기롭게 살려서 쓰는 길을 밝히고 싶어서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뿌리깊은 글쓰기』, 『사랑하는 글쓰기』, 『생각하는 글쓰기』 같은 책을 썼어요. 청소년이 나아갈 길을 함께 찾으려는 뜻으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책 홀림길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같은 책을 썼습니다. 책과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책빛숲』, 『책빛마실』, 『헌책방에서 보낸 1년』, 『모든 책은 헌책이다』 같은 책을 썼습니다. 사진 이야기 『사진책과 함께 살기』를 썼고, 인천 골목마을 이야기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을 썼습니다. 전남 고흥에 있는 시골 폐교에서 ‘사진 책 도서관 함께 살기’를 꾸리기도 합니다.(출처_네이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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