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생명평화의 책들
풀꽃평화연구소는 '사람은 자연의 일부' 라는 풀꽃세상의 생각과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연구소의 생각을 기본사유로 하여 2003년 설립된 환경단체입니다.
10년 넘게 독서회원들이 매월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며 공존과 대안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또 실제 삶으로 실현시켜 오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환경문제, 멸종동식물, 대안적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유행처럼 쏟아지는 관련 책들. 선택이 어려우실 때, 풀꽃평화연구소에서 소개하는 목록을 참고해 보세요.
원문_ http://www.naturepeace.net/frm01.html
지난 세기는 인류가 '노벨평화'의 꿈을 가꾸던 시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미움과 증오, 적대적 광기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한 20세기적 광기 속에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무지가 깔려 있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인간의 어리석음과 무지에 지구나 자연, 그곳에 함께 살고 있는 동물과 식물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1세기를 풀꽃평화연구소는 일찍이 '생명평화의 세기'라고 명명한 바 있습니다.
'생명과 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우리는 '생명들의 평화'라는 이름으로 구체화한 세계관이 그것입니다.
이 판은 '출판평론가'라는 이름으로 제게 보내져 오는 책들 중,
생명평화를 소망하는 책들을 모아 담아두는 판입니다.
이 책들을 통해 세상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기를 바랍니다. - 풀꽃평화연구소장 최성각
※ 생명평화의 책 목록은 2003년 부터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쌓여온 목록 중 2015년 11월에 소개된 책 7권 입니다.
이 책에 실린 13개 강의는 저자가 최근 1, 2년 사이 전국 곳곳에서 행한 이런저런 방식의 인문학 강의를 녹취해 풀어 정리한 것이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면서도 가망 없는 현실에 매몰되지 않은 맑은 시선으로 희망을 얘기하는 저자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암담한 현실을 넘는 처방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움과 불안에 영혼까지 잠식당한 시대이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먼저 행함으로써 ‘가능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 인문학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책은 적정기술과 생활기술 연구자로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실험과 교육 활동, 그리고 어릴 적의 기억에서부터 현재의 생활까지 저자의 삶을 통해 기술의 본래 모습, 인간 회복의 기술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슬로푸드 운동의 취지를 따르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곳곳의 건강한 음식을 담았다. 농수산물부터 축산물, 가공식품까지 매일 식탁을 채우는 식재료 스물세 가지를 소개한다. 울릉도 특산품인 홍감자, 포항의 겨울철 별미인 과메기 등 제철에 즐길 수 있는 지역 고유의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전통 장처럼 오랫동안 한국 사람들의 정신을 채워준 음식도 있다. 또한 자연에 순응하되 정성과 노력을 들여 더 좋은 먹을거리를 생산하려는 생산자의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유산균을 이용해 소금 없이 담그는 김치처럼 우리네 먹을거리에 관해 꾸준히 연구?개발하는 농부, 브랜드 네이밍과 패키지 디자인을 통해 농촌에 ‘디자인’이란 옷을 입힌 젊은이들까지, 소신을 담아 각자의 방식으로 일하는 성실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시간과 노력, 철학을 담아 일하는 슬로푸드 생산자를 보노라면, 그들이 가꾸어낸 우리 땅 곳곳의 다양한 먹을거리를 보노라면, 책을 덮을 즈음에는 어김없이 입맛이 돋는다.
저자는 교배에서 시작해 요리로 만들어 먹기까지, 일반인은 전혀 알 수 없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자세하게 기록한다. 가축이 어떤 식으로 길러지고 처리되는지 궁금하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비록 글을 쓰기 위한 소재였다고 해도 그 열정이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도시여성인 저자가 교배에서 분만, 거세, 그리고 도축에 이르기까지 좌충우돌 돼지들과 씨름하며 고생하는 모습은 어쩌면 극성스럽다고까지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매사 적극적이며 명랑한 성격인 저자는 돼지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웃음이 절로 나게 하는 유쾌한 필치와 직접 그림까지 그려 독자들의 눈을 끌어들인다. 애완동물과 가축의 경계선을 애매하게 하지만 세 마리에게 이름까지 지어준 저자의 애정도 가득하다.
하버드대학 교수 오레스케스와 과학기술사가 콘웨이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그려낸 이 가상역사책은 2393년 제2중화인민공화국에 사는 미래 역사가가 반암흑기半暗黑期(1988~2093)와 그에 이어지는 대붕괴와 대이동(2073~2093) 기간의 일을 들려준다. 300년 후 미래의 역사가의 시선에서 현대 문명이 마주한 위기를 고찰한 이 책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양상과 그 원인을 잘 알면서도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는 인류의 모습을 보여주며 충격적인 미래를 예언한다.
이 책은 차별과 편견의 고개를 넘느라 힘겨운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현장을 돌아보는 다양한 글로 구성되어 있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우리가 마주할 낯선 생각들은 이렇다.
“난민을 아시나요? 한국 사람들도 한국전쟁 때 난민이었어요. 언제나 누구든 난민이 될 수 있어요.”(본문 49쪽) 난민 문제가 전 세계 이슈로 떠오른 지금, UN 설립 후 최초로 도움을 받은 난민이 바로 한국의 난민이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뭉클하게 하면서도 겸연쩍게 만든다. 6.25 당시 한국을 도왔던 나라 중에는 개발도상국인 미얀마, 라이베리아, 그리고 현재 끔찍한 내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가 있었다. (중략...)
이미 짐작했겠지만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소외됐지만 따뜻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열린 가슴으로 서로를 이해하자’는 긍정 또한 저자는 쉽게 뱉지 않는다. 그보다는 뉴스 화면, 일간지 귀퉁이에 무덤덤하게 장식되고 마는 사건, 사람들을 비로소 ‘우리 일’로 체감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너무 쉽게 판단했던 가치들의 우선순위를 새롭게 재정리한다. 무엇보다 쉽게 볼 수 없는 생생한 현장 사진들과 그 속에 담긴 밀도 있는 이야기는 이 책을 여느 책들과 다른 지점에 놓는다.
느리고 불편하게! 후쿠시마와 밀양의 눈물로부터 도시인의 책임을 말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의 고민을 집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도시 너머로 확장시킨다. 생태주의가 단순히 채식이나 유기농처럼 소비 유형을 바꾸는 게 아니라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문제라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시장과 도서관이 가까이에 있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한강공원이 지척이며, 생활협동조합 매장에 언제라도 갈 수 있는 곳. 그런 마을, 그런 집을 찾아 다녔다. 자전거를 타고 길이 가파르거나 울퉁불퉁하지 않은지 확인하고, 오래된 세탁소와 옛날 단팥빵을 파는 동네 빵집, 중고 가게와 철물점, 간판이 허물어져 가는 미용실을 정겹게 둘러보았다. 또 다른 한켠에서 새로 얼굴을 들이미는 세련된 카페들과 정갈하고 특색 있는 밥집들도 마음에 들었다. 토박이들은 토박이대로, 이주민들은 이주민대로 조화롭게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이 바로 망원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