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115회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역대 수상자들

2006-2015노벨문학상 수상작

지은이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출판사 : - 발행일 : 2015.10.15 등록일 : 2015.10.19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115회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역대 수상자들!

글 김정원_DB_http://bookdb.co.kr/bdb/IssueStory.do?_method=detail&sc.webzNo=2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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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이미지

2015115회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노벨문학상의 경우, 정확한 후보자 없이 추측으로만 명단이 떠돌곤 했는데 십여 년 동안 매번 예상 후보로 손꼽히는 작가가 있는 반면, 갑작스레 급부상한 후보 작가도 있었다. 올해 역시 영국의 유명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에서 12명의 유력 후보자 명단과 각각의 예상 순위를 발표했다. 이 순위에서도 올해의 유력 후보자로 손꼽힌 작가가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였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2, 3년 전부터 급부상한 유력 후보였다. 유명 시인이나 소설가도 아닌 신문기자 출신의 저자에게 쏟아지는 다양한 관심들은, 그녀가 러시아와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 작가라는 점 역시 크게 작용했다. 수상자의 출신 대륙이나 정치적 상황 등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노벨문학상이기에, 올해는 전쟁의 위협 속에서 고통 당하는 고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고발하는 알렉시예비치의 손을 들어 주었다. 비록 문학 장르는 아니지만 목소리 소설로 불리며 수백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한 결과물로 책을 묶어내는 저자만의 독창적인 기법은 생생한 현장성과 처절한 고민이 잘 반영되어 독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녀의 대표작 <체르노빌의 목소리>100여 명을 인터뷰하여 체르노빌의 비참한 실상을 폭로했고,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역시 전쟁의 상처로 고통받는 여자들의 삶을 근접하여 조명함으로써, 전쟁이 남긴 끔찍한 상흔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우수한 작품성을 갖고 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작가를 발굴하고자 하는 최근 노벨문학상의 기조에도 가장 어울리는 선택이었다.


알렉시예비치의 대표작과 함께, 근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들의 대표작들도 함께 만나 보자!


1.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2015년 수상

목소리 소설이라는 저자 고유의 장르와 기법을 통해 인터뷰를 문학의 소재가 아닌 주요한 대상으로 삼은 우크라이나 출신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최신작인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저자가 끊임없이 천착해 온 전쟁의 허상과 극복의지를 그대로 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백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전쟁에 가담해 싸워 왔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 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저자는 높은 목소리를 내는 대신 그 실상만을 담담히 전달해 준다. 이 책은 당시 전쟁에 참전했던 200여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저격수가 되기도 하고 탱크를 몰기도 하고 병원에서 간호도 했으나 그들의 이야기는 전쟁의 일부가 되지 못했다. 전쟁 베테랑 군인이나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쟁회고담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던 여자들의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소름 끼치도록 담담히 담겨 있다. 첫 출간되었던 1985년에 검열을 통해 걸러졌던 부분들까지 저자가 추가하여 2002년 재출간했다. 침묵을 강요당했던 여자들의 눈물과 절규가 모여 전쟁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알렉시예비치의 또 다른 대표작인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근교에 살았기에 엄청난 재난을 당하고도 묻혀야만 했던 벨라루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체르노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으며, 이 불행했던 사고가 체르노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이어진 역사적 현실에 대해 담담히 기술한다. 이 책을 위해 100여 명을 인터뷰하며 저자는 감정적 동의에 호소하기보다는, 사태를 정확히 보고 해결방법을 찾으며 미래에 어떻게 방지해야 할지를 차근차근 보여 준다. 역사를 과거로만 넘기지 않고 미래로 계승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인터뷰이들의 입을 빌어 생생하게 전달된다.

여전히 지구상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분쟁, 그리고 곳곳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고통의 시간을 알렉시예비치만큼 적극적이고 정확하게 보여 주는 작가는 없을 것이다. 작품을 통해 고발과 해결의지를 함께 보여 주는 저자의 펜끝이 다음에는 어느 지역, 어느 사건을 향할지 기대가 된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그녀의 미출간 도서들을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 파트릭 모디아노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2014년 수상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파트릭 모디아노의 수많은 작품 중 대표작을 꼽으라면 이 작품을 선택할 것이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퇴역 탐정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탐정소설의 외피만 걸쳤을 뿐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상실 세대로 성장한 저자의 현대사 재구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쟁 후 모든 과거를 상실한 채 존재의 근원을 끊임없이 탐색해 온 저자의 뚝심과 의도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속에 분명히 들어 있다. 묵직한 주제의식을 모디아노만의 예민한 감각과 정제된 언어를 통해 독특한 작품 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프랑스 소설이 어떤 건지 궁금한 독자라면 묘하게 매혹적인 이 작품을 읽어보시길 권해 본다.


3. 앨리스 먼로 <행복한 그림자의 춤> : 2013년 수상

수많은 쟁쟁한 후보자들 대신 2013년 노벨문학상이 선택한 수상자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 앨리스 먼로였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주된 소재로 하되, 요란하고 복잡한 기교나 수사 없이 간결하고 강렬한 문장으로 작품 전체를 끌고 나가는 힘이 대단한 작가다. <행복한 그림자의 춤>은 표제작을 비롯하여 작가의 대표적인 단편 15편을 담고 있다. 여성의 섬세한 자의식과 내면의 풍경을 최대한 담담히, 그러나 평범하지 않게 담아내는 앨리스 먼로의 특징이 분명히 드러난 작품집이다. 하나의 단편에 세계 전체를 담아낸다는 극찬을 받았던 저자답게, 단편소설이 주는 미학을 최대한 잘 살린 작품들을 이 한 권의 책으로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4. 모옌 <붉은 수수밭> : 2012년 수상

중국에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안긴 작가 모옌은 201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강렬한 표지만큼 강력한 소설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5개의 중편이 엮인 연작소설이며, 이 중 첫번째 작품인 <붉은 수수>는 장이모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20년대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 중국 산둥성 가오미 지방을 배경으로 일제의 만행에 대항하는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역사적 사건보다는 그 속에 살아 움직이는 인간을 세심하게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원시적 생명력이 충만한 인간을 탐구해 왔으며, 과학 기술의 발달로 퇴화하기 이전의 야성이 충만한 인간을 복원해 내고자 애썼다. <붉은 수수밭>은 이 순종의 영웅들이 만들어내는 처절한 투쟁과 격렬한 사랑, 찬란한 죽음을 그린 중국의 역사 그 자체다.


5. 토마스 트란스트로메르 <기억이 나를 본다> : 2011년 수상

스웨덴의 국민시인으로 추앙받으며 201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마스 트란스트로메르의 시는 5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에서 낭송되고 있다. 초기 작품들이 전통 스웨덴의 자연 시에 가까웠으나 이후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했으며, 인간 마음의 신비에 대한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을 집필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스칸디나비아가 배출한 위대한 작가 중 1인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각운이 자유롭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간혹 각운이 배제된 무운시를 써서 실험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기억이 나를 본다>는 국내 출간된 유일한 트란스트로메르의 시선집이며, 평생 그가 발표한 200여 편이 채 안 되는 적은 수량의 시 중 대표작들만을 엄선했다.


6.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2010년 수상

201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국내에 요사 돌풍을 몰고 왔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대표작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인 저자가 1973년 발표한 소설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작품에 유머 요소를 담고 있으며,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통해 신랄한 풍자 역시 내포하고 있다. 페루 국경 아마존 지역에 주둔하는 병사들의 성욕 해소를 위해 페루 군부가 창설한 특별봉사대를 주된 소재로 삼은 이 작품은, 실제 사실에 바탕을 두되 진지함 대신 익살과 웃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10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에서 선문답을 하는 듯한 등장 인물들 간의 대화로 작품의 배경이 설명되며, 다양한 형식 실험을 통해 짜임새 있게 이야기를 끌고나가고 있다. 유머와 풍자, 사회 비판에 이르기까지 문학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매력적 요소를 두루 담고 있는 걸작이다.


7. 헤르타 뮐러 <저지대> : 2009년 수상

작가 자신이 나고 자란 루마니아 바나트의 시골 정경을 몽환적이고 초현실적 이미지에 담아낸 비범한 소설집으로 강렬한 데뷔를 한 작가 헤르타 뮐러는 2009년 노벨문학상 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회주의 치하의 루마니아 출판사에서 출간되기까지 무려 4년을 기다려야 했으며, 당국의 검열을 거쳐 4편이 삭제되고 15편이 대폭적 삭제와 수정을 거친 후에 겨우 출간될 수 있었다.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독창적 목소리와 기이한 아름다움을 지닌 이 작품에 전 세계는 전율했지만, 루마니아 당국은 금서 조치를 내렸다. 이 작품집은 검열로 삭제된 4편을 고스란히 복원해 담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저자의 수정과 검토를 거쳐 가장 저자의 의도에 맞게 출간되었다. 외지고 황량한 삶의 저지대에서 보낸 목소리 없는 유년 시절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냈다. 오래 전부터 이어온 관습과 역할에 답습하며 살아가는 대신, 꿈의 세계로 도피하길 선택한 한 소녀의 이야기가 저자 특유의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통해 반짝이는 유년 시절의 기억으로 복원되었다.


8. 르 클레지오 <황금 물고기> : 2008년 수상

프랑스 현대 문학의 살이 있는 신화로 불리는 저자 르 클레지오는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 동안 저자가 끊임없이 제기해 온 휴머니티 탐구에의 열정을 인정받았다. 새로운 출발과 시적인 모험, 관능적 황홀경으로 우리를 이끄는 작가라는 찬사와 함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황금 물고기>는 이러한 저자의 세계관과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다. 어린 나이에 유아 인신매매단에 납치되어 팔려간 한 소녀의 인생 역정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으며, 소녀를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로 표현해 한 편의 시와 같이 아름다운 언어로 그려냈다.


9. 도리스 레싱 <마사 퀘스트> : 2007년 수상

현대의 사상과 제도, 관습과 이념 속에 담긴 편견과 위선을 냉철히 비판해 온 영국의 여성 소설가 도리스 레싱이 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도리스 레싱은 비참한 현실을 지적인 문체로 파헤쳐 문명의 부조리성을 규명함으로써 사회성 짙은 작품 세계를 보여주었다. 14세 이후 어떠한 제도 교육도 거부한 저자의 독특한 이력은 기성의 가치 체계 비판이라는 저자의 작가정신과 일맥상통하게 연결되며, 저자의 작품 속에도 영향력을 미쳤다. 흔히 마사 퀘스트시리즈라 불리는 폭력의 아이들시리즈의 첫 권인 <마사 퀘스트>는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마사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점차 새로운 세계를 향해 눈을 떠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소녀가 결혼으로 막을 내리는 사춘기 시절을 거치면서 느끼는 불안과 좌절을 냉철히 포착해 냈으며, 점차 성장해가는 한 여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언제나 작품 속에 인종과 여성 문제, 공산주의 문제까지 다루며 기존 제도를 거침없이 비판해나간 저자의 사고가 작품 속에 잘 묻어 있다.


10.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1> : 2006년 수상

20세기적 글쓰기로 16세기의 이야기를 마술처럼 생생히 복원해 내는 비범한 능력의 작가 오르한 파묵이 2006년 노벨문학상의 수상자가 되었다. <내 이름은 빨강>은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함께 이룩해 낸 위대한 도시 이스탄불에서 오스만 제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음모와 배반, 목숨을 건 사랑 이야기를 거대한 스케일로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이 번갈아가며 화자로 등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역사소설로는 보기 드문 현대적 서사기법을 취하고 있다. 역사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며 모던한 서사 방식에 추리 소설의 기법을 가미하고, 이슬람의 역사와 문명의 흥망성쇄까지 집대성한 오르한 파묵만의 작품세계는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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