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엄마와 딸이 함께 읽으면 좋은 책
2020 청소년 책의 해 '책추천'
엄마와 딸이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엄마와 딸, 이렇게 불러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해지나요? 그러면 당신은 ‘딸’이군요. 맞아요. 딸은 엄마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 귀퉁이가 찡해져 옵니다. 딸인 당신에게 말할 수 없이 소중하고도 애틋한 존재가 바로 ‘엄마’이니까요. 엄마와 딸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책을 다섯 권 모아보았습니다. 늘 내 곁에 있어온 엄마, 세상을 먼저 떠났지만 시간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되는 엄마, 너무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어서 자기 손으로 딸을 기르지 못한 엄마, 일과 결혼과 여자의 역할에 대해 말하는 여자, 삼성기업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당차게 싸워서 이기고 마는 당당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입니다. 모쪼록 엄마와 딸이 같은 책을 읽고, 마음에 남는 문장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랄게요!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윤여림 글 안녕달 그림 위즈덤하우스 2017.07.20
엄마가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에게 전하는 사랑과 응원의 메시지
신이 세상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없어 ‘엄마’가 존재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아닐까요? 엄마 또한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고, 무엇이든 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엄마가 아이와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엄마 곁을 떠나 아이 혼자서 세상을 마주하고, 혼자서 걸어가야 할 순간이 찾아오지요. 바로 그때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줘야 할 그림책이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는 앞으로 멋지게 세상을 살아갈 아이에게 전하는 엄마의 사랑과 응원의 메시지입니다. 태어나서 어른이 될 때까지…. 변화무쌍한 성장 과정 속에서 아이에 대한 엄마의 변함없는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아주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 해도, 엄마는 너를 사랑하고, 언제나 우리는 다시 만난다는 걸 알려줍니다. 그러니 세상을 누비며 마음껏 날아다니다 힘들면 언제든 엄마를 찾아오라고 말하지요. 다시 날아오를 힘이 생길 때까지 꼭 엄마가 꼭 안아 줄 거니까요. 이 책은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아이에게 매일매일 들려주고 싶을 것입니다. 지금 끊임없이 엄마를 찾는 유아기 아이의 엄마뿐 아니라,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예비 엄마, 어느덧 아이가 자라서 곧 떠나 보내야 할 청소년기 아이의 엄마… 모든 엄마가 사랑하는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따뜻한 사랑과 힘찬 응원을 담고 있습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힘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은유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2016년의 은유가 1년을 살아가는 동안 1982년의 은유는 20년의 세월을 살아간다. 그 속도의 차이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다양하게 변화시키며 완벽하게 낯설었던 서로의 세계로 들어서게 한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는 소설로도 영화로도,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왔지만, 이 작품의 고유한 힘, 소중한 사람을 영원히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이 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나의 두 사람』
나의 모든 이유가 되어 준 당신들의 이야기 [나의 두 사람].
엄마를 모르고 자란 아이가 끝내 울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태어나자마자 할머니, 할아버지와 오직 셋 우리가 함께했던 그날의 따사로운 공기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오늘도 하루분의 울컥을 삼켰습니다
일, 연애, 결혼, 역할에 수시로 울컥하는 여자의 말하기
대학물도 먹지 않은 채 ‘글밥’을 먹게 된 문필하청업자이고, 일찍 결혼하여 아내로 엄마로 가사와 육아는 물론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노동계급 여성, 은유. 《글쓰기의 최전선》《쓰기의 말들》로 2015년(채널예스), 2016년(시사인) 2년 연속 ‘가장 주목할 만한 올해의 작가’에 꼽힌 바 있는 저자는 서른다섯부터 마흔다섯을 경유하면서 엄마, 아내, 딸, 노동하는 여성 등 수많은 존재로 증식되는 자신을 추스르며 ‘삶이 굳고 말이 엉킬 때마다’ 글을 썼다. 신간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는 언어가 되지 못하는 일상의 울분을 직시하고 그것을 말하기로 결심한, 한 여자의 분투기다. ‘존재하는 한 이야기하라’는 페미니즘 명제대로 말하기를 시도했고, 그래서 싸움이 불가피했던 지난 십여 년의 일기가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이윽하게, 때로는 담백하고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부엌 개수대 위에서 느낀 비루한 일상들, 그것을 정제해 얻어낸 몇 방울의 각성은 긍정의 말들이 가리고 있는 현실의 실루엣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긍정으로 힘을 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긍정 없이 하루분의 울컥을 삼켜야 할 때가 더욱 많기 때문이다. 일, 연애, 결혼, 출산, 육아… 온갖 노릇과 역할 속에 분명히 존재하는 편견과 차별, 외로움과 절망 등 여자의 삶 전반을 기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밝힌 은유의 산문을 통해, 내 안의 여성성에 눈 뜨고 내 감정에 더 근접한 말하기를 시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는 일이 힘에 부치고 싱숭생숭이 극에 달하는 날이면 글을 썼다. 오직 노릇과 역할로 한 사람을 정의하고 성과와 목표로 한 생에를 평가하는 가부장제 언어로는 나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었다. 몸에 돌아다니는 말들을 어디다 꺼내놓고 싶었다. 꺼내놓고 싶은 만큼 꺼내놓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 고유한 슬픔일지라도 언어화하는 순간 구차한 슬픔으로 일반화되는 게 싫었다. 우리가 입을 다무는 것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하고 싶은 것을 모두 말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하던가. 말하고 싶음과 말할 수 없음, 말의 욕망과 말의 장애가 충돌하던 어느 봄날, 나는 이미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9쪽)
『삼성을 살다』
여직원으로 살아간다는 것. 희망, 좌절, 뜻밖의 반전
삼성전기 98사번 이은의 대리의 자전 에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삼성의 여직원으로 살아온 12년 9개월을 글로 엮었다. 그녀는 똑부러진 일꾼이었다. 여직원이라서 답답하고 억울할 때가 많았지만, 그럴수록 인정받는 프로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런 그녀를 주저앉힌 건 상사의 성희롱이었다. 회사도 동료도 피해자가 된 그녀를 외면했다. 프로가 되기 위해 애쓰던 그녀는 졸지에 무능력한 직원이 되어버렸다. 가능한 선택은 두 가지였다. 사람들의 충고처럼 적당히 참거나, 싸우는 것이었다. 그녀의 선택은 후자였다. 꿋꿋이 회사를 다니는 한편,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5년여의 싸움 끝에 승소했다. 직장내 성희롱의 피해자들이 대개 그러하듯 처음에는 그녀도 참았다. 그러나 성희롱은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울부짖었다. 여자가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무슨 죄라도 되는 건지, 왜 나는 '나를 만지지 말라'는 한마디 요구도 할수 없는 건지… 그리고 인사팀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 후의 스토리는 대략 예상 가능하다. 인사팀의 문제회피, 가해자 감싸기와 부서배치에서의 불이익, 업무배제, 고과누락, 왕따 등이 차례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피해자의 눈물, 해직, 황폐해진 인생, 우리는 이런 것들을 쉬 떠올린다. 그러나 그녀의 스토리는 달랐다.
출처 : 2020 청소년 책 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