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전남] 무지개작은도서관
웃음꽃 넘치는 원산 마을 문화 사랑방
무지개작은도서관
목포시 원산동 아파트 숲 사이를 지나다 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살포시 발길을 멈추게 되는 곳이 등장한다. 연산주공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에 자리한 무지개작은도서관이 바로 그 주인공. 무지개작은도서관은 책을 통해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원산 마을 주민들의 웃음꽃 넘치는 문화 사랑방이다.
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의 문화생활, 1동 1개소 작은도서관 건립
연산주공아파트를 살기 좋은 문화 중심 마을로 만든 1등 공신 무지개 작은도서관은 집과 가까운 곳에서 쉽고 편하게 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목포시 1동 1개소 작은도서관 건립 사업’을 통해 2009년 조성된 공간이다. 시 사업을 통해 건립된 공립도서관으로 운영은 ‘원산동 무지개 작은도서관 운영위원회’가 위탁하여 맡고 있다.
도서관 면적은 119㎡ (약 36평), 열람석 20석으로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용자 위주로 알차게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장서는 총 7,900여 권이며 부족한 예산으로 신간 확보가 어려울 때는 각종 지원 사업에 도전하며 서가를 메꿔나가고 있다.
원도심에 속하는 원산동 일대는 신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 시설이 부족하는 평가를 받고 있던 것이 사실. 그러나, 1동 1개소 작은도서관 건립 사업으로 무지개작은도서관이 조성된 뒤에는 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며 신도심과의 문화 격차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
원산동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머무는 행복한 책 놀이터
무지개작은도서관은 늘 시끌시끌, 열람실의 환한 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화~일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하루 10시간 문을 열고 있기 때문. 무지개 아이들은 방과 후 시간이나 약속 없는 주말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도서관에 모여 책을 읽고,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낸다. 무지개작은도서관의 일 평균 이용자는 70여 명을 훌쩍 넘기며 작은도서관으로서는 굉장히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부모들 또한 아이들이 안전한 도서관에 있으니 안심. 아파트 안에 믿음직한 도서관이 있어 다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도서관이 없었다면 어떻게 아이를 키웠을지 상상이 안돼요. 무지개작은도서관은 연산주공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랍니다. 도서관에서 책도 보고,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무엇보다 대도시에서나 가능할 줄 알았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이처럼 원산동 주민들을 무지개작은도서관으로 인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책 읽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
무지개작은도서관은 이용자들, 특히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책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읽을까' 늘 연구하고, 고민의 결과를 프로그램에 적용시킨다.
상시프로그램으로는 그림책 3권을 읽으면 스티커 1장을 주고, 스티커판에 31장을 모으면 동네 문구점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선물로 주는 ‘책 읽기 칭찬 스티커 모으기’가 있다. 예상대로 아이들에게 인기 최고. 스티커 모으는 재미에 무지개의 아이들의 손에는 늘 책이 들려있을 정도다. 이 밖에도 수시로 ‘독서퀴즈’와 ‘도서대출이벤트’를 실시하여 어린이들의 책 읽기를 독려하고 있다.
1년 단위로 ‘독서마라톤’도 진행한다. 유아~초등 1학년 1000페이지, 2학년~6학년은 2000페이지, 중학생~성인까지는 3000페이지를 읽으면 완주로 인정된다. 물론 부상도 주어진다.
10월~12월에는 000총류부터 900역사까지 책을 편식하지 않고 고루 읽게 하기 위해 ‘책 읽기 빙고’를 운영하며,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책 읽는 가족과 다독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책 읽는 가족’ 시상식을 열고 있다.
그 밖에도 ‘그림책과 놀아요’, ‘신나는 그림책 세상’, 폐북아트 ‘나만의 특별한 그림책 만들기’, ‘냅킨공예’, ‘가죽공예’, ‘도자기 체험’, ‘천연비누 만들기’, ‘캔들 만들기’, ‘작가강연회’, ‘깜짝 영화관’, ‘라이스클레이’, ‘컵타’, ‘전래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의 기관들과 연계하여 ‘부모⋅자녀체험’, ‘부모교육’, ‘부모 힐링 체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문화가 있는 날’ 사업에 선정되어 한 달에 한 번 전문 강사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더욱 풍성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9월 행사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추석의 문화를 미리 즐겨보자는 의미의 ‘송편 만들기’와 엄마, 아빠의 힐링을 위한 ‘팝아트 초상화 그리기’가 준비되어 있기도 하다.
이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독서동아리도 있다. 중학생 독서토론동아리인 ‘생각나누기’, 도서관 봉사 모임 ‘나비(나로부터 비롯되는)’, 주부독서동아리 ‘일곱 빛깔’, 중년 독서모임 ‘무지개’, 캘리그래피 모임 ‘어깨동무’, 한국사를 배우는 초등학생들의 모임 ‘플레이한국사’, ‘스토리한국사’ 등 총 7개의 소모임이 무지개를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무지개를 찾는 아이들의 독서량은 폭풍 급증. 목포시 17개 작은도서관 중 도서대출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렇듯 책과 사람으로 살아있는 도서관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는 무지개작은도서관. 북적북적 무지개 책벌레들의 싱그러운 웃음이 담장을 넘어 마을을 행복으로 물들인다.
일당백 무지개 관장의 열정 어린 운영
이렇듯 역동적인 운영을 자랑하는 무지개작은도서관의 직원은 놀랍게도 고경희 관장 단 한 명뿐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 어르신 봉자자들과 사회공헌 지원 사업 봉사자, 어린이 이용자들의 어머니가 주축이 된 봉사팀, 학생 봉사자들이 있긴 하지만, 도서관 청소부터 장서관리, 프로그램 기획, 섭외까지 고 관장 혼자 책임지고 있다. 누가 봐도 지칠만한 상황. 하지만 고 관장은 도서관을 좋아하고,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행복이기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일한다고 말한다.
“무지개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몸은 힘들지만 마음으로 힘든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도서관이 좋고, 도서관을 사랑해주는 아이들이 있어 그것으로 위로받고 힘을 내 일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산 부족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없을 때는 저도 지치더라고요. 조금만 더 지원해주시면 아이들에게 보다 큰 세상을 보여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가장 힘든 것은 역시 넉넉지 못한 예산. 목포시에서 지원받고 있긴 하지만 도서관 유지에도 빠듯한 상황 탓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버거운 형편이다. 고 관장은 이에 좌절하지 않고 대도시에 비해 문화적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는 이곳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공모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 선정도 고 관장이 추진했기에 얻을 수 있는 결과였다.
생활형 SOC 사업 투자로 작은도서관이 대폭 확대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이다. 1,000억을 투자해 전국적으로 243개의 작은도서관이 설치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기쁨도 잠시, 걱정이 고개를 든다.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시설 확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도서관을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사람’이라고 말이다.
무지개작은도서관 사례에서 보듯 운영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도서관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도서관은 멈춰있는 곳이 아닌 성장하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도서관 관리자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사람 냄새 폴폴 마을사랑방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아무도 찾지 않는 방치된 공간이 되기도 한다. 모처럼 야심차게 시작되는 이번 전국 단위 작은도서관 조성 사업이 단순히 건립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인력과 예산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 작은도서관이 마을 중심의 문화 공간으로서의 생명력을 얻기를 바라본다.
■ 무지개작은도서관
운영 화~일 09:00~19:00 (월요일 휴관)
주소 전라남도 목포시 원산중앙로 87, (원산동, 연산주공아파트) 3차 관리사무소 2층
문의 061-278-6316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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