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같은 숲속 책 세상

토성산맹꽁이작은도서관

토성산맹꽁이작은도서관은 너른 마당과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이층 벽돌집으로 이루어진 토성산 자락의 숲속 작은도서관이다. 어린이들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안세영 관장이 평생 꿈을 집약해 건물 설계부터 내부 서가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 조성했다. 토성산의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뛰어놀고 독서를 하며 작지만 큰 책 세상을 만들어간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기울여 가꾼 숲속 책 쉼터

충남 서산시 인지면 토성산 자락을 오르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동화 같은 공간이 등장한다. 잘 가꿔진 펜션 혹은 별장인가 하고 보니 ‘도서관’이라는 팻말이 반갑게 인사하는 이곳. 오늘의 주인공 토성산맹꽁이작은도서관이다.

맹꽁이도서관은 초입부터 여느 도서관과는 사뭇 다르다. 잘 가꾸어진 산책로를 오르다 보면 이내 연못이 나타나고 그 옆으로 염소, 고양이, 고라니 등이 살고 있는 동물농장이 고개를 내민다. 도서관에 가는 길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운영자의 배려가 돋보이는 지점. 도대체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을 꾸민 이는 누구일까?

토성산맹꽁이작은도서관은 지역에서는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유명한 안만복 초대면장의 손자인 안세영씨가 2016년 가을 개관한 도서관이다. 어린이들이 걱정 없이 뛰어놀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평생의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 사재를 털어 도서관을 건립 운영하고 있다.

맹꽁이작은도서관에 들어서면 누구나 ‘와~’ 하는 감탄을 연발한다. 복층으로 층고가 높고 사면이 모두 창으로 되어 있어 탁 트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거기에 안 관장이 하나하나 직접 만들었다는 원목 서가의 따듯함이 더해져 내 집 서재 같은 편안함과 함께 시간이 멈춘 듯 감성을 자극한다.

맹꽁이작은도서관은 자유로운 도서관을 지향한다. 이곳을 찾는 어린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뒹굴뒹굴 누워서 책을 봐도, 마음대로 도서관 곳곳을 돌아다녀도 괜찮다. 좋아하는 간식을 먹으면서 책을 봐도 상관없다. 책을 읽고 상상의 나래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종이와 색연필도 준비되어 있다. 아이들이 도서관을 재미있는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한 맹꽁이도서관만의 운영 규칙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 덕에 개관 2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인지면의 소문난 명소로 손꼽히며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토성산맹꽁이작은도서관의 ‘맹꽁이’는 윤승운 작가의 역사만화 ‘맹꽁이 서당’에서 따온 이름. 서당을 배경으로 훈장과 학동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내용이 어쩐지 맹꽁이작은도서관과 묘하게 어울린다.

아이들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는 복합문화공간

개관 2년 차를 맞는 토성산맹꽁이작은도서관은 아이들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역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책을 읽으며 동물친구들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알음알음 알려지며 인근 어린이집과 유치원 견학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유치원에서 단체로 견학 왔다가 맹꽁이의 매력에 반해 엄마 손잡고 다시 찾는 어린이들도 상당 수다. 덕분에 서산 지역 맘 카페를 중심으로 핫플레이스로 입소문 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맹꽁이도서관은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산시 문화사업단 ‘문화잇쑤’의 제의로 그림책을 읽고 우산 꾸미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쉽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 고정적인 운영지원금이 전무한 상태이다 보니 재정적 자립도가 낮아 지속적 프로그램 운영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최근 연일 지속되는 불더위에 전기세를 감당할 수 없어 임시 휴관을 결정하기도 했다. 안관장이 사비를 털고 운영위원과 개인 후원자들이 힘을 보태 지금까지 버텨왔지만 유독 더운 올여름 에어컨 사용을 유지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결과였다. 그렇다고 맹꽁이를 찾는 아이들이 헛걸음하게 할 수는 없는 일. 휴관임에도 도서관 문은 열어놓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휴관 아닌 휴관인 셈이다.

어렵게 꾸려가는 작은도서관이지만 어린이들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안 관장의 표정은 밝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생각이다. 토성산을 밝게 비추는 맹꽁이작은도서관이 오래도록 유지되기 위해서는 운영비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터. 정기적인 후원과 지자체의 지원은 물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체 모델 찾아 운영비 걱정 없이 나래를 펼칠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