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

2018.07.31

책을 통해 소통하는 마을 어울림 터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은 서울시 동작구 국사봉에 자리한 배움과 어울림이 있는 작은도서관이다. 아이들은 놀아야 하고 어른들은 모여야 한다는 주민들의 뜻에 힘입어 마을공동체사업을 통해 민관이 협의하여 함께 조성했다. 비영리단체 벗들이 있는 뜰이 운영하고 있어 흔히 벗뜰로 불린다.


주민의 힘으로 조성된 벗들이 있는 뜰

양녕대군이 올라 멀리 경복궁을 바라보며 나라와 세종의 일을 걱정했다고 전해지는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국사봉. 나라를 생각한다라는 의미의 국사(國思)를 써서 국사봉(國思峰)이라고 전해지는 이곳은 도심 속에서 조금만 걸어들어가도 울창한 숲을 느낄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국사봉숲속도서관은 국사봉 초입에 숨어있는 보물 같은 책 공간이다. 연노랑빛 컨테이너 두 개 동으로 이뤄진 그야말로 초미니 도서관인 벗뜰. 전화선도 들어오지 않는 자연 그대로인 이곳에 마을 어울림 터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이 동화속 주인공처럼 반갑게 고개를 내민다.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은 마을공동체사업을 통해 부지 선정부터 설계, 인테리어까지 주민과 구청이 상의하여 2015년 조성한 뜻깊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개관 후에는 비영리단체 벗들이 있는 뜰과 동작구청이 함께 공립 위탁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쉽게 벗뜰이라고 불린다.

벗들이 있는 뜰(이하 벗뜰)은 아이들은 놀아야 하고 어른들은 모여야 한다고 믿는다. 어린이들이 더 많이, 더 잘 놀 수 있는 장, 다양한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이해와 배려를 움 틔울 수 있는 바람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기를 꿈꾼다.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은 10평 남짓 작은 공간이지만 실제 면적보다 넓어 보인다. 창이 넓어 답답함이 없고, 도서관 내부를 주변 환경과 비슷한 원목톤으로 꾸며 통일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열람 공간 계단 사이, 작은 틈새에도 서랍이 있어 알찬게 수납할 수 있는 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도서관 곳곳 숨어있는 수납공간을 찾는 것 또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작은 컨테이너 두 동 안에 서가와 12석의 열람실은 물론 업무용 공간,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냉장고, 개수대까지 보유하고 있는 벗뜰만의 마법같은 공간 활용 능력. 이는 모두 도서관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구윤희 관장과 이하 주부 9단의 능력치를 가진 자원봉사자들의 말끔한 정리 덕일 것이다. 이렇듯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은 운영자들의 노력으로 작지만 큰 벗뜰만의 세상을 가꿔나가고 있다.



동작구를 하나로 잇는 상호대차대출시스템

2018년 현재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의 장서량은 2,300여권으로 장서량이 많지 않아 이용자들이 찾는 책이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구축한 것이 바로 동작구를 하나로 잇는 상호대차대출시스템. 올해 5월부터 시행한 상호대차시스템을 통해 벗뜰에서도 이제 원하는 책을 볼 수 있게 됐다. 도서관 본연의 기능이 더욱 강화된 것이다.



동작구의 상호대차대출시스템은 관내 9개의 구립도서관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17개의 주민센터 내 동문고와 8개의 사립작은도서관이 각 도서관의 도서 보유 현황을 파악해 신청자가 최초 대출을 신청한 도서관으로 2~3일 내 배달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구립도서관끼리만 연결되던 것을 동문고와 사립작은도서관까지 확장했다. 책이음 기반 자료 대출 서비스이므로 기존 회원카드를 책이음 회원으로 전환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 또한 이번 책이음 사업을 계기로 상호대차 제도 안에 들어가게 되면서 도서를 재정비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 구립 도서관에서 이용하는 코라스 시스템을 도입, 도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말끔하게 손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용자들은 벗뜰에 원하는 책이 없어 불편했는데 이제 인터넷으로 신청만 하면 큰 도서관에서 책을 가져다주니 편리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작지만 알찬 벗뜰만의 다양한 프로그램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은 정숙을 요하기보다는 약간은 떠들썩한 도서관을 지향한다.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은 자유롭게 도서관을 즐기고, 어른들 또한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공존하는 공간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다.



벗뜰의 일주일은 바쁘게 흘러간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월요일▶꾸다선생님과 함께하는 그림책 놀이’, 화요일▶동네에서 영어로 놀자’, 목요일▶보드게임’, 토요일▶그림책 놀이처음 만나는 가야금등이 있으며, 성인 대상 강좌로는 화요일▶지역 출판사인 필로소픽과 함께하는 벗필’, 수요일▶벗뜰 수요 독서 모임’, 목요일▶평화 공부사이숲 등이 있다. 이달부터는 매주 목요일 시니어들을 위한 보드게임을 신설하여 공원 산책하시는 어르신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가득한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 작지만 알찬 강좌가 많다는 입소문을 타고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아쉬운 점은 역시 공간의 협소함이다. 도서관 면적이 10평에 불과하다 보니 프로그램실이 따로 없어 강좌가 진행될 때는 책에 집중하기 힘든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다. 한 평의 강의실이 간절한 이곳. 컨테이너를 쌓아 만들어진 공간인 만큼 한동 정도를 더 쌓아 프로그램실을 따로 조성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프로그램이 없을 때에도 벗뜰에는 놀거리가 가득하다. 국사봉생태놀이터를 마당 삼아 뛰어노는 어린이들을 위해 줄넘기, 배드민턴, 제기, 훌라후프를 준비하고 바둑, 장기, 돋보기, 색연필, 크레파스, 색종이 등 다양한 놀이 물품을 구비하고 있다. 도서관 곳곳 아이들이 책 읽기를 지루해하지 않도록 배려한 흔적에서 구윤희 관장 이하 운영진들의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국사봉숲속도서관에서 만나 친해진 도서관 친구들로 북적북적할 때가 가장 뿌듯하다는 벗들이 있는 뜰. 오늘도 벗뜰의 친구들은 삼삼오오 수박이나 직접 구운 쿠키 같은 간식거리를 들고 보물 같은 공간에 모여 도란도란 웃음꽃을 피워나간다.
 


벗뜰은 이와 같은 동네 사랑방으로서의 역할을 살려 앞으로는 동네 인적 자원 보고로서의 역할도 수행해나가고자 한다. 도서관이 능력 있는 어르신들,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일자리 창출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를 위해 우선되어야 할 것은 재정적 자립일 터.

공립도서관으로 구청에서 공과금 등은 부담해주고 있지만 넉넉지 않은 운영비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안타깝다. 상도동의 포근한 안식처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이 지원이나 후원 등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할 방안을 찾아 꿈의 나래를 활짝 펼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 벗뜰

운영~10:00~18:00 (1,2월은 17:00까지)

주소 서울시 동작구 양녕로2327

전화 010-5849-2327

홈페이지 http://gssl.or.kr/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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