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서울] 어린이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마을공동체
어린이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
어린이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는 NGO 단체에서 운영하는 사립 작은도서관이다. 건강한 어린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2001년 설립된 작은도서관계의 큰형님으로 엄마와 아이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주민들은 좋은 책과 만나고, 책 속의 문화를 찾아 누리며, 육아 품앗이를 통해 아이를 함께 키워나간다.
자연 속에서 책을 만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재개발로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 남산의 끝자락 금호동. 아파트 촌일 것만 같은 이곳에 존재만으로도 휴식을 주는 문화쉼터 어린이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이하 책엄책아)가 있다. 응봉근린공원을 마당 삼아 자연과 책을 함께 만날 수 있어 지역주민들의 무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소중한 공간. 어머니의 너른 품과 같은 역할을 자처하는 도서관이기에 어린이들은 더욱 성장할 수 있고, 어른들은 편히 쉴 수 있다.
책엄책아는 본래 행당동에 위치해 있었다. 2001년 개관 이래 1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행당동의 마을 공동체로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일대에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공간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소중한 공간을 없앨 수는 없는 일. 다각도로 도서관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다행히도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2014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다. 이후 성동구의 도움으로 이용자가 없어 유휴공간으로 남아있던 노인정 자리를 제공받으며 책엄책아를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리모델링은 ‘고맙습니다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을 통해 진행할 수 있었다. KB국민은행과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지원으로 1층에 어린이열람실과 교육실을 마련하고, 2층에는 성인 열람실과 북카페를 꾸며 현재의 아늑하고도 포근한 모습을 완성시켰다.
이렇듯 자치단체, 기업, 주민 모두의 마음이 합쳐져 일궈진 소중한 공간 책엄책아. 2016년 2월 재개관 이후 행당동을 넘어 금호동의 복합문화공간이자 주민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책 읽는 엄마와 아이, 가족 모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득
책엄책아의 일주일은 바삐 흘러간다. 아이와 엄마, 도서관을 찾는 모두가 만족할만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책엄책아에서는 심심하다고 떼쓰는 아이도, 독박육아로 힘겨워하는 엄마도 보기 힘들다.
먼저 1층 어린이실에서는 평일 오후 4시~5시 유아 그림책 문학교실인 ‘반디학교’가 운영된다. 화요일에는 6세, 목요일에는 7세, 금요일에는 5세반 수업이 있는데, 참여 대기자 명단이 따로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토요일에는 ‘숲속반디학교’와 그림책으로 놀자, 영화상영회, 꼬마벼룩시장 등으로 구성된 ‘토요이야기방’이 진행된다.
엄마가 성장해야 아이도 성장한다고 믿기에 여성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매주 화요일에는 초등 아이가 읽으면 좋을 책을 선정하는 ‘초등책고르미’와 서울시 평생학습 사업으로 진행되는 전문 상담 강좌 ‘우리 마을 상담소’, 수요일에는 책놀이 활동가로 커나갈 수 있는 ‘그림책 학교’와 수요낭독회 ‘처음처럼’, 목요일에는 성동구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사업을 통해 전문가와 함께하는 드로잉, 자수 강좌 ‘숲에서 꽃과 나를 기록하다’, 금요일에는 자수를 놓으며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바늘 한 땀 인문학’, 흥겨운 노래가 있는 ‘금요 기타 모임’ 등이 진행된다.
책엄책아의 프로그램이 이처럼 풍성하면서도 유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바쁜 와중에도 각종 공모사업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운영진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마을지원사업을 통해 ‘함께 하는 마을 목공방’, ‘마을문화 기획자’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작가가 오다’ 프로그램을 유치하여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책엄책아의 다음 도전은 도서관을 통해 성장한 엄마들이 스스로 공모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 이를 통해 도서관도 이용자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마을 속 더 작은 마을을 꿈꾸며
책엄책아는 1층 어린이 열람실을 맡고 있는 김선호 관장, 2층 성인 열람실을 책임지는 함정희 사무국장, 정나형 카페 매니저가 각각 업무를 분장해 운영하고 있다. 3명의 인력이 도서관 관리에서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각종 공모사업 신청, 카페 운영까지 도맡고 있다 보니 여느 작은도서관이 그렇듯 일손이 늘 달린다.
부족한 손길은 자원활동가와 청소년 봉사자를 상시 모집해 채우고 있다.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도 있는 법. 고마운 마음은 도서관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 형식의 ‘통화’ 선물로 표현한다.
현재 책엄책아의 총 장서량은 1만 5천여 권. 작은도서관으로서는 상당한 규모다. 매달 50권 이상의 새 책이 들어오고 있는데 수서는 수요책읽기 ‘처음처럼’ 동아리 회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처음처럼 회원들의 날카로운 도서 선정 덕에 책엄책아의 책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으로 가득하다. 육아서와 신간 도서 또한 다양하게 구비해 책 읽는 엄마들의 자기 계발을 돕는다.
장서 관리 측면은 다소 아쉽다. 개관 이후 쭉 파랑새도서관리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청구기호 없이 대분류만 되어 있어 도서 검색이 어렵다. 책엄책아 측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싶은 마음을 굴뚝같지만 시간적, 재정적, 인력적 어려움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타 사립작은도서관들처럼 재정적으로 빠듯하게 운영되고 있어서인데, 성동구의 공간 지원으로 임대료 부담은 없지만, 2층 건물을 유지하는 운영비가 만만치 않은 것이 그 이유다. 특히, 여름과 겨울 냉난방이 시작되는 계절이 오면 회원들이 정기후원과 북카페 수익금만으로는 유지하기에 벅차 운영자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다.
고질적인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기후원을 늘려야 한다는 판단하에 평균 250명 선인 정기후원자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매달 회원들을 위한 도서관 프로그램 우선 수강권과 무료 커피 쿠폰 등이 들어있는 도서관 소식지를 발송하고, 연말에는 후원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파티도 준비한다. 재정 자립을 통해 마을 속 더 작은 마을을 꿈꾸는 책엄책아의 마음이 마을 가득 전파되기를 바라 본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2001년 개관한 책엄책아가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준비하기 때문일 것이다. 책엄책아는 앞으로 남산 자락에 위치한 환경을 적극 활용, 숲과 함께 성장하는 엄마와 아이라는 모토 아래 생태 관련 장서와 관련 체험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마을의 이야기를 보존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서울시 지원을 받아 ‘마을 123’이라는 이름으로 마을 지도를 완성하고, 관련 도서를 추천하는 기획을 추진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책엄책아와 함께 큰 아이들이 어느덧 중고생이 되었다. 청소년의 삶도 들여다볼 책무가 생긴 것이다. 이에 지난달부터 성동혁신지구사업을 통해 마을과 함께 하는 ‘청소년을 위한 작은도서관 사서 체험’을 시작했다. 책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자연스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북큐레이션을 맡기고, 공간을 꾸미게 했다. 어린 동생들의 독서 지도를 돕는 활동을 부탁하기도 했다. 결과는 대 성공. 이를 통해 아이들은 책과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작은도서관의 큰형님으로서 모범적인 역할을 펼치고 있는 책엄책아. 쉽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운영진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오래오래 남산 자락의 포근한 안식처로 남길 바라본다.
■ 어린이도서관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주소
서울시 성동구 매봉18길 11, (금호동3가) 마을소통공간 산책 1층
운영
화~금 10:00~18:00 / 토 10:00~16:00 (일,월 휴관)
전화
02-2297-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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