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충남] 여우네도서관
꿈꾸는 아이들이 함께하는 곳
여우네도서관
굽이쳐 흐르던 금강 줄기가 서해바다를 만나기 직전 잠시 고개를 들어 숨을 고르는 곳, 너른 평야와 오밀조밀 낮은 산들을 끼고 자리 잡은 평화로운 동네 충남 서천군 마서면 신포리에 가면 붉은 벽돌로 아담하게 지어진 ‘여우네도서관’이 있다. 여우네도서관은 마을 주민들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모여 아이들 교육과 문화체험, 다양한 놀이를 함께하는 모범적인 활동 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역 어린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여우네도서관이 위치한 마서면 신포리 일대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임에도 도시와 인접해있어 젊은 사람들의 거주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이렇다 할 문화 공간이 없어 보육이나 교육여건의 문제로 인근 도시로 이사 가거나 아이들을 시내로 유학 보내는 것이 일반화되어가는 추세였다.
이를 안타까워하던 마을 사람들이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마을에 아이들이 모여 함께 책 읽고 노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도서관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젊은 사람들 다 떠나간 들판을 농담으로 달래는 시골 동네지만, 한 아이라도 마을의 아이로 키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아이들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율적인 교육, 놀이 속에서 싹트는 자유로운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부모들 스스로 나선 것이다.
논의가 본격화되자 주민들은 마을 이장과 부녀회, 청년회 등에 정식으로 도서관 건립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2008년 8월, 첫 회의에서 6명의 추진 위원들이 선임되었고 같은 달 23일, 대전지역 작은도서관인 또바기와 마루, 모퉁이 도서관을 견학하면서 작은도서관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장소 문제는 비교적 쉽게 해결되었다. 서천군에서 길산권역 농촌마을 체험장 한켠을 도서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주는 한편 서가 등을 마련해주었다. 같은 해 9월부터 11월까지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분위기를 돋우었다. 지자체와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는 도서관건립추진위원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내친김에 10월 4일 책 기증의 날 행사를 통해 수천 권의 책을 모았고 10월 10일에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도서관 운영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운영 노하우 습득에도 나섰다. 10월 31일, 가칭 ‘아포 행복한 마을 도서관 운영위원회’가 정식으로 발족됐고, 11월 15일 여러 사람의 뜻을 모아 마침내 작은도서관을 개관하게 되었다.
이용자 스스로 만들어가는 도서관
여우네도서관은 책을 빌리는 이용자가 곧 도서관을 만들어가는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운영된다. 대표관장과 6인의 운영위원이 틈틈이 시간을 쪼개 도서관을 꾸려가는 구조다. 관장과 운영위원들은 2주에 1회씩 운영위원회를 열어 도서관 운영과 관련한 모든 문제들을 상의하고 결정한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인 도서관 지킴이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도서관 운영을 돕는다. 인근 마을 학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꾸려진 도서관 지킴이들은 월 1회 회의를 갖고 도서관과 관련한 정보 및 현황을 공유하며 장서 선정을 비롯해 도서관 운영과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언을 쏟아낸다.
여우네도서관은 도서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다양한 장서 구비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으며, 장서는 이용자들의 구매 희망 도서와 운영진들이 선별한 목록을 중심으로 구매하되 지역특성을 고려하여 생태와 환경에 대한 도서 비중을 높게 잡고 있다.
농촌의 특성을 살린 친환경 식농교육
여우네도서관은 농촌 아이들에게 자신이 자란 곳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우리 농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식농교육’은 여우네도서관을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 지역적 특성을 이해하고 보다 나은 농촌 환경 조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식농교육 프로그램은 식교육에 대한 기초적인 강연과 함께 텃밭 가꾸기,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음식 만들기 등으로 진행된다. 인스턴트식품의 문제점을 깨닫고 바른 먹거리를 찾는 방법도 알려준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건강한 먹을거리가 건강한 농촌을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일깨우게 된다.
여우네도서관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지역 내 학교, 단체 등과 연계해 공동체적 마을 연대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구상 단계에 있지만 마을과 학교가 협력하면 보다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서관과 마을이 이어지고 마을과 학교가 이어지며 농촌과 도시가 이어져 서로의 자원을 아낌없이 주고받는 거대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농촌 아이들이 교육 환경을 찾아 도시로 떠난 필요가 없게 되고, 도시 아이들도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농촌 아이들의 정서를 교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도서관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 중심으로
여우네도서관이 자랑하는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문학여행’과 ‘공동육아 동아리’, ‘여우네 풍물단’, ‘북스타트 책놀이’, ‘생태놀이’, ‘1박2일도서관학교’, ‘역사나들이’, ‘여우네문화제’ 등이 있다.
‘문학여행’은 지역 여성들의 문학 읽기 모임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에 모임을 갖고 있으며, ‘공동육아 동아리’는 36개월 미만의 영, 유아와 엄마가 함께하는 책놀이 모임이다. 여우네풍물단은 마을 사람들로 꾸려진 풍물단으로 매주 화요일에 모여 연습하는데 지역 행사에 빠지지 않고 초청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여우네도서관의 운영 재원은 후원회비와 외부 지원을 통해 마련하고 있는데, 매월 일정액을 납부하는 후원계좌는 도서관 운영에 커다란 힘이 되어 주고 있다. 모자라는 운영비는 지자체의 비정기적인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하기도 한다.
여우네도서관은 현재 유아 위주의 도서관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개관 당시만 해도 초등학생이었던 이용자들이 청소년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을 위한 공간으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이 주축이 되는 책모임을 구성하고 청소년이 도서관 봉사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신포리 아이들 모두가 도서관 이름 속 지혜로운 여우처럼 도서관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지식을 섭렵하고 꿈을 키워나가길 바라본다. ▶ 여우네도서관 ◀ 운영 평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17:00 (일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주소 충남 서천군 마서면 신장로 233-27 전화 041-956-2020 http://cafe.daum.net/apoyoune
참고
작은도서관 조성 운영 사례집
여우네도서관 홈페이지 http://cafe.daum.net/apoyoune/_rec
사진
여우네도서관 홈페이지 http://cafe.daum.net/apoyoune/_rec
정리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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