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들의 꿈 자람터
설문대 어린이도서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우리 동네 작은도서관.

오늘 소개할 곳은

제주 어린이들의 꿈 자람터,

설문대 어린이도서관입니다.

제주 바다처럼, 푸른 꿈을 꾸는 행복한 공간

제주공항에서 차로 10분, 삼무공원 북쪽 연동 노인회관 2층에 가면 왁자지껄 제주 어린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제주 어린이들의 꿈 자람터, 설문대 어린이도서관이 있기 때문이지요.

한창 아동도서 붐이 일던 1998년, 제주 최초 사립 작은도서관으로 문을 연 설문대 어린이도서관. 책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 도서지역을 찾아가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담당하며 제주도 어린이 문화에 큰 기여를 한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지금이야 노인회관 2층의 쾌적한 공간이지만, 시작은 단칸방부터였습니다. 허순영 초대 관장(현 순천 기적의 도서관장)과 제주 동화 읽는 어른모임이 주축이 되어 지하 단칸방을 꾸며 만든 설문대 어린이도서관은 이후 뜻있는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2003년 지금의 노인회관 2층으로 이사하게 되었고, 2007년부터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며 널리 알려진 어린이도서관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창의적인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다

설문대 어린이도서관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공 도서관과는 차별화된 창의적인 독서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시즌에 맞춰 새롭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설문대 어린이도서관. 매일매일 바쁘게 돌아가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덕에 도서관은 북적북적 활기로 가득합니다.

화요일에는 어른보다 더 바쁘다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에게 쉽이 될 수 있는 ‘진지 책읽기’, 수요일은 초등학교 저학년의 ‘책이랑 놀자’, 목요일은 초등학교 중학년 친구들의 ‘소리 내어 함께 읽기’, 금요일에는 유치원생들을 위한 ‘책이 뭐야’와 초등 고학년들을 위한 ‘역사랑 놀자’, 토요일에는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 숲지기’와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꿈다락 문화학교 ‘설문대 토요놀이터 오젠’을 운영합니다.

‘사교육과 다르게’가 이들의 철학. 교육은 억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독후감 쓰는 것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둔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보다 재미있는 강좌를 개발하기 위해 없는 시간을 쪼개고 주머니를 털어 전시회, 공연장 등을 다닌다는 그들. 덕분에 설문대 어린이도서관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신선한 프로그램들로 가득합니다.

진짜는 누구나 알아보는 법. 강좌 신청하는 날엔 개관 시간 전부터 줄을 서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앞으로도 시대 변화에 발맞춘 프로그램으로 이용자의 니즈에 부응할 계획이라는 설문대 어린이도서관. 사립 작은도서관으로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원동력, 현재에 멈추지 않고 알을 깨고 나오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지 않나 싶습니다.

도서관을 이끄는 힘, 자원봉사자

설문대 어린이도서관은 현재 강영미 관장 이하 작은도서관 활동가들의 봉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도서관을 드나들던 엄마들이 자연스레 설문대를 위해 봉사하고, 작은도서관 활동가가 된 것인데요. 고정 멤버는 3명, 도서관에 행사가 있을 때는 20명에 가까운 봉사자가 두 팔 걷어붙이고 달려온다고 합니다. 설문대의 중심에는 이렇듯 자신의 재능을 기꺼이 내어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오늘도 더 나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멈추지 않습니다.

열정으로 가득한 이들에게도 어려움은 있습니다. 작은도서관이라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 바로 부족한 예산입니다. 후원금이 있지만 월세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빠듯한 형편. 더 다양하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려 해도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힐 때면 지치곤 한다는데요. 작은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인력과 예산의 어려움.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해결점을 찾아야 할 때 일 것입니다.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김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