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서울] 흥부네 작은도서관
작은도서관에서 만난 작지만 확실한 행복
그림책 천국
흥부네 작은도서관
도서관을 가득 채운 수많은 책 중에서도
그림책만이 가지는 특별한 감성이 있습니다.
바람결에 아스라이 흩날리는 벚꽃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글과 그림의 하모니.
이 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 한켠에 앉아
그림책 한 권에 미소 지어보는 건 어떨까요?
사랑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말이죠.
봄 햇살 따뜻한 날 행복 찾아 달려간 곳,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보는 그림책이 가득한
이야기 천국, ‘흥부네 작은도서관’입니다.
웃음소리 가득한 오류동의 선물 같은 공간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빽빽한 빌라촌 사이, 오류지구대를 끼고돌면 고개를 내미는 곳이 있습니다, 컨테이너 박스 두 개를 붙여 만든 공간이지만, 삭막함은커녕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온기가 가득한 곳, 오늘의 주인공 ‘흥부네 작은도서관’이 반갑게 인사합니다.
한 땀 한 땀 흥부네를 사랑하는 이들의 손길로 꾸며진 사람 냄새 향기로운 흥부네 작은 도서관. 주택 밀집 지역 속 숨통을 틔워주는 선물 같은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선택한 양질의 그림책이 가득
지역 주민 모두의 소중한 공간이라 생각한 운영진이기에 권수 늘리는 데에 급급해하며 도서관을 채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림책 전문가 김미자 초대 관장님을 비롯, 현 이남지 관장님 이하 사서, 독서지도사 등의 자격을 갖춘 운영진이 머리를 맞대고 모여 책 한 권도 허투루 들이는 일 없이 신중하게 수서 작업을 해나갔습니다.
보물 상자에 값진 보석을 모으듯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양질의 도서만을 구입한 결과, 현재 흥부네에는 3,000여권의 선별된 그림책이 사이좋게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그림책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 1월 ‘삼척 그림책 축제’에 그림책 전문 도서관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만화를 찾던 어린이 이용자들이 입을 삐죽 내밀다가도 이내 그림책 속에 빠져들게 되는 곳, 흥부네 작은도서관만이 가진 힘이 아닐까요?
하지만, 복본이 없어 대출이 힘들고, 아직 검색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아 이용자 스스로 책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은 앞으로 흥부네가 풀어가야 할 숙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에는 반대급부가 있게 마련이라죠. 시스템이라는 틀에 메어있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운 북큐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은 흥부네만의 무기이기도 합니다.
매월 주제를 선정 운영진과 회의 후 알맞은 책을 골라 만든 ‘이달의 책’과 어린이 이용자가 직접 고른 책을 전시하는 ‘흥부네 어린이가 추천하는 그림책’ 코너가 흥부네의 대표적인 북큐레이션입니다.
그중 ‘흥부네 어린이가 추천하는 그림책’ 섹션은 몇 달 씩 제 순서를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운영진들의 다양한 시도 덕에 흥부네에서는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어린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림책으로 마음을 여는 ‘그림책 꽃밭’
현재 흥부네 작은도서관의 운영을 맡고 있는 곳은 ‘그림책 꽃밭’이라는 지역 공동체입니다.'그림책 꽃밭'은 2012년 고척도서관 옆 북카페 ‘도서관 가는 길’에서 ‘그림책에 흔들리다’의 저자 김미자 초대 관장님이 시작한 독서 동아리인데요.
뜻이 맞는 지역 주민들이 모여 함께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며 글을 쓰던 모임이 점차 발전해 2016년부터 구로구의 위탁을 맡아 흥부네 작은도서관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관한 모든 의사 결정은 2주에 한 번 씩 운영 회의를 통해 협의하고 있는데, 그림책을 통해 속 마음을 터놓고 상처를 치유한 사이들이어서인지 사소한 의견 차이도 없을 만큼 똘똘 뭉쳐 모범적으로 이끌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따뜻한 마음이 묻어나는 오류동의 안식처
운영진 모두 오류동에서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가꾸는 주부들. 자연스레 도서관 구석구석 엄마의 마음이 묻어납니다. 도서관 입구에 설치된 조명도, 도서관용 게시판도 모두 그녀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도, 화장실 벽까지 꾸며놓는 세심함에서도 사람에 대한 진심이 느껴집니다.
도서관 옆에 있는 아주 작은 텃밭을 일궈 다 함께 김장을 하고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누는 곳, 흥부네 작은도서관은 마음의 안식처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똑 소리 나는 운영
흥부네는 현재 도서관에 대한 애정으로 봉사하는 운영진들의 피와 땀으로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주인의식이 있기에 어느 한 부분 대충대충 없이 꼼꼼하고 깐깐하게, 똑 소리 나는 운영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빛날 수 있었던 것은 각 분야 전문가인 그녀들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기부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선 흥부네의 선장 이남지 관장님은 자타 공인 그림책 전문가입니다. 덕분에 도서관 안은 늘 그림책 읽는 기분 좋은 소리로 가득합니다.
김진희 사서는 장서 관리를 담당하고 독서 모임을 이끌고 있으며, 이해숙 운영자는 미술 전공을 살려 도서관을 꾸미고 아이들 독서 미술을 지도합니다. 조성순 운영자 또한 미술 특기를 살려 도서관 홍보물을 제작하고 도서관을 아름다운 색채로 물들이고, 오류지구대 대장님은 순찰을 돌때면 꼭 들러 신발정리를 해주십니다.
누구나 스스럼없이 들러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곳, 봉사를 통해 이웃과 소통하고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곳, 흥부네 작은도서관이야말로 지역 공동체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우고 나누는 소리 가득, 요일별 다양한 프로그램
프로그램 운영시간이 되면 도서관은 더욱 활기를 띱니다. 월요일에는 '생각 키우는 그림책 읽기', 수요일에는 '엄마랑 아기랑 재미 가득 책 읽기', 목요일에는 '씽씽 글쓰기', '까투리 선생님과 즐거운 그림그림', 토요일에는 '얘들아! 책 읽기 도와줄게', ‘그림책 읽고 따라 그리기’ 22일에는 원 데이 클래스로 '커다란 그림책 함께 보는 밤'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여력이 되면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그녀들. 흥부네의 아이디어 뱅크는 고갈될 틈이 없어 보입니다.
재정적인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재정 문제. 흥부네 작은도서관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더 많은 시도를 해보고 싶어도 재정적인 문제에 부딪칠 때면 한계를 느끼곤 한다는데요.
야심차게 시작했던 도서관 내 카페도 수익 저조로 지난해 접은 상황. 현재는 약간의 지원금과 운영진들의 외부 강의료로 허리띠를 졸라매 운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도서관에 대한 사랑 하나로 버티고 있는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이 턱없이 부족한 운영비에 지치지 않도록 좀 더 많은 관심을 쏟는 것, 우리 모두의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동안은 내실을 채우는 데 집중했다면,
2018년에부터는
본격적으로 마을 모임과 연계하여
동네 사랑방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 한다는 흥부네 작은도서관.
그녀들의 바람처럼 그림책 꽃밭에
예쁜 꽃이 활짝 피길 소망해봅니다.
운영 평일 10시~18시, 토요일 10시~17시
휴무 일요일, 법정 공휴일
주소 서울시 구로구 고척로 1길 30
전화 02-2060-1742
http://blog.naver.com/hongane0
1. 오류역(1호선)에서 내려 도보 10분
2. 160, 600, 6614, 6616, 5626, 75 버스를 타고 신오류 주유소에 내려 파출소 쪽으로 언덕을 올라주세요.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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