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공간의 미래 ‘특화 도서관’

2017.09.08

이 글은 행복한아침독서, 2017년 9월에 실린 기사입니다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17/09/01/201709010914001611.html


시민 공간의 미래 ‘특화 도서관’


<일러스트 김영희>


전국의 공공도서관이 수적으로 많이 확장되었다. 계속해서 공공도서관 건립을 위한 계획들이 발표되고, 공공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개인 학습을 하던 열람실 위주의 공공도서관은 이제 시민들의 교양 강좌가 이루어지고, 생활문화 예술 활동의 공간으로 영화를 보고 작은 전시회를 관람하며 문화 체험 활동을 배우고 익히는 공간이 되었다. 또한 지역의 역사와 정보를 모아 소개하는 아카이브 공간으로, 시민들의 독서 동아리가 모여드는 장소로 다양한 요구를 받고 있다. 공공도서관에 대한 요구의 변화는 공간을 변화시킨다.


공공도서관의 확장은 운영자와 이용자의 확대를 동반한다. 따라서 지역 특성에 맞는 공공도서관 운영을 위해 다양한 운영 모델이 만들어지고, 획일화보다는 창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공공도서관 운영을 위해 고민하는 운영 주체가 생겨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공공도서관의 역할과 보다 편리한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찾기 위한 노력들도 많이 엿보인다. 공공도서관 중 수적인 확대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곳은 바로 작은도서관이다. 민간 작은도서관 운동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마다 작은도서관 조성에 힘을 쏟은 덕분이다.

더불어 도서관만이 아니라 책을 중심으로 하는 대안 공간들도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전국적으로 특색 있는 작은 책방들이 많이 생겼고 북카페, 그림책 도서관 및 미술관, 마을지원센터 내에 책이 머무는 공간이 조성되기도 한다. 일본 츠타야 서점이 운영하는 ‘다케오시립도서관’의 모델을 바탕으로 한국에도 코엑스 ‘별마당도서관’, 파주 ‘지혜의숲’ 등 도서관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이 모이고 시민들이 여러 책을 접할 수 있는 대안적 공간들도 여럿 생겼다.

작은도서관, 지역 변화를 고민할 때
작은도서관 주 이용자들과 서비스 대상은 어린이와 그들의 부모에게 많이 맞추어져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역은 변화한다. 보다 폭넓은 이용자층을 고민하고 지역의 변화에 맞추어 작은도서관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작은도서관 자체가 공공도서관 대의에서 볼 때는 하나의 특화일 수 있다. 작은도서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이용자의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이며 특히 이용자의 요구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점은 작은도서관의 장서와 프로그램에서 그 성격을 분명히 할 것을 더욱 요구받는다. 수많은 작은도서관이 공공도서관의 축소판으로 기능하고 상호대차만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한다면 사람들은 작은도서관을 찾지 않을 것이다.

작은도서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이 기존 문화센터나 사설 학원과 어떤 차별성을 갖는가?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인 호기심과 질문을 품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책읽기를 시도하는가? 이용자에게 적절한 책을 안내하고 읽는 동기를 부여하는가? 모객을 위한 프로그램만을 진행하는 것은 아닌가?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은 운영의 어려움을 이겨내면서도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당위성을 무엇에서 찾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주제와 대상을 전문화한 공간
작은도서관이라는 공간의 최대 장점은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개인이 책과 만날 수 있고 책을 통해 개인과 개인이 만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경쟁보다는 공존의 의미를 통해 공동체가 만들어내는 힘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바로 시민성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작은도서관의 양적 성장을 질적 성장으로 발전시키려면 어떤 대상, 어떤 주제, 어떤 이야기 들을 함께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며 특화된 공간을 마련하고 특화된 장서들을 서가에 채워나가야 한다. 이용자들과 함께 질문하고 토론하며 스스로 성장의 동기들을 만드는 속에 작은도서관의 역할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특화도서관 사례

- 주제를 특화한 작은도서관의 사례


1. 경남 김해 팔판작은도서관 - 생활 미술 체험
일상 속에 미술이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도서관 건물 내 다목적실을 리모델링해 미술 전용 공간으로 활용한다. (055-312-9822)


2. 경기 파주 평화를품은집 - 제노사이드 자료
홀로코스트, 캄보디아 킬링필드, 제주 4·3, 5·18민주화운동 등 국내외 대표적인 자료가 정리되어 있다. (031-953-1625)



3. 경기 성남 ‘책이랑도서관’

20년이 넘은 작은도서관으로 마을 역사를 담고 작은도서관을 통해 어떻게 지역 여성들이 성장했는지를 담아내는 마을 아카이브를 특화로 진행, 어린이 기자단 마을 신문 발행, 시장 상인들에게 책을 배달하는 서비스 등 마을 아카이브가 활성화되고 있다. (031-732-7004)


4. 인천 ‘신나는도서관’

지역 여성회 부설이라는 특성을 담아 여성주의 도서관으로 공간과 장서를 새롭게 갖추고 이름도 ‘신나는여성주의도서관 랄라’로 탈바꿈을 준비 중이다.



5. 서울 동작 성평등도서관 여기 - 여성, 성평등 정책 전문
‘여성이 기록하고 여성을 기억하는 공간, 바로 이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태어난 국내 최초 젠더라이브러리이다. (02-810-5004)


6. 충북 청주 초롱이네도서관 - 지역 네트워크
영상극 공연, 소외 계층을 찾아가는 이야기 선생님 활동, 마을 책 축제 등 지역 문화 만들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043-296-5050)


7. 광주 북구 책돌이도서관 - 어린이, 그림책 전용

방과 후 아이들 쉼터로 삼을 수 있는 어린이 전용 민간 도서관. 마을 곳곳에 아이들이 책과 함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062-266-7279)


- 대상을 특화한 도서관

8. 인천 부평,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두잉 - 다양한 청소년 활동

작가와의 만남, 독서캠프 등 청소년들이 목표와 방향을 세워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070-4202-3669)


9. 인천 북구 ‘사람’ 노동자들의 작은도서관

노동자의 역사, 문화, 예술, 삶과 기억이 담긴 기록의 공간에 대한 필요가 노동자도서관 (070-4324-0545)



10.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 어린이용 도서관(서울 금천)
엄마들이 손수 만든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매일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02-892-7894)



11. 인천 부평 ‘춤추는달팽이도서관’ 노인 특화 도서관

노인들의 문해 교육, 그림책 읽어주기 활동 등 노후를 건강하고 활기차게 누릴 수 있는 나눔을 준비한다. (032-526-5204)


이처럼 지금 이루어지는 다양한 특화 사례는 작은도서관의 고민과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모색을 위한 작은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소희_㈔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
행복한아침독서 9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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