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경기]하남 별꽃작은도서관
하남 별꽃작은도서관
이 기사는 경기도따복공동체의 주민참여사업의 오프라인 공간활동지원 사례 기사입니다.
경기도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 공간활동지원 분야 오프라인 투표 1등을 한 별꽃작은도서관 사례
이 름 : 별꽃작은도서관 ★ 주 소 : 경기도 하남시 산곡동로 106길 19 ☆ 전화번호 : 031)793-7941 ★장서수 : 1,200권 ☆운영시간 : 평일 오후 14:00 ~ 18:00 ★개관년도 : 2016년 4월 작은도서관 주요 내용 : ◎하산곡동 마을 민가를 꾸민 작은 도서관 ◎예술체험을 곁들인 도서관 ◎마음아 놀자를 통해 치유활동을 병행하는 도서관 ◎마을사람들이 모여 작은 축제를 만들어가는 도서관 |
새능말 버스정류장에서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민가들이 나타나고 텃밭이 딸린 1층 가옥을 만나게 된다. 텃밭만 보면 그냥 사람 사는 집이겠거니하고 생각이 들지만 대문 외벽 면에 그려진 그림 등으로 장식해 놓은 것을 보면 ‘예사집은 아니겠구나’라 여겨진다. 현관입구에는 작은 나무들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마을을 모두 옮겨놓은 듯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화사한 파스텔 색상의 방들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집이 바로 하산곡동에 위치한 별꽃 작은 도서관이다.
<별꽃작은도서관 전경>
한 지붕 여섯 가족의 삶터
대문을 들어서면 예전 어느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본 것만 같은 문간방들이 줄줄이 달린 구조를 접하게 된다. 대문을 중심으로 좌측에 일자로 쭉 길게 늘어선 작은 방들이 있고 우측으로 문간방이, 그리고 대각선으로 보이는 안채와 그 사이 자그마하게 자리 잡고 있는 마당이 있다. 마당을 끼고 안채가 ‘ㄱ’자 모양으로 바깥채가 'ㄴ‘자 모양으로 되어있어 전체가 'ㅁ’자형 구조를 가진 집인 것이다. 방마다 작은 부엌 하나가 달려있는, 일명 쪽방이라 불리는 방들이 있어 대여섯 가구가 한 지붕을 이고 옹기종기 살았음을 보여준다.
<도서관 마당과 안채>
<현관에서 본 도서관 내부>
이 집이 어떻게 도서관이 되었을까?
마을 인근에 110여명의 학생들이 다니는 산곡초등학교가 있다. 마을이 하남시내와 가깝기는 하지만 인가가 적어 학생 수가 그리 많지 않은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서지원단 학부모가 있다. 이들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학교의 아이들에게 도서대출 도움 등의 활동을 4~5년을 해오다가 아이들을 위해 학교 안에서만 활동할 것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해보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학교 밖에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찾던 중 아이들이 다니고있는 학교는 있지만 문화공간이 전혀 없는 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둥지를 틀 궁리를 시작했다. 마을에는 방과 후에 아이들이 지낼 수 있는 아무런 시설이 없기 때문에 학원도 하남시내로 다녀야 하는 형편이었다. 맞벌이 가정으로 저녁에 가족이 모이려면 종일 혼자서 놀아야하는 아이들과 별다른 활동 꺼리가 없어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예술 활동을 경험하게 하고 책도 볼 수 있는 문화 사업 차원의 도서관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학교의 활동은 제한적이므로 그보다 더 폭 넓은 경험을 하게 하고픈 마음과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자 하는 열정으로 말이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성공은 꿈꾸는 자들의 것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일 것이다. 마침 도서지원단 학부모 중 새능말에 전세를 얻어 이사한 사람이 있었다. 하남시내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도서지원단 봉사도 했기에 서로의 비전을 잘 알고 있는 터라 장소를 제공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더구나 살기에는 안채만으로도 충분해서 비어있는 바깥채가 을씨년스러운 것보다 무언가 의미 있게 활용하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 되었다. 비어있는 공간을 도서관으로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은 도서지원단 봉사자들에게 오래도록 오매불망 기다리던 단비와 같았다. 더구나 무상으로 사용하는 조건이니 금상첨화였다.
팔을 걷어 부치고
막상 도서관으로 꾸미기 위해 빈 방들을 둘러봤을 땐 ‘귀신이 나올 집’ 같았다. 비어있던 방들이지만 치우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어서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할아버지 혼자 안채에서 거주하시다가 시내의 집으로 이사 가는 동안 비어있던 상황이라 그야말로 폐허 수준일 정도로 막막했던 것이다. 하지만 혼자는 어렵고 힘들어도 여럿의 힘은 무모하지만 용기를 서로에게 북돋기에 충분했다. 같이 활동하며 마음을 같이 한 8명 정도의 관심 있는 엄마들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며 팔을 걷었다. 손발이 시리고 얼굴이 추위에 얼얼해지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비어있긴 해도 주택 안에 널부러진 너저분한 잡동사니들을 치워내자니 쓰레기가 산더미 같았지만 이들은 힘을 모아 오로지 열정으로 차츰차츰 깨끗하게 비워 내갔다. 돈을 아껴야만 해서 오래된 벽지를 뜯어내고 도배를 하는 일도 누구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했다. 드릴로 구멍도 뚫고 망치질도 해가며 옛날 보일러를 치우고, 페인트칠은 물론 타일도 직접 붙였다. 봉사자의 남편들도 이렇듯 부인들이 한겨울에 추위를 뚫고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열정아래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힘을 더해 열심히 도와주었고, 아이들의 잔 손길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5 개의 방을 모두 터서 하나로 만들어 사용할 수 없는 없어서 각각 그대로를 살렸다. 방1개는 도서관 운영을 위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4개의 방은 어린이방,어른들의 책읽기 방, 목공예 등의 활동방 등으로 꾸몄다. 커튼도 만들어 달고 잘잘한 인테리어도 손수 제작해 붙였다.
<도서관 사무실 모습과 자원봉사자들>
특정 단체의 성격이 아니다보니 특별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없었다. 그래서 엄마들이 십시일반 각출을 해서 자금을 만들어 사용했다. 안채를 제외한 5개의 방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전체를 합하면 20여평 규모이지만 새롭게 꾸미는 일은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해 3~400만원 남짓한 자금으로 새것을 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다녔고 너무 비싸 새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중고구입도 마다하지 않았다. 현금으로 각출을 하기도 했지만 남편이 타일가게를 하는 회원의 경우는 타일 등의 현물로 기부를 해 기금을 조성했다.
날아보자 멀리멀리
인테리어를 마친 도서관에 지역의원의 도움으로 200여권의 도서가 채워졌다. 또한, 아이들이 커가며 때가 지난 책과 보지 않으면서도 집 한 켠의 책장에 꽂혀 있던 책들을 기부 받아 채워나가니 어느덧 아동도서 1300여권과 인문도서200여권에 달하는 도서관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이제 날아볼 준비가 된 것이다. 도서관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하교 시간에 맞추어 오후 2시에서 6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그리고 작은도서관의 자력 프로그램 운영의 한계를 넘기 위해 다양한 공모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다. 가까이 내지역의 공모사업에 지원하여 하남문화재단으로부터 목공수업 지원을 받게 되었고, 따복 마을계획수립지원 프로그램에도 응모하여 선정되었다. 또한 지역예술활동지원사업에도 선정되어 미술활동을 통한 치유프로그램도 가능하게 되었다
<도서관 내부>
<동아리방>
<탕비실>
우리의 재능을 바탕으로
그리고 봉사자 5명 중 4명이 각각의 재능에 따라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가기 시작했다. 주인은 하남시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어서 정기적인 봉사는 어렵지만 도서관 운영이나 프로그램 등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든든한 조력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실질적인 도서관 운영자인 봉사자 4명의 이력은 꽤나 다양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학교에서 청소년심리상담전문가로 10년을 근무 하다가 합류한 관장은 심리와 관련된 수업을 진행하거나 도서관의 전반적인 일들을 이끌어나간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봉사자는 손재주가 뛰어나 목공예를 분야를 담당한다. 또한 시각디자인 전공을 십분 활용하여 아동프로그램이나, 전시 기획을 전담하며 도서관의 홍보활동에 있어 한층 전문가의 손길을 더하는 이도 있고, 원래는 물리치료사지만 만능재주꾼 소리를 듣는 봉사자는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 남다른 요리솜씨로 요리수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재능들은 도서관을 운영하는데 있어 재능기부의 원동력이 되어준다.
시작한지 채 1년이 안되었지만 그동안 운영한 프로그램을 보면 오래도록 진행해온 것 같은 노련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놀아요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세종류로 나눌 수 있다.
새능마을 이야기(마을조사), 새능마을 작은학교(마을학교), 새능마을 꿈잔치(마을잔치)다.
먼저 새능마을이갸기(마을조사)는 어른대상으로 마을 간담회를 통해 마을 만들기를 이해시키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을 스케치를 통해 마을의 풀과 꽃을 이해하고 이를 그려 넣는 생활목공제품을 만들어보는 목공예술 활동 프로그램이다. 주부나 동네 도서관 이용객이 그 대상이며 냄비받침이나 도마, 컵받침 등을 만들기도 하는 ‘목공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즉, 목재를 활용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아이들이 목공 마을지도 만들기로 ‘새능마을’을 담아낸 것이다. 교회나 양로원 등 마을의 주요 건물들을 하나하나 톱질, 망치질을 하며 만들었다.
<마을이야기 목공작품>
두 번째 새능마을 작은학교(마을학교)는 심리상담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미술활동을 통해 치유활동을 곁들인 활동‘마음아 놀자’, 아빠와 함께 운동도하고 요리도 하고 건담 등을 같이 만들기도 하는 ‘아빠와 놀자’, 외부 한문 강사를 모셔와 한문 중국 역사이야기 등을 듣는 ‘생각아 놀자’ 등을 진행하다. 책 읽는 밤 ‘야밤에 책읽기’는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밤 8시에 모여서 책을 읽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귀신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 치면 아이들에게 귀신분장을 하도록 하면서 책의 내용을 좀 더 실감나게 읽는다. 야밤에 책을 읽고 난 후의 야식은 기본이다. 옹기종기 모여 사이좋게 라면도 끓여먹고 간식을 나눠먹으며 추억을 만들어간다. 또한, 별꽃아줌텃밭학교는 도서관 앞에 있는 텃밭에서 키우는 작물로 장아찌도 만들고 요리도 함께 만들기도 한다.
셋째는 새능마을 꿈 잔치로 새능마을 이야기와 작은학교 활동들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들을 전시하는 ‘안방전시회’를 개최한다. 이 전시회는 별빛을 이용한 독특한 전시회로 별꽃도서관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 악기를 다루는 아이들이 지도선생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하모니를 통해 ‘야밤전시회’와 음악회를 진행한다. 이 행사를 통해 도서관이 마을 속으로 들어가 마을의 작은 축제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장을 만들어간다. 이 프로그램들을 자세히 들려다 보면 재미있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바로 밤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책도 밤에 읽고, 전시회도 밤에 연다. 물론 음악회도 전시회와 함께 하니 밤에 하는 셈이다. 이유인즉 별빛이 좋아서다. 별빛을 감상하며 별빛아래 드러난 여운을 더해 별빛 잔치를 여는 것이다. 그래서 별빛도서관이다.
날다가 힘들면 어떡하지
도서관 공간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유지를 하기 위해서 전기료나 난방비 등은 부담해야 한다. 전기료는 많지 않지만 겨울이 되면 난방비는 걱정되는 것 중 하나로 현재는 수익모델이 전혀 없기에 이러한 운영비를 지급할 여력이 많지 않아 겨울이 오는 것이 염려스럽다. 차디찬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거나 프로그램을 진행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도서관을 개관하고 처음 맞는 겨울이기에 더욱 난감하다. 그래서 더욱 고민스럽다. 올 겨울 도서관 운영은 봄이 올 때가지 겨울잠을 자듯이 쉬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거부 할 수 없는 실정임을 알기에 내년을 기약한다. 노력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가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며 지원을 요청했었다. 그리고 알았노라고 지원해줄 것을 약속 받았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이 없다. 후원 받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려해 보았지만 아직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보기 위해 도서관을 잘 운영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자문을 받아볼 생각이다.
또한 목공동아리에서 만들어지는 작품들(빵 도마, 컵받침)과 봉재활동으로 커튼 등을 만들어 프리마켓에서 판매도 해볼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동아리 작품활동 홍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이것은 도서관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 수강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의 섭외도 가능토록 해줄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변화
도서관을 통해 사람을 얻음은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인연을 맺은 동네사람들과 청소년들은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기꺼이 도와준다. 화장실이 고장 난 일이 있었다. 이를 동네 학부모가 고쳐주기도 하고 청소년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와 도서정리 자원봉사를 해주기도 한다.
정기후원을 해주기도 하는 데, 두 명의 회원이 많은 돈은 아니지만 월 3만원씩 기부해 주어 도서관의 운영에 보탬이 되어준다. 가족들도 많이 바뀌었다. 반대가 심한 봉사자의 남편이 있었는데 월 1회 도서관봉사자(도서관 운영자들)가족들이 모두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고 나서부터는 다른 남편들이 물심양면 돕는 것을 보고는 적극적으로 바뀌어 행사 때 풍선 만들기나 솜사탕을 만드는 등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엄마들이 도서관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나 어울리면서 형제자매처럼 서로를 챙긴다. 스스로 역동성 있게 놀이를 만들고 서열 기강을 세우며 또래의 문화를 만들어간다. 이 모습은 엄마들로 하여금 돌봐주지 못하는 미안함을 잊게해 준다.
쉬엄쉬엄 가보자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 나아갈 수 있는 힘의 양이 있는데 이를 초과 하면 천천히 감만 못하다. 그러하기에 무리하지 않고 쉬어가며 끊임없이 날 수 있는 동력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한 일임을 잘 안다. 너무 몰입한 나머지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가다보면 어느 곳에서 어디로 추락할지 모른다. 그래서 쉬어간다. 비록 더디지만 ‘느림의 미학’이 ‘대기만성’의 희망을 주기에 거침없이 그러나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마을과 소통하며 아이들과 노는 일이 더 없는 기쁨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자기개성이 강한 만큼 추진력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모임이라 말한다.현실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산력과 창의력이 많은 사람까지 다양하기에 더욱더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쉬이 멈추지 않을 것임을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들은 알고 있는 양 창문으로 스며든 햇살에 반짝인다.
원문 기사 : http://ddabok.or.kr/main/mainPag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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