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린이도서관 '동화랑놀자'

2016.03.08

[운영현황]

위치 : 부산 부산진구 부암3동 백양순환로106

연락처 : 051-819-6150 / tongilstream@hanmail.net

면적 : 198 / 열람석 : 50/ 장서수 : 13,000

홈페이지 : cafe.daum.net/donghoarang

개관 : 2001년 운영유형 : 사립

운영인원 : 관장 & 사서(상근1, 반상근1) & 40여명 자원봉사자 &운영위원회

회원수 : 1000

이용인원 : 6,260(연간) l 대출권수 : 4,597(연간)

운영시간 : 개학중 - ~금 오전 12~ 오후 630/ 토 오전 12~ 오후 5

방학중 - ~금 오전 10~ 오후 630/ 토 오전 10~ 오후 5

도서관 문을 여니, 책 읽어주는 아저씨 앞에 아이들이 가득 모여 앉았다. 이 도서관의 관장님이다. 명랑했다 속삭였다 하는 이야기에 아이들이 푹 빠져있다. 도서관을 둘러보니 서가 사이를 미로 삼아 숨박꼭질 하는 아이들, 혼자 그림책 삼매경에 빠진 아이, 삼삼오오 함께 책을 보며 웃는 아이들이 많다. ‘동화랑놀자평일 아침 모습이다. 이렇게 일상적인 분위기가 따뜻한 도서관. 부산 진구 부암동 첫 번째 작은도서관으로 개관 후 지금까지 주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마을도서관이다.

#인터뷰_허운영관장님

2001년부터 벌써 16년째 운영 중이신데, ‘동화랑놀자는 어떻게 시작된 도서관인가요?

동화랑 놀자는 개인이 사재를 털어 만들고 운영하는 사립작은도서관입니다. 저희 집에 책이 너무 많았어요. 아내가 책수집가라 할 정도로 좋은 책을 보는 안목이 있었고, 그 무렵부터 전집위주이던 아동책 출판도 점차 좋은 그림책을 발굴해 만들기 시작하던 때라 아내가 모은 아이들 양서가 2~3천권이나 됐습니다. 그 책들을 우리 아이들만 읽히기 아까워, 이웃들과 나누기 위해 만든 도서관이죠.

요즘은 곳곳에 도서관이 많이 늘어 좀 나아졌지만 당시만해도 좋은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격차가 너무 컸습니다. 도서관은 경계없이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그런 격차를 해소하기 가장 적당한 공간이었습니다.

개관 후 지금까지 변화하고 성장해온 과정이 궁금합니다.

지역에 도서관이 하나도 없을 때 시작해서 주민들이 참 많이 찾아와 주셨어요. 작은도서관으로 시작했는데, 책도 사람도 늘어나 지금 도서관 맞은편 건물에 80여평 규모의 공공도서관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러다 이곳으로 규모를 줄여 이사하면서 다시 작은도서관이 됐지요. 작아도 이용자들이 좋아하고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아이들이 놀때나 도서관 활동 시에 아무래도 공간에 여유가 아쉬울 때도 있습니다.

동화랑놀자와 뜻을 함께하며 개관때부터 지금까지 십수년간 후원해주시는 후원자분들이 계십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 대출회원이 되려면 평생회비 2만원을 한 번 내야합니다. 1인당 7권 대출에 보증금이라면 작고, 그보단, 이 도서관의 뜻에 동참을 부탁하는 의미입니다. 현재 그렇게 가입한 회원이 1천명 가까이 됩니다. 주로 이 지역 주민들이세요. 그리고 수년간 함께 열정적으로 일해준 사서 2명이 있습니다. 도서관간의 네크워크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부산에서 민간도서관 사서모임인 꿈꾸는 사서모임을 진행하며 항상 연구하고 성장하는 도서관 활동가들입니다. (*'꿈꾸는 사서모임'-매월 넷째주 수요일 오전, 문의_동화랑놀자 이지연사서 010-3163-7521)

지금은 대안공간 더불어라는 이름도 함께 쓰고 계신데, 어떤 취지인가요?

도서관은 도서관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서가 도서관 철학과 사상을 가지고 도서관 정책을 만들어 운영되는 도서관은 그닥 많지 않습니다. 도서관 운영자도 이용자도 도서관을 책분류해 정리해놓고 책 빌려주는 시설이라고 생각하는 곳도 많지요. 그런데, 도서관은 단순히 그런 시설이 아니고, 책을 통해 모인 사람들이 만드는 공동체이고 공간입니다. 사람들이 책을 통해 성장하고 삶을 나누는 곳. 그것을 만들어나가는 곳이 도서관이고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이 사서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규모가 아무리 크고 시설이 좋은 도서관이라도 결국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도서관은 경계가 없어야 합니다. 큰 도서관이든 작은도서관이든 이념이나 종교를 포함한 그 무엇에서도 어느 한 방향으로 편중되면 안됩니다. 모든 사상, 모든 생각들이 자유롭게 논의되고 공유되는 광장이 되어야 진짜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은 고이는 곳이 아닙니다. 도서관은 소극적이고 자발적인 교육공간이고, 사람들이 흘러가는 공간입니다. 책도, 사람도 자연적으로 모이고 성장해 흘러갑니다. 그렇게 필요한 모임이 만들어지고, 필요한 활동들을 진행합니다. 일부러 사람을 모으려고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런 1회성 행사는 여타 문화센터들이 충분히 하고 있고, 도서관의 정체성도 반영되지 못할뿐아니라 꾸준한 도서관 이용자를 만들어내지도 못합니다.

동화랑놀자의 동아리들은 그렇게 자발적으로 생긴 모임들입니다. 도서관 자원활동가 30~40여명, 주로 자원활동가들의 중심으로 동아리가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다시 만들어집니다. 책읽어주는 동아리, 인형극 동아리, 여러 자생적 독서모임, 빛그림 동아리, 책 고치는 동아리 등이 꾸준히 활동 중입니다.

대안공간더불어는 그런 자발적인 사람들의 모임이 있는 도서관다운 공간을 계속 지켜가고자 하는 모색입니다. 자발적으로 인문강독이 만들어지고, 여러 가지 독서모임이 만들어지는 공간. 책만 빌려주는 곳이 도서관이 아니고,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앞으로도 계속되어야할 도서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책고치는 동아리는 도서관 안쪽 사무실에 정기적으로 모여 훼손된 책들 중 회생가능한 도서를 정리해 고쳐주십니다. 10여 년 동안 계속되다보니 재료부터 실력이 전문가 수준입니다."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이제 서로 경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사립 작은도서관도 많이 늘어 인근에 총 7, 그리고 얼마 전 인근의 공립작은도서관이 증축돼 시설 좋은 어린이청소년도서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동화랑 놀자의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비롯해 많은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했어요. 사실 도서관을 민간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오랫동안 주민들이 좋아해준 동화랑 놀자의 여러 활동들을 시설 좋은 공립도서관에서 제대로 운영해 줘서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사랑을 받는 곳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그 때까지는 가까이 있는 도서관들이 잘 협력해 나갔으면 합니다. 시민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함께해야 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도서관을 운영하는 분들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도서관 운영하는 사람은 외롭고 고독합니다. 기능적인 분류를 중시하기보다 도서관 철학과 사상을 갖고 일하는 혁명가이고 운동가여야 합니다. 역사에 기록된 책과 지식의 수호자였던 사서들과 비교해, 현재 도서관 사서들은 단순히 직업에 국한되어 있어 힘을 갖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안타깝습니다. 사서는 인류가 가진 세상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놀며, 적재적소에서 나누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공공에서 사서 인력을 감축하는 등,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 안되어있습니다. 우리 사서들이 더 많이 모여서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역량을 키워간다면, 그 역할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영역이 엄청나게 넓어질 겁니다.


#인터뷰_어린이도서관‘동화랑놀자’ 허운영 관장님

#정리_(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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