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어린이도서관 '책마실

2016.02.29

[운영현황]

위치 : 대구 북구 동천동 889 우방하이츠 206동 지하1

연락처 : 053-324-0615 / candy323@hanmail.net

면적 : 151.14/ 열람석 : 30/ 장서수 : 11,166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dcchild

개관 : 200789l 운영유형 : 사립 / 운영주체 : 대구 북구 여성회

운영인원 : 관장 & 다수의 자원활동가 & 운영위원 l 회원 수 : 500여 명

이용인원 : 13,050(연간) l 대출권수 : 30,000(연간)

운영시간 : ~금 오전 10~ 오후 5l 토 오전 10~ 오후 4

산책과 책 읽기의 공통점은 뭘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분명합니다. 산책도 책 읽기도 즐거우려면, 정해진 목적이나 얽매인데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혹시 아이들에게나 스스로에게 의무적으로, 순서대로, 끝까지, 반복해서, 정해진 책을, 책상에서만, 무조건 완독으로, 침묵하며, 분석이나 비평, 감상이나 토론을 위해.. 읽기를 강요하고 있진 않으신가요?


프랑스의 인기 소설가 다니엘 페낙은 산문집 소설처럼의 말미에서 아래와 같은, 자신의 삶을 위해 진짜 책 읽기를 위한 10가지 권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 책을 읽지 않을 권리

, 건너뛰며 읽을 권리

,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 책을 다시 읽을 권리

다섯,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여섯, 보바리즘(마음대로 상상하며 빠져 읽기)을 누릴 권리

일곱, 아무데서나 읽을 권리

여덟,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아홉, 소리 내서 읽을 권리

,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다니엘 페낙은 이를 무엇을 어떻게 읽든 침해할 수 없는 독자의 권리라고 했습니다. 이 열 가지 권리를 도서관 헌장으로 삼은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대구 북구 비산동에 위치한 어린이도서관책마실입니다.


#인터뷰_어린이도서관'책마실' 김경희 관장님

안녕하세요! 아파트 단지 가운데 상가지하 공간에 위치해 있네요. 책마실이 개관한 2007년에는 의무설치 법규도 없을 땐데, 어떻게 이곳에 문을 열게 되셨나요?

책마실은 대구북구여성회의 부설기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엔 아이들은 많은데 비해, 도서관은 없었어요. 그래서 시민단체와 사람들이 모여 작은도서관만들기운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첫 번째 도서관이 북구시민연대 부설인 꿈꾸는 마을도서관도토리’(지금은 공공도서관으로 커졌고), 두 번째가 어린이도서관책마실이에요. 북구여성회 회원들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여성영화제, 성교육프로그램, 안전안심센터, 마을문화제를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지금은 이 지역이 좀 더 번화해지고 문화시설도 늘어났지만, ‘책마실이 개관할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대구와 경북의 경계지역이라 두 지역아이들이 모두 찾아 올 수 있고, 도서관을 필요로 하는 지역민들이 많은 이 곳에 자리 잡았고, 이용자도 지금까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책 읽게 만드는, 책 읽지 않을 권리

입구에 크게 걸린 '책 읽기에 관한 10가지 권리'가 인상적입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이용자분이 책을 보다 추천해주신 내용이에요. 우리 도서관과 정말 어울린다고 모두 동의해 크게 걸게 됐습니다. 그리고 어머님들이 오시면 보시라고 하죠. 저렇게 해도 된다고. 저도 제 아이에게 잘 하지 못한 것이 책 읽기에 대한 자유를 주는 건데, 읽어보고 나면 아이에게 ‘10권 이상 읽어, 끝까지 읽어. 빼먹지 말고 읽어.’ 하는 말을 안 하게 됩니다.

도서관 이름을 책마실이라고 지은 이유도 경상도 방언으로 가벼운 나들이를 뜻하는 마실처럼, 이 공간이 마음 편히 가볍게 나들이 올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 것입니다. 그렇게 놀러오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이 여기 와서 놀기만 하진 않아요. 조금만 기다려 주면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도서관에서 권하는 책도 이용자와 함께 선택

그리고 함께 책을 고르고 읽는 방식으로 도서관 활동도 이어집니다.

다니엘 페낙의 소설처럼은 결국 소설은 소설처럼 읽자는 거예요. 책으로 넓혀서보면, 책을 책처럼 읽는 다는 것은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고 내 삶에 반영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것은 강요나 의무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삶에 필요해서 읽게 되는 책 읽기만이 마음에 와 닿을 수 있고, 인생을 변화시키고, 다른 사람도 공감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책마실을 운영하며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책은 없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엔 둘째를 낳고 읽은 책 중에 정말 마음에 와 닿고 위로받았던 그림책이 있습니다. 타키무라 유우코에 조금만이란 책인데, 그렇게 읽고 권하니, 둘째 있는 엄마들 중엔 우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매달 이달의 책을 정하는데, 올해는 함께 한국 그림책 작가만 매달 선정해 함께 읽기로 했습니다. 이용자들에게 1차로 추천받은 작가들을 다시 도서관에서 투표를 통해 선정합니다. 3월의 작가는 눈물바다, 두근두근1학년을 쓴 서현 작가. 그리고 한 달 동안 그림책놀이 활동으로 연계해서 진행합니다.

책놀이를 연구하며 쌓은 노하우 나누는 책놀이학교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어떤 건가요?

책마실도서관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 및 행사가 주기적으로 있는데요. 매달 일정표를 만들어 도서관 소식지로 여러 곳에 나눠드리고 홍보용으로 씁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즐거운 책놀이 : ‘책놀이연구회라는 책놀이 팀이 따로 있어요. 작가와 책 연구를 해서 아이들과 함께할 놀이를 기획합니다. 한 달에 1번은 요리, 1번은 몸놀이, 1번은 이야기 꾸미기, 1번은 만들기or그리기로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서현의 눈물바다. 책 속의 숨은그림찾기부터, 숨은 그림으로 이야기 만들기로 시작해 책 속 주인공 만들기 까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도서관 바닥에 몸놀이판도 직접 꾸며 놨어요. 비오는 날이나 안에서 놀고 싶은 날 몸놀이 판을 따라 도서관 안에서 뛰어놉니다. 이 활동을 위해 아동요리강의법을 배우고 요리를 전공하는 멤버가 있을 정도로 진행자 분들의 힘이 큰 활동입니다.

역사 강좌 : 엄마역사동아리새벽에서 주도하는 역사 강좌도 대표적 활동입니다. 아이들에게 공부가 아닌 역사관을 심어주는 역사놀이를 해보자 해서 시작. 주로 아이들과 답사를 가고 특강도 합니다. 역시 자원 활동 강사님과 동아리새벽의 힘으로 가능한 활동입니다.

도서관학교 : 성인대상으로 매년실시 중인데, 처음에는 작가만남 강연 등을 진행하다가. 다양한 방법으로 바꿔보자 해서, 2014년엔 글쓰기 강좌, 2015년 그리스로마신화를 주제로 한 인문학강좌, 그리고 올해는 동양신화를 주제로 인문학강좌가 진행됩니다.

책놀이학교 : 성인대상으로 매년 진행. 책놀이를 해달라는 지역 아동교육기관의 요청이 많아. 그곳 선생님들이 직접 와서 배워보시라고 4년 전 기획된 강좌. 유치원선생님, 어린이집 선생님, 학부모님들이 참여합니다.


6개월 동아리 간사, 오래가는 동아리 운영 노하우~!

모든 도서관 활동의 중심에 동아리가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책마실의 특징은 여러 독서모임을 비롯해 동아리가 굉장히 많다는 겁니다.

책마실에 가장 오래된 동아리는 도서관 학교 1회 모임인 책마주입니다. 멤버 교체도 조금 있었지만 지금까지 매월 모이세요. 아이들이 어릴 때는 그림책 읽기로 시작해 아이들이 자라며 활동내용도 거기에 맞춰 변해갑니다. ‘책놀이 학교도 매년 수료생들이 모여 동아리를 만듭니다.

많으면 8~9, 적은 곳은 5명 정도로 자리 잡아 활동하는데, 기획 할때부터 혼자하면 안되고, 두명 이상으로 시작합니다. 동아리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연락도 하고 관리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동아리에 ‘6개월 간사를 투입합니다. 선배동아리 회원 한명이 간사역할을 맡아 직접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활동을 주도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동아리가 현재 14개 정도. 그림책 읽기모임 3, 인문학 책읽기 2,역사그림책 읽기모임, 영어그림책 읽기모임, 그리고 밸리댄스동아리 같은 취미 동아리도 있습니다.

그 밖에도 책마실도서관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 및 행사가 주기적으로 있는데요.

이 또한 여성회 회원은 아니지만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로 함께 해주시는 분들 덕에 가능합니다. 둘째, 넷째주 금요일 7시 반에는 ‘가족영화제가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 온 가족이 이른 저녁을 먹고 과자하나씩 들고 책마실에 와서는 집에서처럼 눕기도 하며 즐기는 편한 영화제입니다. 단골이 된 할머니와 손주도 있고, 아빠들도 편하게 오시는 시간입니다. 여름에는 온 가족이 더위를 피해 마실을 오죠. 영화제를 맡아 진행해주시는 백승우님은 여성회 회원의 남편분입니다. 벌써 5년째 영화선정과 영화제진행, 보고나서 아이들과 이야기 시간까지 진행해 주고계십니다.

, 1회 '나무야 놀자'라는 숲생태놀이를 진행해주시는 곽유림(숲해설가)선생님도 계십니다. 계절을 느끼고 숲에서 노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시고 부모들도 함께 놀라고 해주시지요. 덕분에 산으로 들로 공원으로 놀러가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 돌보는 안전한 마을, ‘밤마실안전안심센터

아이도 어른도 함께 성장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계신데, 그 중 안전안심센터를 운영하신다고 했는데, 어떤 활동인가요?

도서관에서 활동하는 여성회 회원이나, 지역주민들이 저녁 늦게까지 일이 있어 아이들을 돌보고 맡아 줄 곳이 없을 때, 도서관에서 놀던 아이들을 돌아가며 여성회회원들이 자기 집으로 데려가 봐주는 겁니다. 이를 밤마실이라고 부르는데, 엄마들은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고, 아이들은 친구집에 놀러가는 것처럼 진짜 좋아합니다.

그 밖의 북구여성회의 다른 활동도 소개해주세요.

북구여성회는 지역의 소통과, 공감, 사회적 돌봄을 위한 여러가지 공익적 사업을 합니다. 소수의 목소리를 담은 문턱 낮은 무료 영화제 대구여성영화제는 큰 영화관을 대관해 열리며, 정기상영회, 주민영상제작교실, 찾아가는 영화제, 찾아가는 영상제작교실도 함께 진행합니다. 책마실도서관 한편에 성평등문화교육센터 울림이 있습니다. 여성회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지역에 필요한 일이라 시작하게 됐고, 어린이, 청소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인권, 인문학, 성평등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름, 가을 마을 문화제와 팔거천을 살리고 지키기 위한 팔거천 문화제개최도 큰 연중 행사구요.

2004년 북구여성회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모인 500여명의 후원회원과 모두 무급으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힘으로 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꾸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끌벅적’, 아파트 도서관의 선배 역할도 할 것

10년을 맞아, 앞으로의 책마실은 어떤 모습일까요?

처음엔 지하 공간이라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이젠 그래서 더 아늑한 아지트가 됐습니다. 밖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또, 여기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도 아무도 방해할 걱정 없는 공간이죠.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지만, 공간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요. 서가도 더 잘 정돈됐고, 성평등교육센터를 만든것도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이용자들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아이와 어른 책이 7:3비율인데, 성인동아리가 늘어난 이유도 있고, 아이들과 엄마들만 오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도 모두 올 수 있는 도서관이 되려면 책, 프로그램, 공간분위기 모두 맞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의무 설치되고 있는 아파트도서관. 이를 잘 운영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어려워하시는 분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

책마실은 그런 아파트도서관은 아니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해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시고, 마음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여러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운영되는 도서관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아파트도서관들도 결국은 사람이 모여야 가능할거고, 도서관 운영자들을 모집하면 분명 어느 아파트든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모일겁니다.

추천사례로 소개하고 싶은 곳은 대구 부영아파트 여성회에서 운영하는 부엉이 도서관입니다. 책마실 에서 활동하시던 분들 중 부영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이 부녀회란 명칭을 여성회로 바꾸고 입주자회의에 건의해 도서관공간을 만들어, 북카페와 함께 활발히 운영 중입니다. 그런 식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주도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 먼저 있으면 좀 더 수월하겠지요.

그렇게 운영자들이 생기면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가며, 자원활동가도 계속 모을 수 있을 겁니다. 예를들어 책마실의 경우는, 야간에 더 연장해 운영해달라는 이용자 요청에 요청자가 그 시간에 자원봉사를 하며 책을 읽게 했습니다.

책마실의 ‘6개월 동아리 간사처럼 초기 도서관운영을 지켜보고 조언해 줄 선배도서관이 있어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혹시 6개월의 아파트 도서관 운영 조언자역할이 필요하시면 책마실로 연락주세요. 지금도 도서관운영에 대해 상담을 원하는 운영자분들께 도서관학교 자료집, 책놀이학교 자료집 등 공유해드리고 있습니다. (대구 마을도서관네트워크에 도움을 요청하셔도 됩니다.) 책마실도서관에서 활동하며 도서관 운영을 배운 활동가들이 지역의 다른 작은도서관에가서 자원봉사를 하며 책마실에서 배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책 읽기에서도 삶에서도 그렇게 진심에서 우러난 자발적인 행동들이 모여 세상을 점점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도서관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마실 김경희 관장님 추천도서,

조금만 둘째가 있는 엄마들에게 추천합니다.

그래 책이야 도서관에 와서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말없이 이책을 슥~ 줍니다. 그럼 한 참보다가 씩~ 웃으며 돌아옵니다. 읽고나서 친구에게 권하기도 하구요. 100%효과를 보장하는 책입니다.(책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책의 재미를 알게해줍니다)

우리들의 하느님지난해 도서관에서 권정생 다시읽기를 했습니다. 그때 만난 책.

사실 권정생 선생님 책은 그림책만 봤었는데, 다시 읽기에서 추천 받아 처음 접한 권정생선생님의 글책입니다. 보고 나서 지금도 다시 읽고 싶고, 그리고 10년 후에 읽어도 제 마음에 딱 맞을 책이었습니다. 그런 책들이 인생의 책이겠죠. 그렇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말이 나온 김에 책마실 회원들과 함께 내 인생의 책목록 만들기도 계획 중입니다. 목록이 만들어지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인터뷰_어린이도서관‘책마실’ 김경희 관장님

#정리_(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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