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서울] 강동구 천일어린이도서관 웃는책
모든 세대가 함께 해서 더 풍성한 도서관
천일어린이도서관 웃는책
위치 : 서울시 강동구 구천면로42길 60(천호동 노외주차장)
연락처 : 02-478-8600
개관 : 2009.05.09 / 운영유형 : 공립(강동구립) 위탁운영 ((사)열린사회 강동˙송파 시민회)
장서 : 10,387권
운영시간 : 평일 9:30 ~ 18:30 / 토 10:00~ 17:00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smilesmilebook
천호동 주택가 작은 쌈지공원인 천일어린이공원 옆, 특별한 모습을 한 작은도서관이 있다.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같은 모습부터 들어가 보고 싶게 만드는 ‘천일어린이도서관 웃는책’(이하 웃는책)이다.
방문한 날은 ‘바깥도서관’이 있는 날이었다.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반, 웃는책 사서와 자원활동가들이 직접 책 수레에 그림책을 싣고 동네 어린이 집이나 놀이터 등지로 찾아간다. 그림책 수레는, ‘별별마을 책 읽는 도서관 사업’(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아름다운재단 지원사업)지원금을 받아 올 초부터 시작됐다.
그날그날 어울리는 그림책 40여권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림책 수레는 작은 야외 서가로 변신한다. 서가가 다 펼쳐지기도 전에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이 수레 주위를 기웃거린다.
그림책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연령이 공감 할 수 있다는 점. 이날 김영신 사서가 고른 책은 「너는 뭐가 되고 싶어?」. 질문 한 줄을 읽을 때마다 아이들 대답이 쏟아진다. 예상치 못한 기발하고 창의적인 대답들이 속속 나오는 것을 보며, 찾아가는 도서관 활동이 왜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웃는책의 이 바깥도서관 활동을 본 지자체에서 다른 도서관에도 책수레를 지원할 계획 중이다. 하지만 웃는책의 바깥도서관이 이 만큼 반응이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 사서와 자원활동가들의 진심과 열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가 되고 싶은 사람?’ 모두 손을 든다.
웃는책은 공립 작은도서관이지만 주민의 자율적 힘으로 역동적으로 운영하는 사립 작은도서관의 장점도 갖고 있다. 그래서 텃밭이며 그림책 기획전 등이 아기자기하게 운영되는 모습이 정겨운 마을 어린이 도서관이다. 3층 건물로 (1층 어린이실, 2층 청소년 및 일반, 3층은 동아리실로 운영) 전체 면적 260㎡으로 작은도서관 중 최대 규모다. (사)열린사회 강동·송파시민회에서 위탁운영하며,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 소속되어 있다.
도서관 입구에는 가족 단위, 동아리 단위로 만든 상자 텃밭이 맨 먼저 눈에 띈다. 이웃들과 함께 가꾸는데 한 달에 한 번 텃밭자치회 선생님과 효소만들기, 팥찜질팩 만들기 같은 재미있는 친환경 프로그램을 연계해 진행한다.
▲동생들을 위해 청소년들이 그려준 시화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 세대의 재능기부가 많은데, 특히 어르신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손주와 함께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시는 할머니들이 모여 만든 할머니 동아리 <왁자지껄> 구성원들은 평소 함께 나들이도 다니고 절기프로그램이나 송년회 때는 도서관 행사의 주축이 된다. 이번 추석 도서관 잔치 때도 송편을 빚고 명절놀이를 함께 해 주실 예정이다.
올 한해 연중 기획 프로그램으로 ‘우리 그림책이 좋아요’를 진행 중이다. 해외 유수의 도서상 수상 소식이 자주 들려오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대접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좋은 그림책 작가들을 매달 선정해 작가와 그림책 기획전을 연다. 그림책 작가와 만남, 체험활동, 작가에게 웃는책아이들의 메시지를 모아보내고 작가가 직접 답을 해주기도 한다.
▲9월 우리 그림책 작가는 「반쪽이」, 「손 큰 할머니 만두만들기」등 그림책에 그림을 그린 이억배 작가
하지만 운영예산은 개관 때부터 7년 째 동결되어 인건비, 시설개선 등에 아쉬운 점이 있었다. 특히 도서구입예산의 경우 연 500만 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실태조사 결과의 대출권수 비교평가를 기준으로(대출기한 1주의 타도서관과 대출기한 2주의 웃는책 대출권수 수치 그대로 비교), 연 300만 원으로 삭감되었다. 연 평균 약 1만6천명이 이용하는 도서관의 신간도서 구입비로는 많이 부족한 금액이다.
마을 모든 세대의 주민이 이용‧참여하는 마을 중심 공간으로 역할을 제대로 하며, 다른 작은도서관에 모범이 될 만한 참신하고 열정적인 운영의지를 보여주는 작은도서관인 만큼, 그 역량을 모두 펼칠 수 있는 지원이 더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ㅣ웃는책을 소개합니다. - 김자영 웃는책 관장님 인터뷰
Q1. 웃는책의 설립배경과 운영목적?
일산에서 운영됐던 사립작은도서관인 웃는책이 사정에 의해 문을 닫으면서 이름, 책과 비품 등을 이어받아 웃는책을 이어나가기로 하면서 이름도 물려 받았습니다. 강동구청이 설립하고 열린사회 강동송파시민회가 강동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7년 째 운영 중입니다.
누구나 책으로 넓은 세상을 만나고 꿈을 키우는 열린 공간, 이웃을 만나고 어울리는 공간, 소통과 참여로 함께 만들어가는 도서관이 주인과 손님이 따로 없는 도서관,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 해서 더 풍성한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Q2. 웃는책의 운영방식의 특징
운영비는 구청예산과 서울시보조금으로 운용됩니다. 관장과 사서2인, 그리고 수십 명의 자원활동가와 운영위원들이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천호1동 지역은 빈곤율이 높고 다문화, 장애인, 상이군인 등 소외 계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독서문화 활동을 위한 서비스 뿐 아니라, 지친 아이들을 위한 치유의 시간, 마을 기관 단체 등과의 협력을 통한 마을사랑방 역할을 통해 마을에 문화공간이자 휴식과 활력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웃는책이 가장 중요시하는 운영방향입니다.
Q3. 웃는책의 공간 이야기
도서 전시 서가(매년 연간 전시한 주제 도서 목록을 모아 책 발간), 바느질로 꾸민 프로그램 게시판, 어린이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게시판, <나만의 도서전시회>, <시가 내게로 왔다>서가와 시사탕, 동시두루마리(시를 읽고 낭송하는 아이들에게 시가 적힌 시사탕과 동시두루마리를 선물), 청소년들이 꾸민 동생들에게 권하는 책 게시판, 좋은 만화들을 엄선해서 마련한 만화방, 1000원씩 대여비를 모아 다시 또 새 DVD를 구매하는 DVD코너가 있습니다.
Q4. 어린이 이외의 다른 연령과 대상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요?
어머니 대상의 강좌 및 동아리 운용(바느질, 책모임, 책읽어주기 자원활동)으로 여성의 자기개발과 사회진출을 지원합니다. 그 중에 함께 마을기업을 준비하는 동아리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와 소통이 적은 할머니동아리와의 소통이 활발합니다. 할머니들이 장아찌강좌와 절기별잔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십니다. 그럼으로 웃는책은 자연스럽게 3세대가 어우러지는 마을사랑방 역할을 합니다.
Q5. 웃는책의 프로그램 소개
지역주민들과 어린이들이 독서와 문화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고, 일상적으로 책을 접하고, 아프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며,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어우러지는 사랑방공동체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에 따라 웃는책의 독서 프로그램은 세가지 키워드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일상적으로 책읽기(책읽기를 강요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읽도록)
- 주제전시회, 책읽어주는 언니, 책읽어주는 엄마, 책읽어주는 오빠, 언니오빠가 동생들에게 권하는 책 등
둘째, 치유하는 책읽기
- 전래놀이, 상자텃밭 가꾸기, 몸놀이, 바느질강좌, 오카리나강좌, 할머니 강좌 등
셋째, 마을과 함께 책읽기
- 마을과 함께 절기별잔치, 책잔치, 송년회등 행사를 마을의 단체, 기관들이 공동으로 주최
웃는책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연령별 문화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중입니다. 음악, 미술, 영화, 생태, 역사, 문학기행, 텃밭가꾸기 등이 있고, 도서관 앞마당인 공원에서 열리는 가을 책잔치와 절기별 체험행사(삼짇날, 단오, 칠석날, 추석, 동지, 보름) 도 이용자들의 참여도와 호응이 높습니다. (자세한 프로그램 정보는 웃는책 홈페이지 참고)
Q5-1.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절기행사 중 정월대보름놀이에서 3세대가 함께 하는 윷놀이대회와 나물비빔밥해먹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할머니팀, 엄마팀, 어린이팀의 윷놀이경연대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집집마다 한가지 나물을 해 와서 커다란 그릇에 할머니들이 준비한 양념장과 비벼서 온동네가 배불리 먹었던 경험은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Q6. 미래의 웃는책은?
무엇보다 바라는 한 가지는 운영의 안정성 확보입니다. 예산의 적절한 책정과 위탁운영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것, 그리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7. 지금 다른 작은도서관 운영자와 이용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사립작은도서관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고, 공립작은도서관도 상대적으로 조금 낫지만 결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라 하더라도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이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이용자가 늘어나거나 행사 참여자가 늘어나는 수치적 성과보다 책읽는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여전히 제일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사랑하고 주위사람과의 소통과 나눔을 즐기는 소중한 이용자와 봉사자는 작은도서관의 희망이고 꽃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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