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청주 씨아트 북카페
독서의 계절, 디자인이 우리를 유혹한다!
[월간기획 9월 ‘독서의 달’] ⑪ 시민 운영 청주 북카페 ‘씨아트’
[충북 청주] “사실 도서관이라고 하면 정숙하고 책만 조용히 읽는 정적인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커피도 한 잔 하며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 좋습니다.”
학교의 공강시간을 활용해 ‘씨아트’를 방문했다는 대학생 최한빛 양은 생각보다 활기찬 도서관 분위기에 즐거워했다. 직지의 고향으로 유명한 청주시에는 시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북카페 ‘씨아트’가 있다. ‘씨아트’는 청주시문화재단이 지난 5월부터 도서나눔운동을 통해 시민이 직접 기증한 도서 4,000권 등 7,000권의 장서를 갖췄다.
씨아트에서 가장 인기있는 공간인 1층 대형서고. 이곳에서는 커피도 한 잔 즐기면서 다양한 책을 즐길 수 있다. 기둥, 벽면 등 다양한 유휴공간을 활용한 점이 특색있다. |
청주시는 올해 말까지 시민들에게 책 기증을 받아 1만 권의 서고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
북카페는 많지만 ‘씨아트’는 독특한 점이 몇가지 더 있다. 보통의 북카페는 도서관이나 카페의 한 편을 정리해 만든다면 ‘씨아트’는 청주시 문화산업단지 내의 로비 1, 2층의 유휴공간(307m²·약 93평)을 활용해 만들었다.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하자는 의미가 컷다. 특히 문화산업단지의 주요 이용객이 어린이들인 만큼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안종철 청주시문화재단 사무총장은 “청주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문화예술 활동이 미래 창조산업으로 꽃피울 수 있도록 북카페 ‘씨아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1층에는 벽면서가, 콩나무 다락방, 콘서트무대, 카페테리아, 2층에는 상상 다락방이 있다. 그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1층 입구에 위치한 벽면서가이다. 씨아트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벽면서가는 해와 바람, 나무를 형상화한 길이 13m, 높이 4m의 대형 책장이다. 아이들이 높은 곳에 있는 책을 꺼낼 수 있도록 사다리도 마련돼 있다.
콩나무 다락방은 다른 도서관과는 달리 아이들이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편안한 자세로 책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
콩나무 다락방은 마치 대형 콩나무 아래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으로 어린이를 위한 책 읽는 공간이다. 바닥에도 아이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서 그림책과 동화책을 앉아서 또는 누워서 편하게 볼 수 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주부 김영숙 씨는 “아직 어린 아이라 정적인 도서관에서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 것은 조금 어렵고 힘들어했는데 여기는 우선 무조건 조용히 앉아서만 읽지 않아도 돼 좋다. 또래 친구들도 많이 와서 함께 책을 읽고 자유롭게 자기들의 생각을 나누면서 소통의 방법도 배우는 것 같아 좋아요.”라며 앞으로 자주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2층은 조금 더 정적인 분위기의 도서관으로 전문적인 인문학 도서들이 많이 있다. |
2층에는 신청만 하면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는 스터디룸도 마련돼 있다. |
2층의 상상다락방은 예술과 인문학 전문도서를 갖춘 곳이다. 1층이 비교적 자유분방한 공간이라면, 2층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토론 및 스터디의 장소로 대관이 가능하다. 홈페이지(www.cjculture.org)를 통해 사전에 신청하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작가 초청행사 등 다양한 행사 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시민들이 직접 기증한 책으로 북카페를 만든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앞으로 청주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문화예술 활동이 미래 창조산업으로 꽃 피울 수 있도록 씨아트를 창조공간이자 힐링공간으로 더욱 가꾸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비 곳곳엔 이처럼 익살맞은 의자와 책들이 있어 어디서든 앉아 책을 즐길 수 있다. |
국내에서는 아직 많지 않지만 해외에는 오래된 교회나 낡은 성당, 방치됐던 극장에 책이 들어서면서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주목받는 곳이 많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엘 아테네오’는 100년 역사의 극장을 서점으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다. 귀족들이 누렸을 무대와 1천여 개의 관객석은 서가로 변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네델란드의 마스트리흐트에는 1924년에 세워진 성당 건물을 그대로 살린 서점이 있다. 경건함의 상징이었던 곳이 먼지로 가득하고 방치돼 있던 장소를 역사의 숨결과 은은하게 쏟아지는 자연 채광, 그리고 아득한 분위기 등과 함께 책만을 파는 곳이 아니라 작가와의 대화, 전시, 공연 등 열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엘아테네오의 내부는 웅장한 극장에서 한 편의 대서사시를 읽는 기분도 느끼게 해준다. |
씨아트는 단순히 책을 읽는 장소만이 아니라 문화공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
한편, 씨아트를 운영 중인 문화예술부 이병수 차장은 “연말까지 도서나눔운동인 ‘내 인생의 책 한 권’을 계속 진행해 시민들이 1만 권 이상의 책을 나눠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씨아트를 내년에는 문화예술 전문 쉼터이자 아카이브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진 시작하는 단계인 ‘씨아트’는 청주의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선정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도서관의 의미에 맞도록 새로운 분야의 도서를 확장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독서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현재 ‘씨아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정책기자 권혁미(주부) fivew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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