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광천 작은도서관

2015.06.03

서울 은평구 불광천 작은도서관


열두 달 생생 생태체험해요!

특집 - 작은도서관과 환경
신응교와 와산교 사이 새절역 2번 출구로 나와, 조붓한 징검다리를 건너면 자그맣고 예쁜 빨간색 아트컨테이너가 보입니다. 바로 응암정보도서관의 분관으로 2012년에 은평구민들이 사랑하는 산책로인 불광천변에 자리한 불광천작은도서관이지요. 21㎡의 면적에 열람석 10여 석, 성인서와 아동·유아서 4,000여 권을 보유한 작은 규모이지만, 응암정보도서관과 불광천작은도서관의 사서들이 도서관 운영을 위해 꾸준히 힘쓰고 있습니다. 은평구의 상호대차서비스를 시행하는 작은도서관으로서 구민들의 이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베스트셀러 위주로 수서하고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우리 도서관의 자랑인 생태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불광천작은도서관의 생태프로그램은 2014년 2월부터 시작하여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도서관은 불광천변에 자리하여 다양한 수생태식물과 잉어, 청둥오리, 집오리, 왜가리 등의 동물들을 도심 속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특색에 착안하여 산책하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활용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생태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먼저 월별 또는 계절별로 아이들이 학습하기에 좋은 주제를 선정하였습니다. 그후 주제에 적합한 어린이책을 선정하고 책 내용을 확장시킬 수 있는 야외체험학습과 아이들의 다양한 신체적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독후활동을 준비합니다. 우리 도서관은 사서가 직접 기획부터 진행까지 도맡아서 주제와 일관된 책 선정과 독후활동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책 선정 후에는 사서들이 수업 대상인 6~9세 아이들 수준에 맞춰 직접 공부하고 내용을 정리합니다. 때로는 활동지를 작성한 후 배포하여 가정에서 복습할 수 있게끔 유도합니다.

독후활동은 도서관 주변의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준비하는데, 작년 2월에는 조류독감이 유행해서 이를 주제로 연령에 맞게 『꼭 가야하니』(보리)『철새와 텃새』(한국헤밍웨이)를 통해 철새의 종류 및 도래지 등을 학습하고 조류독감을 소개하는 활동자료를 배포하였습니다. 또한 망원경을 구비해 불광천에 사는 청둥오리를 관찰 후, 철새 모빌을 만들어 즐거운 추억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4월에는 ‘꽃’을 주제로 꽃은 왜 피는지 그 기능에 대해 배우고 불광천에 핀 꽃들을 사진 찍어 슬라이드쇼를 만들어 보여주었습니다. 5월에는 ‘식물’을 주제로 동식물의 공통점과 차이점, 나무와 풀의 구분 방법 등을 배웠는데, ‘불광천의 식물박사’라는 제목으로 식물도감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불광천에 자생하는 식물을 채집하고 이를 책 속에 끼워 말려 도감을 만들어 보관해보도록 하였습니다.

6월에는 ‘지구온난화’를 문제 삼아 『보글보글 지구가 끓고 있어요』(명진)를 읽고 팝업북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배우고 이를 막기 위해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보았습니다. 그후 직접 정한 실천 스티커를 붙이고 팝업북에 붙여 자연을 보호하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8월에는 책을 통해 별자리 신화와 인물을 탐색하고 별자리 카드와 사계절 별자리를 알아볼 수 있는 별자리 조견판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자원활동가와 재능기부를 해주는 분들의 도움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9월에는 응암노인복지관의 수생태해설사와 함께 불광천을 탐색하였습니다. 사전에 책을 통해 물속과 물가에 사는 식물과 곤충 등을 학습하고 생물의 이름과 설명을 알맞게 도감에 부착하고 꾸며 보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후 수생태해설사와 불광천을 활보하며 생물을 관찰하고 직접 만져보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11월에는 단풍과 낙엽의 원리에 대해 배우고 불광천에 떨어진 다양한 색상의 낙엽을 주워 어떤 나뭇잎인지 추측해본 후 잘게 부숴 밑그림 위에 가을 풍경을 꾸며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연이 주는 재료를 이용한 수업으로 아이들의 흥미가 높았고 멋진 작품이 많이 탄생하였습니다.

다양한 주제의 책읽기와 독후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사서선생님과 도서관에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한 덕분에 해가 바뀌어도 아이들이 도서관에 꾸준히 찾아오는 성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에 힘입어 올해에도 생태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올 1월에는 『야, 발자국이다』(보리)『누구 발자국일까?』(비룡소)등을 읽고 동화 속 탐정이 되어 동물의 발자국을 따라가며 우리나라 고유의 동물들을 알아보고, 스텐실로 발자국을 찍어보면서 어떤 동물의 발자국인지 추측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4월에는 다양한 꽃의 그림과 구조, 수분 방법에 따른 꽃의 종류를 책으로 배우고, 화분에 꽃씨를 심고 무슨 꽃인지 새싹부터 관찰하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꽃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직접 물을 주고 정성을 들여 길러낸 후, 도서관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꽃의 구조를 관찰해 적도록 활동지를 배포하였습니다. 어떤 꽃들은 가을이 되어서 피는 것들도 있어서 바로 완성된 무언가를 접할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에게 기다림과 보살핌이라는 가치를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꾸민 바닷속 풍경>

5월에는 ‘불광천에서 캐는 봄나물’이라는 생태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우리 학교 텃밭』(철수와영희)을 읽고 먹을 수 있는 채소와 곡식들을 배우고 불광천에서 직접 봄나물들을 채취하는 활동입니다. 천변에 나가 여러 가지 봄나물의 생김새와 향기를 맡아보고 이러한 나물들을 어떻게 요리하는지를 아이들 수준에 맞춰 알려주기 위해 ‘봄나물 레시피북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채취한 봄나물을 코팅해 레시피북에 붙이고 어떻게 활용되는지 배워 지식, 신체능력, 식습관 등 다양한 부분의 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생태’란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를 뜻합니다. 입시 공부를 하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에게도 도서관을 통해 무궁무진한 자연과 생물을 주제로 학습할 기회를 제공하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어려운 사서가 아니라 함께 웃고 숨 쉬는 사서로서 다가갈 수 있음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과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사전접수를 통해 진행하는데 미처 접수하지 못했거나 공간이 부족하여 참여하지 못한 아이가 엉엉 우는 일도 있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아이가 지난번 참여했던 수업이 무척 재미있었다며 내내 콧노래를 불렀다고 하셨습니다.

일을 하며 즐겁고 아기자기한 추억들이 많습니다. 작은도서관이란 이런 곳이 아닐까 합니다. 계절별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정답게 흐르는 개천 물소리가 들리는 불광천의 생태이야기가 따뜻하게 느껴지길 바랍니다.


이명재_서울 불광천작은도서관 사서 / 2015-06-01 09:12

※ 이 글은 작은도서관신문 2015.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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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광천 작은도서관 이용안내

위치 : 서울시 은평구 불광천길 370

개관 : 2012년 2월 8일

장서 : 아동서 1200여권, 유아서 600여권, 일반서 2100여권 - 총 4000여권

이용시간 : 주중 9:00~18:00 / 토,일: 9:00~17:00 / 휴관 : 매주 월, 법정공휴일

연락처 : 02-308-3117

*불광천 작은도서관 2015년 6월 프로그램 안내 [바로가기]

*사진출처_은평구공공도서관 홈페이지_불광천작은도서관 소개 http://lib.eplib.or.kr/small_lib/bgc.asp

불광천 작은도서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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