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토요도서관문화학교 운영사례
“도서관에서 노올~자!”…노래하고 춤추며 책 읽는 아이들
‘책 놀이’ 프로그램 도입 ‘토요도서관문화학교’…전국 작은도서관서 11월까지
[전국] “처음으로 무대에서 춤을 춰봤어요. 마치 배우가 된 것 같아서 신기하고 기뻤어요.”
“책 내용을 내가 직접 악기로 연주하고 직접 연기해볼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친구들이랑 다 함께 만든 뮤지컬이라서 더욱 신났어요. 이번 방학 중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어요!”
“연극을 처음 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멋지고 재밌었어요!”
지난 10일 토요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맑은샘 작은도서관에서는 ‘토요도서관문화학교’의 수업이 진행됐다. 책 ‘브레맨 음악대’ 중 한 장면을 직접 뮤지컬로 색다르게 체험해본 아이들의 반응은 모두 ‘대만족’이었다.
노래 연습부터 안무 익히기, 표정 연기, 악기 연주까지 예술 강사가 전달해주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며 책 속의 등장인물이 돼 역할극을 만드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사뭇 전문 배우 못지않은 진지함이 느껴졌다. 약 15명의 정도의 아이들이 참여한 이 수업에서는 연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학부모와 아이들이 하나가 돼 뮤지컬 한 장면을 공연하는 모습이 마냥 즐거워 보였다.
‘토요도서관문화학교’에 참여한 아이들이 예술강사의 손짓과 구호에 맞춰 뮤지컬 ‘브레맨 음악대’의 한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
당나귀, 사냥개, 고양이, 수탉의 역할을 맡은 아이들은 책에서 읽기만 했던 주인공들의 대사를 직접 소리내보며 연기에 몰입했다. 선생님이 나눠준 다양한 악기를 활용해서 ‘야옹야옹’, ‘꼬기오’ 등의 동물 울음소리를 흉내 내며 조금 전에 배웠던 안무도 척척 잘 소화해냈다. 이날은 특별히 학부모 관람객까지 자리를 채워줬기 때문에 아이들은 더 큰 흥미를 갖고 수업에 임했다.
맑은샘 작은도서관의 토요도서관문화학교에 참여 중인 김주연(솔뫼초교 5년) 양은 “선생님이 나눠주신 마라카스 악기를 흔들면서 고양이 연기를 했는데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책으로 읽었을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토요일마다 책이랑 관련된 다양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 덕분에 올 여름방학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매우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주연 학생은 역할극 놀이를 하는 내내 신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토요일마다 이곳에서 책을 읽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갖고 즐거운 놀이도 할 수 있어서 이번 방학이 참 행복하다고 한다. |
토요도서관문화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행복한도서관재단과 함께 운영하는 사업이다. 농산어촌 도서관 및 취약지역의 작은도서관을 대상으로 독서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정보 문화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취지에서 실시됐다.
1960년대의 새마을문고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작은 도서관은 현재 전국적으로 약 3,300여 곳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이 공간은 단순한 독서의 장소를 넘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생활·문화 복합공간으로 그 기능과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12년 ‘작은도서관 진흥법’이 제정 ·공포됐고, 이번 사업도 그와 관련해 작은도서관이 공공도서관의 서비스를 보충하는 주민 밀착형 생활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자녀와 함께 맑은샘 작은도서관을 찾은 한 학부모는 “사실 사는 곳 근처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참 좋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에게 무언가 특별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는데, 일반 학원보다 이곳 프로그램이 더 다양하고, 주말마다 아이들이 책 읽기와 더불어 문화예술과 관련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노래와 안무 맞추는 것을 다소 어려워했지만 두세 번의 연습이 끝나자 아이들은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
덧붙여 그는 방학뿐만 아니라 차후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주말마다 아이들의 체험교육 고민을 해소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토요도서관문화학교에서 운영하는 책놀이 프로그램은 책과 음악, 미술, 연극 등 다양한 문화 장르를 결합한 통합예술 형태의 독서문화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고 있다.
방학을 맞아 아이들의 학교 밖 활동이나 교육에 대해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예술 분야를 한 번에 체험하고, 아이들의 독서 습관도 길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도서관 프로그램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 강사 연수도 병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진흥과의 박성철 사무관은 “이번 토요도서관문화학교는 ‘읽는 책에서 보고 느끼는 책으로의 전환’을 통해 책을 좀 더 친근하게 느끼고 감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놀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며 “지금까지 도서관에서 운영해 온 독서 프로그램이 일회적인 운영에 그쳤던 점을 극복하고자 도서관 사서나 작은 도서관 운영자 및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전문 강사에 의한 맞춤 연수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업을 마치며 아이들이 이날 연습한 뮤지컬을 학부모 관객들 앞에서 훌륭하게 공연했다. |
실제로 이번에 필자가 찾았던 맑은샘 도서관에서도 강사와 아이들뿐만 아니라 작은도서관의 관장 및 사서가 함께 참여해 토요도
서관문화학교의 독서프로그램이 더 유익하고 풍성해질 수 있도록 돕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책을 읽고, 또 그를 바탕으로 다양한 방식의 예술 놀이를 통해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에 다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극예술강사인 정승원 씨는 “예술가 선생님과 아이들이 만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렇게 현장에서 사서와 학부형, 관장님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사실 지금까지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쉽게 이뤄지기 어려운 부분이었다.”며, “이번 토요도서관문화학교에서는 그러한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또 그 자체가 아이들의 소통에도 더 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맑은샘 작은도서관의 김영옥 관장은 “사실 아이들의 상당수가 책은 그냥 조용히 앉아서 읽기만 하는 것이고 지겹다고 느끼기 쉬운데,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로는 아이들도 이곳에 방문해 수업 전에 책 읽는 것을 더 흥미롭게 여기고 또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관장으로서 이런 모습에 상당히 흐뭇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토요도서관문화학교를 진행하며 많이 가까워지게 됐다는 정승원 예술강사(왼쪽)와 맑은샘 작은도서관의 김영옥 관장(오른쪽)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수업을 마칠 무렵 정승원 예술 강사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들 오늘 뮤지컬 놀이를 해보면서 어떤 점을 느꼈어요?” 15명 내외의 아이들은 너도나도 자신 있게 손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자신감을 얻었다는 아이, 내가 마치 배우가 된 것 같아 신기하다는 아이, 책 속의 등장인물이 되어보니 그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이까지, 모두 나름대로의 가치 있는 경험과 시간을 얻을 수 있던 것 같았다.
독서문화 정착, 그리고 아이들이 예술을 즐겁게 접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토요도서관문화학교가 가지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예술 강사, 작은도서관 관장, 그리고 아이들 모두의 바람처럼 이런 프로그램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져 작은도서관이 주민들의 밀접한 생활터전으로서 지속적인 기능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한편, 농산어촌 도서관 및 작은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토요도서관문화학교’는 7월을 시작으로 ▲독산3동 청개구리 작은도서관(서울특별시 금천구) ▲봉명 희망마을 도서관(대전광역시 유성구) ▲푸르지오도서관(울산광역시 울주군) ▲아름드리 작은도서관(경기도 화성시) ▲보개도서관(경기도 안성시) ▲횡성교육도서관(강원도 횡성군) ▲앞짱어린이도서관(강원도 춘천시) ▲노송작은도서관(전라북도 전주) ▲팔판작은도서관(경상남도 김해) ▲마하어린이도서관(경상남도 진주)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정책기자 한아름(프리랜서) hanrg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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