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충북] 청주 초롱이네 도서관 & 통합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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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1380번지 ㅣ 043-296-5050 ㅣ cafe.daum.net/errmee ㅣ
개관 1999년 1월 ㅣ 회원 : 약 1,500명 ㅣ 개관시간 : 월-금 오후 1시~6시, 동화 공부 모둠과 소모둠 활동시간 : 월-금 오전 10시~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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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공간도 나이가 듭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을 닮아가고 길이 드는 겁니다. 청주 한 주택가 골목에 그림책 속에서 막 걸어 나온 듯 한 나이든 나무 집 한 채가 있습니다. 원래 레스토랑 용도로 지어졌던 것이 2000년부터 제 모습에 딱 맞는 초롱이네도서관으로 운영된 지 벌써 16년이 다 됐습니다.
그림 1. 그림책 속 집 같은 초롱이네 도서관
초롱이네도서관에는 초롱이가 있을까요?
진짜 있습니다. 초롱이는 오혜자 관장님의 (지금은 대학3학년이 된) 따님입니다. 한자로 풀초‘草’, 바구니롱‘籠’이랍니다. 그 덕에 초롱이네라 이름붙은 도서관이 1999년 청주시 흥덕구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초롱이네 도서관은 이미 우수운영사례라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 되었습니다. 작은도서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사하고 공부해 따라가는 작은도서관의 본보기라서, 도서관 운영방식을 배우러 전국각지의 도서관, 작은도서관, 문헌정보학과에서 단체로 견학을 오기도 합니다. 20여년간 작은도서관과 어린이 책문화 운동 현장에서 활동해 오신 오관장님은 지난 1월 ‘통합 청주시 작은도서관 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초롱이네 도서관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작은도서관들의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기대되는 작은도서관의 미래에 대해 오관장님의 말씀도 청해 들어 봤습니다.
그림 2. 초롱이네 도서관 입구
공간이야기 _ 도서관 전체가 재밌는 이야기
초등학교 바로 옆, 아이들의 등하교길이자 마을 주민들의 산책길인 골목에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있습니다, 집이 동화 속에서 튀어나와 제 발로 걸어와 들어앉은 듯한 3층짜리 나무 집입니다. 사립문을 밀고 들어가면 그림 책 주인공들이 그려진 담벼락을 따라, 연꽃, 부레옥잠, 개구리밥이 담긴 항아리가 늘어서있습니다. 문 앞에 아이들의 신발과 집밖으로 새어나오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람을 반깁니다.
이 쯤 되면 도서관 안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현관에는 지역예술가들이 재능기부로 만들어준 꽃송이가 드리워졌고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주인공들이 제 그림책 앞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런 장식만 봐도 작은도서관 운영에 참고할 만한 것이 많습니다.
그림 3. 꽃송이와 그림책 주인공들이 반기는 도서관 현관
그림 4. 어린이자료실, 데스크, 모임 공간으로 사용되는 도서관 1층
평일 정오에 찾아갔는데, 청주지역 어린이도서연구회 선생님들이 회의 중이었습니다, 2층에선 우당탕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립니다, 재량휴일이라 모자독서동아리의 엄마들과 아이들이 오전부터 모여 책을 읽고 뛰놀고 비빔밥을 만들어 나눠먹고 간다고 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조용해지니 오히려 궁금해집니다. 누구든 마음이 편해져 눌러앉고 싶어지는 공간입니다.
그림 5. 1층 어린이자료실 구석구석 숨어있는 책 읽는 공간
여자아이 하나가 구석방에서 눈을 비비며 걸어 나옵니다. “언제 왔어?”, “아까요.” 친구들과 같이 몰려다니며 뛰어놀기도 좋지만 혼자 조용히 숨어서 책 볼 공간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상상 친구가 여기저기 숨어있는 그림책 속 같습니다. 1층은 어린이 서가와 데스크, 이야기방, 카페, 주방이 있고, 2층은 어른 서가와 모임실, 사무실이 있습니다. 3층은 관장님댁입니다. 새 발자국이 찍힌 계단을 오르다보면 계단 벽에는 세월 따라 하나하나 더해진 사진과 그림들이 있습니다. 모든 공간이 그대로 초롱이네 도서관의 기록이고 이야기입니다.
그림 6. 초롱이네도서관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계단실
2층의 모임실은 회의실, 공부방, 연구실로 항상 사람들이 모입니다, 도서관이 문을 닫는 저녁6시 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도서관 공간을 필요한 모임에 밤 새 대여해 주기도 합니다.
운영이야기 _ 공공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유지하기 위한 방법
초롱이네 도서관은 어린이도서관입니다. 20년간 꾸준히 모아진 장서 1만여 권 중 8000여권의 어린이 책입니다. 그리고 동화 읽는 어른들이 함께 하는 도서관입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청주지회가 다양한 책문화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소모임은 동화연구, 목공예, 전래놀이, 그림책 공부 등 다양합니다. 이런 동아리들이 주축이 되어, <가을동화잔치>, <찾아가는 이야기 선생님 - 책 읽어주기>, <커다란 그림책 - 작은극장>, <세상은 커다란 책 - 배낭여행> 등의 활동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초롱이네도서관의 다양한 활동 중에 <작은 극장>, <가을동화잔치> 등은 10년을 거듭해도 이용자들이 항상 좋아하는 활동입니다. 작은 공간에 모여 그림자극을 보고, 동화 속 주인공 분장을 하고 뛰어노는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림 8. <작은 극장>
그림 9. <도서관에서의 하룻밤>
그림 10. <가을동화잔치>
그림 11. <찾아가는 이야기 선생님>영상
초롱이네도서관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민간도서관입니다. 운영비는 16년 간 인연을 맺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하는 회비와 관장님의 강연비 등으로 마련됩니다. 오관장님은 사립 작은도서관은 항상 운영비확보가 가장 큰 해결과제지만, 이용자들에게 문턱이 낮은 열린 도서관으로 다가가려면 무료로 개방해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적절한 지원은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림 7. 오혜자 관장님
“재정, 인력, 공간 문제와 함께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지속성입니다. 작은도서관이 마을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려면 일단 지속적인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속성은 함께 의논할 수 있는 구조가 될 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선출되는 동아리 대표들이 운영위원이 되어 함께 도서관 운영을 의논하고 프로그램 기획도 함께 나누어 진행합니다. 동아리 모임의 시작은 책 읽는 모임이 좋습니다. 2~3명으로라도 일단 시작해 이어가다보면 한명씩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책읽기가 아닌 문화프로그램으로 시작하면 도서관만이 가진 정체성과 목적을 지키기가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오혜자 관장
평일 오전에는 동아리 모임들로 1,2층이 꽉 찹니다. 동아리는 구성원들이 주체가 되어 운영되고 동아리에서 또 동아리가 파생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10년 넘게 운영되는 동아리들이 있습니다. 그런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동아리들이 도서관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됩니다.
작은도서관의 미래 _ 작은도서관 씨앗을 퍼트리는 초롱이네도서관
민간 작은도서관 운동의 시작이자 역사인 초롱이네도서관은 오랜 운영 경험과 축적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은도서관의 확산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작은도서관 운영자교육, 작은도서관 개관 준비 교육과 지원 등을 하고 있고, 견학을 와서 직접보고 배워가는 운영자들도 많습니다. 초롱이네도서관은 작은도서관이 마을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 잡아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하고 주민들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시간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가 있는지 보여줍니다. 16년간 마을에서 자라난 나무 집, 초롱이네도서관은 마치 살아있는 나무처럼 뿌리를 내려 지역주민들을 품어왔고, 이제는 전국 작은도서관에 씨앗을 나눠주는 역할을 해내는 꼭 필요한 고마운 도서관이었습니다.
“민간의 작은도서관 운동은 시민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사회 전반에 독서문화의 확산을 꾀하는 데 기여해왔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만인을 위한, 만인에 의한 도서관’을 누리며 성장하기를 바라는 지역사회의 노력이 단시일에 드러나지는 않는다. 도서관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왜곡됨 없이 반영되기를 요구하고 감독하는 시민, 토론하고 제안하는 시민, 도서관에 대해 학습하고 참여하는 시민이 늘어나는 것이 작은도서관의 내일을 전망하는 오늘의 과제일 것이다.” _ 오혜자 글, 작은도서관 신문 2013.09.01 중 발췌
+ 통합 청주시 작은도서관협의회 이야기
http://cafe.naver.com/cooperation365/
작은도서관 운동의 미래는 지역 네트워크 협력으로
작은도서관 지원정책이 마련되어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 5년 정도 되었습니다. 이제는 지역 작은도서관들이 협력해서 의견을 나누고 도서관정책 발전과 지원확대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4년 7월 청주시에 청원군이 편입됨으로 발족한 통합 청주시 작은도서관협의회는 매월 정기적인 회의를 갖고 지역 상황과 정보공유와 연합 책축제 등의 독서진흥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작은도서관의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와 선진지 탐방의 기회도 가질 예정입니다. 주요사안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통해 합의하고 협력해 나가는 과정으로 작은도서관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지역 네트워크 활동의 가장 큰 효과입니다. 경기도 파주시와 성남시에서도 등 전국의 여러 작은도서관 지역 네트워크들이 오래전부터 이러한 협력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통합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1. 운영자를 위한 교육지원프로그램
도서관학교, 운영자 연수, 독서교사 양성 등 도서관 운영자 교육을 지원과 도서관 운영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2. 도서관연합프로그램 개발
인력이나 재원이 충분하지 못한 작은도서관들이 서로 협력하여 다양한 독서 및 교육문화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이용자에게 폭넓은 지식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3. 지역연계프로그램 개발
작은도서관을 마을의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독서와 취미활동의 모임공간이자 온 가족이 쉽게 올 수 있는 마을 사랑방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을 연구합니다.
4. 작은도서관지원조례 제정 및 도서관정책 참여
청주시와 충청북도의 작은도서관지원조례 제정과 도서관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 참여하여 작은도서관운동에 지자체의 지원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5. 민관협력을 통한 문화 활동 확대
청주시와 함께 도서관학교를 주관하며, 시에서 주관하는 각종 문화교실에도 적극 참여하여 많은 시민들에게 알찬 지식정보를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6. 도서 순회전시
환경과 생명 등 다양한 주제를 선정, 각 도서관에 순회 전시하여 이용자가 다양한 도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지자체 작은도서관 지원, 편차는 줄이고 폭은 확대되어야
하지만 민간 작은도서관의 경우 협의회에 가입해 활동할 주체가 없거나 형편이 열악하고 운영이 정체되어 함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합 청주시만 하더라도 작은도서관은 120여개가 넘지만 협의회에 가입되어 회의에 참석하는 작은도서관은 아직 40곳 정도에 불과합니다. 지자체의 지원이 더 많은 작은도서관에 균등하고 폭넓게 지원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청원과 청주지역은 지역 특성에서도 차이가 커서, 지난 1월 첫 총회의 주요 논의사항도 이런 차이를 어떻게 아우르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3월 워크숍을 열고 『작은도서관 운영매뉴얼』(문화체육관광부발행, (사)어린이도서관협회 제작, 2014) 활용법 교육을 한 것도 그런 목적입니다. 올해 통합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는 도서관 운영에 대한 자체 매뉴얼도 제작도 계획 중 입니다. 도서관을 만든 목적, 예산 편성, 장서 수집과 배치기준 등에 대해 전반적인 매뉴얼을 만들고 운영위원회를 거쳐 수정/보완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협의회 내 40여개 작은도서관 운영의 기본 틀을 만들고 이를 확산시켜 나간다고 합니다. 초롱이네도서관이 작은도서관의 모범사례가 되어줬듯이, 통합 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도 전국의 작은도서관 지역네트워크가 배울만한 사례를 주는 지역 협의회로 발전해 나가길 바랍니다.
+ 운영정보자료 - 작은도서관 지역 네트워크 사이트 목록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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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초롱이네도서관
참고자료
- 작은도서관이 아름답다. 오혜자 외 5명 저, 청어람미디어, 2013.
- 전국 도서관 운영 우수 사례집 : 도서관, 세상과 소통을 꿈꾸다 /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 2011.
- 동양일보 기사 “작은도서관은 다양한 실험의 공간” 2015.02.24
http://www.d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7982
- 작은도서관 신문 “사립 작은도서관과 공립 도서관의 협력 충분히 가능해” 2013.09.01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13/09/01/2013090109420016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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