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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어린이도서관
어려운 책 빨리, 많이보다는 쉬운 책 즐겁게!
[월간기획 9월 ‘독서의 달’] ① 작가 장서영이 말하는 ‘적기독서’의 중요성
[서울] 7일, 송파어린이도서관에서는 아이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울 수 있는 효과적인 독서법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초등 적기독서’의 저자 장서영 작가 초청 강연을 열었다.
이날 장 작가는 적기독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년간의 코칭 노하우와 학년별 성장과정 및 특징, 부모님이 꼭 챙겨줘야 하는 책 선정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대부분의 부모님은 어려운 책을 빨리, 많이 읽힐수록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장 작가는 이는 오히려 아이의 독서 습관을 해치고 있는 잘못된 독서 지도라고 지적하며 아이의 성장을 이끌어주는 ‘적기독서법’을 소개했다.
책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 송파어린이도서관. |
장 작가는 “적기독서란 적기에 적서를 적자에게 읽히는 것, 즉 각 분야의 수준에 맞게 독서를 하는 것”이라며 “아이의 관심 분야는 더 높은 수준의 책을 읽혀도 좋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 어려운 수준의 책을 읽히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 책을 펼쳐보며 즐거워하는 독자로 키우기 위해서는 언제 어떤 책을 어떻게 읽히느냐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필독서가 아니라 내 아이의 능력과 발달에 맞는 책을 제공할 때 비로소 아이가 성장한다는 것.
또 선행 학습에 이어 조기독서 열풍이 불고 있는 실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선행 학습을 하는 아이들보다 자신의 학년에 충실한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듯이 독서도 무조건 일찍 시작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나라별 초등학교 입학 시기가 대부분 비슷한 이유는 만 6~7세가 초등 교육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이라며 아이에게 선행 학습처럼 이른 조기독서를 시키면 뇌가 항상 피곤해 발달할 수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자신의 수준보다 항상 어려운 것만 하다보면 평생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자신이 직접 고민하지 않고 계속 부모님과 선생님께 의존하게 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초등 적기독서’를 집필한 장서영 저자는 청어람 독서교육연구소 소장이자 독서전문가로 방송과 잡지에서, 그리고 학교와 도서관에서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적기독서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
예를 들면 문학전집은 역사적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문학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일찍 읽히는 것은 ‘조기독서’가 된다. 장 작가는 “책을 즐겁게 읽으면 인생이 풍부해지지만 학습으로 접근하는 조기독서를 하면 책에 쫓기며 담을 쌓게 된다.”고 지적했다.
장 작가는 책 읽기에서 아이와 부모의 관계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아는 엄마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해 엄마가 좋아하는 행동을 계속 하려고 한다. 엄마의 관심이 책에 가있으면 아이의 관심도 엄마를 따라 책에 간다.”며 “부모의 관심은 곧 자녀의 관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남의 아이는 ‘시행착오’라고 하고 우리 아이는 ‘실수’라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 아이를 충분히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는 엄마와의 관계에 100% 영향을 받기 때문에 중학교 때까지는 긍정적인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장 작가는 “초·중학교 때 독서를 통해 어휘력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데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휘를 활용할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 이 때 또래와 사이가 좋아야 자꾸 말을 하게 돼 어휘력이 늘어난다.”며 또래와의 관계도 중요히 여겼다.
적기독서로 올바른 독서 습관을 가졌을 때 아이도 함께 성장한다. |
한편, “추상어는 고학년 때 배워야 하는 어휘인데 저학년 때 추상어가 많은 책을 보면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의를 주며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다른 단어로 바꾸면 무슨 단어일까?’라고 유도하며 맥락 안에서 설명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어려운 어휘를 가르치는 방법도 전했다.
책을 읽을 때 몇 가지 유의할 점을 더 짚어줬다. 책을 며칠씩 나눠 읽으면 고난을 겪으며 극복해가는 흐름이 끊기게 되므로 책을 읽어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또 “어렸을 때는 지식책을 읽으며 시각자료를 중요시 여기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교과서에 나오는 도표, 지도, 그래프도 무시하게 된다.”며 내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각자료가 중요함을 피력했다.
이어 “독서 편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역사, 과학, 사회 등 지식을 다루는 비문학에 치중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문학을 읽을 때 상위 인지 능력이 발달해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진다.”며 “문학과 비문학을 골고루 읽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널려있는 지식과 정보에서 옳은 정보를 구분할 수 있는 상위 인지 능력이 요구됨에 따라 그 중요성은 날로 부각될 것이다. 장 작가는 독서가 갖는 다양한 장점 중심의 치유 효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유독 아이가 자꾸 읽어달라고 하는 가장 좋아하는 책이 있다면 아이 방 한쪽 구석에 두라.”며 “기분이 안 좋을 때 그 책을 꺼내 읽으며 엄마가 어렸을 때 읽어준 따듯한 기억으로 심리치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픈 아이에게도 치료효과가 있다.”며 “책을 읽어줄 때는 따듯한 스킨십과 화난 목소리가 아닌 부드러운 목소리로 읽어주기 때문”이라고 독서의 다양한 효과를 전했다.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송파어린이도서관에서는 명화로 읽는 인문학, 당신의 책 17페이지, 행운을 부르는 책 찾기, 한 도서관 한 책, NIE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장 작가는 “책 읽기는 주입이 아니라 부모님과 공유하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 정서가 안정적으로 발달하기에 가장 좋으며 읽기 능력은 덤으로 얻는 것”이라며 독서의 최종 목적은 ‘읽기 능력’이 아닌 ‘정서적인 교감’이라고 강조했다.
독서 문화가 잘 조성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도서관과 같은 장소에서 부모 교육을 통해 교육자를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에서 다문화, 다둥이 등 계층에 알맞게 프로그램을 계발하고 지역간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 선생님들에게 학생들의 독서를 ‘숙제’가 아닌 ‘즐거운 읽기’가 되도록 돕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며 “가정에서도 자꾸 책을 사려는 욕심을 갖지 말고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연에 참석한 조가영(가명·50) 씨는 “강의를 들으며 우리 아이에게 잘못된 독서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학습식의 독서만을 강조했던 것 같아서 미안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정승훈(45·송파동) 씨는 “독서에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고, 아이의 성장에 따른 적기독서에 대해 중요한 점을 명확히 짚어준 좋은 강의였다.”고 전했다.
조가영 사서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도서관에 찾아오고 독서 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프로그램 중 ‘당신의 책 17페이지’는 보고 있는 책의 17페이지에서 첫 문장이나 마지막 문장을 공유하는 것인데, 우연히 지나친 것을 또 한 번 되돌아보면 의미가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며 “독서 프로그램으로 책과 가까워지고 책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파어린이도서관에서 김서겸(5·디딤돌유치원)군과 김연우(8·잠일초)양이 열심히 책을 읽고있다. |
송파어린이도서관에서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 김서겸(5·디딤돌유치원) 군은 “티라노사우르스가 나오는 공룡책을 좋아해서 여기 도서관에서 공룡책을 많이 읽고 있다.”며 관심있는 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함께 열중하고 있던 김연우(8·잠일초) 양은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주로 학교 도서실이나 반에서 책을 읽는다.”며 책을 읽으면 좋은 점에 대해 재미있다고 답했다.
생애에 걸쳐 가장 많은 양의 어휘를 습득하게 되는 때는 초등학교라고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부모님이 적기 독서를 통해 아이 발달에 맞는 어휘 습득을 돕고, 적절한 활용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 장 작가의 이야기였다.
끝으로 장 작가는 “독서의 진짜 시작은 책을 읽고 난 뒤”라며 “독서 후 아이에게 스스로 내용을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을 당부했다. 아이가 즐겁게 독서하는 평생 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두뇌 발달 단계 및 이해력 발달 단계에 따른 적기독서를 잘 실천하길 권해본다.
정책기자 정혜윤(고등학생) hyeyunj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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