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넘어 지역사회를 이어주는 문화 교차로

나들목가족도서관

나들목가족도서관은 더불어함께교회와 지역 주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도서관을 제공하고자 서울 동대문구에서 2008년 12월 25일에 설립했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온 곳으로, 그 발자취와 미래 비전을 담은 10주년 기념 백서를 발간하며, 주민들에게 작지만 건강한 도서관으로서 큰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구축한 문화 플랫폼

첫 시작은 더불어함께교회와 지역사회의 열정적인 지지로부터 시작됐다. 운영진들은 도서관을 통해 주민들에게 책과 문화를 제공하고 지역사회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자 갖은 노력을 했고, 목표한 대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그중 장영두 사서는 현재 주도적으로 도서관을 이끌어가고 있다.

“도서관 이름인 나들목에는 사람과 책,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도서관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어요. 온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인데, 큰 도서관이 아니어도 ‘내 집’ 가까이에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도 다들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죠. 이용자들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답니다.”

도서관 인근은 아파트와 학교, 맞벌이 가정이 많은 지역이다. 덕분에 이용자는 부모와 함께 방문하는 미취학 아동, 초등학생이 주를 이른다. 이들을 위해 장서에 문학과 그림책, 육아 책 비중이 높으며, 도서관 바로 옆에 북카페 공간도 마련해놨다.

북카페에서는 음료를 마시거나 보드게임을 할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프로그램 진행 중일 때 이야기를 나누거나 대출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북카페 안쪽 도서관 공간에는 독서와 담소를 나눌 수 있고, 더 안쪽의 조용한 공간에서는 독서뿐만 아니라 수업하기도 한다. 바리스타 교육도 진행할 수 있어 이용자들이 알차게 이용하고 있다.

도서관 네트워크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나들목은 주민들에게 다채로운 문화 활동을 제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동대문구 용신동, 종로구 숭인동, 성북구 보문동이 맞닿는 지점에 있어 사람들 모두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로운 활동을 구성한다.

보드게임을 활용한 프로그램들뿐만 아니라 슬라이드 필름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극장, 동네 극단과 콜라보로 진행하는 토요공연, 식이·운동 건강 소모임 '바디챌린지' 등 시의성 맞는 콘텐츠를 구성한다. 많은 봉사자 수를 적극 활용하여 항상 새로운 활동을 도전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이 공공도서관에서 할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더욱 도전 의식을 가지고 활동을 계획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저희 주도로 교육청, 구청과 함께 동대문구의 공립, 사립, 학교 도서관 100여 개관이 직간접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협력하고 있죠. 서울시로 확대되기를 바라며 여러 가지 방법을 알아보고 있답니다.”

책 읽는 지역으로 만들고자 도서관들이 모여 2015년부터 시작된 ‘동대문구 도서관 네트워크 협의체’는 도서관 탐방프로젝트, 북페스티벌과 같은 협력사업을 구 단위로 함께 활동하다 보니 더욱 다양하고 방대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어 지역민들도 환호하고 있다.

네트워킹이 시도로 확대되면 할 수 있는 활동 범위와 종류도 다양화돼 모두가 참여하고 싶어하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고,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관심 없는 사람들의 삶에도 녹아들 수 있다고 희망하고 있다.

“협의체에서 매년 탐방프로젝트를 진행해요. 동대문구 곳곳의 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 들러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면 도장을 찍을 수 있는 탐방 활동으로, 8년 넘게 진행한 대표적인 사업이죠. 점점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도서관도 늘어갔답니다. 작년엔 100곳이 함께해서 5만 6천 회의 도장을 찍었어요. 교육복지 성격도 띠고, 다양성을 가진 프로젝트라 오래오래 장수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 변화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도서관으로

나들목은 온라인 문화의 확산과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면서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다음 세대인 아이들을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흥미로운 형태의 도서관 탐방프로젝트 시즌2를 준비 중이다. 변화해가는 사회에 발맞추며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자 노력한다.

나아가 지역사회의 커뮤니티센터와 독서 토론의 장 역할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현재 목표다. 독서실이라는 인식보단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맞으며 성장하는 공간이 되고자 방법을 찾고 있다.

운영진들은 미래에는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기억을 선사하고자 하며, 디지털 콘텐츠와의 접목, 지역 문화와의 융합 등을 통해 나들목가족도서관이 지역의 중심에 서 있는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도서관의 노하우와 경험을 담아낸 10주년 기념 백서를 출간했어요. 10년을 돌아보고자 사서들 위주로 진행했는데 도서관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 함께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가요.”

나들목가족도서관은 지난 15년 동안 지역사회와의 깊은 소통과 협업을 바탕으로 활발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여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할 미래를 기대해본다.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윤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