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전남] 청개구리작은도서관
주민밀착형 책 읽기 문화를 만들다
청개구리작은도서관
전남 목포시 부흥동에는 유동 인구가 많아 10년간 지역민들이 바뀌는 와중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킨 청개구리작은도서관이 있다. 이용자와 활발히 소통하며 함께 독서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서 부흥동에 독서문화의 빛을 비추는 소중한 공간이다.
대화와 소통으로 맞춤형 책을 추천하는 곳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자리한 청개구리작은도서관은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과 KB국민은행이 공동으로 조성해 2013년에 개관한 공립 작은도서관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상가건물 3층에 있어 방문하기 꺼려질 수도 있으나 깨끗하고 잘 운영되다 보니 불편함을 감수하고 방문하는 이용자가 많은 동네 사랑방이다.
잘 운영되는 이유는 바로 운영진에게 있다. 도서관에 상주하고 있는 박미진 운영자가 전시물을 주기적으로 바꾸고, 매일같이 청소와 책 정리를 하다 보니 언제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아이들이 오면 바닥에 누워서 책도 보고, 뒹굴기도 하는 편안한 공간이라 청결에 신경 쓰고 있어요. 엄마들은 바닥에 음식이 떨어져도 먹어도 될 정도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해주시죠. 이러한 점이 이용자분들이 맘 편히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아요."
개관 전에 지역주민들에게 도서관 명칭을 설문으로 조사한 결과 다수의 표를 얻어 청개구리로 문을 열었다. 개관 전부터 주민들과 꾸준히 상호작용을 해 자연스럽게 부흥동 독서문화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용자들은 운영진에게 책 추천을 받고, 소소한 일상 대화도 나누는 친구 같은 사이다.
"10년간 운영하다 보니 도서관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도서를 추천해달라고 하세요. 북 큐레이션도 항상 진행하고 있지만 대화를 통해 서로 관심사도 알게 되니 직접 좋아하실 만한 책을 추천해드릴 수 있죠. 요즘에는 제가 고른 책은 믿고 읽는다는 분들도 있답니다."
도서 선정에 도움을 주는 운영진의 센스는 이용자의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진다. 신간 도서나 읽은 책에는 간략한 내용의 메모를 붙여놓는 세심함도 주민들이 자주 방문하도록 이끈다.
지역주민 니즈에 맞춘 운영으로 발길 끊이지 않아
도서관이 잘 운영된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부흥동 주민뿐만 아니라 다른 동네에서도 일부러 들르는 사람이 생겼다. 그중 목포시와 인접한 무안군에 거주하는 이용자는 집 주변에 도립도서관이 있는 데도 좋은 책이 많다는 지인의 추천으로 청개구리를 알게 된 후 매주 방문하고 있다.
엄마가 두 자녀와 함께 다니는데 원래 책과 담을 쌓고 살던 아이들이었다. 운영진이 추천해준 책을 재밌게 읽은 후 독서의 매력에 빠져 꾸준히 독서를 이어갔다. 덕분에 도서관의 가족 다 대출자도 되고, 교내외 독후감 대회에서 수상하는 성취를 이루기도 했다.
“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요. 자신에게 맞는 책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죠. 셀 수 없는 책 중에서 딱 한 권이라도 정말 재밌게 읽은 경험을 하면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런 경험을 청개구리에서 할 수 있도록 항상 장서 선정에 신중하답니다. 서가 배치도 이용자분들 요구에 맞춰 바꾸기도 하는데 새로운 분야의 책을 접할 수 있어 다들 좋아하시죠.”
이처럼 개관 때부터 청개구리와 함께한 박미진 운영자는 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10년간 꾸준히 대출해 1천 권 읽기 목표를 달성했는데 현재도 계속 신기록을 깨고 있다. 또한 여성인력개발센터와 협약을 맺어 교육을 수료한 여성들이 도서관에서 강의를 진행해 전문 강사로 성장하기도 했다.
청개구리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으로도 주민들을 맞이한다. 전통놀이, 전래놀이, 독서놀이, 영어책 읽기 및 놀이 등 '놀이'가 들어간 프로그램은 인기 만점이다. 코딩과 3D펜을 이용한 프로그램도 좋아하며 특히 올해 3개월간 진행한 과학놀이 수업은 아이들이 매주 빠짐없이 참여했다.
어른 대상으로는 여러 가지 공예 프로그램이 사랑받고 있다. 라탄과 같은 트렌드에 맞는 활동으로 구성하니 늘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번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이해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아이들의 성향별 독서와 효과적인 학습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모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분리된 공간이 따로 없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맞춰 이동식 책장들을 옮겨 가며 공간을 활용하고 있어요. 이용자분들도 이제 익숙해져서 불편해하지 않으시더라고요. 재능기부로 참여하던 분이 도서관 활동가나 프로그램 강사가 되는 사례도 많답니다. 활동하던 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해요.”
언제나 자리를 지키는 평생 독서문화센터로
도서관은 운영진과 도서관운영위원회가 운영 전반을 맡는다. 작년까지는 노인일자리, 사회공헌활동으로 도움을 받았지만 예산이 줄어들며 보조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에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예정이지만 예산 마련에는 여전히 빠듯한 실정이다. 도서관 조성 이후에도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매년 도서, 프로그램 등 후속 지원이 그나마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주민을 위해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은 무궁무진해요. 다채로운 활동을 진행하려다 보니 예산에 맞춰 계획을 축소하는 경우가 생기는 현실이 아쉽죠. 그런데도 21년에 마을학교를 운영해 진행한 기자 인터뷰, 청소년 토론 동아리 활동을 했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다고 단체로 놀러 온 일, 노후에 독서로 보내는 일상이 행복하다는 어르신, 부모교육과 책을 통해 성장하는 부모님들 등 이용자분들이 끊임없이 보람을 주는 덕분에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용자들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10년을 지나오지 못했을 거라고 말하는 운영진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용자들과 소통하며 삶을 이야기하는 곳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어렸던 아이가 어른이 되고, 낯선 지역으로 이사 와서 어느새 적응될 정도로 긴 시간이 지나는 동안 굳건히 부흥동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은 청개구리작은도서관. 10년 뒤에도 여전히 남아있기를 바라며 매일 오는 사람들과 따뜻하게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소중한 일상을 담는 공간으로 지켜나가길 기대해본다.
■ 청개구리작은도서관
유형 공립 직영외 위탁 작은도서관
운영 화~토 09:00~18:00, 월일 휴관
주소 전남 목포시 옥암동 통일대로75번길10호(옥암동,부영 3차) 상가 3층 307호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윤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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