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경기] 시루작은도서관
부천사람들의 함께 성장하는 학습공동체 공간
시루작은도서관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에는 각종 동아리의 활동 공간 마련을 계기로 문을 연 작은도서관이 있다. 시루작은도서관은 개관 전부터 활동하던 모임들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지역의 다양한 만남을 견인하고 있다.
부천의 역사, 문화, 향토를 기록하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춘의역 5번 출구에서 큰길을 따라 직진하다 보면 시청으로 향하는 사거리에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부천고등학교 동창회관이 자리 잡은 건물로 동창회관 일부 공간을 사용하는 시루작은도서관이 위치해있다.
시루는 ‘부천향토연구회 콩시루’와 ‘사회적협동조합 이음플러스’가 ‘부천고등학교 총동창회’와 함께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으로 지역 공동체와 손을 잡고 부천의 역사, 문화, 향토 등의 자료를 전시하고 학습할 수 있는 곳이다.
시루의 첫 시작은 ‘부천향토연구회 콩시루’라는 동아리다. 오산 관장이 부천의 지역신문인 콩나물신문 발행인으로 ‘부천이야기’를 지면에 담으면서 만들었던 동아리가 콩시루다. 오산 관장은 사회적경제 특히 협동조합 전문가로 2019년에 ‘사회적협동조합 이음플러스’와 ‘시루작은도서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9개의 전공과 학위,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역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오는 평생교육사이자 마을활동가다.
“2016년에 콩나물신문 구독자와 시민들이 부천지역을 좀 더 알자는 취지에서 학습동아리 콩시루를 만들었어요. 부천의 마을 이야기가 담긴 ‘고리울 가는 길’과 ‘대장마을 가는 길’ 단행본 2권을 출간하는 등 4년 연속 주민제안사업에 선정돼 '우리고장 옛이름 지도'를 제작하고, ‘공정여행 기획자 과정’을 운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 나갔죠.”
콩시루는 활동 성과 자료를 공유하고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찾던 중 부천고 동창회를 만났고, 부천시 보조금 지원 사업으로 동창회관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2019년 6월에 작은도서관으로 문을 열었다.
개관식 때는 시루에서 어떤 활동이 가능한지 미리 보여줄 수 있도록 소소한 특강, 소소한 전시회, 소소한 축제를 기획했다. 논술, 명상, 심리, 역사, 경매, 약초, 드론 등 다양한 영역의 특강과 연필화 등 시루에서 활동하는 동아리의 전시회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개관행사를 1주간 진행했다. 각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활동을 소개할 수 있어 주민들이 도서관에 관심을 끌게 해준 행사였다.
다채로운 주제의 동아리가 활동하는 시루는 현재 약 15개의 모임이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비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만남까지 합하면 어마어마한 수를 자랑한다. 자연스레 주민들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은 도서관은 동아리에서 학습을 유도해 부천시 평생학습의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동아리 활동이 좋아 삼삼오오 모여드는 지역 터전
시루는 부천의 구도심과 신도심이 맞닿은 경계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성인 학습동아리나 단체가 대관을 통해 공간을 이용하고, 경기도교육청 위탁, 특별교육 공간으로 활용돼 성인 이용자뿐만 아니라 중고생의 이용 비율이 높다.
이중 ‘경기꿈의학교’는 중·고등학생이 자율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교육활동이다. 진로에 대한 고민과 학업에 몰두할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또래 친구들과 학습하고 책도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토요일마다 토론 수업하는 ‘토마토’와 예체능 활동을 하는 ‘AI’ 등 학생들이 원하는 활동을 직접 구상하니 반응이 좋더라고요. 정해진 시간마다 도서관을 대여해주는 데 꼬박꼬박 참여해서 뿌듯할 따름입니다.”
청소년 대상 동아리 외에도 어르신들로 구성돼있는 약초 동아리 ‘약시루’, 탄소중립, 기본소득, 현명한 투자자들의 모임 등으로 도서관이 북적인다. 특히 격주로 일요일 아침 7시 30분에 2시간 동안 진행하는 독서 모임 ‘독서지향’은 30여 명이 회원으로 있을 만큼 인기가 좋다. 평일에 만나기가 쉽지 않은 직장인들이 일요일 오전에 만나 자기개발서를 중심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노인복지관에서 연필로 그림 그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해야 하는 복지관 특성상 초급 수준으로만 진행하니 다음 단계를 희망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연필화 동아리를 만들었죠. 강사도 직접 초빙해 시루에서 활동을 시작했답니다.”
공간뿐만 아니라 강사와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시루에는 모임이 이뤄지는 공간이 충분히 구성돼있다. 활동실 대여와 도서관 전체 대관 둘 다 가능하며 도서관에 상담실을 마련해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특별상을 받을 만큼 교육과 상담에 일가견이 있는 오 관장이 담당한다.
든든한 지원군과 더불어 성장하는 공간을 꿈꾸며
주민과 학습공동체를 위한 공유 공간을 목표로 삼는 시루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을 유도하고, 이미 활동하고 있는 모임에 공간을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력에 대한 고민도 안 할 수 없지만, 최근에 법원 공무원직을 퇴직한 이태호 관장을 공동관장으로 영입해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도서관운영위원회와 어르신 일자리 사업인 북소리, 학생들의 자원봉사도 운영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북소리는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도서관에도 힘을 주는 소중한 지원군이다. 시루는 공간에 사람들이 가득하길 바라는 만큼 도움을 주는 운영진들이 든든하다.
시루는 올해 3월이면 입주한 건물의 재건축으로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 시련이지만 이걸 발판삼아 더욱 안전하고 함께 성장하는 학습공동체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만남의 장 역할을 수행하는 시루작은도서관이 계속해서 다양한 모임을 유도하는 공유 공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 시루작은도서관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 월~금 09:00~19:00, 토 10:00~18:00, 일 휴관
주소 경기도 부천시 길주로 361, (춘의동) 3층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윤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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