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인천] 짱뚱이어린이도서관
골목골목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작은도서관의 울림
짱뚱이어린이도서관
지역아동센터에서 기증받은 도서를 주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2003년 문을 열고 지금까지 지역을 즐거운 문화로 물들이고 있는 도서관이 있다. 바로 짱뚱이어린이도서관으로 주민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책을 읽고 소통하며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
청학동에서 공동체를 지향하는 마을 도서관
인천광역시 연수구 청학동은 연수구의 원도심이다. 1990년대에 형성된 동네의 골목길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짱뚱이어린이도서관이 눈에 들어온다. 청학동 주민들과 친밀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문화 교류를 이어온 지 어느덧 20여 년이 됐다고 한다.
언뜻 도서관 이름만 보면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섣부른 판단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마을의 누구나 들러서 함께 음식을 먹고 책도 읽고 이야기 나누는 행복한 마을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소운 관장은 2016년부터 도서관 자원활동가로 참여하다 작년부터 관장직을 맡기 시작했다. 2015년에 낯선 인천에 이사 와서 만나게 된 짱뚱이는 단순한 도서관이 아닌 공공의 가치를 지향하며 사람들을 이어내는 점이 그녀를 계속 이 공간에 남게 했다.
"‘짱뚱이의 나의 살던 고향은'이라는 1999년 만화책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 짱뚱이에요. 짱뚱이처럼 아이와 어른들 모두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름이 지어졌죠."
도서관 이름처럼 어른과 아이들을 이어주는 활동으로 주로 구성한다. 아이들이 많지 않고 이주민 가정과 어르신이 많은 청학동에서 여러 세대 간의, 혹은 여러 계층 간의 교류와 소통을 끌어내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이주민 가정과 함께하는 보드게임과 요리 프로그램, 어른과 아이가 함께 하는 우쿨렐레 강좌와 발표회, 50세 이상 성인들을 위한 그림 그리기 등이 그 예다. 올해 진행한 프로그램 중 김중석 작가를 초청해 2절지 크기 종이에 그림 그리는 ‘막 그리기’ 프로그램은 신청자가 많아 뚝딱이 마을 공방을 빌려서 진행할 만큼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아이도 어른도 큰 종이에 막 그리면서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주는 시간이었다.
마을이 살아 숨 쉬는 다채로운 문화 놀이터
짱뚱이는 더불어 사는 가치, 모든 존재가 어우러지는 세상을 중요하게 여기며 성평등, 인권, 평화 위주로 도서를 선정하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외부로는 초등학교에서 인권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초중고 학교에서 마을인사회적교육협동조합화 함께 마을 교사 활동을 하고, 그 외 여러 시민단체와 연결되어 사회문제에 관심 두고 실천한다.
“짱뚱이는 인천여성회 연수지부에 소속된 도서관으로 사회적 요구에 따라 의견을 표현하고 행동하고 있어요. 분리수거 정리하는 분, 폐지 줍는 어르신, 이웃 가게 사장, 공원에서 노는 아이들, 한국 생활을 처음 시작한 이주민 가정,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장애인 등 모두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가장 오래된 동아리는 ‘오른발 왼발’이다. 장애인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그림책 읽고 문화 활동하는 일을 2014년부터 하고 있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동아리는 짱뚱이를 거점 삼아 진행되는 청학동마을넷의 동아리로 매주 수요일마다 모여 그림을 그린다. 그 외에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재주 많은 곰’, 독서동아리 ‘함께 삶’, ‘다정한 그림책’ 등이 있다.
지역공동체 역할을 주도하다 보니 인천광역시 2021년 우수 운영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도서관 개관부터 함께한 늘푸른교실 시민단체와의 협력 활동이 빛을 발한 것이다. 초등학생들이 마을 총장과 인근 가게 사장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림 그리며 소감을 작성하는 ‘골목골목 꽃이 피네’ 마을사업 덕에 수상의 결실을 볼 수 있었다.
청학동마을넷 활동의 일환으로 2년간 진행한 ‘골목골목 꽃이 피네’는 마을의 소박하지만 정겨운 이야기가 담겨있어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가져왔다.
“인터뷰에 응해줬던 주민들은 물론 동네 주민들도 발표회에 많이 모였어요. 서로 얼굴도 모르던 동네 사람들이 알아가는 소중한 프로그램이었죠. 떡집 사장님은 아이들 보면 먼저 인사 건넬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을 때 정말 뿌듯했답니다.”
짱뚱이어린이도서관은 마을과 연계한 사업을 많이 진행한 덕분에 상을 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접점이 없던 주민들이 도서관 행사 덕분에 서로 인사하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조용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어 도란도란 정겨운 이야기가 들리는 곳으로 만들어 가는 중이다.
소통의 장이자 치유의 쉼터로
도서관운영위원회 회원은 관장 포함 6명으로 한 달에 두 번씩 회의를 진행하며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운영진들로 구성돼있다. 도서관 운영위원들이 사회 문제와 마을 활동 모두 관심 두는 사람들이다 보니 인천여성회 연수지부, 마을인사회적교육협동조합에 소속된 활동가들도 많다.
짱둥이는 세상 모든 사람들과 활동하며 다 같이 성장하고 돌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기에 소통의 공간이면서 사회적 목소리도 내는 역할도 한다.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마을공동체 문화를 만들기 위해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을 주민들에게 힐링되는 그림 그리기와 악기 연주 프로그램을 앞으로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시민단체와 지역의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는 짱뚱이어린이도서관은 앞으로도 차별 없이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청학동의 없어서는 안 될 보물 같은 존재로 마을에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짱뚱이어린이도서관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 월~금 10:00~18:00, 토일 휴관
주소 인천광역시 연수구 계림로112번길 25, (청학동) 1층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윤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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