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서울] 난곡주민도서관 새숲
지역사회와 더불어 삶의 소중한 가치를 노래하다
난곡주민도서관 새숲
올해 10월이면 33주년을 맞이하는 난곡주민도서관 새숲. 오랜 기간 운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도서관과 함께 열심히 활동하는 주민들의 힘 덕분이다. 작은도서관의 필요를 알고 있는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활동을 펼치며 후원과 더불어 도서관 운영에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도서관의 보이지 않는 손들
1989년 10월 3일, 서울에서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역 중 하나인 서울특별시 관악구 난곡에 지은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은 관악구에 처음 개관한 작은도서관이다.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하는 법령이 생기기도 전에 설립한 새숲은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문화의 날개를 달아주는 문화 쉼터이다.
역사가 깊은 새숲은 경인지역도서관학과연합회 활동을 하던 학생들과 난곡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던 사람들이 함께 뜻을 모아 작은도서관을 만들며 역사가 시작됐다. 개관 당시에는 야학 건물에 5평 남짓한 작은 교실을 빌려 3천 여권의 장서를 갖고 시작했으나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 번의 이사를 걸쳐 현재는 서울시 소유의 건물을 유상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해마다 오르는 임대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도서관 운영에 사용할 후원금을 상시 받고 있다.
지금 공간으로 이사 올 수 있었던 것도 주민들의 도움이 컸다. 이전 공간은 25평이었지만 장서가 많아지고 이용자도 늘면서 도서관 확장이 필요해졌을 때 주민들과 함께 구청장과 서울시장을 만나는 등 큰 노력을 쏟아부었다. 덕택에 현재는 80평이 넘는 면적에 2층과 3층을 사용 중이며 1만 7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게 됐다.
2층은 주로 책을 대출, 반납하며 독서하는 곳으로 수많은 장서가 서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새숲은 처음 문을 열 때부터 가난한 곳에 지은 도서관이라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져 장서 선택도 중요한 가치 위주로 구성한다. 환경, 생태, 인권, 평화 주제의 도서가 주를 이루며 주민들이 생활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다양한 문제를 다룬 도서 위주로 구비하고 있다.
북카페와 교육실, 영유아방 등으로 구성된 3층은 프로그램이나 동아리같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다. 하룻밤 대여를 진행한 적도 있고, 모임을 위해 개방 요청하면 무료 대관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학원 가기 전 잠깐의 여유 시간에 방문해 책을 읽고, 친구들과 교류하며 자주 시간을 보낸다.
이명애 관장은 새숲이 1주년일 때 도서관을 방문해 인연을 맺게 됐다.
“처음 도서관을 만든 사람들도 서울과 경기지역의 도서관학을 전공한 학생들이었요.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이 형제자매처럼 지내며 도서관에 젊음을 불살랐죠. 도서관이 문을 열고 1년이 지나며 도서관을 운영하는 새숲회라는 조직과 청소년 모임인 글밭도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 청년, 청소년들이 40~50대의 중장년이 되었죠.”
작은도서관에는 단순 이용자만 있기 어렵다고 말한 이 관장은 도움을 준 주민들이 운영에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이용자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 만큼 도서관 운영진은 실무자 중심으로 자리를 채워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만남을 통해 끝없이 성장하는 공간
새숲의 일주일은 바쁘게 흘러간다. 아이와 학부모들 모두 만족할만한 문화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도서관을 장식하는 프로그램과 동아리는 이용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성인 프로그램과 독서동아리, 인문학 모임 활동뿐만 아니라 6월에 ‘노래하는 꿈틀이들’ 단체와 함께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하는 작은 공연을 진행해 난곡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해는 연합 독서회와 작가와의 만남, 기후위기를 함께 생각해 보는 '슬기로운 지구인 생활 안내' 프로그램, 어린이 인권교육을 기획하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프로그램으로 동네 아빠 워크숍이 있다. 자녀가 있는 아빠들을 모아 아이들 성교육을 아빠가 해줄 수 있게 교육을 진행해 좋은 호응을 받았다.
“아빠들한테 교육의 기회가 없고 있어도 쑥스러워서 안 하는 것 같아서 저희가 진행했죠. 강사를 섭외해서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분위기가 어색했어요. 끝나고 나서도 별다른 반응이 없어서 후속 모임을 이어가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최근에 그 프로그램 좋았고, 요즘 아빠들도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또 진행하고자 합니다.”
새숲은 사람들의 성장과 변화에 관심이 많다. 도서관은 책과 사람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으로 이런 만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이유도 도서관을 통해 사람이 성숙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 프로그램까지 알차게 진행하는 새숲은 도서관을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는 것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과 더불어 관악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체인 관악공동행동, 난곡난향도시재생사업과 지역연대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이 지역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데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우리 사회의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더욱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달동네에서 처음 시작한 새숲은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인근에 아파트단지가 많이 생겨 자연스레 이용자 수도 증가했다. 주민들이 도서관에서 만남을 이어가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으며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책임지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편안한 공간인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은 앞으로도 주민 스스로 만들고 함께 성장하며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나누는 도서관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 난곡주민도서관 새숲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 월~토 10:00~17:00, 일 휴관
주소 서울특별시 관악구 난곡로 78, (신림동) 난향꿈둥지 2~3층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윤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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