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작은도서관 웃는 고래

2022.06.09

아이들 스스로 찾아와 쉬고 노는 행복한 공간

작은도서관 웃는 고래

덕양구 고골길7(관산동) 2층에 ‘웃는 고래 도서관’이 있다. 2019년 10월 창립총회를 하고 고양시 작은도서관으로 등록된 ‘웃는 고래 도서관’은 비영리민간단체 ‘우리들의 행복공감(대표 여은주)’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사설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인근에 있는 내유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웃고’라고 부른다. 도서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이 끝나자 아이들은 자발적인 모임 ‘웃고’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자연스레 도서관에 ‘웃고’라는 별칭을 만들었다.

도서관이 만들어지면서 생각지도 못한 분들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2,000여 권의 신간을 기증받기도 했고, 학원을 축소하는 분을 통해 학원 기자재를 기증받기도 했다. 현재 아동청소년성인 도서 약 3,000여 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약 130여 명의 도서관회원이 등록되어 이용하고 있다. 고양시 도서관협회에도 가입되어 있고, 고양시자원봉사자 수요처로 등록되어 있어 자원봉사도 가능하다.


전국적으로 출생율이 낮아지며 어린 학생들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관산동과 내유동이 접하고 있는 고골 지역은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인근 내유초등학교는 고양시 외곽에 위치했으면서도 반이 증설되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을 비롯해 증가하는 주민들이 마땅히 이용할 수 있는 주민편의 공간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여은주 대표는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서 이 곳으로 이사 왔지만 와보니 마을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생활편의 시설 부족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없고, 도서관도 없었고 고양시에서는 유일하게 통학버스가 운영되어야 할 만큼 학교 가는 길이 멀고 힘든 곳”이라며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이용하여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이 쉬며 힐링하고, 좀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웃는 고래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 밖으로 나와 숨을 쉬는 고래처럼 그리고 상괭이처럼 웃는 고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 곳에서 아이들과 주민들이 웃고 쉬고 새 힘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웃는 고래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웃고’는 아이들 특히 내유초등학교 아이들의 행복공간이다. 통일로 변에 길게 늘어선 마을에는 마땅히 넓은 공터가 없으니 아이들은 방과후에 학원 외에는 갈 곳이 없다. 그래서 이 동네 아이들은 슬그머니 도서관에 들어와 물도 마시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그리고 내키면 책도 읽는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웃고에서는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어린이날에도 어린이날 특집 이벤트를 진행했다. 26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하여 게임도 하고 여러 회원들이 후원해준 간식을 먹으며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웃는 고래 도서관에 웃음꽃이 가득한 시간을 보냈다.


도서관은 무엇보다도 독서의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로서로 좋은 책 추천하는 카드를 만드는 ‘얘들아, 이 책 한 번 읽어봐!’를 했고, 쿠폰북도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15분 이상 앉아서 책을 읽고, 그림그리기, 동시 따라 쓰기, 뒤죽박죽 단어맞추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면 쿠폰을 받는 것이다. 15분 앉아 책을 읽다보면 이야기에 빠져들어 결국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고, 독서의 재미를 알 수 있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마침 찾아온 내유초등학교 2학년 김은우와 정효주 학생들은 책을 읽고 쿠폰북에 스티커를 받았다. 효주는 “책 읽는 것과 친구들이랑 노는 것이 제일 좋다.”며 “장기자랑대회, 넌센스 퀴즈 등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은우는 “미션을 더 많이 늘려주시고, 간식도 더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며 발랄하게 웃는다.

독서프로그램 외에도 프리마켓, 개관기념일 행사가 있고, 중등학생 대상으로 방과후에 영어, 수학, 역사 등의 학습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 ‘코스모스 사회복지재단’의 지원으로 학원 못가는 학생대상으로 평일에는 영어와 수학공부 토요일에는 목공, 원예, 공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놀라울 만큼 성적도 올랐고, 문화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보며 작은 도서관이 큰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기뻐했다.”고 말한다.


웃는 고래 도서관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쉴만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조부모가정, 한 부모가정, 다문화가정이 많고 문화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지역이다 보니 도서관에서 성인프로그램을 운영하더라도 참석율이 매우 낮았다.


여은주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먼저 다니기 시작한 우리 도서관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몇몇 부모들이 비누만들기, 쿠키만들기 등에 참여하시며 도서관에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자발적인 어른들 모임과 아이들 모임, 가족모임이 만들어져서 함께 모여 무엇인가 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웃는고래 도서관에서는 푸름상담센터와 연계해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가족을 통해 받아야 할 지원을 받지 못했을 때 아이들에게는 여러 후유증이 나타나는데 이 지역에서는 상담을 받기 위해 화정이나 일산까지 가기에는 교통편이 너무 어려워 상담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도서관에 ‘누리상담실’, ‘별놀이치료실’, ‘빛놀이치료실’ 등을 만들어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리상담과 도서관 봉사를 하고 있는 송숙영씨는 “아이들이나 성인들 누구라도 도서관을 낯설어하지 않고 편안하게 이용하며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선순환이 되도록 하고 있다.”며 “이 곳을 이용하는 누구라도 자신의 역할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과 심리적 지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도서관의 제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상철 실장을 ‘대나무’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한 곳에 뿌리내리고 그늘을 만들어 쉼의 공간을 제공하는 나무가 되고 싶은 마음에 별명을 ‘나무’로 지었을 텐데, 탈모가 생기자 아이들이 ‘대’자를 붙여 대나무라고 부르고 있다. 그 별명으로 불러도 그저 웃음 가득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김상철 실장은 “지금은 우리들의 행복공감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지역주민들의 공동체가 만들어져서 주민들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주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작은도서관 웃는 고래도서관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숨쉴 수 있는 공간이 맞다. 이용객들의 절대수가 타 도심지역과 비교가 되지 않아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웃는 고래처럼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바람은 선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이들의 손길이 있어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풍성한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은도서관 웃는 고래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 월~금 10:00~18:00, 토 10:00~14:00, 일 휴관

주소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골길 7, (관산동) 2층


/​고양신문, 이옥석 기자

http://www.mygoy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68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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