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아름다운꿈의 작은도서관

2015.01.28

용인 아름다운꿈의작은도서관, 함께 꿈을 키우는 행복한 공간

용인 아름다운꿈의 작은도서관 (사립-마을주민위원회·개인)

위치 :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144번지 태천빌딩 501

전화 : 010-2293-0381

개관 : 2013년 9월

운영요일 : 화요일 ~ 금요일 (토요일-토요학교운영/휴관일 – 일요일·월요일·공휴일)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5시


작은도서관, 마을의 중심이 되다

리자 : 개인 사립작은도서관인데 운영주체는 마을운영위원회고, 건물은 교회 건물을 임대받아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도서관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아름 : 세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아이들이 너무 삭막하고 단조롭게 지내는 것 같아 아이들과 함께 봉사하며 추억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토요일마다 봉사를 시작했고 또래 엄마들과 함께 서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누는 모임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엔 또래 모임으로 작게 시작했는데, 모임이 점차 확대되면서 20여명이 넘어갔죠. 모임 공간의 한계로 공간을 찾던 중 교회의 교육관을 무상임대 받아 도서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마을도서관을 운영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도서관의 운영 방향을 정하여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데, 저희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보니 모두 작은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리자 : 도서관 운영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름 : 처음엔 작은도서관 행정적인 부분을 전혀 몰랐어요. 도서관 장서구축이나 세무, 자료관리 프로그램 운영 등은 전공자가 아닌 저에게는 매우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더군요. 주위에 관련 경력자들이 없어 제가 스스로 하다 보니 몇 번의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공문을 받아 교육에도 몇 번 참석하면서 어느 정도의 도서관 지식이 생겼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하다 보니 자꾸 욕심이 생겨 점점 재정의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죠.


작은도서관, 마을의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

리자 : 그래도 도서관을 운영하다보면 보람을 느끼는 순강들이 있을 텐데요?

아름 : 맞벌이 부부나 한 부모 가정의 아이가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갈 때나, 학원으로 곧장 갔는지 안 갔는지 확인할 수 없을 때, 작은도서관이 그런 아이들과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죠. 아이가 학교에서 이곳에 왔을 때, 맞아줄 이웃 엄마가 있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는 거죠. 작은도서관을 통해 내 아이뿐만 아니라 이웃의 아이들까지도 챙겨줄 수 있다는 것이 저희 도서관의 역할이며,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낀답니다. 아이들이 이곳에 들렀다가 학원이나 다른 곳에 가기도 하고, 그날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수다 떨며 털어놓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소하지만 행복한 순간이죠.

기부를 해주시는 분들, 프로그램을 담당해 주시는 선생님, 자원봉사자 그리고 운영위원회까지 모두 마을 주민이세요. 100% 지역주민의 힘만으로 운영되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게다가 맡은 분야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라는 점도 저희 도서관의 자랑거리죠. 이곳에서 만나서 같이 아이를 키우는 주민들이 선뜻 먼저 봉사를 해주고 계시고, 그 혜택을 마을 아이들이 모두 누리고 있어요. 제가 직접 찾아다녀도 뵙기 힘든 분들이 먼저 찾아 와주시는 게 참 감사하죠. 그분들을 저희가 꿈지기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꿈지기 선생님들과 운영위원회와 함께 이곳을 꾸리며, 결속력을 다지고 신뢰 만들어가는 과정도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작은도서관, 아이들의 꿈에 날개를 달다

리자 : 지역주민 분들의 재능기부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요?

아름 : 여러 프로그램들을 운영했지만 특히 반응이 좋았고 의미가 있었던 프로그램들은 네가지 정도 있어요. 첫째, ‘또래스쿨’인데, 엄마들이 선생님이 되어서 직접 아이들에게 수학이나 과학을 가르쳐주는 학습 프로그램입니다.

둘째, ‘나도 디자이너’라는 직업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패션을 전공한 디자이너 선생님과 함께 패션 스쿨의 형태로 운영합니다. 이분도 마을 주민이신데, 선뜻 나서서 재능기부를 해주셔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어요. 인형이라든지 강아지 옷도 만들고 요즘 같은 계절엔 뜨개 옷을 만듭니다. 다 만든 옷들을 모아서 전시회를 열어 성취감도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얼마 전엔 도서관 이름으로 ‘한국디자인공모전’에 출품도 했었죠.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 중에 디자이너가 나올 수도 있다는 상상도 해봅니다. 어느정도 실력이 갖춰진 학생들을 위해 중급반을 개설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저보다도 바느질을 잘 하더라구요.

셋째, ‘나도 플로리스트’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흙 가지고 놀면 혼나잖아요. 이 프로그램은 흙도 가져오고 벌레도 보고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는 게 아이들에게는 매력입니다. 플로리스트이신 지역주민 분이 선생님이 되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쳐 주고 계세요.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나가 나뭇가지들을 주워와 직접 나무를 만들어 보기도 하죠. 처음에는 나뭇가지로 시작했지만, 아이들이 배우면서 이것저것 덧붙여서 이제는 제법 형태를 갖추었어요. 전나무가 덧붙였다가도 가을엔 솔방울이 더해지고 지금은 트리가 되었지요. 아이들이 만든 작품들이 도서관 안에 하나하나 전시되어있어요. 아이들이 자신이 만든 작품으로 도서관을 꾸미니 도서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넷째, ‘꿈의 서가’는 독서프로그램으로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신 이웃의 쌍둥이 엄마가 도서관에서 재능을 나눠주고 계세요. 선생님이 직접 만드신 교안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죠. 매주 다른 주제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먼저 이론 수업을 하고 다음으로 독후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밖에도 ‘한국사 이야기·세계사 이야기’, ‘돈키호테 미술교실’등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독서동아리도 운영 중인데, 먼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원예 동아리’와 보테니컬 아트를 배우고 있는 엄마들의 모임 ‘예스 맘’이 있습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자격증을 따는 등 더 전문적으로 배우려는 의지들이 굉장합니다.


작은도서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

리자 : 지역사회에 작은도서관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아름 : 아이들은 친구를 만나러 학원을 간다고 해요. 그런데 학원은 학교수업의 연장이잖아요. 아이들에게는 힘겨운 공간인 셈이죠. 그런데 도서관에 오면 엄마들도 있고 또래 친구도 있고 선후배도 있어요. 경쟁관계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추억’을 쌓아가는 공간인거죠. 요즘같이 정이 없고 이기적인 시대에 모두가 내 아이만 위하며 사는데, 정말 내 아이를 위하는 것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진정 아이들을 위한 길인 거죠. 그런 공간이 작은도서관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엄마들 끼리 만나 수다도 떨고 아이들도 편안하게 만날 수 있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그런 휴식 같은 공간이 하나쯤 필요한 거죠.


작은도서관, 아름다운 꿈을 이루는 희망의 씨앗

리자 : 작은도서관을 운영하시면서 꿈꾸고 계신 미래가 있다면?

아름 : 아이들과 함께 시작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됩니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아이들이 자라면 이 도서관이 어떻게 될까? 제가 지금처럼 열정을 갖고 운영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도 하죠. 또 지금은 이용자가 대부분 초등학생인데, 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도서관도 함께 자라기 때문에 중·고등학생들에 맞는 프로그램과 대안도 마련해야겠죠. 이용계층이 더 넓어지고 많아지는 만큼 저희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은 공간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도서관도 아름다운 꿈을 이루어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꿈을 꾸며, 꿈을 이루어가며, 그 꿈을 나누기 위해 세워졌다’는 취지에서 저희 도서관 이름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첫 마음을 담은 도서관의 운영철학이 현실에서 실현되는 그날을 그려봅니다.


글·편집 : 조예슬 

교정 : 이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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